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2006-02-05 20:18]
병 속에 넣어 바다에 띄워 보낸 편지를 누군가가 발견해 답장을 보낸다면 얼마나 낭만적일까. 그러나 한 미국 남성에겐 낭만은커녕 비난의 말만 돌아왔다.
5일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 뉴욕에 사는 하비 베닛은 지난해 8월 자신의 이름과 주소를 적은 쪽지를 병에 넣어 바다에 띄워 보냈다. 놀랍게도 3일 대서양을 건너 영국에서 자신을 ‘헨리 비겔스워스’라고 밝힌 사람으로부터 답장이 왔다. 베닛은 놀라움에 편지를 읽어 내려갔지만 설렘은 곧 당혹감으로 바뀌었다.
답장에는 “최근 풀 항구 해변을 지나다가 당신의 병을 발견했습니다. 당신은 아마 해류의 길과 속도에 대한 심오한 실험을 한 것 같군요. 그러나 나는 이 편지에 또 하나의 이름을 붙입니다. 쓰레기!”라고 적혀 있었다.
편지는 “당신네 미국인은 어떤 곳을 더럽히지 않으면 불행한가요? 당신 자신의 집을 더럽힌다면 훨씬 좋겠군요. 앞으로 이런 행동은 참길 바랍니다”라고 끝을 맺었다.
베넷은 “나는 그저 재미 삼아 의사소통의 방편으로 병 속 편지를 이용한 것뿐이다. 비겔스워스는 유머를 모르는 사람인 것 같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