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화에 관한 새로운 신화가 탄생했다. 세계 유명 작가들이 전 세계 숱한 신화에 관하여 작품을 쓰는 것이다. 형식이나 내용은 상관없다. 소재가 신화이기만 하면 된다. 영국의 케넌게이트 출판사가 1999년 기획, 20일 세계 31개국 33개 출판사에서 1차분 세 권이 동시에 출간됐다. 2038년 3월 15일 100권째로 완간할 예정이다. 한국 출판사로는 문학동네가 참여했다.
첫 번째 책은 영국의 종교연구가 카렌 암스트롱의 '신화의 역사'란 개론서다. 시리즈 첫 번째 저작인 만큼 구석기시대부터 현재까지 동서양 신화와 종교를 시대 순으로 짚었다. 두세 번째 책은 소설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따온 이야기에 상상력을 불어넣어 현대문학으로 재생했다. '페넬로피아드-오디세우스와 페넬로페'는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가 모험 떠난 남편이 돌아올 때까지 겪었던 사연과 심정을 독백체로 읊었고, '무게-아틀라스와 헤라클레스'는 세계를 떠받치고 살아야 하는 아틀라스의 운명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구성했다. 지구적 프로젝트에 걸맞게 참여한 작가도 수준급이다. 한국에선 소설가 황석영씨가 이번 시리즈에 바리공주 신화를 재해석한 작품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을 읽고 작가로서 부끄러움을 느꼈다. 대단한 책이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금까지 출간했던 그 어떤 책보다 우아한 독창성이 넘친다는 찬사를 받은 '불안'은 아리스토텔레스, 애덤 스미스, 스탕달에서부터 마르셀 뒤샹과 제이디 스미스까지, 20여 세기에 걸친 사상과 예술의 흐름을 타고 그는 경제적 능력으로 규정되는 사회적 지위에 대한 인간의 불안을 탐구했다.

아르트 슈피겔만의 <쥐>를 이은 기념비적 대안만화로 평가되는 <페르세폴리스>(마르잔 사트라피 지음, 새만화책 펴냄) 첫권이 번역돼 나왔다. 대안만화는 영화처럼 돈을 쏟아붓지 않고도 ‘이미지’로 사회를 향해 ‘발언’하고자 하는 만화의 한 장르.
이 작품은 이슬람 혁명기에 테헤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 마르잔 사트라피(36)가 보여주는 흥미롭고도 가슴 졸이는 자전적 만화다. 팔레비 왕이 권좌에서 물러난 뒤 그와 그의 가족, 그리고 이웃들이 겪은 개별적 삶을 통해 혁명기 이란의 진실을 능숙한 이야기꾼의 입담과 강렬한 흑백톤의 그림으로 보여준다. 둘째권은 유럽에서의 생활과 성인이 되어 다시 이란 사회에 돌아오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이 문제적임은 억류, 투옥, 고문 등 1979년 혁명전후 이란의 가려진 진실뿐 아니라 혁명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을 뿌리까지 이야기한다는 것. 통상 이란의 이미지는 서구인의 시각에 따라 만들어진 것으로 광신과 호전성이다. 팔레비의 추방과 미 대사관의 점령, 그리고 이라크와의 전쟁 등이 그러한 시각으로 왜곡되었다. 진실은 2500여년 폭정과 굴욕 속에서 살아온 이란인들의 자유를 향한 외침이었고, 석유를 둘러싼 외세의 침탈에 맞선 항쟁이라고 이 작품은 말하고 있다. 선지자가 되는 게 꿈이었던 순박한 소녀의 시각으로 보았기에 더욱 설득력 있다. 동화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를 겸한 작가의 재능이 곁들어 소녀적 감수성을 극대화하여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