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책방을 방문하고 책을 소개하는 책

냄새도 촉감도 부피도 중량도 없는 온라인 속 책과 달리 손에쥐어지는 사물로서의 책을 만지며 나는 행복했다.
그러나 내가 느낀 행복과 달리 그들은 한물간 세상에 머물러있는 게 맞고, 나도 거기에 함께 있다. 이천 년 넘게 누려온종이의 위세는 무너졌다. 책장을 넘기며 정보를 읽는 것에서.
마우스를 클릭하거나 스마트폰을 조작해 정보를 구하는새로운 책의 세상이 열렸다. - P14

그들의 속내도 나처럼 복잡할까?
안타깝지만 그렇게 보였다. 지금까지와 다른 현실을받아들이지 못하고 혼란스러워하는 이도, 치열하게고민하며 새로운 세상에 맞서는 이도 있지만, 그 모습과상관없이 소멸을 향해 나아가는 시장에서 버겁게 버티는일은 모두 앞에 놓인 숙제였다.
그래도 나는 아무 의문도 갖지 않았고, 걱정도 하지 않았다.
그저 느긋한 마음으로 그들의 하루하루에서 아름다운장면만 꺼내 읽었다.
어쨌거나 그들은 가장 좋아하는 책 한권쯤 가슴에 담고,
서점을 찾는 이와 가볍게 인사를 나누거나, 안부를 묻기도하고 서로의 책을 내놓고 감상을 이야기하며 일상을공유하는 따뜻한 삶을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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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 말장난이 장난 아니네,
유쾌하도 통쾌한데 불쾌하다니...
반어적이랄까
역설적이를까
단단히 꼬였다고 할까
그렇다고 아무말 대잔치는 아니고
단어들과 문장들을 참 잘 주워섬기는 작가의 필력!



반만 죽겠다는 말은 반만 살겠다는 말과 동의어일까. 아님반의어일까. 반만 좋아한다는 말은 반만 미워한다는 말과 동의어일까, 아님 반의어일까. 반쪽짜리 삶과 사랑을 간절히 바라면 바랄수록 몸과 마음에 피가 도는 아이러니. 이를테면 그건 성장의 느낌이었고, 나는 내가 나도 모르는 사이 조금씩자라나고 있다는 사실이 유쾌하고 상쾌하고 통쾌하고 경쾌하면서도 참을 수 없을 만큼 불쾌했다.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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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훌륭한 이야기는 아직 쓰여지지 않았으니
지금 가장 훌륭한 이야기를
시작해보지 않겠느냐고
-2024년 2월 기록디자이너 윤슬

날마다 새로운 종이를 펼쳐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간다는 마음으로 아침을 시작합니다. 제 감정을 정리하고 생각을 들여다보면서 선(善)한것을 바라보고자 노력합니다. 순식간에 좋아지지 않는다고 아쉬워하기보다 날마다 조금씩 밝아지는 길을 향하고 있다고 믿으면서, 모든 것이 우주가 저에게 보내는 신호라고 상상하면서말입니다.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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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작가님의 글빨이 꽤 재미납니다.
뭔가 주절주절 떠드는거 같기도 하고
대화의 흐름이 좀 엉뚱하기도 한데
스토리가 꽤 흥미로워서
읽는 재미를 주네요.
^^

게다가 작명센스가 남다르신듯,
안이지, 노이지, 김윤이나, 부나, 나니 등등
이야기속에 짧게 등장하는
(가위바위보로 성을 정했다거나 하는등)
이름에 관한 썰도 재밌어요.^^

책 제목을 자꾸 엉뚱하게 말하거나 쓰게되는 책,
밤의밤만이라도
밤의방만이라도
아니고
밤의‘반‘만이라도 에요!^^




부나의 첫인상을 말하자면 정말 나와 모든 게 다르구나 싶을 정도로 취향이랄까 아주 작고 사소한 부분까지 맞지 않았다. 예컨대 부나는 도수도 없는 안경을 패션으로 고수했고 몸에선 러쉬 더티 스프레이 향이 났으며 책을 빌려 읽지 않고굳이 꼭 사 읽었다. 자고로 독서란 밑줄을 치고 그림을 그리고 귀퉁이를 잔뜩 접고 손때로 종이가 우글우글해진 뒤에야비로소 완성되는 거라면서 소신이 있달까 고집이 있달까.
한번은 이용객이 책을 찾아달라며 부탁했는데 부나는 끝끝내 그 책을 찾지 못했음에도 분실 도서로 처리하지 않았다.
물론 엉뚱한 서가에 잘못 꽂혀 있는 경우가 열에 아홉이긴 했지만 그렇다 할지언정 부나의 확신에는 좀 과한 구석이 있었다. "이지 씨,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돌아오게 돼 있어. 나만 믿으라니까." 대체 어디서 나온 자신감인지 부나는 그렇게 말할 뿐이었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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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과의 만남을 하나의 지도로 본다면
그 구역을 넓히기 위한 만남이 많이 필요할거 같은데
어쩌면 점점 더 사람을 가리게 되는 나이고 보니
오히려 구역이 좁아질것만 같은 그런 느낌,
갈사람은 가고 남을 사람은 남는거라니까
작은 동네 지도 정도만 되도 좋겠네!

누구와 어느 정도의 깊이로 만나든, 사람과 사람이 마주하는 순간부터는 같이 그려나가는 하나의 지도를 나눠 갖는 것같습니다. 거의 모든 대화, 그 많았던 웃음, 가끔의 섭섭함과 후회까지 지도 위에 각자의 경험대로 그려나가는 거지요. 같은나라에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아니었고, 서로 아주 먼 곳에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한 도시에 있는 경우도 만나게 될거예요. 

살아있는 한 여행은 끝나지 않고, 내일도 우리는 새로운 누군가와 만나게 될 테니까요.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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