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마음을 잃어버리면 자칫 생의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그러므로 홀로 불행 속에 던져진 것 같은 기분이 들거나잡스러운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 때일수록, 남들처럼 행복해지려 애쓰기보다 마음의 균열을 메우고 일상을 정돈하는 데 공을 들여야 하는지 모른다.불행의 반대는 행복이 아니라 일상에 가깝다.
살다 보면 새롭고 낯선 무언가가 일상을 덮쳐 흙처럼 쌓이는 날이 있고, 익숙한 것이 세월의 바람에 사정없이 깍여나가는 날도 있다.새로운 것과 친숙한 것 모두 삶에 보탬이 될 수 있지만일상을 떠받치는 건 후자가 아닌가 싶다. 낯선 것은 우릴설레게 만들기는 하지만, 눈에 익거나 친숙하지 않은 탓에 마음을 편안히 기댈 순 없다.삶의 무게에 무너졌다가 다시 일어나는 날, 마음을 지탱해주는 건 우리 곁에 있는 익숙한 것들이다. 예컨대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결에 사용하는 보편의 단어야말로 삶을떠받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지 모른다.
화장실에서 공지영 작가의 문장을 만나다니요.오늘 비도 오는데 좋은걸요&^
나이를 먹어 좋은 일이 많습니다.조금 무뎌졌고 조금 더 너그러워 질 수있으며, 조금 더 기다릴 수 있습니다.무엇보다 저 자신에게 그렇습니다.이젠, 사람이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말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고통이 와도 언젠가는,설사 조금 오래 걸려도그것이 지나갈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공지영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中에서-
헤세가 일러주는 삶을 견디는 기쁨
사랑하는 친구들이여, 딱 한 번이라도 시도해 보라! 한 그루의 나무와 한 뼘의 하늘은 어디에서든 찾아볼 수 있다. 굳이파란 하늘일 필요도 없다. 햇살은 어느 하늘 아래에서도 느낄수 있을 것이다. 아침마다 하늘을 쳐다보는 습관을 가지면 어느 날 문득 우리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공기를 느끼고, 잠에서깨어나 일터로 향하는 도중에도 신선한 아침의 숨결을 맛볼수 있을 것이다. 매일매일이 새롭게 느껴지고, 심지어 집집마다 지붕 모양이 저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눈에 들어올 것이다. - P17
꽃이나 열매에서 나는 아주 특별한 향기를 맡는다든가, 눈을 감고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가만히 들어보는 것이라든가, 아이들이 조잘거리며 나누는 대화를 엿듣는 경험 같은 것 말이다. 어떤 노랫말을 흥얼거리거나 휘파람을 부는 것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하루하루 살면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소한 일들과그로 인해 얻은 작은 기쁨들을 하나하나 꿰어 우리의 삶을 엮어 나간다. - P20
했다. 가는 도중 다소 낡아 보이는 리조트의 해변 바에 앉아한갓진 시간을 보냈다. 역시 세이브루를 마시며 저녁노을을하마하마 기다렸다. 기대와 달리 비를 한껏 머금은 구름이 무거워 보였고, 바람은 점차 거세졌다. 야멸찬 석양은 끝끝내기침하지 않았다. 그래도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방식대로 해변과 바다를 품에 안았다. 호텔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고 저녁을 먹으러 방을 나서는데 굵은 비가 듣기 시작했다. 비 내리는 밤바다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해산물 뷔페와 화이트 와인으로 호사를 누렸다. 다음 날 아침, 비는 그쳤지만 바람은 여전히 억셌다. 체크아웃 전 잠시 호텔 주변을거닐었다. 턱없이 짧은 스케줄. 그나마도 우기라 하늘이 흐린적이 많았지만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세이셸의 풍모는 마모되지 않았다. 그러니 경쾌한 날씨와 넉넉한 일정의 도움까지받는다면 더 말해 무엇할까. 다시 가야 할 강력한 이유를 남긴 채 비행기 트랩에 올랐다. - P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