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기 활동 마감 페이퍼를 작성해 주세요.

오래전부터 알라딘 신간평가단을 하고 싶었다. 올라오는 책들이 하나같이 읽고 싶은 책들이었지만 한창 공부중이라 평가단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아 그저 멀리서 바라보기만 할뿐,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학교를 졸업하고는 신간평가단 뽑을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 공지가 왜 안올라오지? 오늘쯤 올라왔으려나? 하루에도 몇번씩 알라딘을 들락거렸다. 드디어 공지가 뜬 날! 거의 1순위로 평가단을 신청했고 발표날에도 실시간으로 들락날락 거렸다. 돌이켜보니 알라딘은 이벤트 발표를 제때에 해준적이 별로 없는듯. 이 날도 하루, 이틀은 늦어진 듯하다. 평가단에 내 이름이 올라와 있는것을 보고 어찌나 기분 좋던지 ......느낌 아니까~

 

그렇게 6개월동안 에세이부문 신간평가단을 했다. 그런데, 그런데...... 왜! 왜! 내가 선택한 책은 채택이 되지 않는가 말이다. 아무리 에세이지만 가벼운 읽을거리보다는 좀 무게감 있는 것을 골랐는데 이게 문제였던걸까? 나름 읽고 싶은 책만 골라 읽는 까칠함이 있기에 내가 선택하지 않은 책은 읽기 힘들었다. 이제 신간평가단은 하지 말아야지.

 

6개월동안 12권의 평가단 책 중에서 내 맘대로 뽑아본 5권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 시미즈 레이나

 

이 책에는 그리스, 영국, 이탈리아, 브라질, 멕시코, 벨기에, 네덜란드, 미국, 포르투갈, 중국, 타이완, 프랑스, 아르헨티나, 일본의 아름다운 서점을 소개하고 있다.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 / 이윤기

 

 

전문적인 글쓰기 책은 아니지만 우리가 말과 글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지, 말의 의미를 올바르게 전달하는지 묻는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통해 그의 글을 접하기는 했지만 우리 말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한 줄의 번역을 위해 고심하는 그의 진정성이 느껴진다.

 


 

 

  모든게 노래 / 김중혁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네개의 챕터로 나눈 노래에 대해 쓴 글 모음이다. 계절에 어울리는, 특정 계절에 들었던 음악과 일상을 소개한다. 어느날 그가 뮤지션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LP판부터 삼성 마이마이, 더블 데커, 아이 리버는 옛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대학때 학교 근처 다방에 들러 DJ에게 노래를 신청하고 노래가 나오면 어쩔 줄 몰라하던 그 때가 그립다.

 

 

 

 

 

 

 눈물 / 최인호

 

   눈물앞부분에 적혀 있는 나는 환자로 죽고 싶지 않고 작가로 죽고 싶습니다라는 글을 읽으면서 그의 뼛속까지 작가 정신에 감동받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팠다. 

 

 

 

 

 

 

  인생수업 / 법륜

 

  일을 하다가 매듭이 풀리지 않을때는 스마트폰으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듣는다. 어제도 신랑과 설거지로 실랑이하다 결국 내가 하면서 마음을 비우려고 법륜스님의 강의를 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 '살아 있어서 행복하다, 감사하다'로 시작하면 하루가 행복하다고 하신 말씀에 고개를 끄덕거린다. 스님의 직설적이고 통쾌한 답변을 듣고 나면 내 일과 연관이 없어도 무언가 실마리가 풀리는 느낌이다. 스님이 강조하는 '현재에 충실하라,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아라, 오늘 최선을 다해라'는 이미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평소에 잊고 살기에 책을 통해서 상기하려고 노력한다.

 

 

단 한권을 고른다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그럼처럼 아름다운 세계 각국의 서점들을 보며 도서관도 무릇 이처럼 고급스러움과 모던함, 우아함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해외여행을 한다면 인근의 서점을 꼭 방문하리라 마음먹었다. 마치 화보처럼 아름다운 책속으로 풍덩 빠졌다. 평생 간직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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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02-24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 백배~ 내가 참여한 '13기 유아/어린이/가정/실용' 분야는 6개월간 요리책을 네 권이나 받았어요.
평가단 다수가 원하는 책이 꼭 좋은 책은 아니라는 걸 확인하는 씁쓸함....

세실 2014-02-25 09:40   좋아요 0 | URL
그렇죠? 유아/어린이 분야의 평가단 대부분은 젊은 분들이었나 봅니다.
아마 에세이 부분도 그런듯요.
평가단 하기 전에는 평가단 책들은 다 좋은 책만 있던지.... 남의 떡이 커보인다. 이런 느낌?
이제 제가 읽고 싶은 책만!! 읽으려고 합니다^^

페크pek0501 2014-02-26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각자 관심 두는 책이 다르다는 게 재밌어요.
마지막에 님이 고르신 단 한 권의 책은 님의 직업의식 때문인 듯...^^

세실 2014-02-26 16:13   좋아요 0 | URL
그쵸? 직업의식 작용했죠^^ 물론 책의 크기나, 제본 상태, 화보도 훌륭해요.
소장 가치가 충분한 책입니다.
다른 사람들 올린것도 봐야 겠습니다.

희망찬샘 2014-02-27 0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신간 평가단 하면서 원하지 않는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 힘들었어요. 그리고 또 하나, 별로 좋지 않은 책도 있었는데, 그 책들을 냉정하게 평가하기가 힘들더라는 것. 책값을 해야 한다는 마음이 저를 짓누르던 기억~ 그래서 안 한다고 말하지만, 뭐, 사실 책을 부지런히 읽을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답인 것 같아요.

세실 2014-02-27 15:28   좋아요 0 | URL
그렇죠? 책값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어쩔 수 없이 읽고 쓸때 참 비루하다는 생각 듭니다. 먼 발치에서 바라보는 것이랑 직접 참여하는 것이랑은 참 달라요. 이젠 절대 평가단 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책도 내 맘대로 읽지 못하는건 참 슬프더라구요^^

꿈꾸는섬 2014-02-27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권 모두 매력적일 것 같아요. 김중혁 책은 찜해두고 여태 못 봤지만 다른 책들도 찜해둬야겠어요.

세실 2014-02-27 15:29   좋아요 0 | URL
5권 모두 괜찮아요. ㅎㅎ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도 한번쯤 읽으면 좋으실듯요^^
 
[미처 다 하지 못한]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미처 다 하지 못한 - 김광석 에세이
김광석 지음 / 예담 / 2013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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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하루종일 비가 내렸어 / 자욱하게 내려앉은 먼지 사이로.../ 귓가에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그대 음성 빗속으로 사라져버려.../ 때론 눈물도 흐르겠지 그리움으로~ / 때론 가슴도 저리겠지 외로움으로~/사랑했지만...그대를 사랑했지만 / 그저 이렇게 멀리서 바라볼 뿐 다가 설 수 없어 / 지친 그대곁에 머물고 싶지만 떠날 수 밖에 / 그대를 사랑했지만...'

 

김광석을 생각하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 하는 슬픔을 담은 애잔한 노래 '사랑했지만'이 떠오른다. 대학때 사귀던 남자와 헤어지면서 이 노래를 들으며 마치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해서 위안을 삼기도 했고 울기도 했다. 지금도 이 노래를 들으면 그때 그 시절이 떠오른다. 그 남자는 잘 살고 있겠지?

 

이 책은 고인이 된 김광석이 수첩에 메모한 짧은 글, 편지, 노랫말 등을 모아 20주년을 기념하여 발간한 책이다. 섬세하고 여린 그는 마치 시인을 꿈꾼듯 글에 간결함과 절제된 언어가 보인다.

 

늦은 아침과 그 아침, 동네 한 바퀴를 도는 게 무척이나 내게 새로움을 주고 있다.

쌀쌀하면서도 깔깔한 봄바람과 계집아이처럼 생기로운 봄 햇살 아래, 잃어버린 그 무엇인가가 들어 있을 듯이 내려가는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하지만 생각지 않은 라인line을 따라, 마음은 마치 어린 시절 밑이 보이지 않던 외가의 우물 바닥처럼 깜깜한 암흑 속으로 자꾸만 내려앉는다.

네오neo.

더 사랑해야 한다.

그럼으로 나의 무게와 외부의 무게를 더욱 굳건히 지탱할 수 있다.

'노르웨이의 숲'은 어떤 계절일까. 03.21/04.01                                      p.50

 


김지하의 <중심의 괴로움>을 읽은 건 지난해 가을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 안이었다. 기차 시간이 남아 동대구역 구내서점에서 시간을 보내다 구입한 책이었다. 그 책 중에 <틈>이란 시가 있다.

 

아파트 사이사이

빈 틈으로 꽃샘 분다

아파트 속마다

사람 몸속에

꽃눈 튼다

갇힌 삶에도

봄 오는 것은

빈틈 때문

사람은 틈

새 일은 늘

틈에서 벌어진다

                                                                                                    p.139 

 

 

쌀쌀한 날씨 탓이겠지 뜨개질하는 아내의 모습이 아름다워

이리저리 꼬여 만들어지는

 

                                                                                                    p.222

 

'틈' 없이 사는 삶이 고단했던걸까? 아무도 비집고 들어올 틈을 주지 않았던 마음의 빗장을 걸어 잠근 삶이 답답했던걸까? 짧은 기간에도 이등병의 편지, 서른 즈음에, 거리에서, 60대 어느 노부부의 이야기등 많은 히트곡을 냈던 그는 대체 뭐가 답답하기에 이른 나이에 사랑하는 가족을, 노래를, 친구를 버렸을까.....천재는 요절한다는 불변의 진리가 그에게도 통한 걸까? 글을 읽는내내 여러가지 질문들이 맴돌았다. 그를 생각하면 참으로 쓸쓸해서 회색빛 도시, 회색빛 겨울이 떠오른다.

살아있는 동안 가족을, 이웃을 더 많이 사랑하며 살아야겠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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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드디어 우리 도서관 2층에 소박한 북카페가 생겼다. 처음 도서관에 왔을때 책상과 의자만 놓여있는 삭막함에 거슬렸던 곳인데 어떻게 꾸밀까 고민하다 북카페로 꾸며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근처 초등학교에 버려진 책장 두개 얻어 놓고, 봄맞이 노란 체크무늬 테이블보 씌우니 제법 산뜻하다. 도서관 창고 구석에 있던 토분에 진분홍 영산홍 심고, 집에 있던 빈 화분에 분홍 양란을 심었으며, '엄마, 집에 안 예쁜 화분 있으면 갖다 주세요' 하는 전화에 친정부모님은 흐드러지게 핀 영산홍 큰 화분과 늘어진 아이비 화분을 가져 오셨다. 먼지가 뽀얗게 내려앉은 종이꽃이 놓여 있던 청동 화분에는 보랏빛 수국 조화도 꽂았다. 창가에 산뜻한 롤 스크린을 설치하고 싶었지만 창틀은 조만간 리모델링을 할 수도 있기에 버티기로 했다. 입구에 '쉼터'라고 쓰여있는 표지판을 '북카페'로 바꿔달라고 냅킨아트 선생님께 부탁드렸다. 

이렇게 꾸미는데 들어간 비용은 단돈 8.만.원!   

 

 

 

   

2.

 

오늘 우리도서관에서 3월부터 운영할 프로그램 강사와의 간담회를 가졌다. 그중 아이들 프로그램인 즐거운 체스교실 강사가 알고보니 보림양 학사반 자모였다. 세상은 참 좁다! 보림이는 초등학교 3학년때 천주교 청주교구에서 운영한 '안젤루스 도미니 합창단'에서 활동했는데 그 엄마의 아이도 합창단원이었고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강사들과 밥을 먹고 난뒤에도 우리는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겨 아이들, 해외 여행 이야기를 신나게 풀어 놓았다. 그녀는 아이 둘만 데리고 필리핀에서 2년 살았으며, 홍콩, 북경을 자유여행 했고 단짝 친구를 만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테솔 자격증이 있으며 현재 체스 강사이다. 나보다 한 살 어린데 참으로 다이나믹하며 에너자이저다. 나보다 더한 열정이 느껴진다. 앞으로도 우리는 고3을 위한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고, 수능이 끝나면 두 아이와 함께 해외여행을 가기로 약속했다. (과연 보림이도 좋아할까?)

가끔 예기치 않게 뜻이 잘 통하는 좋은 친구가 생기기도 한다.

 

3.

 

이제 휴식이 필요한 시간으로 '서서비행' 을 조금 읽었다. 이 책은 도서관에 두고 틈날때마다 읽고 있다. 전 알라딘 MD였던 금정연님의 서평을 실은 글인데 편하게 다가온다.   

 

 

 

 

 

 

 

 

 

 

 

 

‘생계독서가’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살아가려 하는) 저자가 인터넷 서점 MD로 일하던 시절 시작해서 전문 서평가로 변신한 지금까지 써내려온 서평들 가운데 67편을 추려서 묶은 책이다.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여기에 실린 글들이 저자의 생계를 꾸려줬음은 물론이다.

“서평을 써서 생계를 유지하는 자가 서평가인가?” 글을 읽는, 혹은 쓰는 일의 환급성이 가혹하리만치 낮게 평가되는 상황에서 ‘생계독서’라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비행非行이나 비행卑行으로 여겨”질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이 책은 위로나 교양, 연애, 승진, 그리고 삶을 바꾸기 위한 독서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말하며, 또 다른 ‘독서의 공간’을 펼쳐놓는다.

저자는 독서 그 자체로 만족이 되는 삶의 부분―이러저러한 변신을 꾀하기 위함이 아닌, 독서하는 행위로 그저 자신답게 살 수 있는 세계가 열리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이 있다고 전한다. 하여, 그의 책 소개는 자신감 넘치거나 호기롭거나 ‘한번 읽어보시라, 삶이 바뀐다’라고 장담하지 않는다. 그가 ‘선택’했다기보다 그의 ‘일상’인 책들은 그저 독서가 ‘사는 것’인 그 시점에 마주했던 재치 넘치는 ‘매문기’일 따름이다.

                                                                                                                                  [알라딘 제공]

 

 

4.

 

금요일 저녁, 청주에서 '노트르담 드 파리' 뮤지컬을 봤다. 정동하와 더블 캐스팅이었던 전동석은 처음 본 배우인데 이국적인 외모와 모델같은 몸매, 성량이 풍부한 울림있는 목소리는 무대를 압도했다. 음유시인으로 나온 전동석이 무대가 시작하자마자 부른 노래는 '대성당들의 시대'

 

아름다운 도시 파리,  전능한 신의 시대

때는 1482년, 욕망과 사랑의 이야기

우리는 무명의 예술가

제각각의 작품으로

이 이야기를 들려주려해

훗날의 당신에게

대성당들의 시대가 찾아 왔어.

이제 세상은 새로운 천년을 맞지.

하늘 끝에 닫고 싶은 인간은
유리와 돌 위에 그들의 역사를 쓰지. 

 

http://www.youtube.com/watch?v=5yU5Ao0t2ds&feature=player_embedded

 

전동석 멋.지.다!  콰지모도역의 윤형렬도 허스키 보이스로 배역과 잘 어울렸다.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 노래해요 에스메랄다, 함께 갈 수 있다면 죽음도 두렵지 않아.......' 죽은 에스메랄다를 안고 울부짖듯 노래하는 마지막 장면, 콰지모도의 애잔함에 눈물이 고였다. 신부의 일그러진 사랑이 한 여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비극적인 작품 '노트르담 드 파리' 참 멋진 대작이다.  

소설로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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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4-02-22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카페로의 변신, 훌륭합니다. 짝짝짝!!!
세실 님 보면서, 리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세실 2014-02-23 21:10   좋아요 0 | URL
자판기가 지저분해서 빼기로 했는데 빈 자리를 어찌 채워야하나 고민중입니다.
맘은 커피 포트랑 커피, 종이컵 갖다 놓고 싶은데 직원들이 질색할듯요. ㅎㅎ

순오기 2014-02-22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더의 마인드에 따라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페이퍼~ 차 마시러 도서관 가고 싶은 분위기!! ^^
뮤지컬도 얼마나 좋았을까.... 급 부러움!!
나도 우리딸들 올라가면 도서관 책단장 꽃단장 해야지요!^^

세실 2014-02-23 21:11   좋아요 0 | URL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광주에서 오시려면......청주에서 다시 이곳까지 오셔야할듯요. ㅎㅎㅎ
'노트르담 드 파리' 기회 되면 꼭 보세요. 매우 훌륭한 뮤지컬입니다.
책단장, 꽃단장 어찌 하실지 궁금합니다~~~

페크pek0501 2014-02-23 09: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음~~ 멋져 멋져!!!
꼭 가고 싶은 북카페를 만들어 놓으셨네요.
맘에 드는 친구가 생기신 것 축하드려요. 나이 들수록 친구의 존재는 든든해지지요.^^

세실 2014-02-23 21:13   좋아요 1 | URL
호호호 사진 효과가 좀 있긴 합니다. 가끔은 저도 이곳에서 차 마셔도 좋겠다는 생각 들어요. 이용자와의 대화? ㅎㅎ 오래된 친구도 좋지만, 새롭게 알아가는 친구도 괜찮네요^^


다크아이즈 2014-02-23 1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테이블과 의자의 완벽한 조화^^*
세실님의 매력이 봄볕에 버들강아지 터지듯 마구마구~
관장님 인기가 그 도시를 점령하겠어요. 헤헤~~

세실 2014-02-23 21:14   좋아요 1 | URL
연두와 노랑 나름 고민하면서 골랐답니다^^
어머나 이쁜 표현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조용한 동네라 시간이 필요할듯요. 오던 분만 오더라구요...

antitheme 2014-02-24 0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카페를 보니 벌써 봄이 왔네요.
이번주 먼지도 많고 쌀쌀한데 건강관리 잘 하세요.

세실 2014-02-24 10:15   좋아요 1 | URL
카페를 만들어 놓으니 이용자들이 좋아하네요.
조금씩 따뜻한 공간으로 만들고 있답니다.
오늘 아침 출근길이 어제 보다 춥더라구요.
님도 행복한 한주 되세요~~~~

희망찬샘 2014-02-27 06: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동하면 뭐든지 가능하네요. 단돈 8만원으로 꾸민 아름다운 공간~ 그러나 그 가치는 돈으로 잴 수 없겠지요?
사랑받는 공간으로 자라기를(얘도 잘 자랄 거예요. ^^) 빌어요.

세실 2014-02-27 15:30   좋아요 1 | URL
그니까....청주에 있는 홈패션 가게 들러 천 고르고 다음날 다시 가서 찾아오고, 집에 있는 빈화분에 꽃 심어 가져오고.....평직원이라면 힘들겠죠? ㅎㅎ
이용자들이 행복해 합니다^^
 

1.

 

2월 중순, 봄날 같은 월요일이다. 

월요일 아침은 평소에도 물 먹은 솜처럼 몸이 말을 듣지 않아 일어나기 힘든데, 어제 친구들과 늦은밤까지 마신 맥주로 눈은 떠졌지만 도저히 일어날 힘이 없다. 아사히 맥주와 하이네켄 맥주에 한해 1*1을 하기에 '한병 더'를 연거푸 외쳤더니 체력이 따라주지 않는다. '오늘 아파서 못나간다고 전화하고 땡땡이 칠까?'를 열두번 정도 고민하다 마지못해 일어났다. 인근 도서관 직원들과 한달 전 부터 잡아 놓은 점심 약속이 있기에 출근을 해야만 한다. 오리 백숙 먹기로 했는데 괜찮을까?

 

오늘은 도서관 휴관일이라 편안한 옷차림으로 출근해서 전 직원이 팔 걷어 붙이고 대청소를 했다. 직원들은 자료실에 기름칠을 하고, 현관 로비와 복도를 쓸고 유리창 청소를 한다. 평소에는 두 분이 청소하지만 휴관일에는 전 직원이 함께 한다. 나는 화분에 물을 주고 자료실 책상을 닦았다. 디지털 자료실 컴퓨터에 먼지가 뽀얗게 앉았다. 한달에 두번은 구석구석 묵은 때를 벗겨낸다. 오전이면 끝나는 짧은 수고로움에 도서관은 빛이 난다. 이제 달콤한 휴식시간!

 

시골 도서관에 근무하는 즐거움중 하나는 5일마다 서는 장 구경이다. 어릴적에 장날이면 엄마 시장갈때 따라가서 맛난 오꼬시 과자랑 새 옷을 얻어 입던 아련한 추억이 떠오른다. 엄마는 가급적 나를 데려가지 않으려고 하셨다. 옷 욕심, 음식 욕심이 많아 보이는 것마다 사달라고 떼 쓰다가 울었던 기억도 있다. 그때는 왜 그렇게 인색하게 구셨는지....살기 힘들기도 하셨겠지.

며칠전 친구랑 장구경하다가 난전에서 파는 옛날 핫도그를 발견했다. '어머나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핫도그다. 아줌마, 핫도그  주세요. 설탕 많이 묻혀서요' 친구가 '길거리에서 먹으려고? 관장님이?' 했지만 난 노릇노릇한 핫도그를 한입 베어 물고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바로 이 맛이야!, 내가 찾던 그 맛이야!'를 연발했다. 표면은 바삭바삭하면서 속은 부드러운, 설탕이 묻어 달달한 그 핫도그는 어릴 적 먹던 그 맛이다. 이제 장날엔 무조건 핫도그를 먹겠어. 그리고 난전에 앉아 잡채 순대를 먹고, 떡볶이도 한 접시 먹었다. 직원들을 위한 간식으로 순대랑 떡볶이도 샀고, 집에 가져갈 말랑말랑한 표고버섯이랑 국내기 멸치도 사고 나니 뿌듯했다. 그동안 잊고 살았던 장 구경은 소박한 행복이다.

오늘도 장이 선다. 핫도그를 먹을 수 있는 장.날.이.다! 하하하!

 

2.

 

주말엔 모처럼 책을 읽었다. 대한항공이 사진을 제공한 상업적인 내음이 나지만 그냥 정여울 작가의 진정성만 보기로 했다.

그리고 올해, 여행을 가지 않기로 했기에 이 책을 읽으며 대리 만족을 하고 있다. 그리고 다음 여행지를 상상해보는 즐거움은 보너스!  

 

 

 

 

 

 

 

 

 

 

  유럽은 갈 때마다 나에게 새로운 꿈을 꾸게 만들었다. 그건 더 풍요로운 삶, 더 빨리 목표에 이르기 위해 안달복달하는 삶이 아니라, 더 진정한 나와 가까워지는 삶, 더 아름다운 인연을 맺는 삶에 대한 바람직한 목마름이었다. 우리는 무엇 때문에 필요 이상의 노동에 자신의 소중한 가능성을 낭비하는가. 돌이켜보면 내가 무엇에 쓰일 줄 몰라서, 혹은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이것저것 이름을 걸어두고 있는 것이 많았다. 잠시 삶의 만유인력에서 벗어나 일상을 멀리서 바라보게 되면, 가지고 싶은 것보다는 버려야 할 것들의 목록이 떠오른다. 아깝지만, 버려야 한다. 안타깝지만, 놓아주어야 한다. 내가 안간힘 써서 붙잡고 있는 삶의 가능성 중에 무엇을 버려야 할지를, 언제나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마다 간신히 떠났던 유럽여행이 내게 가르쳐주었다.                                                                                                           p.10

 

 

그 풍경 속에 살짝 숨은 그림처럼 '나'를 그려 넣고 싶은 곳. 그 지방의 언어를 배우고, 먹거리를 아무 불평 없이 먹고, 그곳의 낯선 사람들을 손짓 발짓하며 새로운 친구로 삼고 싶은 곳. 그런 도시 중 하나가 바로 베네치아다.                  p.27

 

 

여행지마다 마치 엽서 속 그림처럼 전형적으로 떠오르는 풍경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아말피 해안 어떤 하나의 이미지로 고정시켜놓고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한 곳이다. 우리가 저마다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낙원의 풍경을 거대한 병풍처럼 끝없이 펼쳐놓은 곳이 바로 아말피 해안이기 때문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죽기 전에 꼭 한번 가봐야 할 곳' 1위로 선정한 곳으로,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을 따라 늘어선 집들이 아름다운 경치와 어우려져 여행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아말피 해안의 마을들에는 가파른 절벽을 따라 알록달록한 집들이 빼곡히 자리 잡고 있고, 절벽에 형성된 자연 요새는 지금까지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

지중해의 해맑은 하늘과 코발트 빛깔 바다, 해안 절벽을 따라 즐비하게 늘어선 집들은 멀리서 보면 풍경화 같고 가까이서 보면 재잘거리는 동네 아낙들의 수다가 들려오는 어린 시절 우리 동네 골목길 같아.                                           p.118

 

3.

 

책을 주문했다.

은희경은 신간이 나오면 무조건 구입하고 싶은 작가중 한명.

 

  제목이 어쩜......이쁘긴 하지만 하루키 책처럼 외우기 힘들듯.

  그냥 '은희경 신간'으로 가는거야.

 

  예약 주문하면,

  눈송이 책갈피랑

  스노우향 향수랑

  넘버링 사인본을 준단다.

  넘버링에는 물론 깜짝 선물도 있다.

  27일까지 언제 기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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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02-17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길거리에서 먹으려고? 관장님이?"
하하하~ 참 잘했어요.
그럼요, 맛의 추억은 행복인데 관장님이라서 못 먹을까요?ㅋㅋ

2014-02-17 14: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9 16: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antitheme 2014-02-17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길거리 핫도그-그외에 유혹하는 수많은 길거리 음식들-는 퇴근길 강남역에서 매번 마주치는데 가끔 먹고싶을 때도 있지만 나이 먹다보니 쉽게 안되더군요.

세실 2014-02-18 09:23   좋아요 0 | URL
길거리 핫도그, 떡볶이, 오뎅, 호떡.....제가 좋아하는 간식들입니다. 그냥은 못지나가요.
양복 입고는 힘드시죠? 그러나 전 정장에 힐 신고도 가능하다는거......ㅎㅎ
간식을 넘 좋아해서 다요트에 실패합니다. ㅜㅜ

다크아이즈 2014-02-18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옛날 핫도그!!!
그거 없으면 옛날식 꽈배기요. 설탕 잔뜩 묻혀서 오늘 같이 비 오는 날 따끈한 보리차와 함께 먹고 싶어요.
학창 시절 음악실에서 음악 선생님이 난로 앞에서 그러고 있었는데 넘 맛나게 드셔서 아직도 그 장면이 생생해요.
핫도그와 꽈배기 없는 그 시절은 상상하기 싫어요^^*
거긴 비님 오시나요?

세실 2014-02-18 09:26   좋아요 0 | URL
호호호 맞다 꽈배기, 설탕 묻힌 팥 도너츠.... 굿입니다.
따끈한 보리차도 좋고, 아메리카노도 좋고......비올땐 창 넓은 커피숍에 앉아 시간 보내는 게 가장 좋더라구요.
그쵸? 우리 담에 만나면 핫도그랑 꽈배기 꼭 먹어요. ㅎㅎ
비는 내리지 않고, 잔뜩 흐린 하늘이예요. 비 오면 핑계삼아 땡땡이 칠텐데~~~~

여울 2014-02-18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날에 핫도그, 잡채, 떡복이....아 점심 전 달콤하네요~~ 침이 고이도록....도서관보다 더 궁금한 장터임다. ㅎㅎ

세실 2014-02-19 10:57   좋아요 0 | URL
장날에 대한 향수가 있으시군요~~~ 반가워라!! ㅎㅎ
아 맞다. 도서관 오고 싶어하는 지인들 장날에 맞춰 놀러오라고 해야겠군요^^
핫도그, 떡볶이는 간식으로 제공 ㅎㅎ

페크pek0501 2014-02-18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핫도그... ㅋㅋ 저는 떡볶이 파는 곳을 지나칠 때마다 먹을까 말까, 하다가
아이와 함께 있다면 먹는 건데, 하면서 지나쳐요.
떡볶이의 맛보다 떡볶이를 보는 게 더 맛있게 느껴져요.
관장님은 핫도그를 좋아하시는구나. ㅋ

세실 2014-02-19 15:14   좋아요 0 | URL
그쵸? 가끔 지나가다 떡볶이 보면 막 먹고 싶어져요. 식욕을 돌게 하죠~~
며칠전 아이랑 저녁에 운동 삼아 나왔다가 호떡 사 먹었어요. 꿀맛~~~ ㅎㅎ
핫도그 보면 그냥 못 지나가요. 더구나 옛날 핫도그라면^^

수퍼남매맘 2014-02-18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골장 구경하는 재미가 솔솔하시겠어요.
휴관일에도 쉬지 않고 청소하시는군요.

세실 2014-02-19 15:18   좋아요 0 | URL
시골장 구경하는 재미중에 먹거리가 한 몫 합니다.
하우스에서 직접 재배한 싱싱한 채소는 보너스~~~
규모가 작아서 오전이면 끝나요. 오후엔 자유시간^^

꿈꾸는섬 2014-02-19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 휴관일은 그냥 쉬는 날인줄 알았는데 전직원 출근하여 대청소를 하는군요.
옛 장터 그리워요. 저도 바삭한 옛날 핫도그 먹고 싶어요.ㅎㅎ 설탕 잔뜩 묻혀서 먹는 핫도그 ㅋㅋ 전 케찹도 뿌려요.ㅎㅎ

세실 2014-02-19 15:20   좋아요 0 | URL
휴관일에 소독, 잡다한 공사, 청소를 합니다. 나름 바빠요~~~ ㅎㅎ
빵빵한 옛날 핫도그...한입 베어물면 아 맛있어!! ㅎㅎ
전 이상하게 케찹은 안뿌리게 됩니다. 둘 다 하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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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 최인호 유고집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 전 도서관장으로 재직하면서 암 선고를 받고, 공로 연수에 들어간 지 2개월도 채 되지 않아 돌아가신 분의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가끔 그분을 뵐 때마다 비쩍 마른 몸과 황달처럼 노랗게 된 얼굴, 손을 보면서 가슴 아팠고, 아직 혼사를 치르지 않은 자식 셋을 두고 어떻게 눈을 감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30여년 공직생활의 마무리를 하고자 마지막 날까지 힘든 몸을 이끌고 출근하셨다는데 그런 책임감이 죽음을 앞두고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스치듯 했다.

그러나 고 최인호 선생의 눈물앞부분에 적혀 있는 나는 환자로 죽고 싶지 않고 작가로 죽고 싶습니다라는 글을 읽으면서 관장님도 환자가 아닌 사서직으로서 마침표를 찍고 싶어한 간절한 바램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암 선고를 받고 5년여의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하는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하느님께 의지하고, 마지막까지 작가로 살고 싶어한 고 최인호 선생의 신앙 고백이며 유고집이다. 카톨릭 신자로서 암을 선고 받고 수술하며 겪는 힘든 과정을 고통의 축제로 표현한 승화된 삶에 숙연해졌다. 암을 선고 받으면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하는 절망과 원망, 자포자기를 겪고 나서야 겸허히 받아들이게 된다는 어느 암 환자의 고백이 떠오른다.

책에는 괴테의 파우스트,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 윌리엄 섹스피어의 햄릿’, 윌리엄 포그너의 에밀리에게 장미를’, 키에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등 문학과 그림을 넘나드는 다양한 주제를 풀어 놓았다. 그를 보내며 쓴 추모글에는 이해인 수녀님, 김재순 샘터사 고문, 김주연 문학평론가, 이장호 영화감독, 김홍신 작가, 정호승 시인, 김연수 작가 등 그와 생전에 인연이 있었던 사람들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그는 따뜻하고 소년 같은 순수함을 간직한 어른이었다.

 

작가의 주치의였던 강진형 서울성모병원 교수는 그를 활달하고 다정하고 장난기 많은사람으로 기억한다. 투병 중에 이런 사람으로 비춰지기는 어려울텐데 타고난 긍정적인 성격과 깊은 신앙심이 고통을 감내하는 성숙한 사람으로 승화한 듯 하다.

부디 하늘나라에서도 멋진 글 쓰셔서 언젠가 그 글을 볼 수 있기를........빕니다. 영면하소서

 

주님. 내 입에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소리쳐 나올 때는 내 마음 전체가 감사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게 해 주시고, 내 입에서 고맙습니다라는 말이 소리쳐 나올 때는 내 마음 전체가 고마운 마음으로 가득 차게 해 주소서. 내 입에서 사랑합니다라는 말이 소리쳐 나올 때는 내 마음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차게 해 주소서. 물이 가득 채워져 잔이 흘러 넘치듯, 내 마음이 먼저 가득 넘쳐 그 흘러넘치는 마음이 비로소 말이 되어 나오기를 나는 간절히 소망합니다. 

                                                                                                   p.231

 

나는 요즘 정말 힘든 고독을 느끼고 있네. 86년 동안 살면서 느껴 보지 못했던 그런 절대 고독이라네. 사람들이 나를 사랑해 주는데도 모두가 다 떨어져 나가는 듯하고, 하느님마저 의심되는 고독 말일세. 모든 것이 끊어져 나가고 나는 아주 깜깜한 우주 공간에 떠다니는 느낌일세. 세상 모든 것이 끊어지면 오직 하느님만이 남는다는 것을 내게 가르쳐 주시려고 그러시나 봐. 하느님 당신을 더 사랑하게 하려고 그러시는 거겠지?

                                                                                                   p.237 (김수환 추기경님 말씀 중에서)

 

이런 종교적 우화가 있습니다. 하느님이 지상에 내려와 자신의 존재를 감추려 하셨습니다. 하느님은 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쉽사리 발견할 수 없는 곳에 숨기로 하셨습니다. 하느님은 바다 속에 숨을까 아니면 깊은 산 속에 숨을까 망설이시다가 마침내 인간이 자신을 가장 발견하기 힘든 숨바꼭질의 장소를 발견하셨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마음속이었습니다. 인간은 하느님이 너무나 가까운 곳에 숨어 계심으로 해서 오히려 하느님을 보지 못합니다. 우리의 눈이 사물을 볼 수 있지만 눈 자체는 볼 수 없듯이, 우리의 칼이 무엇이든 벨 수 있지만 칼 자체는 벨 수 없듯이, 하느님이 바로 내 마음안에 계심으로 해서 우리는 하느님을 쉽사리 발견해 재니 못하는 것입니다.

                                                                                                    p.241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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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4-02-11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자로 죽고 싶지 않고 작가로 죽고 싶습니다. - 작가다운 결언이네요. 눈물나요.
세실관장님 주변에 그런 안타까운 사연을 지닌 이가 있었군요.
신간평가단 열정적으로 해내시는 세실님께 큰 박수 올립니다^^*

세실 2014-02-13 09:31   좋아요 0 | URL
참 애절하면서도, 고통을 종교적으로 승화한 그분의 강인함이 감동스럽습니다.
멋.지.죠!!
제게 멘토였던 사서 선배님이 수년전에 암으로 돌아가셨을때는 정말이지....많이 울었습니다.
소중한 사람을 잃는 고통은 참 크더라구요.
신간평가단....이제 절대 못하겠어요. ㅋㅋ 책임감으로 몸부림치고 있답니다.
안하길 잘하셨어요^^

페크pek0501 2014-02-13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일 출근인데다, 하루에 왕복 1시간 30분의 운전을 하는데다, 게다가 신간평가단 활동까지...
세실 님, 그러시다 병나시겠어요. 저는 세실 님 앞에 명함도 못 내미는 사람...
저는 그렇게 안 살아도 바빠 죽겠는걸요. 늘 시간이 모자라고 말이죠.
그런데 저는 그런 세실 님을 알고 지내는 게 자랑스럽고 좋아용... ㅋ

세실 2014-02-14 10:44   좋아요 0 | URL
오늘 같은 금요일 운전이 제일 힘들어요. ㅜㅜ
가급적 목요일에는 약속을 잡지 않고 집에 일찍 들어가서 반신욕 하려고 노력한답니다.
사무실에서 오후에는 한두시간 정도 책 읽는 여유도 누려요. 피할수 없다면 즐겨라~~~ ㅎ
어머나....이런 감동이~~
저도 글을 참 맛.있.게! 쓰시는 페크님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