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공무원교육원 사서가  인근 초등학교 2~3학년 30여명을 대상으로 3일동안 독서교실을 여는데 하루만 강의를 맡아달라고 해서 오늘 수업을 했다. 

주제를 '연극놀이로 하는 독후활동'으로 정해 내 소개를 노래로 하고, 아이들에게 마임으로 꿈 표현하기,  연극관람 경험이야기로 부드럽게 진행을 하는데  초반부터 분위기가 산만했다. 남자아이들 4명이서 풍선을 잡는다고 왔다갔다,  2명은 서로 치고 박고  심한 욕이 난무한다. "이새* 너 나한테 한번 죽어볼래? 맞짱 떠 개새*....." 또 다른 2명은 책상을 발로 찬다.  완전 사고뭉치 문제학급에 부임한 선생님 같다...... 이 사태를 어찌하리오. 

독서수업을 10년 넘게 해봤지만 이렇게 엉망진창인 학급은 없었다. 아니 5~60명을 데리고 수업을 해도 다들  조용히 하건만 오늘은 일이 있어서 못오는 친구들이 많아 달랑 20명이었는데 불구하고 대체 왜 이런걸까?

"학생 이름이 뭐야? 자꾸 욕하고 싸우면 이따가 엄마 오시라고 할꺼야"..... "어차피 엄마 집에도 없어. 서울에 있어....." 한다. 할머니랑 생활하는데 전형적인 농촌이다 보니 농삿일하느라 바빠서 손자를 챙겨줄 시간이 없으시단다. 결국 산만한 이유는 사랑과 독서력 부족..... 미리 사서에게 이야기 들었더라면 준비를 하고 갔을텐데 아이들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었으니.... 급하게  듣기로는 결손가정 아이들이 많단다. 휴...

결국 수업중간에 칭찬을 하기로 했다. "어머 우리 **이  발표 참 잘하는 구나. 와 멋지다. 선생님이 청주시내 초등학교 학생들 수업 많이 해봤는데, 우리 **학교 친구들이 더 잘하네. 똑똑한거 같아" " 와 **는 민들레가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아, 나중에 화가해도 되겠다....." 수업하는 내내 칭찬하기에 바빴다.

조금씩 마음을 열고 수업에 임하는 아이들. 하지만  3교시쯤,  아이들을 칭찬으로만 이끌었더니 서로 발표하겠다고 난리... 우연히 아이 등을 가볍게 치면서 "넌 조금 있다가 해" 했더니 발표하려고 가지고 나온 결과물을 내 앞에서 북북 찢더니... "에이 씨 안해. 안하면 될꺼 아냐" 하면서 자리로 돌아가서는 책상을 밀친다. ㅠㅠ

왜 이 아이들한테는 작은  꾸중이 상처가 되는 걸까? 왜 칭찬만 해야지 좋아라 하는걸까? 물론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다고는 하지만 도가 지나치다. 발표를 안시켜도 문제, 다른 친구만 선물을 주어도 문제..... 이렇게 산만할 수가 있는걸까????????

지금까지 해본 독서수업중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 시간은 길어 장장 4교시 수업.  그저 도망치고 싶어서 시계만 쳐다본 심정, 처음엔 잘 해보려고 무단히 노력하다가 이내 포기하고 마는 자포자기 심정. 휴...

속상한건 처음에 꿈이야기 할때는 개그맨이 되고 싶다고 멋지게 마임을 하던  아이가 화를 낼땐 '건달'이 된다고 한다. 건달의 의미는 알고 말하는 걸까? 난 4시간의 수업만 끝나면 더이상 만날일이 없지만, 누가 이 아이들을 책임지고 끝까지 보살필수 있을까?

이 아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친구들은 "선생님 내일도 또 오세요. 다음에 또 와주세요. 재미있어요" 한다.  "선생님도 오고 싶지만 저 친구들이 선생님 수업 재미없어 해서 안올래... 너네 선생님 또 만나는거 싫지?" 싫은건지....좋은건지 대답이 없다.. 관심을 끌려고 그러는것일까?

진정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건 단순한 독후활동이 아닌, 원론적인 독서치료일텐데.... 아침에 단 10분이라도 매일 책을 읽어준다면, 따뜻한 눈빛으로 대화를 해준다면,  사랑이 부족한 아이들인데...... 소리 지르고, 화를 낸 나의 참을성 부족에도 화가 났고, 그 아이들이 그렇게 된 부모에 대한 원망, 선생님에 대한 원망도 하며 참 마음이 아팠다. 

엉망진창..... 독서수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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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7-27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드셨겠군요.. 아니, 초등학교 2~3학년이라면서 왜 그렇게 험하죠?ㅡ.ㅡ;;; 어떻게 생각하면 가장 선생님 말을 잘 들을 나인데...

세실 2005-07-27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요. 제가 돌아버리는줄 알았어요...
그 사서는 "자신은 종교의 힘으로 버텼지 안 그랬으면 독서교실 자체를 포기했을거라고 하네요"
제 생각으로는 학교에서는 거의 방치를 하는듯 하고, 가정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리란 생각이 들었어요. ㅠㅠ
오죽하면 수업을 마치고 청주로 돌아오면서 "하느님 저를 이곳으로 보내신 뜻이 진정 무엇입니까?" 라고 기도를 다했어요. 흐흑......

클리오 2005-07-27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드셨겠네요.. 요즘 초등학교 아이들도 굉장히 빨라서 초등학교 선생님들도 많이들 힘들다고 하시더라구요. 어려운 문제예요... 휴.. (고생하셨어요. 푹 쉬세요.. ^^)

세실 2005-07-27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흐흑...넘넘 힘든 하루였어요. 하도 힘들어서 2시에 끝나고는 도서관 안들어가고, 나야나랑 시간이 절묘하게 맞아서 둘이 팥빙수랑 케잌 먹었어요~ (힘들땐 단걸 먹어줘야 한다는 나야나의 위로...참 고맙더라구요)
선생님들 참 힘드시겠어요....휴......
클리오님의 위로 큰 힘이 됩니다. 늘 감사해요~~~

줄리 2005-07-27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힘든애들 돌보느라 힘들고 속상하시고 그랬겠네요, 그리고 그애들 가르치시는 선생님들도 안되셨네요. 그래두 그 아이들이 가장 안된 아이들이죠. 필요한 관심과 사랑을 못받으면서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야 한다는거 참 슬프네요.

세실 2005-07-27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줄리님. 맞습니다. 젤 속상한건 그 아이들이겠죠. 얼마나 상처를 받았을까요....
부모들의 무관심(하루만에 단정짓기는 그렇지만.....), 저같은 이해심이 적은 어른들 만나면서 많이 속상하겠죠. 휴......
한편으로는 그 애들과 조금 더 만나서 마음의 상처를 치료해주고 싶은 맘도 들었어요.

데메트리오스 2005-07-27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나이 어린 초등학교 2~3학년생들이 저럴 줄은... 정말 너무 고생 많이 하셨어요. 세실님..오늘은 푹 쉬시고 힘든 일은 모두 잊으셨으면 좋겠어요.

세실 2005-07-28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메트리오스님... 그쵸? 저도 적응이 안되어서리....많이 힘들었어요.
아직도 마음이 무겁네요. 누군가 저 아이들을 잘 이끌어주어여 하는데.... 감사합니다.
 
내 동생 아영이 신나는 책읽기 8
김중미 지음, 권사우 그림 / 창비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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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김중미씨는 <괭이부리말 아이들> <종이밥>을 통해서 이미 검증(?)된 터라 눈에 띄자 마자 집어 들었다.  대부분 아이가 둘인 요즘,  큰아이는 작은 아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까? 우리 어릴적에는 밥먹고 나면 친구들과 노는것이 대부분 인지라 친구들이 참 많았다. 나는 동적이어서 늘 밖에 나가 노는 반면, 언니는 정적인지라 늘 친구들을 집에 데리고 와서 문 닫고 조용조용 놀았다. 밖에서 놀다가 들어오면 언니들 노는 틈에 끼고 싶었다. 하지만 냉정한 언니는 절대로 같이 못놀게 한다. 오히려 친구들이 "그냥 **도 같이 놀게 하자" 하면 그제서야 못이기는척 나를 끼워주었다.

<내동생 아영이>의 주인공은 아영이의 오빠 초등학교 5학년 영욱이다.  건강한 9살 동생도 노는 틈에 끼워줄까 말까 하는데 동생이 다운증후군이어서 얼굴도 이상하고,  말도 어눌하고, 행동도 서툴다면 그래서 친구들에게 놀림이 된다면 과연 어떨까? 영욱이는 동생이 부끄럽고 창피해서 학교에 못오게 하지만 엄마, 아빠가 바닷일을 하는지라 열심히 학교를 따라 다닌다. 공부하다보면 어느새 학교에 와서 소란을 피우는 아영이. 동생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지만 영욱이는 참 속이 상하다.

하지만 엄마는 아영이를 참으로 사랑한다. 힘든 고비를 넘기고 큰 수술도 한 아영이. 아영이로 인해 빚을 졌지만, 아영이가 살아있음을 행복으로 여긴다.  아빠는 영욱이가 기 죽을까봐 같은 학교에 보내는것을 꺼려하는데, 엄마는 그 학교 특수반에 보내고 싶어한다. 모성애라는 말은 이래서 나온것일까? 엄마는 한없이 관대하다. 나도 엄마인데 어쩜 이렇게 다를수가.... 영욱이도 친구 희수가 아영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지켜보면서 점점 아영이를 이해하고 마음의 문을 열어간다.

가족중에 장애우가 있다면 고통스런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외출하기도 어려울테고, 그러다보면 정상인 아이조차도 집에서만 생활하게 되고. 그렇게 폐쇄적인 삶을 살다보면 가족들은 더욱 힘들어 질 것이다. 당당하게 데리고 다니면서 바깥 공기도 맡게 하고, 다양한 경험도 하다보면 비장애인도 뭐 도울건 없을까 한번 더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이 책은 잊고 있었던 장애우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고, 만약 내 아이가 이런 상황이라면 난 어떻게 했을까? 내 아이는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은 아니지만 그저 건강하게 태어나 준것 만으로도 고맙다.  친구네 한 아이가 이런 상황이지만 우리 아이들이 편하게 대하고  그냥 아픈 정도로만 이해하니 다행이다. 자주 놀러가서  같이 놀게 하면 좋으련만 왜 이리 바쁜지.  이땅의 장애우 가족 여러분 힘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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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녀 2005-07-23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토리의 집 이라는 만화책 있어요. 일본 거 번역한건데요, 단순히 장애우에 대한 관심이나 애정을 넘어서, 대안까지 생각해보게 만든 책이더군요.
도서관에도 꼭 갖춰두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하구요.
다만 한 가지, 사람 많은 곳에서는 절대로 읽지 마세요. 눈물이 펑펑 쏟아져서 정신 들고 보면 엄청시리 민망해져요 ^^

세실 2005-07-23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도서관에 있나 확인해 보구 읽어봐야지~ 감사합니다.
호랑녀님...페이퍼 좀 쓰세요. 궁금해요 어떻게 살고 계시나.
물론 잘 살고 계시겠지만~ 더운 여름 건강하게 보내세요~~~

도서관에 없길래 희망도서 신청했어요~~~ 빨리 보고싶네요.
 

며칠전 지인 셋이서  에오스=E.O.S라는 라이브 카페에 갔다. 무심천가에 있어서 오며가며 보긴 했지만 처음 들어가본다.  분위기는 약간 음침한 조명에 토속적인 냄새가 난다.  무대를 향해 뻗어간 커다란 나무가지들, 스킨다비스, 아이비가 넝쿨로 늘어선 창가~. 솔직히 이런 분위기는 싫어한다. 모던하고, 심플하면서도 화사한 이미지가 좋다.

별 기대없이 우두커니 무심천 운동하는 아줌마들을 바라보고 있는데...... 아름다운 플룻 소리가 들린다. 사장이 직접 연주를 하는 것이다. 타이타닉 주제음악, 오버 더 레인보우, 마법의 성.... 다음엔 섹스폰, 피아노로 이어지는 귀에 익어 편안한 멜로디들이 들려온다. 그때부터 자세를 바로 하고 음악에 빠져든다.

조금 있다가 사장이 우리 테이블로 다가왔다. 같이온 사람중 한명이랑 선.후배 사이~  대학에서 기악을 전공했고, 음악학원을 운영하며, 청주시향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분이었다. 오호 예사롭지 않은 솜씨라니. 더욱 놀라운건 서빙하는 아가씨들이 연주도 한다. 노래도 부르고, 플룻도 연주하고, 피아노도 치고....

서빙하는 아가씨라기 보다는 음악연주가들 이란다. 음악도 연주하고, 손님들께 서빙도 하고, 단 도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손님이 있으면 사장이 제재에 들어간단다.  이곳은 당연히 이런 분위기 인줄 안다니.... 좋은 점은 직원이 그만두는 일이 절대 없단다. 한번 들어오면 안나간다니.  사장의 전문성을 이렇게 발휘를 하는구나.

밤 10시가 되니 필리핀 가수가 나와 Old pop을 연주해준다. 흐 아는 노래가 나오니 이렇게 좋을 수가 ~  라밤바, 러브, etc......

오랫만에 참으로 편하게 휴식을 취했다. 라이브카페가 이렇게 조용할 수도 있구나, 이렇게 편안할 수도 있구나...... 그 사장이 참 부러웠다. 낮엔 열심히 일하고, 밤엔 좋아하는 일하구~ 그래서 그런지 얼굴이 참 편안해 보였다. 나도 밤에 뭔가를 좀 해볼까나??? 이왕이면 내 좋은 일 하면서 돈도 벌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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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7-21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토론회요^^

세실 2005-07-21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밤에 독서토론회 하라구요? 돈이 안되잖여...돈이....
이왕이면 내 좋은일 하면서 돈도 벌구~~~ 뭐 좋은 아이템 없을까?

물만두 2005-07-21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카페???

세실 2005-07-21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치..좋은 생각..자본가도 모을까요?
근데 왜 지금 노브레인 서바이벌이 생각날까?

유-후 2005-07-21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386세대를 위한 라이브카페를 다녀왔어요...
가수들이 나와서...노래를 하던데....매시간마다 바뀌더라구요....
그중 인상적인 분은....청바지 꽉...끼는거 입고...라면뽀글이 머리를 허리까지 기르신 남자분...ㅋㅋ가경동 라이브카페에서도일하신다는 소문이 있던데...
ㅋㅋ라이브카페 처음 가본건데요....재밌더라구요...ㅋㅋ

세실 2005-07-21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그니 나 봤어. 가경동 미사리(?)에서 일하지.
춤 출때 손동작이 희한하지 않니? 손가락은 길어서리 왜그렇게 꼬는지...
오죽하면 내가 흉내를 냈잖어. 두번 봤으~~~

클리오 2005-07-21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경동 미사리?? 쉘부르는 없어졌나요? 그때 언젠가 가경동 안쪽의 한 라이브 호프 집에 갔었는데, 가게가 좁아서 라이브가 너무 시끄러웠다는... --;;

유-후 2005-07-21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손가락만 꼬나요??엉덩이 흔들고....
가냘픈 허리 흔들어대고....헉스...봐주는데 민망하더군요..ㅋㅋ
남자가 너무 말랐어....목소리는 가늘고..잉잉....
어제는 에로틱버젼 춤도 보여줬어요...노래는<김밥>을 부르면서..ㅋㅋ

세실 2005-07-21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쉘부르도 있고 미사리도 있어요~
미사리는 한국병원 맞은편에, 쉴부르는 안쪽 높은 건물에 있지요~ 흐 한때 라이브카페를 휩쓸고 다녔다는....언제 이렇게 많이 다녔는지...히히
맞아요 쉘부르는 유난히 시끄럽고, 정이 안가요~~~
미사리도 시끌벅적. 사람이 왜 그리도 많은지...에오스가 최고예요~~~

유-후 그래 맞다 맞어. 넘 징그러워~ 민망하구~
그래 <김밥>그때도 불렀었어~ 미사리 안가야쥐~~~

진주 2005-07-21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제가 오늘 이런 거 발견했어요..히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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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5-07-22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어머나~~ 감사합니다~ 이렇게 보니 새롭네요~~~

인터라겐 2005-07-22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 어젯밤에 글을 봤는데 댓글을 안달고 갔네요.....
세실님도 멋지게 살구 계십니다.. 전 언제 라이브 카페 가본답니껴...

세실 2005-07-22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아니 라이브카페를 아직 안가보셨다고요? 흐 거부하는거 아니세요?
'난 30대가 아니야! 난 아직 거기에 가기엔 젊어' 히히
 
종이 봉지 공주 비룡소의 그림동화 49
로버트 먼치 지음, 김태희 옮김, 마이클 마첸코 그림 / 비룡소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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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생각하는 공주는?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새침떼기이며, 하녀의 도움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어리광쟁이. 턱을 약간 앞으로 내밀고 배에 힘을 주고 걷는 도도함과 당당함. 이런 생각을 해본다.

이책의 주인공 종이봉지공주는 전혀 공주같지 않은 공주. 무서운 용이 나타나 성을 불살라 버려 입을 옷이 없어서 종이봉지를 입은 무늬만 공주.  공주는 용이 잡아간 로널드 왕자를 찾으러  씩씩하고 당당하게 용이 사는 동굴로 찾아간다. 언뜻 당글공주도 연상이 된다.

자신의 앞길을 당당히 개척하는 멋진 공주. 언뜻 왕자와 공주의 설정이 바뀌어야 되는건 아닌가 하는 남존여비사상에 젖어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화들짝 놀란다.  무서운 용도 재치있게 물리치는 멋진 공주~  왕자를 구하고 해피앤딩으로 끝날줄 알았는데 앤딩도 참 신선하다.

"엘리자베스, 너 꼴이 엉망이구나! 아니고 탄 내야. 머리는 온통 헝클어지고, 더럽고, 찢어진 종이 봉지나 걸치고 있고. 진짜 공주처럼 챙겨입고 다시 와!" 못된 왕자 같으니라고. 목숨을 구해주니 이런 헛소리나 하고..... 공주는 " 넌 겉만 번지르르한 껍데기야" 했다지요. 어쩜 이렇게 멋질까. 

공주병에 걸린 아이, 공주병에 걸린 엄마들이  이 책을 보고나서도 화려한 드레스를 좋아할까? 새침떼기 공주를 좋아할까? 이 책은 자기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는 멋진 모습도 발견할 수 있고, 겉만 번지르르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재미있고,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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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2005-07-20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드레스나 치마 입기 싫어할까봐 세실님이 보림이에게 보여주기 싫으신 책은 아닐라나요? ^^ (한밤중에 치는 장난입니다....)

세실 2005-07-20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요즘은 보림이 열심히 치마입고 다녀요. 합창단 선생님이 바지 입고 오면 벌금을 내라고 했다네요. 수요일, 일요일 치마 입으니 그저 예쁠 따름이죠. 선배들이 치마바지는 50원, 바지는 100원의 벌금을 부과한다는데 목숨을 거네요~~~

조선인 2005-07-21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합창단이랑 바지 입는 건 무슨 상관이에요?

클리오 2005-07-21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합창단 군기(?)가 장난이 아니군요... 크흐..

세실 2005-07-21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여성스런 이미지를 원하는 듯 해요~ 아무래도 치마를 입으면 행동도 조심하게 되고...뭐 그런거 아닐까요? 보림이가 치마를 안입는 이유중 하나가 학교에서 매일 치마만 입으면 땅콩이 된다네요. 공주병이라고..... 모두 치마를 입으면 땅콩 소리 들을일 없으니 의외로 스트레스를 안받아요~

클리오님. 그러게요. 선배한테 꼭 존댓말 써야하고, 벌금이 확실하네요. 그러면서 예의도 배워가는거겠죠? 혼나서 주눅 드나 했는데, 잘해줄땐 확실히 잘해주나봐요. 마니또 그런것도 하고....
 

주부독서회 토론도서는 매년 1월에 1년동안 읽고 토론할 책을 선정한다.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각자 읽고 싶은 책이나 토론하고 싶은 책을 선정한다.

올해 내가 고른책은

                                                          

 

 

 

 

다빈치코드는 실망하면서 읽었지만,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장미의 이름>이나 <푸코의 추>처럼높이 평가하는 사람도 있기에......

오늘 토론한 도서는

      정호승의 <위안>

 

 

 

시인답게 삶을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가꾸고, 그런 마음으로 수필을 써서 참 아름다웠다. 하지만 독서토론하기에는 뭔가 미진한 마음이 들었다. 이 책을 누가 선정했냐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정호승 시인은 '자연에게 위안받기' '나보다 불행한 사람들을 생각하기' '사랑하기'를 하므로써 위안을 받는다는데,

과연 우리는 무엇에 위안을 받을까?  대부분 따뜻한 말한마디에 위안을 받는다는 말들을 한다. 설령 그 말이 순식간에 들통날 뻥인걸 알면서도 위안이 된다니....하긴 나도 그렇다. 요즘 차를 바꾸고 싶다는 말을 남편에게 하면 "알았어 어떤 차로 바꾸고 싶어. 조금만 기다려" 하면 당장 바꿔주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위안이 된다.  결론은 남편에게, 아이들에게, 주위 사람들에게 따뜻한 말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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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후 2005-07-20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네요....
위안은 따뜻한 말한마디..로....^^
어렵지 않은 일인데....생각보다 너무 너무 어려운것 같아요...
오늘 남은 시간...따뜻한 한마디 건넬 수 있도록 ...넉넉한 마음 갖게 해주세요...^^*

세실 2005-07-20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후 오늘 힘든가 보네. 뭔일이 있는가?
시원한 아이스커피라도 한잔 하면서 열을 내리고, 맘 편히 갖기...... 좋은 음악 한곡 듣던지...
우체국 댕겨왔더니 굉장히 덥네. 부속실 올라가서 아이스커피 마시고 왔어....

유-후 2005-07-20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닌데...별일 없어요..^^
너무 센치한 말을 했나봐요..ㅋㅋ
무진장 덥죠??사무실에서 꼼짝 않고 앉아 있어요..
로비에만 나가도 헥헥헥...더워요...ㅋㅋ^^

세실 2005-07-20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엉..무지덥다. 헥헥. 역시 사무실이 최고야~~~~ 웬 공주타령?

2005-07-21 0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05-07-21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님 서재로 가서 알려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