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집. 그 중의 대표작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는 여주인공이 들러 과거를 떠올리며 앉아있는 카페의 이름.

 

광기의 역사 : 주인공(저자 자신을 일컫게 되는)은 청춘을 돌려준대도 학교를 다시 다녀야 하는 이유때문에 되돌리기 싫다고 말한다. 선생도 학부모도 학생도 모두 미쳐 날뛰는 사회라고 학교를 고발하는 형식의 글.

 

2. 고독 : 이탈을 꿈꾸어보고, 욕망마저 사라진 일상적인 세월의 흐름 속에서 젊은 여인이 느끼는 의미없는 삶. 이혼 소송이 시작되는 동생과 깊은 고독의 터널을 살아내는 외로운 이야기.

 

3. : 정신없이 시간을 다리던 노부부가 여행 중 길 위에서 문득 무심한 세월을 실감하며 새로운 만남과 진지한 소통을 이루어내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

 

4.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 : 이혼과 해고의 아픔을 겪는 젊은 여성인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는 카페에 처연히 앉아 지나쳐버린 사랑의 흔적을 떠올리고 있다.

 

5. 조용한 하루 : 서로에게 사랑과 진실 따윈 이미 사라진 지 오래, 부부라는 허망함에 뿌리를 두고 서로에게 싸늘하게 시선을 보내며 잘 짜맞추어진 기성복 같이 살아가는 신세대 부부의 생활을 보여주고 있다.

 

6. 진지한 남자 : 속물적인 사회에 대항하지도 못하는, 또한 함께 뒤섞여 살아가지도 못하는 무기력한 화가를 이웃은 너무 진지해서~”로 표현하는 콩트 같은 너무 진지한 남자 이야기.

 

7. 모스크바에는 아무도 없다. : 출장을 떠나는 남편을 따라나선 주부가 이데올로기의 고향 모스크바에서 느낀 낯설고, 적적했던 경험이 그녀가 읊조리는 한마디로 요약된다. “모스크바에는 택시도 없고, 산도 없고, 새도 없고, 언덕은 대학과 필름사가 자리하고 있고, 길엔 온통 시인의 동상인데 왜 이렇게 황량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현실성이 부족하고, 어눌한 성격. 건강치 못한 주인공 아이오와 순진하고 천진난만한 아들 유지가 서로를 이해하며 일상을 헤쳐나가는 담담한 이야기.

 

부자간의 애정은 마치 북극 얼음 위에서 먹지도 못한 채 부화 될 새끼를 품은 채 40일을 견디어내며 결국 죽어가는 펭귄의 부성애를 떠올리게 한다.

 

아내 이오 역시 융통성조차 없는 선량한 여성으로서 운명적으로 아이오를 선택하여 성실하게 사랑을 하나 일찍이 병으로 세상을 뜨게 된다.

 

일반적인 소설과 달리한 구성이 잠시 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교통사고로 잃었던 기억 중에 남편 아이오와 유지와의 삶을 다시 살아가는 행복했던 과거를 두 부자는 1년 전 죽은 이를 그리워하며 친구처럼 의지하며 생활한다.

 

두 부자가 더 할 수 없이 만족하며 따뜻하게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담하고, 잔잔하게 그려져 있으나 가슴을 짠하게 하는 일본 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철저한 유대교인 할아버지 로키와 정 많고 순박한 손자 맥스가 41년간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솔직, 담백하게 써 내려간 논픽션.

 

옛 사고와 생활방식을 고집하는 막무가내의 할아버지와 신세대 손자가 다투어가며 화해하며 서로 의지하고 끈끈하게 더불어 사는 얘기가 위트있고 간결하게 쓰여졌다.

 

긴 세월 동안 룸메이트로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서로 다른 사랑법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이었다.

 

상대방이 나를 사랑하는 까닭이었다면 내가 느끼는 감정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핵심은 그가 날 사랑했다는 것이다. 상대방도 내 사랑법을 이해해주길 기도할 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가 마치가 스승(모리 슈워츠)이 세상을 뜨기 전 서너달 동안 매주 화요일 만나 나누었던 대화를 기록한 것이다. (그들은 이 프로젝트를 마지막 논문이라고 말했다.)

사지의 근육이 무력해지고 점차 숨쉬기조차 힘들어 죽게 되는 스승이 들려주는 죽음, 삶의 의미, 인생의 참된 가치, 나이듦을 들으며 젊은 청년은 가치관의 혼란을 정립시켜 나간다.

 

내가 모리의 아픔을 깊히 인식하며 날 위로할 수 있었던 대목을 남겨 본다.

 

난 쇼핑을 하러 갈 수도 없고, 은행 계좌를 관리 할 수도 없고, 쓰레기를 버리러 나갈 시간도 없어. 하지만 여기 앉아서 한가한 나날을 보내며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지켜볼 수가 있어. 난 그럴 수 있는 시간과 이유를 둘 다 가지고 있잖나.”

인생을 독특한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지금의 내가 느낄 수 있는 강하고 선한 영혼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시간은 내 책임이다.

 

모리 스승이 단 하루 24시간의 건강이 주어졌을 때 하고 싶은 일은 이탈리아에 가서 바닷가를 산책하거나 대통령과 멋진 점심식사를 하고 싶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다.

그는 산책하고 수영하고 친구들, 가족들의 방문을 받아 안부를 주고받고, 정원에서 새나 나무를 구경하고.....

 

내가 최악의 상황 중에는 늘 해오던 일이 아무 흥미도 없는 사소하고 귀찮은 일이 고귀한 영혼을 지닌 선생님의 꿈이었다. 완벽한 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30년 전(23)에 보았던 누렇게 빛바랜 책을 다시 읽어보기로 했다.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라는 센치하고 매혹적인 제목이 좋았을 젊은 나이엔 세상의 모든 흐름이 공허함을 몰랐을 터. 슬픔도 가슴 깊은 곳에서의 회상일 때는 감미로움이 되는 나이에 다시 읽어봄도 잘한 일이다.

 

자신의 지난 발자취를 소중해하지 않고서는 어떤 과거도 결코 아름다울 수 없다.

 

<독일인의 사랑>과 함께 좋아하는 이 책은 숲 속의 짙은 이끼 냄새, 안개가 바람에 날려 솜사탕처럼 몰리는 광경을 떠올리게 한다.

 

지나간 시절을 부드러운 시선으로, 긍정적인 마음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은 축복받은 심성이다. 나는 안톤 슈낙에게서 그 자세를 배우고 싶었고 주변의 사소함을 편안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그의 습관을 익히고 싶었다. 그려려면 늘 마음은 허술하게 열려 있어도 좋으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