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원대한 야망「MS 왕좌는 바로 내 것!」 Elinor Mills (CNET News.com) 2005/09/23 Google Microsoft 하이테크 업계에서 MS를 능가할 회사로 꼽히는 구글. 이런 가능성을 구글의 독특한 컴퓨터 네트워크에 있다고 최근 출간된 구글 관련 서적의 저자는 말했다. '사용자를 모두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글의 사명처럼 구글은 이미 모든 사람이 온라인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자체 네트워크를 보유하기 위한 물밑 작업에 착수했다. 이미 구글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구글은 전세계 웹 검색의 거의 절반 가량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논란이 되고 있는 MS의 카이-푸 리부터 초창기 인터넷의 개척자이자 전설적인 인물 빈트 서프까지 업계 거물들을 영입하고 있다. 또한 구글이 새로 회사 주방장을 찾는다는 이야기가 중요한 지역 뉴스가 될 정도로 실리콘밸리에서 구글은 하루종일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 '네트워크 컴퓨터 플랫폼'으로 발전 그 다음은 뭘까? 스티븐 아놀드는 구글이 보유한 특허, 엔지니어링 문서, 기술을 세밀히 분석한 끝에 구글이 원대한 야망을 갖고 있다고 결론내렸다. 그 야망이란 바로 정보의 시대를 ‘데스크톱에서 인터넷으로 옮기는 것’이다. 그가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구글은 소위 ‘가상’ 애플리케이션, 즉 인터넷으로 연결된 어떤 기기에서도 사용자들이 작업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자들에게 전달해주는 네트워크 컴퓨터 플랫폼이 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아놀드는 이달 출간된 ‘구글이 남긴 것: 구글의 인터넷 검색은 어떻게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를 변화시키고 있는가’라는 그가 쓴 책의 요약문에서 "구글은 이 시대의 변화된 컴퓨팅 플랫폼이며 MS가 차지하고 있는 왕좌를 당장이라도 빼앗을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지금까지 구글이 이뤄낸 엄청난 성공을 모두 살펴보면 구글 매출의 약 99%는 여전히 광고, 특히 대부분 인터넷 주제어 검색에서 나오고 있다. 확실히 구글은 이같은 핵심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해왔으며, 핵심 사업에 무료 웹 기반 이메일 서비스인 지메일(Gmail)에서 인공위성 지도 서비스인 구글 어스(Google Earth)까지 속속 추가해가고 있다. 또한 구글은 신기술에 쏟아부을 돈이 엄청나게 많아서 현금만 거의 70억 달러이고, 9월 14일 이뤄진 유상증자 규모만 해도 40억 달러였다. 물론 정말 중대한 질문은 CEO인 에릭 슈미츠와 구글이라는 회사가 이 돈을 갖다가 뭘 할 거냐는 것이다. PDF 형식으로만 제공되는 아놀드의 책에서 그는 구글이 웹 브라우저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든지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전달해줄 수 있도록 준비하는 차원에서 수퍼컴퓨터 만들어왔다고 결론내렸다. 30년동안 기술 및 금융 분석가로 활동한 아놀드는 "구글은 어떤 형태의 기기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전달 시스템이 되고자 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즈 앨런 앤 해밀턴(Booz Allen & Hamilton)에서 기술 관리 규정을 만드는 일을 도왔고, 지프 커뮤니케이션(Ziff Communications)에서는 최고 기술 전략 책임자로 일했으며, @Home이 사용하는 미국 서부의 전자 옐로우 페이지와 개인화 도구 업무를 수행했다. 그는 "구글의 이런 모습은 MS가 가진 데스크톱 중심 세상과는 다른 형태의 패러다임이다"라고 말했다. 애플리케이션 중심의 서비스 개발 아놀드의 연구 내용에서는 구글이 이미 소량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중국 포털인 바이두닷컴(Baidu.com)을 사들일 거라든가, 구글이 서비스중인 음성 채팅이 가능한 구글 토크(Google Talk)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을 뛰어넘어 곧 폭발적으로 증가할 VoIP 시장으로 나아갈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네트워크 컴퓨터의 개념은 새로운 게 아니다. 썬 마이크로시스템즈 CEO인 스콧 맥닐리는 지난 수년 간 "네트워크는 컴퓨터다"라고 말해왔고, 오라클 CEO 래리 엘리슨은 그런 생각을 갖고 회사를 차렸었다. 이 회사는 ‘뉴 인터넷 컴퓨터 컴퍼니(New Internet Computer Company)’라고 불렸으며 2년전 문을 닫기 전까지 웹 서핑 기기를 판매했었다. 하지만 썬과 오라클과는 달리 구글은 나무랄 데 없이 타이밍을 잘 맞췄다고 아놀드는 주장하며, "썬은 네트워크 컴퓨터가 무엇인지 정의했다. 엘리슨은 네트워크 컴퓨터를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구글은 네트워크 컴퓨터를 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놀드에 따르면 구글의 설립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는 간단히 말해서 크리스마스 트리에 완전히 불이 꺼지지 않게 하면서 전구를 더 달거나 바꿔 달 수 있는 것처럼 많은 값싼 서버와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서로 연결하여 묶을지 이미 일찌감치 따져봤다고 한다.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 마운틴 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에 방문한 사람들에게 구글 관계자는 전시된 그들의 독특한 랙마운트 서버 시스템을 자랑스럽게 소개하고 있다. 아놀드는 그의 책에서 "구글의 아키텍처는 규모를 늘리고 줄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구글의 경쟁 회사들은 유명 상표가 붙은 하드웨어로 만들어진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지만 구글은 평범한 하드웨어를 사용해서 좀더 저가에, 그리고 좀더 신속하게 용량을 추가로 늘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구글이 구글 데스크톱 검색과 구글 사이드바와 같은 웹 서비스로 이동하자 MS는 MS가 나름대로 구글의 침략에 대항하기 위해 MSN을 재편하고 MSN의 플랫폼 제품 그룹과 합하게 됐다고 포레스터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프랭크 질렛은 말했다. 다크 파이버와 무선 서비스까지 접촉 ‘다크 파이버’라고 알려져 있는 미사용 광통신망에 구글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보도는 아놀드의 이론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 같다. 그는 "다크 파이버는 내가 가상 애플리케이션이라고 부르는 것과 서로 좀더 밀접하게 의존하고 있다"며, "다크 파이버가 수십 군데의 구글 데이터 센터들을 고속으로 연결한다면 구글은 더 큰 역량을 발휘할 것이고, 전화와 미디어 전송 뿐 아니라 훨씬 더 많은 일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익사이트닷컴 포털(Excite.com. 2001년 Chapter 11에 따라 파산을 신청하기 전 ISP인 @Home과 합병)을 설립한 조 크라우스는 구글이 하고 있는 것이 뭔지 "털끝만큼도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고 털어놓았지만 구글 경영진들이 크게 보고 생각할 것 같다는 데엔 동의했다. 크라우스는 "구글은 5년동안이나 다크 파이버 인수를 진행해왔다. 다크 파이버 인수로 구글은 구글의 모든 데이터 센터들 간의 값싼 통신 수단을 갖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현재 크라우스는 온라인 신생 기업인 잣스팟(JotSpot)의 최고 경영자이다. 그는 "구글이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을 관장하고 여러분이 사용하는 데스크톱이 되기 위한 핵심 역량이 무엇인지 많은 이들이 이야기해왔다'며 "확실히 구글은 신제품을 내놓는다면 절대로 써먹는 데 실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글은 전력선을 이용한 광대역 기술 사업자인 커런트 커뮤니케이션 그룹(Current Communications Group)에도 투자해왔다. 게다가 3D 구글 어스 애플리케이션을 움직이는 기술인 인공위성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루머도 돌고 있다. 서치 엔진 워치(Search Engine Watch)의 편집장인 대니 설리반은 "구글이 말하길, 전력선을 통해 인터넷을 제공하는 회사에 자신들이 투자했던 때를 돌이켜 보면 구글의 사명 중엔 '사용자 모두가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있다"며 "구글은 모든 사람이 온라인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확실히 할 필요가 있으며 자체 네트워크를 운영한다면 훨씬 더 쉬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구글은 사용자가 와이파이(Wi-Fi) 무선 네트워크 이용시 안전하게 암호화된 네트워크 연결을 맺을 수 있도록 하는 클라이언트 애플리케이션인 구글 시큐어 액세스(Google Secure Access)를 다운로드 가능한 베타 버전 형태로 이번 주에 조용히 내놨다. 이 프로그램은 구글의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는 샌프란시스코 만 지역의 특정 위치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고 구글 측은 말했다. 하지만 정확히 어느 곳에서 받을 수 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구글은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회사인 피바(Feeva)와 올해 초부터 와이파이 액세스에 대해 공동 작업해왔다고 피바 대변인인 키스 카미수기가 화요일 발표했다. 상세히 밝히진 않았지만 피바와 구글이 공동으로 유행의 첨단을 상징하는 샌프란시스코 도심의 유니온 스퀘어(Union Square) 쇼핑 지역에서 무료로 와이파이 핫스팟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카미수기는 이 네트워크에 연결하면 구글 검색 페이지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 대변인인 네이트 타일러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구글 와이파이라는 무료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구글 본사 주변 피자점과 체육관 내에 핫스팟을 두고 제한적으로 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구글은 최근 무선 소프트웨어 신생 기업인 앤드로이드(Android)를 인수했으며, ‘글로벌 백본 네트워크’의 일환으로 다크 파이버 인수 계약을 담당할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전략 협상 전문가 고용을 물색해왔다. 인터넷 액세스를 제공함으로서 더 많은 잠재적인 구글 사용자들이 온라인에 있을 수 있게 하며, 구글은 특히 무선 사용자에게 위치 기반 광고를 내보내는 표적 마케팅의 또다른 방법을 이용할 수 있다. 장기적인 계획은 비밀에 붙이는 경향이 있는 구글은 이번 기사에 대해 논평을 구하고자 보낸 이메일에 답신하지 않았다. 어떤 사람들은 구글이 다크 파이버를 사용해 MCI나 AT&T같은 미국내 최대 인터넷 백본 사업자 몇 군데와 경쟁할만한 대규모 네트워크를 미국 전역에 걸쳐 구축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론대로라면 구글은 미국 전역에 퍼져있는 구글 데이터 센터 간의 트래픽이 오가는 데에 이 네트워크를 사용하게 될 것이며, 좁은 지역에서는 최종 사용자에게 콘텐츠를 배포하고자 무선 네트워크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음성과 비디오 서비스도 가능성 높여 VoIP를 이용한 통신도 구글이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일 거라고 애널리스트들은 말했다. 인포네틱스 리서치(Infonetics Research)의 애널리스트인 마이클 호워드는 "VoIP 트래픽이 인터넷을 통해 흘러다닐때 얼마나 많은 라우터를 거치는지 여러분은 알진 못하겠지만 통화 품질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하지만 트래픽이 자체 네트워크를 돌아다닌다면 품질을 제어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구글이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디오도 또다른 가능성이다. 구글은 무료로 사람들이 다운로드한 비디오를 관리해주고 이것을 색인화해 검색에 이용한다. ABI 리서치의 광대역 및 디지털 홈/미디어 부문 책임자인 뱀시 시스트라는 "구글이 비디오 배포에서 어떤 역할을 할 거라는 건 꽤 명백하다. 어떤 형태가 될지는 아직 미스테리"라고 말했다. 높은 대역폭을 필요로 하는 다른 많은 대형 업체들처럼 구글도 단순히 돈을 절약하려고 자체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 호워드는 "구글이 데이터센터 운영과 데이터센터 간 동기를 맞추고자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음이 틀림없을 거라고 상상해보자. 그렇다면 구글이 자체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자기네 데이터센터들을 서로 연결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말했다. 구글이 결국 구글 폰을 개발할 거라고 예측하고 있는 가트너 애널리스트인 앨런 웨이너는 애플리케이션 전달 플랫폼은 "구글의 지적 자산인 DNA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웨이너는 "구글로 검색할 수 있고 구글에 의해 현금화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콘텐츠를 업로드할 수 있는 호스팅 플랫폼이 만들어진다면, 비디오나 팟캐스트처럼 돈이 되며, 구글의 강점인 검색을 이용한다면 구글이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라며 "구글은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당신을 위해 할 것이다. 당신이 우리를 지목했으니까'라고 말이다. 그리고 그 규모가 엄청날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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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님이 보내주신 건데..

 

여기, 퇴근을 아직 못했네요.ㅎㅎㅎ

얼렁 가야 뭔가를 할텐데..

퇴근 할때까징 베일에 감춰놓겠습니다

 

감사히 잘 읽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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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 2005-09-23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잘 도착했군요? ^^ 안심입니다.
 

이탈리아를 뒤집어놓은 여기자

이라크 무장세력에 납치됐다 풀려난 뒤 미군에 무차별 총격당했던 스그레나
파병 철수에 결정적 역할 했지만 수개월 동안 침묵해야 했던 그녀를 만나다

▣ 로마=하영식 전문위원 youngsig@teledomenet.gr

스그레나(56)는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에 위치한 공산주의 신문인 <일 마니페스토>의 전쟁 전문기자로 활동해왔다. 1990년대부터 소말리아와 알제리,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두루 다니면서 전쟁의 비참함과 전쟁으로 인한 민중의 고통을 전하는 기사를 써왔다. 그는 오랜 기간에 걸친 용기 있는 취재활동으로 이탈리아 국민들에게서 많은 존경을 받아왔다.

죽음의 공포에 수개월 통원치료


△ 풀려난 지 2개월이 되는 지난 5월 스그레나 기자가 카불에서 납치된 구호단체 케어인터내셔널 구호요원인 클레멘티나 칸토니의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 EPA)

언제나 위험한 전쟁지역을 쫓아다녔지만 그는 다행히 무사했다. 하지만 이라크 전쟁은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올해 2월4일, 팔루자의 참상을 취재하기 위해 바그다드 근방의 한 모스크를 방문했다. 팔루자를 경험했던 이라크인들과의 인터뷰를 끝내고 호텔로 돌아가던 길에 알려지지 않은 이라크 무장집단에게 납치당했다. 감금된 채 한달, 이탈리아 국민들과 전세계의 언론사, 이탈리아 정부, 특히 그의 남편의 끈질긴 구출 노력으로 그는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석방의 환희는 짧았다. 3월4일 납치된 지 정확하게 한달째, 로마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바그다드 공항으로 가던 자동차는 도로 옆에 대기하고 있던 미군들의 무차별 총격을 당했다. 이때 그의 석방을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던 이탈리아 정보부원인 니콜라 칼리파리는 그를 감싸안은 채 총격을 받아 숨졌다. 스그레나는 어깨에 총상을 입었다. 로마로 돌아온 뒤 어깨 총상과 납치 당시에 겪었던 죽음의 공포로 수개월 동안 통원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 사건으로 이탈리아 사회는 발칵 뒤집어졌다. 반미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라크에서 철수를 주장하는 국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그를 대신해 총격을 받고 죽은 칼리파리는 이탈리아의 영웅이 됐고, 스그레나는 전세계적인 인물로 떠올랐다.

지난 9월4일, 스그레나를 만난 날은 납치범들에게서 풀려나 미군의 총탄 세례를 받은 지 만 6개월이 되는 날이었다. 반년이 흐른 지금도 그날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 그는 여전히 매일 병원을 다니고, 이탈리아와 미국 양국의 사건 조사도 계속되고 있었다. 하지만 사건 조사에 진전은 없었다. 이탈리아 정부는 대미 관계를 우려해 저자세를 취했고, 미국 정부는 총격을 정당화하는 데서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미국은 “정지 신호를 무시하고 자동차가 고속으로 주행했기 때문에 발포했다”는 주장을 계속했고 스그레나에게 단 한마디의 공식적인 사과도 하지 않았다.

그는 어깨에 입은 총상을 보여주면서 두발의 총탄 파편이 지금도 몸 속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에게 더 큰 문제는 몸에 난 상처가 아니라 지워지지 않는 영혼의 상처에 있다.

“지금도 두려움에 시달리고 있어요. 어두운 데서는 잠들 수가 없어서 항상 전등을 켜둡니다. 그렇게 해야 그나마 잠이 들지요. 로마에서는 자주 거리를 산책했는데, 이제는 거리에 나가는 것조차 두려워요. 무엇보다 삶을 계획하는 것이 두려워요. 미래도 없는 것 같고, 하루하루가 힘듭니다. 이전의 삶에 대한 열정이 사라져버린 것 같고….”


△ 이슬람 시위대가 스그레나 기자의 석방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이들은 이스라엘 나불루스에서 평화시위 도중 잡혀간 이라크인들의 석방도 요구했다. (사진/ EPA)

이라크전은 언론의 수난시대를 증명해왔다. 지금까지 이라크전에서 희생된 언론인들의 수는 67명이라고 한다. 이라크전이 발발한 뒤부터 미군은 마치 원한이 맺힌 듯 언론인들을 향한 총격을 멈추지 않았다. 또 이라크 무장그룹들도 언론인들을 납치해 거액의 몸값을 챙긴다. 살해하는 일도 가끔 있다. 이라크를 위해 반미반전의 관점에서 기사를 써왔던 스그레나 기자까지 납치하자, 이라크 무장세력은 미국이 고용한 그룹이라는 의혹까지 낳기도 했다. 이렇게 이라크 무장세력들이 언론인들을 납치하기 시작하자, 이라크에서는 언론인들이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지금 이라크에 남아 있는 언론인들은 미군과 계약을 맺고서 함께 움직이는 거대 언론사의 언론인들이 대부분이다.

그 납치범들, 미군과 연관됐을 수도

스그레나가 사고를 당한 것은 일곱 번째 바그다드 방문에서였다. 그는 이라크 무장그룹에게 납치당해 바그다드 주변의 비밀가옥에 갇혀 있었다. 이라크 납치범을 향해 스그레나는 “나는 이라크를 위해 기사를 써왔고 미국의 이라크 점령을 반대해왔다. 그런데 왜 나를 납치해 이런 고통을 주느냐”고 항변했다. 이라크 납치범들이 미국의 사주를 받고 그를 납치했을 가능성에 대해서 그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나를 납치한 그룹은 미국의 조종으로 움직이는 그룹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납치 행위를 저지르는 이라크 무장그룹 중에는 미국의 정보원들이 침투해 있는 경우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여 묘한 여운을 남겼다. 또 그가 석방되는 순간, 납치범 중 하나가 “가는 길에 미군을 조심하라”고 경고했는데 “그 말이 들어맞았다”고 말해 이라크의 납치범들이 미국과 연관될 수도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 지난 3월5일 토요일 로마에 도착한 스그레나. 그는 이 비행기를 타기 전 미국의 총격을 받았다. 그 총격에서 그를 보호하려던 이탈리아 정보부원 니콜라 칼리파리가 총탄을 맞고 숨졌다. (사진/ EPA)

그는 미군이 언론인들을 향해 발포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단지 언론인들만을 향해 쏘는 게 아니라 무차별적으로 누구에게나 발포하고 있다. 심지어 이탈리아 군용차량을 향해 발포하기도 했다.” 이 말은 이라크에 주둔하는 미군들의 상태가 정상이 아님을 시사한다. 그는 “어쨌든 식별할 수 있는 언론인들을 향해 발포하는 이유는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감추기 위한 것이다”라고 짐작했다.

그가 팔루자에서 목격한 것 중 가장 인상에 남았던 것은 그곳의 저항세력이 스스로를 조직해나가는 과정이었다. 이라크가 미군에 의해 점령되고 사담 후세인 세력이 제거된 뒤 그곳에는 아무런 조직도 없었다. 처음에는 몇명의 사람들로 저항조직이 결성되고 그 뒤 서서히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거대한 조직으로 발전됐고 대규모 전투까지 치러낼 정도로 성장했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사실은 “납치되기 전 팔루자에서 탈출한 이라크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들에게서 미군들이 네이팜탄을 사용했다는 말을 들었다”는 그의 증언이다. 이 사실을 전해준 이라크인은 새까맣게 탄 주검을 직접 봤다고도 한다.

나는 스그레나에게 이라크뿐만 아니라 전세계 전쟁이 일어나는 곳의 심장부를 대부분 섭렵한 전쟁 전문기자로서 나름대로 전쟁에 관한 철학이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고 최악의 상태에서 허덕이는 이라크 전쟁의 해결책을 물었다. 역시 그의 대답은 명쾌했다. “미군을 비롯한 모든 외국 군대가 그곳에서 철수하는 게 가장 먼저 선행돼야 할 일”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그렇다고 미국이 이라크에서 철수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모든 외국 군대가 이라크에서 철수하면 초기에는 혼란스럽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었다. 내전은 걱정할 만한 수준이 아닐까? “미군이 주둔하는 지금도 내전이 발생해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됐다. 내전은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진정한 평화는 여기서 시작된다”고 그는 주장했다.

대신 죽은 니콜라를 그리며…

스그레나는 “많은 이라크인들이 사담 후세인을 증오한 것은 분명하지만, 미군과 외국 군대가 이라크 땅을 점령한 데 대해서는 더한 증오심을 갖고 있다”는 현지 사정을 소개했다. 이라크에서는 전쟁 전에는 테러가 없었다. 그러나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이라크를 침공한 뒤부터 이라크에서 테러 사태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즉, 이라크전이 테러리즘을 양산했다는 주장이다.


△ 스그레나가 납치된 뒤 파리 광장에 걸린 프랑스 기자 플로랑스 오브나와 이라크 통역사 후세인 하눈 알 사디의 사진 가운데에 그의 사진이 걸렸다. 플로랑스 오브나는 6월14일 납치된 지 5개월 만에 풀려났다. (사진/ EPA)

스그레나도 이라크 민중들처럼 이라크전의 고통을 고스란히 함께 체험해왔다. 더구나 3월4일 바그다드 공항으로 가는 길에서 일어난 사건은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날의 사건에 대해 묻는 순간 그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나 대신 목숨을 바친 니콜라로 인해 죽는 날까지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긴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3월4일의 극적인 사건이 일어난 뒤부터 스그레나는 다른 사람을 인터뷰하는 위치에서 다른 기자들에게서 인터뷰 요청을 받는 입장으로 변했다. 이 때문에 서구 언론에서는 이런 유명세를 바탕으로 그가 정치권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그는 단호하게 부정했다. 건강상태가 좋아지면 계속 기자생활을 할 것이라는 것이다. “어쨌든 내가 하는 일이 정치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굳이 정치인이 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스그레나는 덧붙였다.

160cm도 채 되지 않는 왜소한 체구에서 어떻게 그런 용기가 나왔을까? 그렇게 위험한 이라크만 취재차 일곱번이나 방문했고 전쟁으로 인해 무법천지로 변한 알제리,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도 직접 발로 다니면서 취재했다. “위험한 전쟁지역만 골라서 다녔기에 가족도 아예 포기한 상태”라는 말을 할 때는 죄책감을 느꼈던지 금방 환한 웃음을 지었다. 팔순의 노부모는 지금도 전쟁터로 가는 그를 간곡하게 만류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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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봐도 서브 아이디같은데...

투명망토를 끼고 자주 왕림하시는데... 확 벗기고 싶네요.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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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싶다 2005-09-23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투명망토를 끼면 얼굴과 발은 보이는데.
이불처럼 덮어쓰시나봐요. ^^;;;

라주미힌 2005-09-23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들러님은 아닌거 같고 ㅎㅎㅎ

비로그인 2005-09-23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억! <빨간 마후라>후속작 맹그는 것두 아니고..제 몸매는 돈 주고도 못 보는 몸매인디요, 흐미..부끄부끄*^^*
 

토론은 자고로 목에 핏대가 가끔 서야 재미가 있다. ㅎㅎ

이종태라는 사람이 가만히 씨익 웃기만 하고 있었던 것을 보면 재미가 있긴 있었나보다.

경제학자 둘과 미학자의 토론의 시작은 좀 엇박자였다.
경제 학자 둘은 '경제'라는 분야로 좁혀서, 철저하게 +, -를 따지는 식이었고,
미학자는 경제+사회+기타 등등을 고려했기 때문에
미학자는 계속 '황당해' 했고, 경제학자 둘은 '우리는 그런 말 한적'없다는 식이었다.
하긴 한적 없는 말을 자꾸 끌어들이니 답답하고, 해야 할 말을 안하니 황당해 할 수 밖에...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경제 학자 둘의 이야기를 들으니
어찌 됐던 경제는 성장해야 할 것처럼 보인다.
외국 자본에 대한 경계, 신자유주의의 위험성 때문에 국가의 개입을 주장하는데
타당성이 있다.
체급도 맞지 않고 룰도 없는 경기에서 맞짱을 뜨면 누가 뻗을지는 너무나 자명한 사실 아닌가.

국가의 개입! 우리나라는 사실 그것이 문제였다.
정치권은 몇몇의 뒤를 봐주고, 자신들의 배를 채우지 않았던가. 재벌들 말이다.
족벌 경영, 삼성 장학생들, 뉴스 신문에 자주 나오는 시커먼 단어들...

게다가 대표적인 깡패국(미국, 영국)들의 압박, 왠지 들으면 기분좋아지는 자유주의.
그래서 신자유주의 깃발을 들고 노무현은 전진하고 있는 것이다.
반사효과로 두 경제학자는 박정희의 경제 정책에 가산점을 준 것 같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면서 인정하기 싫은 사실이다.

노동자의 피를 빨아야지(돈 조금 주고, 일 많이 시켜야) 회사가 커지고,
회사가 커져야 경제 규모가 커지는 것이다. 그래야 월급도 올려주지... ㅡ..ㅡ;
선진국들의 자본주의의 성장은 노예 착취, 식민지에서의 자원 착취, 노동자 착취에 있지 않은가.
박정희는 민중의 인권과 자유와 노동력으로 키운 '악질 경영자'이다. 어찌 됐던 플러스는 플러스다라고
경제학자 둘은 그렇게 보고 있는 듯 하다.

미학자는 이것저것 따지면 결코 플러스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이 말하듯 '경제'만 놓고 보면 결과적으로 플러스라는 사실은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그런데 그것은 과거의 얘기이고,
적당히 파이를 키웠으면 또 적당히 분배해야 또 키울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프로그램의 말미에는 서로들 웃으면서 결론은 같다라고 입을 맞춘다.

경제학자 둘의 얘기를 듣다보니.. 좀 웃기는게 있다.
잘 된 것은 잘해서 그런거고, 못 된 것은 못해서 그렇게 된거다라는 식...
경제, 국가, 재벌... 그런식으로 평가 못할게 있나 ㅡ.,ㅡ;
그렇게 틀린 말은 아니지만, '쾌도난마'하고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태도라고 본다.
그게 모야.


한국 경제는 일부 국산 돼지새끼들, 전 세계를 밥그릇으로 보는 외제 돼지새끼들 때문에 위기이다.

 

다음주는 SF의 정치학이란다... 캬.. 재밌겄다.
장정일씨가 MC를 맡으니깐 재미있어지는 건가... 정리도 잘하고.. 역시 생각이 많아 보임.
김미화씨도 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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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23 15: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9-23 1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릴케 현상 2005-09-24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기회에 아뒤를 빌려놨으니 틈틈히 볼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