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표지를 본 순간,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라는 제목이 떠올랐지만
화가 이름은 잘 알지 못했다.
요하네스 베르메르!

‘알려진 작품은 불과 35점에 불과하지만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작품은 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하고 영감을 주는 작품중 하나로 꼽힌다......
베르메르는 편지 쓰기부터 음악 연주, 부엌에서 식사 준비하는 모습과 같은 일상적인 가사 활동을 주제로 삼았다. 베르메르의 작품 속 장면들은 세심하고, 꼼꼼하며, 평면 위로 떨어지는 장엄한 빛, 서사적 흥미를 끌어내는 비범한 능력으로 관찰자는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베르메르는 재료와 질감의 효과뿐 아니라 표면 아래에 깃든 많은 이야기와 비밀을 떠올리게 한다.‘

겨우 35점 정도의 그림을 남긴 화가지만
미술사에서 그의 영향력은 꽤 컸던가보다.
그의 작품을 하나하나 보면서
꼼꼼하게 살피게 되는 책,
정말로 편지를 쓰거나 악기를 연주하거나 하는
술을 마시거나 음식을 준비하거나하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은 그림들이지만
그 그림속에는 그당시의 사회 문화 정치 경제 등등의
참 많은 것들을 숨겨놓고 있다.

누군가와 몰래 주고 받는 편지,
음악을 배우면서 곁눈질로 선생님을 몰래 훔쳐보는 여인,
포도주잔을 들고 간을 보는 여자,
누군가를 위해 귀한 보석으로 치장하는 여자등등
평면적이고 간결하지만 밝고 어두운 빛을 이용해
그들의 시선 너머에 숨은 부도덕한것들과
그림속에 숨은 장치들로 알려주는 것들이 많다.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지도나 큐피드등의 의미,
사람들의 시선과 동작과 의상등이 이야기하는 것들,
테이블에 놓인 과일이나 뜨다만 레이스가 뜻하는 것들,
창의 유리창이나 구도에 숨은 뜻,
부도덕하고 부적절한 것들을 지적하는 농밀한 표현들!

엑스선으로 겉으로 보이지 않는
화가가 자우거나 고친 그림까지 들여다보게 되니
미스터리한 느낌마저 들고
그저 스쳐지나듯 흘려 보았던 그림속 풍경들을
마치 드라마의 한장면을 보듯 만들어주는 책이다.

다만 책의 구성이 다소 좀 아쉽다.
지금 설명하는 그림이 다른 페이지에 있거나
비교하는 그림들의 배치가 좀 엉뚱하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해야해서 산만하며
어떤건 설명과 다른 그림의 페이지라 당황하게 된다.
조금 더 신경써서 책을 만들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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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퀄리티 시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차를 만드는 가공 과정에서 필요한 성분들이 얼마나 밀도 있게 자리 잡느냐이다.
그렇기 때문에 차나무가 윤택한 환경에서 쑥쑥 자라는 것보다 적당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찻잎이 천천히 성장할수록 차의 맛과 향기는더욱 짙어진다. 비가 많이 오는 시기보다 다소 건조한 시기가 좋으며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일교차가 커지면 찻잎이 자라는 속도는더욱 더뎌질 것이다. 그리고 열대 지역 일부에서는 서리 또한 차가맛있어지는 중요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 차나무에게는 불편한 환경이 차의 풍미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자연의 아이러니이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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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한시,
마흔여섯가지 즐거움‘
스물세가지 일상과 스물세가지 지혜를 한시와 함께 만나는 이 책, 한시라고 하면 어려운 학문으로만 여겨 부담스러웠는데 한시를 일상과 접목해서 만나게 된다니 조금은 마음이 부드러워지는 기분이다. 순서에 상관없이 지금 일상과 어울리는 부분이나 혹은 구미가 당기는 부분을 먼저 읽어볼 수 있는 책이다.

‘바람에 사립문이 쾅 닫히자 제비 새끼 놀라고
소낙비 들이치니 골 어귀 어둑해지네.
푸른 연잎 삼만 장에 한꺼번에 쏟아지자
후드득 온통 갑옷 부딪는 소리로다.‘
노긍/소나기

소나기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좋아 펼쳐 읽었는데 갑자기 순식간에 날이 어둑해지고 소나기가 우두두 쏟아지는 장면이 펼쳐진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가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지금이 만약 땡볕 더위라면 너무도 반가운 한시가 아닐 수 없다. 뒤이어 이어지는 무더위의 한시에서는 조상님들도 푹푹찌는 무더위가 짜증이 나고 강추위편에서는 따스한 봄을 기다리며 추위를 이기는가 하면 온기를 나누는 따스함도 엿보게 된다.

한여름 울어대는 매미소리에 인간의 삶을 통찰해 내고 소를 타고서야 코끝을 스치는 풀향기를 느끼고 냉면 한그릇에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가 하면 옛사람도 고기에 냉면을 곁들여 먹는 모습에 우리와 다르지 않음에 반가운 마음이다. 아쉬움 가득한 마음으로 송년을 보내고 달력을 보며 한해한해 나이들어가는 서글픔과 세월의 무상함을 담아 내기도 하는 한시!

한시가 고상한 내용만 담은 것은 아니다. 남녀의 은밀하고 격정적인 밤을 담은 에로틱한 한시도 있다. 사랑의 증표로 상대의 팔뚝을 깨물기까지 했다는 이야기에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만들어낸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혼기가 차면 시집가야 하는 옛시절에 노처녀의 서글프고 복잡하고 답답한 심정을 담은 한시 속에서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된 현대와의 세대차를 실감하게도 되고 첩이 당연시 되었던 조선시대에는 첩을 얻을때 축하의 한시를 지어주기도 했다는 사실에 뜨악해지기도 한다.

한시를 좀 더 쉽게 풀어주는 일상의 이야기가 지금의 우리 삶과 닿아 있어 일상 에세이를 읽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는 한시 이야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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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임하기 딱 좋은 시간,
어제였네요.
소한,
대한이 놀러왔다가 얼어죽는다는 소한이라는데
아주 그렇게 춥지는 않았던거 같지만...

˝그 어디에도 거슬리지 않고 
나긋나긋 흘러 들어와 
몸 안 구석구석 스며들어 
따뜻이 데우고 
때로는 영혼마저 환히 밝혀주는 
달고 향그런 차‘
<차의계절/한스미디어/p235>

저자의 소한에는 한겨울 퇴근길을 재촉한다는
네팔의 준 치야바리(달빛다원)의 차는 못마시지만
향기로운 따끈한 차를 우려 마시며
잠시 즐거웠던 네팔 여행을 추억하고
책속의 한구절에 고개 끄덕이게 되는 이런 시간!
요때가 딱 좋습니다.^^

달빛다원
가보고 싶은 곳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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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나는 정채봉님의 시

‘모래알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풀잎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너를 생각하게 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어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책제목이 되어야했던
책표지의 시를 읽다보니
얼마나 좋아하고 사랑하길래....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첫길 들기>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먼저 창을 열고 푸른 하늘빛으로
눈을 씻는다.
새 신발을 사면 교회나 사찰 가는 길에
첫 발자국을 찍는다.
새 호출기나 전화의 녹음은 웃음소리로 시작한다.
새 볼펜의 첫 낙서는 ‘사랑하는‘이라는 글 다음에
자기 이름을 써본다.
새 안경을 처음 쓰고는 꽃과 오랫동안 눈맞춤을 한다.
p11

오우!
하루의 첫 시작을
푸른 하늘빛을 보는게 아니라 씻는다고 표현하다니,
게다가 새 볼페의 첫 낙서를 사랑하는 이라는
글로 시작한다니!
그렇다면 나의 첫길들기는?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먼저 거실창을 열고 초록이로 눈을 씻는다.
새신발을 사면 동네 뒷산에 첫발자국을 찍는다.
새 전화의 녹음은 피아노소리로 시작한다.
새볼펜의 낙서는 나 역시 ‘사랑하는‘으로 하고 싶다.
새 안경을 처음 쓰고도 나 역시 꽃과 오래오래 눈맞춤할거 같다.
ㅋㅋ

따뜻하고 맛난 차와 힐링하는 시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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