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엠 (mail)
알라딘은 그저 바쁘게 책을 사기만 한 곳이었는데. (컴맹이어서, 생스투, 이런 것도 며칠 전 알았습니다) 요즘 승주나무님을 비롯한 이곳의 몇 몇 분들을 알게 되면서, 중독되었어요. 그리고 압도되었어요. 매일 감탄한답니다.

저두 글을 올리면 좋겠지만, ㅡ 인터넷은 항상 글을 읽는 곳이었을 뿐 ㅡ 글을 써보지 않아서, 선뜻 참여하기도 어렵습니다.


나에게 댓글을 단 그 분. 이름도 모르고 성도 나이도 모른다. 다만 내게 말을 걸었다는 사실뿐.

그런데 책을 읽다가 다 덮을 즈음에 갑자기 '쀨'이 땡긴다. 얼마 전에 때려친 회사에서 몇날며칠 동안 '매뉴얼북'을 만든 적이 있었는데, 얼마나 지겹던지. 지겹지 않은 매뉴얼은 없을까.

나이로 보나 서재지수, 즐찾, 조회수로 보나 신참내기에 불과한 나. 군대로 따지면 이등병 갖 꺾여서 '00일병님 ~했지말입니다' 식으로 농을 갓 떼는 군번인데, 매뉴얼을 만들겠다니 참 가소롭다. 하지만 '그들과 함께라면' 좀 멋드러진 매뉴얼이 나오지 않을까. 계급으로 따지면 행정보급관이신 '마태~님'이나 장교로 임관하신 '긴 영어를 쓸 뿐만 아니라 한글로 쓰기에도 쉽지 않은 자음 모음을 달고 있었던 메피스토' 소위님, 물만두 '간호학교장' 님, 이제 막 내무실의 실세에 올라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라주미힌  꺾인 상병님'  들이 댓글 감수를 해주신다면야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그런데 가기 전에 주의사항이 있다. 중용을 잘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엠 님처럼 서재질은 고사하고 인터넷 안에서의 '발언'에 익숙하지 않은 분은 그럴 우려가 없겠지만, 이 글을 보는 새내기 알라디너 님들은 자칫 '폐인'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

알라딘에 폐인이 많다. 업무시간에 창을 여러 개 띄어놓고 상사를 교란시키는 '상사 교란형'과, 이와 유사하지만 Alt tab'를 통해 피해간다는 'ALTT 형' 폐인. 인터넷을 접속하면 시작 페이지에 알라딘 걸어놓고 로그인부터 한다는 '시작페이지형'. 그 비싼 와이브로나 휴대폰 인터넷 접속으로 그 많은 경로를 건너며 항상 접속의 끈을 놓지 않는다는 '모바일형' 폐인. 페이퍼, 리뷰, 다른 페이퍼를 각각 띄어놓고 삼중 사중의 게시글을 작성하는 '협주형' 폐인. 아! 알라딘은 이 무수히 많은 폐인들을 양산해 오고 있으면서 이들에 대한 산재보험이나 후생복지 같은 데는 신경을 놓고 있으니, 오호~ 통제라.

이 글 역시 '폐인'과 일반인의 중심을 위태롭게 왔다갔다 할 것이므로 균형은 스스로 잡아주기를 바라며 목차를 확인합니다.

1. 알라딘 시작하기

(1)알라딘을 시작하면 '지니' 비슷한 그림에 휑뎅그렁한 기본 메뉴들. 아 막막하다. 막막해 하지 말고, 맨 아래 달력 위에 있는 '서재관리'를 이용해서 대문의 이미지나 메뉴 같은 것들을 만들자.
(2)메뉴를 만들었다면 거기에 들어갈 글을 올리되 '펌글'보다는 자신의 특징을 살릴 수 있는 창작글을 올리자.
(3)글을 올릴 때의 쎈쓰
가. 도배식으로 23개의 게시물을 한꺼번에 올리는 '폭력'은 자제할 것. 한 칸 건너 한 칸 쓰고 하는 여유로움을 보일 것. 만약 올릴 것이 많다면.
나. '친일파 후손 토지 청구권소송 판결' 이런 딱딱한 제목보다는 '산뜻한 재치'를 발휘한 제목을 쓰는 것도 좋음. '그때 그때 달라요 알라딘 뉴우스' 뭐 이런 식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자극하는 제목이나, 단순하지만 독특한 제목을 쓸 것.
(4) 처음에는 메뉴를 너무 많이 만들지 말고, 소박하고 실속 있게 시작하는 것이 좋음. 비거나 부실한 메뉴는 부실 서재의 지름길임.


2. 즐겨찾기 리스트

(1) 어디를 가나 고수들이 있는 법. 알라딘은 친절하게도 각 '과목별 고수'들을 안내하고 있는데, '알라딘 마을'에 들어가서 '서재, 리뷰, 페이퍼, 리스트, 땡스투'의 달인들을 한두 사람씩만 잡을 것.
(2) 인기가 있는 서재지기는 이유가 있는 법. 각 과목의 우등생이나 혹은 떠오르는 '진보상 후보'들을 실시간으로 안내하는 알라딘마을 오른쪽 바를 이용해서 요즘의 트렌드를 주시할 것.
(3) 괜찮다 싶은 서재들은 왼쪽 아래 '즐겨찾는 서재에 추가'를 이용해서 '즐찾'해둘 것. 수시로 들락날락거리면서 '서재질은 이런 것이다'를 파악할 것.
(4) 분야별 즐찾

가. 아카데믹한 유머를 원하신다면 '로쟈 님의 서재'를 :
로쟈
관심들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 2006-04-02 09:03

나. 학교에서 일어나는 잔잔한 이야기거리와 책에 대한 친철한 글들을 원하신다면 '글샘 님의 서재'를
글샘
이씨 조선의 후예라고 떠벌이던 이승만이가 저지른 만행들을 생각하면 치가 떨립니다. - 2006-04-02 22:35
다. 출판관계자들도 훤히 알고 있는 추리소설 마니아, 알라딘의 마당발 물만두 님의 서재(만지작거리지 마세요, 물렁뼈가 있거든요~)
물만두
저도 기쁜 날이예요. 후인정이 울었다잖아요^^ - 2006-04-02 22:09

라. 아마 네 번째로 소개한 사실을 아신다면 '살~짝 기분나쁠 뻔'할 마태우스 님. 이 분은 알라딘의 '현상'입니다. 이름하야 '박노해 현상'. ㅋㅋ 이건 아니고.. 왕남폐인 이준기 현상..아니, 미녀는 마태를 좋아해..마태우스 현상이라고 하죠^^

마태우스
저도 5만원 냈어요...
마. 댓글 하나만으로 알라딘을 평정했다는 전설의 야클 님.. 생김새 때문에 주위의 놀림을 많이 받기도 합니다.
야클
매너님/ 나도 이젠 쾌락만땅 회사원의 시절로 복귀! ㅋㅋㅋ
며칠 갈지 모르지만. ^^

하이드님/ 곱창지존은 마태님 아니옵니까? ^^ 글고 시간 제일 안 가는 날은 일요일 술 먹고 출근한 월요일 오후인 줄 아뢰오. ^^

바바바. 이하 생략합니다. 워낙 아는 것이 좁아서.. 월등한 활동력에도 불구하고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은 순전히 저의 천학비재 때문이옵니다.. 제맘아시죠^^;;;;;;

3. 땡스투 10배 이용하기

(1) 여러 모로 생각해 보건대, 알라딘의 '땡스투'를 얼마나 잘 이용하느냐에 따라 서재질을 비롯한 독서 생활이 윤택해질 수 있다. 이름하야 '종잣마일리지' 관리하기.

(2) 책을 살 때는 '페이퍼'든 '리뷰'든 괜찮은 거 하나를 고른다. 혹시 괜찮지 않더라도 남아 있는 것 하나를 골라 '땡스투'를 준다. '땡스투'는 준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1%의 마일리지를 받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물론 '땡스투'에 목을 매는 폐인들도 많이 있지만, 일단 '추가 적립'이라는 매력은 숨길 수 없다.

(3) 나만 다른 사람 땡스투하지 말고, 땡스투를 받아보자. 일단 학술서 같이 마니아 층이 아주 한정돼 있는 책은 '땡스투'가 따라올 리가 없다. 교양서적이나 신문에 광고가 나가는 책 중에서도 자신에게 맞고 수준도 있는 것을 '먹잇감'으로 잡는다. 이것은 또 타이밍이 중요하다. 티비나 광고에서 이 책 이야기를 하더라 하면 그 책을 읽고 후딱 '리뷰'를 쓰면 효과 만점이다. 혹은 알라딘이나 출판사 자체 이벤트 하는 책들도 '땡스투'가 많이 붙는다. 이렇게 전략적으로 했더라면 나도 부자가 되었을 것을. 이것은 폐인의 범역이므로 폐인만 볼 것.

4. 여러 가지 마케팅

(1) 알라딘에는 서재를 알리기 위해 여러 가지 마케팅을 할 수 있다.
가. 댓글 마케팅
가장 고전적이면서도 비용이 덜 드는 마케팅. 일단 페이퍼나 리뷰 바다에서 눈에 띄는 글을 클릭해서 어떤 말이든 남겨주는 것이 좋으며, '라주미힌 꺾인 상병님'에 의하면 될 수 있는 대로 '칭찬'을 할 것. 모든 사람이 '칭찬'에 약하다는 것은 '라주미힌 꺾인 상병님'의 삼촌이신 '라 로슈푸코 님'(알라디너는 아님)이 이미 말씀하셨다. 그러나 마음에서 우러나는 칭찬 또는 마음에서 우러난 것 같은 칭찬을 할 것.

나. 이벤트 마케팅
알라딘에는 '서재 이벤트'가 꽤나 활성화되어 있다. 어떤 알라디너의 말처럼 '생면부지의 누군가에게 책을 선물해주는 행위는 참 기분좋은 일'이다. 이벤트를 통해 관객을 모으고 관객을 재미있게 하면 이웃들과 훨씬 가까워질 것이다. 참고로 이 글을 쓰는 사람도 없는 지갑 털어서 이벤트를 한 결과 한 달 만에 천 명이 넘는 이웃이, 스무 명이 넘는 '즐찾이웃'이 생기는 효과를 보았음.

다. 콘텐츠 마케팅
현대사회는 뭐니뭐니해도 콘텐츠이다. 스텔라 님의 '알라딘 뉘우스'나 로쟈 님'의 '최근에 나온 책들 시리즈'나, 라주미힌 님의 '탐나는 책 몇 월 몇 일' 시리즈처럼 고정적인 지면을 통해 이웃과 만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한다면 훨씬 재미있는 서재질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까지가 저의 한계이며, 다음은 고수 알라디너의 훈수를 기다립니다.
댓글을 통해 '아니다, 니가 틀렸다'도 괜찮고, 더 알면 좋은 것이나 '즐찾 리스트' 등 새내기 알라디너가 알면 좋은 정보를 마구마구 올려주세요.

알라디너의 힘을 보여주자구요^^
단결하라 알라디너!! 결집하라 서재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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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6-04-04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페이퍼를 쓸 때 띄어쓰기는 shift+enter를 누르면 공란없이 줄바꿈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요긴했던 것 같아요. 처음에 페이퍼 쓸 땐 당췌 어찌하는지 몰랐다는^^;;

Koni 2006-04-04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초보라, 유용한 매뉴얼이네요. 하지만, 군대계급에 비유한 서두 부분이 어렵습니다.

승주나무 2006-04-04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매지 님// 실전 tip을 빼먹었네요. 아주 유용한 기능이지요.
냐오 님//예비역 티 낸다고 군대 용어를 어렵게 썼내요. 우리들의 행정보급관 님은 '부사관'으로 군에서 20~30년 보내며 이력이 붙으신 분입니다. 하지만 계급 순으로는 '장교'에 못 미치죠. 하지만 군대에서는 두 관계가 참으로 묘하답니다.
간호학교장님은 물만두 님의 '성姓'을 생각해서 그렇게 한 것인데. 우리나라 전군을 통털어서 '장군'(별 하나) 계급을 가진 여성 분은 '간호학교장'이 유일하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장군의 칭호에 맞는 직급으로 부른 것입니다. 이해가 되셨는지요^^;;;
군대 비유를 어렵게 들어서 죄송합니다.

신지 2006-04-09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깜짝! ... 아...기절초풍했습니다. 제목에 이름이 불려진 것은.. 처음이라.
연애편지를 써서 서랍 속에 쟁여 두었는데, 일어나 보니 현수막으로 나부끼는 것 기분^^;;;
(휴우 진정하고) 아무튼.. .또 감탄합니다. 어떻게 이런 글을 매일 쓰실 수 있는지 (항상 재미있고, 유익합니다) ;  '4 ㅡ가' 전략....을 배우자마자 써먹는다.

고맙습니다..그러나 중독이 두려워요 ...ㅜ.ㅜ

 


신지 2006-04-04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나 해서..)
깜짝 놀랐다는 말일 뿐, 기분 나쁘거나.. 화난 것 절대 아닙니다./
저같은 컴맹 초보에게 참 많은 도움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

승주나무 2006-04-04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엠 님//맘 알아요^^

야클 2006-05-23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제 이름이 나오는 이런 멋진 페이퍼를 이제서야 보내요. 늦게나마 추천 누릅니다. ^^

승주나무 2006-05-23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 님//어떻게 이 글을 보시게 된지는 모르겠으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그 쎈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