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응시하며 나는 산다
로즈f.케네디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199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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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로즈 F. 케네디 회고록. 원제는 <Times to Remember>. 이 책은 편집본이고 <케네디가의 영재교육>(1984, 덕우출판사)이 온전한 번역인 듯하다. 참으로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다. 로즈 케네디의 일생을 수놓은 영광과 환희, 슬픔과 고통은 그 깊이를 쉬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인데, 시종일관 절제된 태도로 흡사 보고서 쓰듯 담담하고 상세하게 술회하고 있다. 강인함이란 이런 것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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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만든 먼나라 이웃나라 7 : 일본 1 일본인편 먼나라 이웃나라 7
이원복 글.그림 / 김영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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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따르면 18세기 일본에서는 남아도는 노동력을 해결하려는 사회적 필요 속에서 노동은 곧 자기완성을 위한 정신수양이라는 철학을 설파하는 이시다 바이간(1685~1744) 같은 사상가들이 등장했다고. 이시다 바이간의 사상은 오늘날 일본인들이 지닌 근로윤리의 바탕이 될 만큼 영향력이 컸다고 하는데 그가 주장하는 바는 '제업즉수행' 즉, 일 자체가 수양이며 일하는 것은 도를 닦는 것과 같다는 것. 근면은 미덕이요, 이익이나 생산성을 따지지 말고 열심히 일하라는 것. 그의 썰이 흥미로워서 검색해보니 딱히 이 사람에 관한 책이 없고 그나마 있는 책도 절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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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니티의 지층들 - 현대사회론 강의
이진경 엮음 / 그린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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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스, 푸코, 들뢰즈-가타리에 기대어 근대성의 지층을 탐사한다. 이 책 읽고나서 할 말은 못 되지만 나도 이제는 변절(?)했는가보다. 가진 체력을 체제의 외부를 창안하는 데 쓸 게 아니라, 창안된 외부 혹은 자라난 외부를 선점하는 데 쓰는 편이, 이념이 요구하는 윤리를 떠나서 그냥 생물학적 차원에서, 그러니까 에너지 효율 면에서 낫지 않겠나 하는 생각만 든다. 하나의 도저한 흐름을 마주했을 때 '저항'은 힘이 많이 들지만, '운용/응용/활용'은 상대적으로 힘이 덜 든다. 벡터는 다르지만 둘다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생을 살아가는 방식이 아닐까.

 

(이런 말 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솔직히 지금 내 모습은 저항도 운용도 아닌, 체념적이고도 다소 무뇌스런 순응에 가깝지 않은가. 그럼에도) 요즘에는 자본주의 공리계에 미처 포획되지 못한 야생적이고도 신박한 분야를 매의 눈으로 발굴해서 재빨리 공리계 안으로 탈코드화시키는 사람, 대동강 물도 파는 봉이 김선달 같은 사람, 놀라운 심미안으로 그 어떤 미세한 구멍이라도 재빨리 발견해서 기가 막히게 메꾸는 발명가적 재주가 있는 사람이야말로 실로 대단해 보인다. 그 또한 비범한 창의력과 상상력과 도전정신이 발휘되어야지만 가능한 사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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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5 - 율리우스 카이사르 (하)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5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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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엇보다도 나 자신에게 요구하는 것은 내 생각에 충실하게 사는 것이오. 따라서 남들도 자기 생각에 충실하게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오." 키케로에게 보낸 편지에서 카이사르는 이렇게 말하지만, 넓은 배포와 아량과 진정한 관용을 보여준 카이사르는 결국 자기 생각에 충실했던 어리석은 자들에게 암살당하고 만다. 고귀한 정신은 유린당하기 쉽고 그래서 그만큼 귀하고 드문 것인가. 시오노 나나미가 그려낸 카이사르는 니체가 그토록 열정적으로 반복해 얘기했던 강자적 기질, 귀족 정신, 고귀한 정신이 과연 한 인간의 생애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현되는 것인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녀의 고백에 따르면, 카이사르 전기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책 4~5권을 집필하기 위해 "키케로와 카이사르가 남긴 글과 말을 그야말로 핥듯이" 읽었다고. 한 인간과 그가 주인공이었던 시대에 대한 한 폭의 웅장한 세필화 같은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핥듯이 읽는다는 표현은 함부로 쓰는 게 아니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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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2 - 한니발 전쟁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2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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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 서문에서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를 통해 “어떠한 사상도, 어떠한 윤리 도덕도 심판하지 않고, 인생무상을 숙명으로 짊어진 인간의 행적을 추적해 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계몽주의 시대의 아들 몸젠이 시대적 도덕 관념에 갇혀 공화정 시대의 로마를 호의적으로 보고 제정 시대를 구시대적으로 치부한 결과 <로마사>를 딱 카이사르의 죽음까지만 쓰고 절필해버릴 수밖에 없었다면서.

 

하지만 관점을 배제한 역사 서술이 가능할까. 어떠한 사상으로부터도 자유로운 역사 서술이 과연 가능한가. 시오노 나나미는 몸젠을 비판했지만 정작 그녀의 로마인 이야기에서는 제국주의의 냄새가 난다. 고대에는 단지 승전국과 패전국이 있었을 뿐 전쟁에서 졌다고 해서 범죄국가라는 개념으로 낙인찍히지는 않았다고 말하는 시오노 나나미의 발언은 그녀가 전범국가 출신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위험해 보이기도 한다. 대일본제국에 대한 향수를 로마인 이야기로 달래려는가.

 

시오노 나나미는 망설이고 회의하고 성찰하는 관념론자가 아니라 진취적으로 행동하는 현실주의자 쪽이다. 절대주의자이기보다 상대주의자. 대의보다 실리. 사색가보다 전략가. 종교나 윤리 도덕보다 마키아벨리에게서 애정을 느끼는, 영웅을 찬미하는, 정복과 성취와 확장형 인간. (물론 바로 이런 면이 장쾌한 필력과 더불어 그녀의 매력이기도 하지만) 로마인 이야기는 이 점을 감안하고서 읽어나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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