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월의 말 3권 완독 - 시리즈 6부를 끝냈다.
3권은 어린 옥타비아누스의 성장기라 할만하다.
옥타비아누스는 카이사르의 후광을 업고 최대한으로 활용하고 이용하지만 카이사르와는 굉장히 다른 인물이다.
카이사르는 일단 자기 자신이 너무 잘나서 주변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어려움이 생겨도 직진 돌파하는 스타일이며 타인을 이용함에도 철저하게 자기 스타일에 맞춘다.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원칙을 말하는데 거침이 없고, 그런만큼 자기 원칙에는 철저한 스타일이다.
하지만 옥타비아누스는 아직 자신의 힘과 영향력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카이사르의 후계자로 지명되면서 이제 자신의 입지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따라서 당연히 카이사르처럼 행동하면 꿈이고 뭐고 펴보기도 전에 갈기갈기 찢겨져 나갈판....
그가 어떻게 그 많은 적들 사이에서 살아남을지 암담해보이는데,
한 마디로 옥타비아누스는 애늙은이다.
적에게 속내를 숨기고, 사람들을 조정하는데서는 카이사르를 앞서나갈 조짐이 보인다.
옥타비아누스대에서 로마 공화정이 무너지고 제국의 시대가 열리는걸 충분히 짐작케 한다.
3권은 옥타비아누스가 자신의 최대의 적인 안토니우스를 그야말로 말로 구슬려서 삼두연합을 이끌어내고,
그 힘으로 카이사르를 살해한 부르투스, 카시우스와 대결해서 승리하는 장면이 주요 내용이다.
실제로 전쟁은 안토니우스가 다했다.
그런데 최대의 전리품 - 부르투스와 카시우스의 군대 패잔병들을 자기 휘하로 거느리게 되는건 옥타비아누스다.
이 어린 인물이 어떻게 성장해서 결국 로마의 패권을 차지하는지가 무척 궁금해지는데
3권 마지막에 작가의 말을 보면 원래 작가는 여기 6부에서 시리즈를 끝내려고 했다고 한다.
옥타비아누스는 제정을 시작이기 때문에 자신이 다루려고 했던 로마 공화정은 여기서 끝이라고 말이다.
아 그런데 정말 진짜로 그건 아닌게 맞다.
옥타비아누스가 안토니우스와의 싸움에서 어떻게 이기는지까지는 무조건 나와줘야 한다.
이 시리즈의 독자들 모두가 나처럼 생각했는지 모두 미친듯이 작가에게 요청을 해서 나온게 7부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이다.
제목은 저렇게 나왔지만 내 생각에 아마도 주인공은 옥타비아누스이리라.....
3권에서는 상당히 재미있는 대목이 나오는데 3두연합을 이루고 난 이후 전쟁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새로운 세금법을 만든다.
그런데 그 법 중에 자기 재산을 가지고 있는 여성에게도 세금을 걷으려고 시도하자,
로마의 여성들이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고 로투스연단에 올라 연설을 하는 장면이다.
한마디로 우리한테 권리는 하나도 안줘놓고 뭐 세금이라고?
세금을 가져가려면 우리에게도 투표권을 내놓아라라고 하는 지극히 당연한, 하지만 고대 사회를 상상했을 때 너무도 놀라운 주장을 하는 것이다.
결국 이 세금법은 어떻게 되었을까?
삼두연합의 삼인방이 모여서 이 문제를 논의하는 대목에서는 빵 터져서 웃게 된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로마의 여성들의 지위는 형편없다.
그야말로 남자 가장의 재산이고, 결혼 때까지 순결을 지켜야 하고 등등...
하지만 실제로 결혼을 하고 난 이후가 되면 상당히 달라지는 여성들이 많다.
이 글에서 나오는 무수히 많은 여성들 하나하나 주인공으로 소설을 쓰도 될만큼.....
도서관에서 대여한 책이 밀려있는 관계로 잠시 쉬었다가 마지막 7부로 들어갈 예정이다.
이 시리즈가 이제 마지막 3권만 남았다는게 너무 아쉽다.
작가님이 작고하셨으니 후속편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