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irl with Seven Names : Escape from North Korea (Paperback)
Hyeonseo Lee / William Collins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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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 보다가 저자를 알게 되어 이 책까지 구해 보게 되었다. 이 분의 인생사도 파란만장하지만 프로그램에 나오는 탈북민 출연자들 중에 어느 하나 참혹하고 기구하지 않은 사연이 없다. 증언이 무용담의 성격을 띠게 되면 청자의 기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그러다 보면 기억의 재구성 과정에서 약간의 윤색과 과장이 가미될 수도 있겠지만, 이를 감안하고 들어봐도 기가 막히기는 마찬가지다. 그 어떤 하드보일드 문학도 북한의 현실을 능가할 순 없을 것 같다. 북한은 어떻게 되려는 걸까. 알 수야 없겠지만, 하여튼 이 나라는 단지 동족 차원의 관심을 넘어 인류학적으로 연구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개체가 어떤 식으로 체제에 순응하고 체제는 어떤 식으로 개체를 양성하는지, 사회는 어느 수준까지 경직되고 일체화될 수 있는지, 대중 의식 지배와 세뇌의 한계는 어디까지인지... 사진 보정 작업에서 명암 대비를 극대화하면 모호했던 사물이나 질감이 또렷해지듯이 극단의 억압으로 치닫는 사회일수록 개인과 시스템의 역학관계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을까. 세계 지성사의 흐름에서 완전히 이탈한 듯한, 고대 어느 신정국가 같은 북한도 어쨌든 오늘날 엄연히 존재하는 사회 형태의 하나인 것이다. 자연에서 무작위적으로 운동하던 입자가 별안간 정렬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이하고 놀라운 이 하나의 현상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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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어떻게 신이 되었나
바트 어만 지음, 강창헌 옮김, 오강남 해제 / 갈라파고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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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저자의 <예수 왜곡의 역사>에 이어 읽었다. 전작이 성경의 권위와 그 신뢰성에 대해 도발적으로 논쟁의 포문을 연다면, 이 책은 보다 본격적으로 역사적 예수를 추적해 나간다. 예수가 활동했던 시대 전반의 문화적 사상적 배경을 짚어내고, 후대의 왜곡과 미화를 최대한 배제했을 때 때 예수 본인의 자기이해는 어떠했고 설파했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사후에 무엇을 계기로 신격화가 시작되었는지, 다양한 종파의 경합 속에서 어떻게 최종적으로 하느님과 동일한 지위에 오르게 되었는지.

고대 세계에서는 예수와 유사한 인생사를 보여주는 신성한 인간들이 의외로 많았다는 것, 이 시대에는 신과 인간의 관계가 현대와 같이 도저한 심연으로 분리되어 있었던 게 아니라 피라미드식의 그라데이션으로 이어져 있었기 때문에 뛰어난 업적으로 사회적 영예를 얻은 인간이 (단지 은유나 아첨으로서가 아니라 다수의 인식론적 확신 가운데서) 신으로 승격되거나 ‘구원자’로서 숭배 받는 일이 잦았다는 것, 유럽 사회에서 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인식론적 변화는 4세기 전후를 기점으로 일어났다는 것 등등 흥미로운 사실들이 많다.

예수가 살았던 시대의 문화와 세계관을 고려할 때 예수를 성경 문헌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일인지 모른다. 하지만 시대적 배경을 감안하더라도 예수님의 행적이 당대의 적지 않은 사람들의 마음에 어떤 파문을 불러일으켰다는 사실, 그리고 설령 우리가 알고 있는 예수가 여러 추종자들의 해석과 윤색을 거친 ‘만들어진 인물’일지라도 그 만들어진 예수님의 윤리적 가르침과 실천이 후대 인류에게 상당한 호소력과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예수를 믿는가? 아니, 예수는 누구인가? 나로서는 제 삶을 바쳐 예수의 말씀을 실천하고자 했던 사람들, 예수를 닮고자 했던 그 모든 사람들이 이미 예수라고 생각된다. 역사에 빛나는 수많은 위대한 성인들이 예수님과 다를 바 없다고 여겨진다. 비기독교인인 나로서는: 인격신에 대한 믿음은 없다. 인간 인식 너머의 자연 섭리의 존재에 대한 믿음은 있다. ‘이 땅에 온 하느님’으로서의 예수와 그 행적에 대한 믿음은 없다. 인간의 고결성에 대한 믿음, ‘어렵고도 드물다’는 그 고귀한 인간 가능성에 대한 믿음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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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적 고전 읽기 - 역사.사회
조중걸 지음 / 프로네시스(웅진)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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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유명 고전 극히 일부를 발췌해 놓은 것들이지만 대부분 저자 사상의 핵심을 드러내는 한 편의 완결된 에세이이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논지와 주제가 분명한 글조각들이라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읽어볼 가치가 있다. 원문 전후 해설도 읽는 데 도움이 된다. 아니, 도움이 되는 정도가 아니라, <로마제국 쇠망사>에서 에드워드 기번의 너무나도 장식적이고 장황한 18세기 귀족 풍의 문체라든가 <자유론>에서 존 스튜어트 밀의 현학적인 문장은 그 번역과 해설이 없었으면 도저히 읽어볼 엄두조차 못 내었을 듯. 좋은 고전들을 많이 소개받았다. 번역본으로 찾아 읽어보고 싶은 것들도 많다. 존 베리의 <사상의 자유의 역사>, 마빈 해리스의 <문화의 수수께끼>,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등등. 언제가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짚고 넘어갈 곳이 몇 군데 있다. (1) 248쪽 첫 번째 줄 ‘to make your first and chief concern’ 이후부터 한 구절이 통째로 누락되었다. 문장 사이에 ‘not for your bodies nor for your possessions, but for the highest welfare of your souls’이 들어가야 한다. (2) 412쪽 13번째 줄과 14번째 줄 사이에도 한 문단이 누락되었다. “역사에 대한 공산주의자의 호소를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그것을 서양문명의 중요한 종교적 이념을 다르게 각색한 것, 즉 세속화된 ‘타락과 구원’으로 보는 것이다. 이 세속화는 19세기 낭만주의에서 이미 상당히 발전해 있었다. 나의 견해로는, 공산주의와 파시즘은 양자 공히 낭만주의 운동의 상속자로 간주될 수 있다.” 이 대목이 영문으로 들어가야 한다. (3) 485쪽 11번째 줄: 마음이 아니라 육체에서 --> 육체가 아니라 마음에서 (4) 502쪽 16번째 줄: it will be had for --> it will be bad f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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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왜곡의 역사 - 성서비평학자 바트 어만이 추적한
바트 D. 에르만 지음, 강주헌 옮김 / 청림출판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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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남는 재미난 얘기가 있는데- 성경은 다양한 관점과 입장과 의도를 가진 정체불명의 저자들이 n차적 기억에 의존하여 수 세기에 걸쳐 써 내려간 집단창작물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내용이 전혀 일관되지 않고 모순으로 점철되어 있으며 각 증언의 진위를 논하기도 난망하다는 것. 현대의 신자들은 거의 발췌독을 하게 마련이나 발췌독이라는 게 실상은 제 사상과 가치관에 들어맞는 부분만을 적극적으로 취사선택하는 작업이라서 결국 성경을 읽는다는 것은 거울로 제 얼굴을 들여다보는 행위와 다름없어진다는 것이다. 우리 눈에는 항상 보고 싶은 것만 보인다. 여기에 집단창작물인 성경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은 얼마든지 볼 수 있는 모호하고도 방대한 자원으로 존재한다. 결국 백만 명의 독자에게는 백만 명의 예수님이 그려지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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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나라 이웃나라 시대를 넘어 세대를 넘어 19 : 캐나다·호주·뉴질랜드 먼나라 이웃나라 시대를 넘어 세대를 넘어 19
이원복 지음 / 김영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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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아무것도 없는 걸로 밝혀지고 말았지만, 그러하면 어떠랴, 19세기 호주인들의 호주 내륙(outback) 탐사의 여정은 그 자체로 한편의 드라마를 방불케 한다. 처음엔 호주인들도 해안 지역을 따라 정착했을 뿐 호주가 도대체 얼마나 큰 땅덩어리인지 가늠하지도 못했다고. 원주민의 습격을 비롯한 예상치 못한 난관 속에서 광활한 산맥, 황무지, 늪지대, 사막을 가로지르는 반세기에 걸친 수천 킬로미터의 도정은 그야말로 수많은 이들의 모험과 도전, 죽음과 실종, 피, 땀, 눈물 없이는 설명할 수 없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였던 것. 대단하다. 참으로 집요한 인간의 모험심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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