여자에 관하여 수전 손택 더 텍스트
수전 손택 지음, 김하현 옮김 / 윌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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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에서 성인이 된 남자는 규방 출입을 허락 받고 전족 한 성인 여성과 원하는 모든 것을 즐긴다.

남자들은 발에 입을 맞추거나 발가락 냄새를 맡으며 감각적인 흥분을 했던 경험을 친구들과 서로 교류했다.

-<채비록 제 4편>중에서


수 세기 동안 지속 되어 왔던 중국 여성들의 뼈를 깎는 신체적 고통이였던 '전족'은 1895년, 청일전쟁이후 밀려 들어온 선교사들과 서양인들이 야만적인 행위라며 '여성과 아동' 신체에 대한 엄청난 가해를 지적하면서 반 전족 운동이 시작 되었다.

1911년 신해혁명으로 중국의 마지막 왕조 청은 무너졌지만 혁명의 주역들인 쑨원, 장빙린(章炳麟), 쑹자오런(宋敎仁) 등 혁명파 인물 대부분이 여성의 인권과 권리는 장래의 문제라며 ‘보류’ 또는 ‘지연’시켜 버리며 여성의 삶을 왕조 시대에 맞춰 놓고 순종과 정절을 강조 했다.

혁명 이후에도 엄마들은 자신의 딸들의 발을 강제적으로 접어서 10센티 크기의 전족용 신발에 넣어 버렸다.


오래전 부터 중국 남성들은 여성의 작은 발이 주는 은밀한 즐거움과 성적 유희를 즐겼다.

상류층 남성들은 자신의 아내의 발 크기와 첩의 발 크기를 비교 하며 발이 더 작은 발을 가진 어린 여자를 찾아 다녔다.

전족이 성행한 명대에는 소설 『금병매』의 주인공 반금련과 서문경의 정사장면을 읽은 당대 중국 남성들은 반드시 전족을 한 여성을 아내나 첩으로 맞이 했다.

남성에게 여성의 전족은 여성미의 최고 표준이며 한족의표지시였고 조신함의 상징으로 뒤뚱거리는 모습은 남성을 흥분시켰다.

혁명이 시작되자 남성들은 변발에서 해방되어도 여성들을 전족에서 해방 시키지 말아 달라는 청원이 중국 전역에서 빗발쳤다.

3촌 크기(약 7센티)의 발은 어른 손바닥 크기 보다 작지만 수 많은 왕조가 무너지고 새로운 왕조가 들어 서도 중국 역사에서 여성들의 발 크기가 '3촌'에서 더 커졌던 적이 없었다.

1930년대 일본이 대륙을 본격적으로 침략하기 시작하자 남자들은 중국 대륙 여성들도 일본과 맞붙어야 한다며 반전족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공산당 주도하에 수많은 여성들이 대장정과 항일전쟁, 그리고 내전에 동원되어 활약하며 신중국 수립(1949)을 세우며 중화인민공화국을 탄생 시키는데 크게 일조 했지만 이들을 생활 현장의 생산 노동자로 떠밀어버렸다.

1950년대 말 대륙 전체에 불어 닥쳤던 '대약진운동'에서 현장 생산 노동자들이 였던 여성들은 강제 유산, 낙태를 당하거나 극도로 위험한 공장에 투입 되어 불구가 되거나 사망했다. 이러한 비극은 문화대혁명(1966~76)시기에도 이어져서 중국 여성들은 국가가 주도하는 ‘부녀정책’의 대리자로만 취급 받았다.

현재 중국 학계에서 ‘페미니즘’은 ‘부녀주의’ 또는 ‘여성주의’라는 용어로 사용 하고 있다.

중국 학계에서 서구 학계에서 사용하는 '페미니즘'이 아닌 '부녀주의', '여성주의'라는 용어를 사용 하는 이유는 공산주의에서 페미니즘은 곧 부르주아의 혁명을 의미하기 때문에 공산주의 사상에 반하기 떄문이다.

따라서 중국 학계에서는 '여성의 눈으로 보는 여성 해방 사상'이라는 다소 긴 의미가 내포된 용어를 사용 하며 여성 인권에 서구적인 법과 제도 그리고 인권 사상을 배제 시키고 있다.

중국은 '여성'이라는 단어 보다 '부녀'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공산당의 지도로 여성의 삶을 '자각 시킨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하고 초대 국가주석에 취임하면서 중국을 통치 하기 시작한 마오쩌둥은 남자와 여자는 각각 하늘의 절반을 지탱하고 있다(婦女能頂半邊天)”라며 사회 전역에 남녀 구분과 차별 철폐 운동을 실시 했지만 역사가 되어버린 전족이 또 다른 형태로 여성의 삶을 억압해 오고 있다.

20세기 등소평 집권 이후 줄곧 유지 되고 있는 중국의 대국화는 서양이 강요한 근대적 가치들을 대신해 유교적 인본주의를 보편적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따라서 중국에서 여성의 인권은 서양에 의해 강요받은 인권이 아닌 중화 사상에 뿌리를 둔 인권 '부녀주의'사상에 근거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화인민 공화국 여성의 인권이 세계 인권의 기준에 맞출 수 없고 이들이 주장 하는 인권이 절대적이고 보편적 가치일 수는 없다는 것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왜 남자들이 여자에게 전족을 강요했는지, 엄마가 무슨 심정으로 딸에게 전족을 시켰는지를 살펴보면 오늘날의 하이힐 착용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전족 하는 이유 한 가지는 남자와 여자의 분명한 차이를 창조하기 위함이었다.전족 관습이 남자들에게 가져다주는 성적 흥분도 중요한 이유였다. 남자들은 여자가 전족하면 질이 좁아져 '처녀'와 성관계를 하는 듯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의 서구 남자들은 하이힐 신은 여자의 종종걸음을 도발적이라고 받아들이며 만족감을 느끼는데, 전족도 유사한 만족감을 주었다. 레비에 따르면 "아장거리는 발걸음과 뒤뚱거리는 엉덩이는 눈요깃거리가 되었다." 레비는 전족한 아내를 둔 남자를 인터뷰했는데, 그 남자가 생각하는 전족 발걸음이 매력적인 이유는 오늘날 하이힐 걸음걸이에 대한 시각과 매우 비슷하다. ... 중국 남자들은 망가진 발을 갖고 놀고, 입을 맞추고, 쪽쪽 빨고, 입에 집어넣거나 페니스 주변에 갖다 대고, "발가락 사이에 수박씨와 아몬드를 끼워 먹고," 발 씻은 물을 마시는 데서 성적 쾌락을 얻었다. 로시에 의하면 전족으로 얻는 만족감 중에는 여자가 망가진 발에 생긴 '굳은살 벗겨내는' 장면을 지켜보는 것도 있었다. 이는 발 페티시를 가진 현대 남자가 하이힐 때문에 생긴 피해를 보며 즐거워하는 것과 흡사하다. 남자들이 전족을 강요한 또 다른 동기는 여자의 모든 자유와 독립성을 제한해 '정조'를 지키려 함이었다. 전족은 일종의 '정조대'처럼 작용했다.여자들은 전족이 초래하는 고통을 알면서도 딸의 발을 동여맬 수밖에 없었다. 결혼 외에는 생계를 유지할 수단이 없고, 발을 작게 하지 않으면 결혼할 남자를 찾을 수 없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발이 작으면 작을수록 좋은 아내감으로 여겨졌다. 성매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당시에는 어릴 때 가족에게 팔려 성매매 되는 용도로 길러지는 여자아이들도 존재했다. 당연히 이 아이들도 전족을 했고, 발이 작을수록 성매매 될 때 수요가 많고 높은 가격이 매겨졌다. 이렇게 결혼의 형태건 성매매의 형태건 남자들이 서로 간에 여자를 팔고 거래하는 한 전족은 계속될 수밖에 없었다.

-쉴라 제프리스의 <코르셋> 중에서


수천 년 동안 지속되어왔던 불평등한 사회 구조 속에 부와 지위로 나눠지는 계급에 따른 신분 차별과 특정 피부색은 노예가 되어야 마땅하다는 인식이 차츰 와해 되고 사라진 것은 150년이 채 되지 않다는 사실은 그다지 놀랍지 않다.

반면에 여성들이 코르셋을 벗고 하이힐의 굽을 낮추고 브래지어를 벗고 피임을 할 권리를 주장하며 여성 해방 운동을 펼친 역사는 고작 150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건 가사 노동과 육아에 시달렸던 여성들의 삶이 신분제 계급과 노예를 부려 먹던 시대의 역사와 맞물려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강대국인 미국이나 1분에 한 번 꼴로 여성이 남자 가족과 친인척들에게 매를 맞는 인도와 이슬람 국가들이나 10분에 한 번 꼴로 가족 폭력에 시달리거나 데이트 폭력에 노출되어 살해를 당하는 여성 피해자들이 넘쳐 나는 한국에서 여성 해방을 지지하는 수준과 사회 인식은 2세기 전 노예 해방을 지지 했던 수준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수천 년 동안 노예를 부려 먹는 것이 당연시 되었던 것처럼 여성에게 교육의 기회를 박탈하고 사회적 지위에서 차별을 가하며 육아와 가사 노동은 여성의 몫이라는 것이 아무 의심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 들여졌듯이 현 시대에 여성에 대한 성차별이나 억압을 주장하면 해묵은 레퍼토리를 반복하고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자연의 이치와 본성의 차이로 여성과 남성의 차이는 자연스럽기 때문이다라는 절대 불변의 법칙이 도시화된 국가의 교육 받은 사람들이나 자신을 진보주의나 사회주의자로 여기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차이는 인정하지만 어쩔 수 없다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교육 현장에서나 가정에서 남성은 야망과 모험심 독립심, 합리성을 집중적으로 훈련 받고 학습하기 아주 좋은 환경에 노출 되어 있다.

반면에 여성들에게는 양보, 참을성, 친절함과 상냥함을 갖춘 여성스러운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부추기며 강요 당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차별과 억압에 맞서서 불굴의 의지로 남자의 능력을 넘어선 위대한 여성들도 많지만 기계를 능숙하게 다루거나 근육질에 신체적으로 용감한 모습이나 전쟁 터에서 맹 활약을 하며 전투에 직접 참가 하는 여성의 모습이 드라마, 영화, 광고에 등장한 것이 미디어 매체 역사상 30년이 채 되지 않는다.

여성의 활동을 제약했던건 여성의 특수한 생물학적 책임인 출산과 안전한 육아를 위해 실용적 방안에서 비롯 되었지만 문명의 발달과 국가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심리적이고 정치적이며 경제적이고 문화적인 목적과 수단으로 정교하게 편협한 관습과 사상을 단숨에 부숴 버리기 힘들게 고착화 시켜 왔다.

1972년 7월 느슨하게 마르크스주의를 지향하며 파리에서 스페인어로 편집해 발간하는 정치 문학계간지 <리브레> 편집자들이 다섯명의 여성들에게 보낸 질문에 응답한 수전 손택은 1년 후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정리 해서 1973년 <파르티잔 리뷰>에 '여성이라는 제 3세계'라는 장문의 글을 기고 했다.

당시 기고한 글에서 수전 손택은 여성 해방을 위한 모든 진지한 계획은 해방이 그저 평등(진보적 개념)의 문제가 아니라는 전제에서 시작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해방은 권력의 문제다. 남성 권력이 약화되지 않는다면 여성은 해방될 수 없다. 여성 해방은 남성이 독점한 권력을 여성에게 이양하는 방식으로 의식과 사회 구조를 바꾸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로써 권력 자체의 속성까지 변해야 하는데, 유사 이래 권력이 내내 성차별적으로 정의되었기 때문이다. 권력은 공격성과 신체적 강압을 선호하는 규범적이고 소위 선천적인 남성적 취향과 동일시되고 전쟁과 정부, 종교, 스포츠 상업의 영역에서 전원 남성으로 구성된 집단의 형식및 특권과 동일시 된다.

-수전 손택


수전 손택의 주장에 의하면 권력을 가진 자와 권력의 의미가 변하지 않는다면 그건 해방이 아닌 진압일 뿐 피상적인 변화는 기존 권위를 위협하는 분노를 매수 해서 불안정하고 지나치게 억압적인 규칙을 개선하는 것은 기존의 지배 형태를 재생성 하는 역할을 하게 만든다.

이에 더해 수전 손택은 남성의 지도와 지지, 승인을 받는데 익숙한 여성은 성별과 피부색을 가리지 말고 서로 대화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1970년대 수전 손택이 활발하게 페미니즘 운동을 펼쳤던 시대에는 흑인이 백인의 공공 장소에 자유롭게 드나든다거나 백인 전용 학교에 등교 하거나 특정 지역에 거주 할 수 없었다.

여성에 대한 차별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고 21세기 들어서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여성은 여전히 어떤 변화나 영향을 사회나 가정에 끼치게 될 경우 주변과 가족의 눈치를 봐야 하고 남성에게 어떤 영향이 미칠지 걱정을 하는 것도 남성이 아닌 여성이다.

역사적으로 계급 차별 철폐나 해방이 저항에 부딪치지 않았던 적이 없었듯이 어떤 지배 계급도 싸우지 않고 자신의 진정한 특권을 먼저 내려놓지 않았다.

애초에 국가를 지탱하는 사회 구조 자체가 남성의 절대적인 특권 위에 세워졌고 남성은 더 나은 사회와 가족을 위해서라는 조건을 내세워서 공정한 결정이라는 이유로 특권을 내려 놓은 적이 없었다.

그동안 남성들은 마지 못해 여성들에게 시민권을 부여 했고 교육의 기회를 열었고 전문직 훈련을 받을 수 있게 했다.

21세기 들어서 고도의 과학 기술 발전을 이룩한 세상에서 '성 해방'과 '성 차별'의 개념이 sns세상에서 점점 불명확하게 희석 되어 버렸다.

아름다움과 젊음이 돈과 상품으로 널리 소비 되었던 시대를 지나 손 안에 폰으로 볼 수 있는 영상과 숏폼에 점령 당한 세상에서 여성의 신체와 몸은 좋아요와 싫어요의 갯수로 극혐과 찬양의 두 가지 정서로 갈라져서 여성에 대한 미의 기준이 서바이벌 게임화 되었다.

이로 인해 10대 시절부터 sns를 사용한 청소년들은 쉽게 상처 받으며 미를 기준으로 하는 게임 때문에 자신의 타고난 외모에 대한 불만이 커진다.

스스로 굶주리거나 신체 불균형이 될 정도로 운동에 빠지거나 특정 약물을 복용하기도 하고 인플러언서들이 사용하는 화장 도구나 옷, 성형 시술을 따라 하는 식으로 중독성이 강한 게임에 빠져 버린다.

시대나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만국의 공통된 아름다움은 젊음이고 이상적인 젊음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거울 속의 나는 다른 사람이 되어간다.

사회적으로 젊음과 건강함이라는 아름다움이 유독 여성에 대한 외모에 적용 되어서 여성의 성격과 관심 본질에 까지 깊이 영향을 미쳤다.

이와 달리 남성의 외모를 향해 잘생겼다 같은 말이 널리 통용 되어서 남성에게 젊음과 건강함은 유능함이라는 인식이 깊게 배어 있다.

나이가 들어도 경륜에 따른 노련함이 표출되는 남성과 달리 여성은 태어나서 걷기 시작할 때 부터 손과 발, 두 상의 크기 얼굴 형, 가슴, 엉덩이, 눈의 크기 목의 길이 피부색의 밝기와 어두움 그리고 머리카락 숱과 길이에 따라 사회적인 잣대와 시선에 불안해 하고 조바심 치며 때로는 절망하며 자신의 신체 부위를 낱낱이 뜯어 보고 분석한다.

어떤 부위는 성형 시술로 고쳐서 사회적으로 칭송 받는 미의 기준에 들어 맞는다 해도 어떤 부위는 부적합 판정을 받게 될지 모른다는 착각에 빠질 경우 오로지 완벽한 아름다움만이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편향된 사고에 빠질 수 있다.

사회에서 아름다움의 특권을 행사 할 수 있는 곳은 도처에 널려 있어서 남성들은 사회적 지위가 높을 수록 아름다움이 대다수 여성이 추구하도록 권장 되는 유일한 형태의 권력이라고 부추기기도 한다.

남성도 선 크림을 바르고 양산을 쓰고 화장을 하고 하이힐을 신는 유니섹스 뉴노멀 시대라 해도 여성에게 화장과 몸치장은 사회적 의무여서 매력을 유지 하기 위해 노력 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아름다움을 유지 하는 여성에게는 유능함과 전문성, 권위를 갖게 만드는 이 불합리한 사회 구조 속에서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비난을 가하고 데이트 폭력을 당하고 스토커에게 살해 당해도 법적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는 법의 잣대는 여전히 18세기 노예를 부려 먹던 시대에 머물러 있다.

자신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 개는 제 몸의 크기도 몰라서 작은 개가 큰 개를 향해 짖거나 공격할 때면 큰 개는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개와 달리 고양이는 문이 열려진 공간을 유유히 빠져나가다가 꼬리 몇 센티 미터 정도만 문 안쪽으로 남겨 두고 주인을 향해 신호를 보낼 정도로 자신의 몸 길이를 정확하게 안다.

자신의 몸 보다 큰 동물을 만나면 온 몸의 털을 세우며 몸의 크기를 배로 불릴 수 있는 고양이는 자신의 신체 상태를 정확하게 인지 하고 있다.

한 쪽 다리로 귀를 긁거나 혀로 네 발을 핥으며 몸 단장을 하는 고양이는 주변의 반응에 민감해서 민첩하게 대처 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고양이가 아닌 개와 비슷하다.

자신의 몸 크기나 모양이 어떻게 변해 갈지 잘 알지 못해서 유명 모델이나 셀럽의 외모를 미의 기준으로 삼고 극단적인 노력과 시술을 강행하는 위험을 무릅쓰기도 한다.

각국의 문화마다 이상적인 기준을 가진 인간의 아름다움이 있고 나름대로의 차별과 억압이 존재 한다.

1970년대 여성 해방 운동과 페미니즘 운동의 횃불을 들었던 미국은 민주적인 정치제도를 갖춘 국가 이면서 대통령 선거 투표를 할 때면 남편의 성을 따라 쓰는 아내가 암묵적으로 남편이 지지하는 선거 정당에 투표하는 수동적인 경향이 여전히 존재 한다.

노골적으로 성과 인종을 차별하며 백인 우월주의를 내세우며 미국을 위대하게를 외치는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자 미디어 매체는 물론이고 광고에서도 여성에 대한 편협한 미의 기준을 우수한 신체 조건이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미국의 의류 브랜드 아메리칸 이글(American Eagle)의 광고 캠페인에 푸른 눈 금발 머리에 여성 모델이 청바지를 입으며 "청바지는 부모로부터 물려받는다. 때때로 머리 색, 눈동자 색, 성격까지 결정한다"라는 내레이션을 하다 파란 눈이 클로즈업업 된다.

마지막 장면에서 그 여성 모델은 이렇게 말한다.


"내 청바지는 파란색이다(My jeans are blue)"


또 다른 광고에서는 'Great Genes'라는 문구 아래 'Genes'이라는 단어가 줄로 지워지는 대신 'jeans'라고 덧 씌워지는 장면이 등장했다.

현재 미국은 푸른 눈, 금발의 백인 여성을 지배하는 강한 근육질의 백인 남성이 성조기를 쥐고 흔들며 비 백인계나 소수자, 약자, 장애인들 그리고 영주권자들과 공부와 직장 때문에 단기 거주 하는 이들을 차별하거나 내쫓거나 체류 비용을 배로 내라고 요구 하고 있다.

인류는 인간이 된 순간부터 신체를 장식해왔다.

머리에 꽃을 꼽고, 몸에 문신을 하고 눈꺼풀을 검게 칠하고 얼굴에 분을 바르고 속옷을 입고 계절에 따른 옷과 장신구를 착용하고 신발을 신었다.

신분과 부의 규모에 따라 신체를 꾸미고 장식하는 것이 달라져 왔고 21세기의 아름다움은 여성과 남성 모두의 것이라 하지만 대부분의 시대에서 국가마다 공통된 게임의 규칙은 여성에게 이상적인 아름다움과 젊음의 영원성이였다.

자본 소비 사회에서 아름다움을 권력화 시켜서 남성의 손에 관리 되어 온 여성은 세상에 태어난 것과 동시에 세뇌 당한 아름다움은 여성을 가두는 족쇄이자 신화였다.

과학 기술과 의술이 발전 할 수록 아름다움이라는 개념과 인식도 빠르게 바뀌어 가듯 앞선 어머니와 할머니 그리고 그녀들의 어머니들 세대와 달리 인공 지능 시대에서 아름다움은 누구나 손쉽게 수정하고 보정할 수 있게 되었다.

남성들이 오랫동안 쐐기처럼 사회 규범에 박아 놓은 것을 준수 하며 안전과 특권을 보장 받고 있다는 착각을 하며 살았던 순수의 시대는 지나갔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 보다 지나간 과거에 대한 애착을 가질 필요가 없다.

여성은 남자와 자녀를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자기 자신을 위한 야심을 품고 실천하는 모습을 스스로 부끄러워 해서는 안된다.

'나는 많은 여성과 남성이 우리 사회의 언어와 행동,

 어디에나 존재하는 성차별적 고정관념을 지적하기를 바랍니다.'

-수전 손택(1933-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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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8-19 1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족에서 수전 손택 그리고 오늘의 여성에 이르는 글이 너무 훌륭해서 숨 참아가며 읽었네요

scott 2025-08-21 12:45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시원한 하루 보내세요!^^

책읽는나무 2025-08-19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족의 비애와 고통.ㅜ.ㅜ
리뷰를 읽고 나니 다시 바라봐지는 수전 손택의 책이군요.

scott 2025-08-21 12:46   좋아요 1 | URL
전족 참으로 기이하고 기괴합니다!



마힐 2025-08-21 12: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군 제대 후 복학하기 전에, 중국 배낭 여행을 했었어요. 그때 어느 소도시 기차역에서 표를 사려고 줄을 섰는데 어떤 남자가 제 앞에서 새치기를 하더라구요. 순간 당황했지만 더 황당했던 것은 창구에서 표를 팔던 여성 직원이 부리나케 뛰쳐나오더라구요. 그 여성 직원은 새치기한 남자의 멱살을 잡고 고함을 치고 욕을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싸대기를 후려 쳤어요. 옆에서 저는 순간 문화적 충격을 먹었답니다. 모택동이 말 했다는 “妇女能顶半边天“ 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순간을 목격한 것이지요.
싸대기를 맞은 남자는 아무소리도 못하고 줄 뒤로 가서 서더라구요.
그 이후 부터 저는 모든 여성들 앞에서는 고분하기로 했답니다. ㅎㅎ
scott 님 글을 읽으니 예전 일이 떠올랐네요.

2025-08-21 1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