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선이 틴틴 다락방 6
박정애 지음 / 한겨레틴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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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남들과 다르면 이상한 눈으로 보는걸까? 모두가 똑같을수는 없는데 말이다. 게다가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더라도 나 자신부터 내가 남들과는 뭔가 다른거 같으면 스스로 자괴감에 빠져들어 나를 똑바로 보지 못하게 된다. 이 책은 남들과 다른 모습으로 태어난 선이의 이야기를 이무기가 용으로 승천하는 판타지함을 가미해서 나란 존재가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귀하고 소중한 생명으로 탄생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로 바로설수 있도록 깨닫게 한다.

 

 

아오라지 물이 휘돌아드는 정선의 선이는 용꿈을 꾸고 태어난 계집아이로 겉모습이 선머슴 같아 언니와 엄마에게는 물론 온동네 사람들에게 구박을 받고 자란다. 오직 선이를 지키고 보호해주는 사람은 목수쟁이 아버지뿐이다. 그런 아버지마저 부역으로 한양에 간지 어언 이태째가 되었는데 돌아오지 않고 엄마는 앓아 누워 약값과 생활비로 빛만 잔뜩 지고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언니는 빚때문에 종살이를 하게 될 처지에 놓이게 되자 선이에게 아빠옷을 입혀 떼돈을 벌게 해준다는 떼를 타고 한양에 있는 아버지를 만나러 가게 한다.

 

 

선이는 늘 용꿈을 꾼다. 꿈에서 본 용이 어느 순간엔 생시에도 보이게 되지만 선이는 용이를 알아보지 못한다. 선이가 떼를 타는 일을 돕기 위해 불쑥 나타난 용이는 천년묵은 이무기다. 그런데 천년을 기다리며 힘을 키워온 악귀인 엽령귀가 나타나 사람들을 물어 죽이는 이무기 행세를 하며 용이에게 누명을 씌우게 되니 용이는 자신의 천년 꿈을 이루기 위해 선이를 돕는다. 선이가 스스로 깨어날 그 순간을 기다리며! 그리고 한바탕 떼돈을 노리는 노림꾼들과 용이를 노리는 엽령귀의 한판 승부가 펼쳐지게 되는데 이야기는 무척 긴박하고 스릴있게 전개 된다.

 

 

우리의 옛이야기속에 자주 등장하는 이무기를 인간의 모습을 한 용이로 변신시켜 동강을 거슬러 한강에까지 뗏목을 타고 가야하는 이야기를 무척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는 이 책은 작가의 옛문체를 사용한 문장들이 어딘지 참 구수하게 여겨지고 사이사이 구성지게 들리는듯한 정선아리랑의 노랫말이 실제로 들리는듯 선이의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이끌어가고 있다. 기쁠때도 슬플때도 화가나도 즐거워도 죽고 살때도 부른다는 정선아리랑 가락의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는 이야기다.

 

 

 

동강을 지키는 천년묵은 이무기가 동강의 신으로 살아가기 위한 천년의 꿈을 이루어줄 여의주를 가지고 태어난 선이를 만나게 되지만 자신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존재로 태어났는지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얼마나 답답했을까? 여기에는 세상이 만든 잣대를 들이대며 우리 아이들을 판단하려는 어른들도 잘못이 많다. 스스로를 못났다고 생각하는 우리 아이들이 선이의 이야기를 통해 비록 남들과 좀 다를지라도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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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돌콩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30
홍종의 지음 / 자음과모음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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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한 환경과 학교폭력에 견디지 못해 학교를 자퇴한 오공일이 아버지뻘 되는 형 목장에서 소똥을 치우며 기수에 대한 꿈을 꾸고방황하고 갈등하며 꿈을 이루기 위해 달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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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돌콩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30
홍종의 지음 / 자음과모음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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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다고 얕보지 마라, 내 안에도 천지의 모든 기운이 들어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가녀린 줄기라고 안타까워하지도 마라, 한번 잡으면 내 몸이 끊어지기까지 놓지않는다. 너희는 언제 이렇게 목숨 걸고 무언가를 잡아본 적이 있는가? 이렇게 단단하게 익어본 적이 있는가?' ---p108 돌콩


돌콩이 무얼까 하고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우리나라 각처의 산과 들에서 자라는 장미목 콩과의 덩굴성 식물이란다. 그러고보니 아파트 화단에 눈에 띌까 말까하게 작은 자주색 꽃을 피우는 덩쿨성 식물을 본 기억이 나는데 그 열매는 또 얼마나 작을까? 하지만 그 연약한 줄기를 어디에든 붙들고 뻗어올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돌콩의 생명력은 그 누구도 무시하지 못한다. 돌콩을 잘 모르더라도 돌콩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딘지 아주 야무지고 단단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이 책속의 주인공 오공일이 바로 그런 캐릭터다.


나이 많은 엄마와 살면서 빚을 잔뜩 남기고 간 아버지를 원망하고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부정하던 오공일은 키도 작고 체구도 작은데다 학교폭력에 시달려 결국 자퇴를 하고 만다. 그리고 아버지뻘 되는 형의 목장에서 소똥을 치우며 살아가게 된 오공일은 자기보다 두살 많은 조카로부터 말 채찍을 선물받게 되면서 자신의 키와 체구와 딱 어울리는 말 기수에 대한 꿈을 키우게 된다. 물론 여기에 성질이 까칠해 다른소에 비해 잘 자라지 않는 오공일을 닮은 소한마리와 농고를 다니며 자신의 꿈을 키우는 금주, 잘나간다고 생각했지만 나름 고민이 많은 도민, 오공일과 같은 꿈을 위해 도전하는 고아영등등의 주변인물들의 이야기와 잘 버무려져 오공일이 기수로의 꿈을 이루어 나가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네 자신한테 물어봐라, 17년동안 네가 한일이 뭐냐고, 정말 어떤 일에 죽을 만큼 버르적 거린적 있었느냐고,' ---p69


이 책을 읽고 내내 내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던 문장이다. 학교폭력에 시달리면서도 제대로 반항 한번 하지 못하는 두살 어린 삼촌을 보며 답답했던 도민이 오공일에게 했던 이 말이 왜 내 심장에 와서 콕 박히는지 모르겠다. 마치 나에게 마흔 넘어 살면서 한번쯤 죽을만큼 뭔가를 해 본적이 있느냐고 질책하는것만 같다. 살아오면서 여러가지 것들을 참 많이 해 보기는 했지만 정말이지 내 온 정열을 다하고 죽을 힘을 다해 무언가를 해 본적은 없는거 같다. 17세의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오공일에게는 그닥 공감가지 않는 문장이지만 아직 늦지 않은 나이에 자신의 꿈을 찾아 갈등과 방황을 하면서 도전하는 오공일이 다행스럽게 여겨진다. 나 또한 잠들어 있던 나의 꿈이 꿈틀댐을 느끼기도 한다.


그리고 또 하나 자퇴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아직은 학벌위주의 사회이다 보니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이왕이면 폭력에 맞서 당당하게 학교를 잘 다니는 이야기를 보여준다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을 보여주며 내가 가진 편견을 깨트려준다. 요즘은 이런 소재로 스스로 꿈을 찾아 아둥바둥 살아가는 청소년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들이 종종 나온다. 비록 학교라는 정규 교육과정을 밟고 성장하지 못하는 아이들일지라도 꿈을 꿀 수 있고 그꿈을 위해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문득 학교라는 감옥아닌 감옥에 갇혀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도 모르는채 살아가는 아이들이 어쩐지 더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


17년만에 처음으로 버르적 버르적 죽을 힘을 다해 달리는 오공일을 보며 어디선가 주눅들고 기죽어 있는 못난이 우리아이들이 용기를 내고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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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소녀 미랑 푸른도서관 59
김자환 지음 / 푸른책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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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사랑한 여우소녀 미랑이 자신의 엄마를 죽인 원수지만 원수마저 사랑하는것이야 말로 진짜 사랑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를 위해 목숨도 아끼지 않는 사랑이야기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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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소녀 미랑 푸른도서관 59
김자환 지음 / 푸른책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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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역사동화작가중에 신라의 마지막 왕자에 대한 이야기를 애틋하게 그려낸 강숙인이라는 작가가 있는데 오늘 나는 또 한명의 김자환이라는 역사동화작가를 추가시켰다. 너무도 부족한 역사적 기록속에 누구도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숨겨진 옛이야기를 자신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쳐 조상들의 숨결을 느끼게 하는 이런 이야기들이 나는 참 좋다. 나 하나의 존재가 오로지 나혼자만이 아닌 기나긴 역사를 거쳐 만들어진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느끼게 해주는것만 같고 나 또한 미래의 누군가를 존재하게 하는 역사의 일부분이 될수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주므로! 


'미랑은 이미 묘남을 용서하고 있었다. 자신과의 모진 싸움 끝에 미움을 이겨 낸 것이었다. 복수는 또다른 복수를 낳을뿐 용서야말로 사랑하는 사람을 가장 사랑하는 길이라는 깨달음은 묘남을 더 이상 어머니를 죽인 원수가 아니게 했다. 그리고 대가를 바라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는 깨달음도 얻었다.' ---p136


여우 소녀라는 단어를 보니 전설의 고향이나 공포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꼬리 아홉 달린 구미호가 퍼뜩 떠오른다. 얼마전 소녀를 사랑한 늑대소년이라는 영화를 보며 섬뜩함보다는 가슴이 아릿함을 느꼈는데 이번엔 또 어떤 여우소녀가 내 가슴을 찡하게 울리게 될까! 아니나 다를까 여우골에서 사람 간을 빼먹는 인간으로 둔갑하는 여우가 등장해 전설의 고향을 보는것 같은 섬뜩함을 주다가 인간 묘남을 너무 사랑해 자신이 먹고 인간이 될 수 있는 백년 산삼까지 그에게 주어 버리는가 하면 악연으로 자신의 엄마를 죽인 원수가 된 묘남을 용서하고 사랑한 여우소녀의 사랑이야기가 가슴 뭉클함을 준다.


여우골을 넘어가다 여우에게 죽임을 당한 아버지를 따라 엄마마저 목숨을 끊자 넋이 나가버린 묘남, 한창 왜구로부터의 침략이 심해지던 그때 왜구들에게 부모와 가족들이 처참하게 살해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망연자실한 쌀례, 이 둘을 데려다가 나라를 위해 쌍검으로 키우게 된 걸레스님은 술을 좋아하고 고기를 먹는 땡중같지만 자신의 온힘을 다해 백성들을 구제하고자 애쓰는 참된 스님이다. 그리고 비록 인간을 헤치기는 하지만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딸아이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고 온갖 지극정성을 다하는 여우소녀 미랑의 엄마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캐릭터다. 부처님도 탄복해 백년산삼을 내려줄 정도의 지극정성은 그 누구라도 뭐라하지 못한다.


가난에 찌들어 먹고 살기에도 급급한 우리 옛 조상들이 일본의 침략에 맞서 작고 약한 힘을 모아 우리땅을 지키려했던, 역사속에 숨겨져 아무도 모를 이야기를 인간으로 둔갑해 인간을 사랑한 여우라는 환타지한 캐릭터를 가미시켜 작가의 놀라운 글솜씨로 만나게 되니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것처럼 흥미진진하다. 내가 이 땅위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은 나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옛조상들과 용맹한 소년 소녀와 인간을 사랑해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여우소녀 미랑과 같은 미물들의 힘이 함께 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니 그저 감사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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