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팔고 돈을 벌었다.
그것은 고의가 아니었다.
당연히 시인은 응모를 해야 하지 않나.
시를 응모해서 당선이 되었다면 그 영광은 나의 것이요,
그 상금은 시의 값은 아닌 것이다.
그냥 따라오는 것이다.
대학시절 개교기념 문학상에서 당선으로 50만원을 덜컥 쥐었다.
당장 헌책방으로 달려가 '철학사전' 두꺼운 것과
그동안 사고 싶었는데, 총알이 없어서 사지 못했던 것들을 다 사고 나니
반이 없어졌다.
ㅋㅋ
언제 한 번 충동구매 해보겠어.
책 앞에서 거만스런 표정으로 '얼마면 돼' 할 수 있겠어.
암튼 그래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 후로 나의 '문학시간'은 정지해 있지만.......
양단수兩斷水*
그 애와 이곳에서 물수제비를 떴네
물살을 한 번도 쳐내지 못하는 조그만 손에
나는 자꾸만 달덩이 같은 조약돌을 쥐어 주었네
산 그림자 이웃 산에 걸리고
물살과 자갈은 서로 급히 뒹굴기 시작하네
구르는 돌 틈으로 물살 같은 세상이 자꾸 흘러가네
나는 물수제비를 그만두고 싶네
얕은 물에 달이 와서 노네
상류부터 따라온 조약돌 평온하게 뒤척이는데
여린 내 마음 끝내 두 줄기로 갈라지지 못하네.
*兩斷水는 경남 德山에 있는 물 이름으로 주위는 구곡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그 옆에는 南冥先生의 사당이 모셔진 德川書院과 洗心亭이라는 정자가 있다. 하류에서 두 줄기로 갈리므로 양단수라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