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의 아니게 10만명에게 아기 자랑을 해서 울트라 팔불출 아빠가 됐습니다^^;
처음에는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블로그 이웃들이나 친구들이 아기 사진을 올려달라고 해서 블로그에 간단히 아기가 태어난 배경을 썼는데,
갑자기 순간접속자가 2,000명이 넘는 게 아니겠어요.


 

알고 보니 다음 메인에 올라갔더라구요.
하루 종일 올라가 있었으니까 10만명 가까이 와서 150개의 댓글을 달아놓고 갔더라구요.

댓글을 다시는 분들마다 아기가 이쁘다고 칭찬을 해주셔서 산모도 즐거웠고 가족들도 행복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격려해주셔서 독수공방을 하고 있는 저도 힘이 납니다 ㅠㅠ




▲ 양쪽 발가락이 다섯 개인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좋은 정보도 많이 알려주셨어요.

신생아들은 태어나서 한 1~1주일은 몸속에 수분이 빠져 몸무게가 살짝 준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태변과 양수가 빠져나가서 그러는 거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아기가 눈 뜨면서 태어나는 것은 나면서 스트레스 많아서 그렇다고 해요. 그러면 눈뜨고 태어난 게 즐거운 일만은 아니군요.

아기를 낳고 나니 엄마가 "시" 하나를 써달라고 하더군요.
초등학교 때부터 동시를 곧잘 썼는데, 요새 좀 뜸했어요.
고등학교 때 '어머니'라는 시를 써서 도 대회에서 장려를 탄 적이 있었는데,
제게는 기억하고 싶지도 않을 만큼 유치한 시였지만
엄마는 액자에 걸어놓고 매일같이 보면서 가끔 울기도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시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심상이 깊고 관찰력이 있고 세심한 언어를 쓰는 것도 좋지만,
엄마를 감동시킬 정도로 투박하고 생생한 마음이 들어가는 시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이거는 아기에게 바치는 것과 동시에 우리 엄마, 그리고 아기 엄마에게 함께 바치는 시입니다. (참 편하죠~ 시 하나로 3명에게 바치다니ㅋㅋ)

제 블로그에 와서 아기를 귀여워해주시고 예쁜 댓글을 달아주신 님들께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기를 만나 반가운 엄마, 아빠의 첫인사>


아기의 눈과 귀에게

세상의 좋은 소리 잘 들으라고
아빠 큰 귀를 떼어줬더니
저 부르는 소리 들었나봐요
아기는 세상에 나오자마자 엄마 찾으려고
우는 것도 잊고 눈부터 떴어요

귀와 코는 아빠를 닮았고
눈과 입술은 엄마를 닮았어요
그러면 마음은 누구를 닮았을까요

아기야
그만 자고 맑은 눈을 떠줘
어두운 엄마 뱃속에서도 감지 않던 눈
보이지도 않을 텐데 크게 뜨고 있는 눈으로
내가 봤던 좋았던 것을 함께 봐줘
우리가 못 본 더 좋은 것을 봐줘

아기야
아빠보다 큰 귀로 세상의 좋은 소리 들어봐
장맛비 사나흘 내렸어도
뜨거운 한여름 하늘의 마음을 읽어봐
네게 말 거는 소리를 따라
힘차게 자맥질하는 모습 보여줘

2009.7.25 아기 나이 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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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7-31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시 읽다 눈물이 다 나네요.
절로 아이를 위해 오래전에 버린 종교인데도 기도가 나오네요.
아가야 순탄한 한 생을 보내렴.
네가 있으니 세상은 지금보단 더 살만한 것이 되어야만 한다.

글샘 2009-07-31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빠가 되셨군요. ^^
더운데 아기 엄마가 고생이 많으시겠네요.
이쁜 아기가 살기 좋은 세상이 되도록... 열심히 삽시다!
아가의 탄생을 축하합니다^^

Arch 2009-08-01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팔불출 아빠, 그런데 민준이가 너무 예쁘니까 팔불출이어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