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지인 셋이서 에오스=E.O.S라는 라이브 카페에 갔다. 무심천가에 있어서 오며가며 보긴 했지만 처음 들어가본다. 분위기는 약간 음침한 조명에 토속적인 냄새가 난다. 무대를 향해 뻗어간 커다란 나무가지들, 스킨다비스, 아이비가 넝쿨로 늘어선 창가~. 솔직히 이런 분위기는 싫어한다. 모던하고, 심플하면서도 화사한 이미지가 좋다.
별 기대없이 우두커니 무심천 운동하는 아줌마들을 바라보고 있는데...... 아름다운 플룻 소리가 들린다. 사장이 직접 연주를 하는 것이다. 타이타닉 주제음악, 오버 더 레인보우, 마법의 성.... 다음엔 섹스폰, 피아노로 이어지는 귀에 익어 편안한 멜로디들이 들려온다. 그때부터 자세를 바로 하고 음악에 빠져든다.
조금 있다가 사장이 우리 테이블로 다가왔다. 같이온 사람중 한명이랑 선.후배 사이~ 대학에서 기악을 전공했고, 음악학원을 운영하며, 청주시향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분이었다. 오호 예사롭지 않은 솜씨라니. 더욱 놀라운건 서빙하는 아가씨들이 연주도 한다. 노래도 부르고, 플룻도 연주하고, 피아노도 치고....
서빙하는 아가씨라기 보다는 음악연주가들 이란다. 음악도 연주하고, 손님들께 서빙도 하고, 단 도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손님이 있으면 사장이 제재에 들어간단다. 이곳은 당연히 이런 분위기 인줄 안다니.... 좋은 점은 직원이 그만두는 일이 절대 없단다. 한번 들어오면 안나간다니. 사장의 전문성을 이렇게 발휘를 하는구나.
밤 10시가 되니 필리핀 가수가 나와 Old pop을 연주해준다. 흐 아는 노래가 나오니 이렇게 좋을 수가 ~ 라밤바, 러브, etc......
오랫만에 참으로 편하게 휴식을 취했다. 라이브카페가 이렇게 조용할 수도 있구나, 이렇게 편안할 수도 있구나...... 그 사장이 참 부러웠다. 낮엔 열심히 일하고, 밤엔 좋아하는 일하구~ 그래서 그런지 얼굴이 참 편안해 보였다. 나도 밤에 뭔가를 좀 해볼까나??? 이왕이면 내 좋은 일 하면서 돈도 벌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