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23)에 보았던 누렇게 빛바랜 책을 다시 읽어보기로 했다.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라는 센치하고 매혹적인 제목이 좋았을 젊은 나이엔 세상의 모든 흐름이 공허함을 몰랐을 터. 슬픔도 가슴 깊은 곳에서의 회상일 때는 감미로움이 되는 나이에 다시 읽어봄도 잘한 일이다.

 

자신의 지난 발자취를 소중해하지 않고서는 어떤 과거도 결코 아름다울 수 없다.

 

<독일인의 사랑>과 함께 좋아하는 이 책은 숲 속의 짙은 이끼 냄새, 안개가 바람에 날려 솜사탕처럼 몰리는 광경을 떠올리게 한다.

 

지나간 시절을 부드러운 시선으로, 긍정적인 마음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은 축복받은 심성이다. 나는 안톤 슈낙에게서 그 자세를 배우고 싶었고 주변의 사소함을 편안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그의 습관을 익히고 싶었다. 그려려면 늘 마음은 허술하게 열려 있어도 좋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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