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수용소에서>는 예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우슈비츠 이야기는 이제 더이상은 읽고 싶지 않아서, 계속 미루다가 겨우 읽었다.

 

읽으면서 엄마를 많이 생각했다. 병고와 싸우면서도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끝까지 지켰던 엄마. 엄마는 정말이지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죽도록 싸웠다. 죽음과 아픔과 외로움과, 그리고 두려움과. 힘들다는 내색도, 짜증도 않고 마지막까지 남편에게 자식에게 고마워하며 뒷마무리까지 깨끗하게 마무리짓고 갔던 그녀.

마지막 몇년이 아니라 엄마의 생 내내, 그 수많은 어려움을 때로는 지혜롭게, 때로는 오로지 인내만으로 품격을 잃지 않고 살았다. 그래서 엄마는 마지막 순간, 당신 스스로 인간으로서 더 이상 지탱할 수 없는 그 순간에 숨을 놓아버렸나보다. 엄마다운 죽음이다. 신이 있다면, 마지막 순간에서야 그녀의 바람을 들어준게 그 신이라면, 야속하다 해야할지, 은총이라 해야할지.

 

<우리, 독립 출판2>

어쩌다가 눈에 띄어 읽게 되었는데, 읽다보니 2권이었다. 보통은 1권을 읽지 않고서는 2권을 먼저 읽지않는데. 이건 얇기도 하고 1권마저 찾아읽기는 귀찮아서 그냥 읽어버렸다.

 

6명의 독립출판물 저자들의 인터뷰로 이루어진 책이다. 

용기있는 사람들, 창의적인 사람들,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런 이야기들은 늘 언제나 힘이 되고 설렌다.

이렇게 인터뷰를 엮은 책들을 읽다보면 유난히 '이 사람 꼭 나 같네.'하는 인터뷰이가 있다.

이 책에서는 서귤 작가가 나에겐 그랬다. 한마디 한마디가 꼭 내가 하는 말 같고. 맞아, 나도 이런 느낌 아는데, 싶었다.

 

독립출판물을 한 동안 열심히 읽다가 가볍기도 하고, 도서관에서 구하기 어렵기도 해서 좀 시큰둥해졌는데, 이 책에서 재밌어보이는 책들을 꽤 소개받았다. 기억해뒀다가 기회가 되면 만나봐야지.

 

늙어가는지, 책을 들면 자꾸 존다. 일주일에 한 권, 겨우 읽고 두 권은 벅차다.

더 우스운 건 읽고 나서도 좀 지나면 뭘 읽었는지 기억이 안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뭐하러 읽는가, 잘 모르겠다.

 

하긴 엄마가 그랬지. 그 순간의 즐거움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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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모마일 2019-05-21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니께서 몇 년간 병고를 겪으시면서도 품격을 잃지 않으셨다니...아마 큰 병을 앓으셨거나 간병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요. 어머님처럼 의연하고 지혜롭게 견디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