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하네케의 영화는 '피아니스트' 한 편 본 적이 있다.
꽤나 특이하고 충격적인 영화였는데, 상 많이 받은 이 영화는 '쫌' 졸렸다.
스릴러 치고는 꽤나 느슨하게 전개되서 그랬나.. (요즘 잠이 늘기도 했다 -_-;)
그런 장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감독은 하고 싶은 말을 노골적으로 준비해두었으니
그런 장르다운 영화는 아니다.
조용한 마을에서 조금씩 터지는 사건들과 변해가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일은
다른 영화에서도 보아왔던 식상함, 그 자체였다.
흑백의 화면은 상당한 절제미를 보여준다. 그러고 보니 배경음악이 없었네.
움직이는 것은 인간들이며, 움직이게 하는 인간의 속을 집중하게 하려고
갖은 수단을 동원한 것 같다.
전통적인 마을의 모습, 하지만 많은 것을 숨기고 있는 마을이다.
도덕적 규율, 위계적 질서...
하지만 하얀 리본(순수)은 그것보다 더 큰 폭력을 숨기고 있다.
순수로의 억압..
가장 약자인 아이들에게 강제되는 도덕성과 참을성은
기실 사회의 모든 관계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권력의 벡터를 상징한다.
파시즘이 성과 신체에 큰 영향을 끼쳤듯, 아이들의 신체와 성은 손쉬은 대상인 셈이다.
1차 세계대전이 막 꿈틀 대던 시기에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통해
감독이 전쟁과 폭력의 근원이 무엇인가를 짚어주는 부분이다.
과연 누가 불을 지르고, 다치게 하고, 죽게 헀나.
점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