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피노자와 정치]에 수록될 "용어 해설" 중 몇 가지를 올립니다. 한번 읽어보시고 부적절한 내용이나

잘못된 설명, 또는 우리말답지 않은 표현들이 있다고 생각하시면 댓글을 달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물론 사례는 없죠. ^-^;;;


 

민주화주의démocratisme


  “민주화주의”라는 개념은 발리바르가 스피노자식의 민주주의 개념의 독특성을 표현하기 위해 고안해낸 신조어로 보인다. 곧 발리바르가 보기에 스피노자의 민주주의는 고대에서 유래하는 보수주의 전통이 주장하는 중우정치로서의 민주주의라는 관점과 다르지만, 근대 계약론에서 유래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법적 관점과도 다르다. 게다가 이는 루소나 마르크스주의에서 유래하는 인민민주주의 개념과도 차이가 있다. 전자의 두 관점이 대중의 근원적인 정치적 무능력과 통제 불가능성을 가정하고 있는 데 반해, 후자는 대중의 혁명적 역량을 선험적으로 전제하고 있다. 하지만 스피노자는 전자처럼 대중 그 자체는 정치체제에 파괴적이고 위협적인 존재라는 보수적 관점을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또한 후자처럼 대중은 정치체제를 구성하는 가장 근원적인 역량이라는 관점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자와 후자의 관점 모두에게 스피노자의 정치학은 기형적인 괴물(또는 네그리의 저서의 제목을 빌리면 ‘야생의 별종’)로 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스피노자는 미완성으로 남아있는 󰡔정치론󰡕의 마지막 11장에서 민주주의야말로 “완전하게 절대적인” 정체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스피노자는 대중 개념을 포함하지 않고서는 민주주의 개념을 제대로 사고할 수 없으며, 역으로 민주주의 개념을 “절대적으로” 사고하기 위해서는 모든 정체의 구성적 토대로 대중 개념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발리바르가 보기에 이는 스피노자 정치학의 아포리아일 뿐만 아니라, 역사적 마르크스주의의 몰락 이후 한층 더 분명하게 드러난 근대 정치학 자체의 아포리아다. 그리고 발리바르는 이처럼 매우 독특한 스피노자의 민주주의 개념을 지시하기 위해 “민주화주의”라는 용어를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볼 때 이 용어의 의미는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다. 첫째, 이 용어는 계약론에서 유래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법적 관점에 대한 비판을 함축한다. 곧 민주주의를 하나의 통치 유형이나 정체로서만 이해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정치적 핵심을 법적 제도의 틀 안에 가두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둘째, 이는 민주주의는 완성된 형태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구성과 봉기, 해체와 재구성을 거듭하는 과정으로서 존재한다는 점을 함축한다. 다음 인용문에 나오는 발리바르의 지적은 이런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역설적으로 󰡔정치론󰡕의 미완성은 이론적 이점을 내포한다. 즉 민주주의의 이론 대신에 그것은 모든 체제들에 응용될 수 있는 민주화의 이론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스피노자, 정치와 교통」, 윤소영 옮김, 󰡔알튀세르의 현재성󰡕 공감, 1996, 180쪽(강조는 발리바르). 따라서 민주주의 개념을 적합하게 사고하기 위해서는 이상적 모델(칸트식의 규제적 이념이든, 하버마스식의 규범적 모델이든 간에)에 의존할 게 아니라, 오히려 사회적 세력들 사이의 갈등이야말로 민주주의의 활력과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기초 요인이라는 점에 입각해서 사회적 갈등의 “대표representation”를 민주주의 제도의 핵심 요소로 삼아야 한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balmas 2005-05-02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여주신 분 고마워요. *^^*
내용과 표현을 새로 바꿨습니다.

비로그인 2005-05-02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피노자식의 민주주의 개념의 ->스피노자식 민주주의 개념의
고안해낸 신조어로 -> 만들어낸 새로운 용어로
중우정치로서의 민주주의라는 -> 중우정치로서 민주주의라는
법적 관점과도 -> 법으로 사고하는, 법을 통해 바라보는
마르크스주의 -> 맑스주의

혁명적 역량 -> 혁명을 일으킬 만한 역량, 혁명을 가능하게 하는 역량
선험적으로 -> 미리
파괴적이고 위협적인 존재라는 보수적 관점을 유지하고 -> 파괴할 수 있는 위험한 존재라는 보수의 관점을 가지고
...중략(-적 등등)
민주주의에 대한 법적 관점에 대한 비판을 함축한다 ->민주주의를 법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에 대한 비판을 ...
“절대적으로” -> "완전히(온전히), 완벽히"
모든 정체의 구성적 토대로 -> 모든 정체를 구성하는 토대로
부각시키는 것이다->드러내는 것이다.

이오덕 선생님의 글을 읽고 느끼는 바가 있어, 좀 과도하게 지적을 했습니다. 지나쳤다면 용서해주세요. 그래도 선생님은, 이런 지적도 받아들일만큼 훌륭하신 분이라 생각해서 몇자 적어봤습니다. 근데 -적은 참 바꾸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내놓은 대안이 저도 의심스럽네요. ^^ 또 뵙겠습니다.

아참! 다음 글의 '정치적인 것'을 -적 없이 할 수는 없을까요? '정치와 관계있는 것?' '정치를 구성하는 것?' 형용사로서 정치?'

balmas 2005-05-03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주루님,
여러 가지 제안을 해줘서 고맙습니다. 그런데 주루님 제안대로 고치면 오히려 독자들에게 좀 불편을 줄 것 같네요. 가령 제 생각에는 "법적 관점"이 "법으로 사고하는"보다 더 가독성이 있을 것 같고, 역시 "혁명을 일으킬 만한 역량"보다는 "혁명적 역량"이 좀 더 간편하고 가독성이 있을 것 같군요.
그래서 주루님 제안을 모두 수용하지는 못하겠지만, 몇 가지는 고쳐보겠습니다.
어쨌든 열심히 지적해줘서 고맙습니다. *^^*
 

오늘 연대 강연회가 예정보다 30분 가량 늦게 시작한 데다가 강연도 좀 길어지고 해서, 10시 30분을 넘겨서

강연이 모두 끝났습니다. 그리고 다시 뒷풀이 자리가 2시 넘어서까지 계속되어 이제야 집에 돌아왔습니다.

와서 보니 여러분들이 댓글들을 많이 남겨주셨군요.

 

모두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시고 이런저런 좋은 글을 남겨주셔서 뭐라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우선 최원 님에게는 분명치 않은 정보를 발설해서 본의아니게 피해를 끼친 것 같아 사과드립니다. 성실히

작업하셔서 좋은 번역본을 내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리고 이 점과 관련해서 도서출판 b에도 사과를 드립니다. 정확한 정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섣부른 발언을 해서 출판사의 명예에 좀 손상을 드린 것 같군요.

로쟈님은 객관적인 관점에서 좋은 지적을 해주셨고, 저의 발언이 다소 감정적이었다는 지적도 해주셨는데,

저로서도 할 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역시 수긍하고 받아들이겠습니다.

헤르베르트님은 저는 잘 모르는 판권 계약과 관련된 여러 가지 실무적인 문제에 관해서 좋은 조언을

주셨군요. 이렇게 깊은 관심을 가져주신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그 이외에 치카님, 클리오님, 따우님, 유아블루님, 스텔라님, 그리고 MANN과 같은 서재 지인들께도

관심을 갖고 격려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처음 뵙는 도윤거사님도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문제에 관해 두 개의 글을 올렸고, 두 글에서 [스피노자 반오웰]의 출판과 관련하여 제가 갖고 있는

생각을 비교적 충분히 표현했기 때문에, 특별히 더 드릴 말씀은 없군요.

다만 최원님과 로쟈님, 그리고 헤르베르트님을 비롯한 여러분들의 댓글을 다시 읽으면서 좀 더 차분하게

생각해보니, 이 문제에 관해 제가 좀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과정에서 도서출판 b에 관해 좀 부주의한 발언을 한 것도 같구요.

 한 사람의 독자의 입장으로 말한다면,

사실 도서출판 b는 출판 도서의 선정과 편집 및 출판 과정에서 나름대로 뚜렷한 원칙을 갖고 성실하게

작업하는 출판사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 같습니다. 지젝 책과 관련하여 숱하게 제기되는

오역의 문제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그것을 입증해주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 문제와

관련하여 도서출판 b가 그동안 기울여온 노력을 폄훼하거나 부정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비록

제가 지젝을 이론적으로 그다지 높이 평가하지는 않지만, 그건 다른 문제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스피노자, 반오웰]의 저작권 문제와 관련하여 도서출판 b측이 보여준 태도는

좀 이해하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꼭 그런 식으로 이 문제를 처리해야 했을까, 라는 생각이 계속

앙금처럼 남아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에서 이 문제로 다시 왈가왈부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도서출판 b의 저작권을 무시하고 [스피노자, 반오웰]을 수록, 출판해서 외국 출판사에 이것저것

조회하고 여기저기 편지를 보내고 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더욱이 소송까지 가는 것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이 문제는 국내 출판계의 문제이고, 국내 이론계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예 깨끗하게 {스피노자와 정치}에서 [스피노자, 반오웰]은 빼고 출판하되,

대신 그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다른 대안을 모색해서 독자들이 어떤 형태로든

[스피노자, 반오웰]을 같이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하겠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는 출판사와 좀 더

상의를 해봐야겠지만, 독자들에게 최대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고 보면 불필요하게 소란을 피운 것 같아 민망하기도 한데, 어쨌든 저로서는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교훈도 얻을 수 있었고, 서재 지인들의 우정도 확인할 수 있어서 전혀 무익하지만은 않은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감사드립니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NA 2005-04-30 0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좋은 번역이 되어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chika 2005-04-30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분 다 훌륭한 번역..하시리라 믿습니다.(물론 그렇다고 제가 그 머리 쥐어짜도 알 수 없는 책을 꼭! 읽겠단 얘기는 아니고요... ^^;;;)
책 출판되면 기념 이벤트... 어때요? =3=3=3=3

묵향 2005-04-30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댓글 남깁니다.^^;;; 헌책방을 전전긍긍하며 절판된 알튀세르/발리바르의 저작들을 구하던 저로서는 새로이 발리바르의 저작들이 한꺼번에 번역되어 나온다길래 정말 반갑지 않을 수 없었는데, 일이 이렇게 되어 아쉬운 건 사실이네요. 알튀세르/발리바르의 팬이자, 선생님과 최원 씨의 팬으로서 아무쪼록 책이 잘 나왔으면 좋겠네요. 선생님 힘내시고 좋은 번역 많이 해주세요^^

stella.K 2005-04-30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마스는 관심있게 댓글 남겨준 서재지인들에게 역자 사인본 선물하라! 선물하라! 선물하라!(이러다 발마스님한테 미움털 밖히겠다. >.<;; 3=3=3)

balmas 2005-04-30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원님, 별 말씀을 ... 때때로 들러주시고 좋은 말씀 해주셔서 제가 오히려 감사하죠. 댓글은 별로 남긴 적이 없지만, 저도 최원님의 홈페이지에 종종 들르고 있답니다. ^-^
치카님, ㅋㅋ,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벤트를 요구하시는군요. 글쎄요~
필부님, 오랜만이군요. ㅎㅎ 그런데 점점 번역하는 일이 지겨워지고 있어서 ... ^^;;
스텔라님, ㅋㅋ 치카님보다 한 술 더 뜨시는군요. 스텔라님은 예쁜 털 박히셨습니다. ^___________^

2005-04-30 2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balmas 2005-05-02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625680

속삭여주신 님 고맙습니다. 격려 댓글 남겨주셔서 ...

앞으로 서재에서 종종 뵙기로 하죠. ^^

 


2005-05-02 1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balmas 2005-05-02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 속삭여주신 분, 반갑습니다. 예, 앞으로 그렇게 해야겠죠.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종종 들르세요. ^^
 
 전출처 : balmas님의 "[스피노자와 정치] 출간을 코앞에 두고 부딪친 암초"

도서출판 b의 대표께서 직접 글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서출판 b와의 교섭에 관한 내용이나 소송에 관한 내용 등은

제가 이제이북스 출판사 측으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이니만큼 제가 부분적으로 잘못 알고

있는 내용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합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피해를 드렸다면

그 점에 관해서는 사과드립니다.

(사실 진위여부야 더 따져볼 문제이긴 합니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면 말이죠)

 

그렇지만 왜 [스피노자, 반오웰]의 수록을 허락할 수 없는지에 관한 조대표님의 말씀은

"사랑으로 굴복"시킬 만큼 별로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군요.

 

첫째, 조대표님은 그 논문이 표제작이라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사실 그 논문은 {대중들의 공포}의 전체 분량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 분량이고

또 {대중들의 공포}라는 책이 여러 논문들을 모은 논문집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표제작이라고 하더라도 그 논문 하나를 다른 논문집, 곧 스피노자에 관한

논문집에 수록한다고 해서, {대중들의 공포}의 출간이나 판매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말했듯이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있어도 말이죠.

 

둘째, {대중들의 공포}가 하반기 출간 계획에 있다고 말씀하고 계시는데,

이것도 첫번째 이유와 거의 같은 연장선상에서 답변드릴 수 있는 문제입니다.

{스피노자와 정치}, {대중들의 공포}라는 두 책의 성격이 전혀 다른데, 그리고

두 책 모두 논문모음집이고, 더욱이 [스피노자, 반오웰]이라는 논문은 표제작이라고는 하지만

{대중들의 공포}에 수록된 15편 가량의 논문 중 한 논문일 뿐인데,  그 논문이 다른 책에 먼저

수록되었다고 해서, 그게 {대중들의 공포}의 출간이나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더욱이 그 책의 역자에 따르면 번역 초고가 올해 말이나 되어야 끝날 것 같다고 하니

사실 내년 하반기나 되어야 책이 출간될 수 있으리라는 것을 출판사 사람들도 알고 있을 텐데 말이죠.

 

그래서 저는 제가 쓴 글에서 도서출판 b에 대해 내린 판단에서 별로 바꿀 만한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조대표님이 직접 와서 드신 두 가지 이유는 제가 보기에는 형식적인 이유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모종의 다른 이유가 있겠죠.

이런 이야기한다고 별로 달라질 건 없겠지만, 하여튼 여기까지 오셔서 사랑의 굴복까지 시도하시고

감사합니다. 자비로우시군요. :-)

 

덧붙이자면 확실히 지젝주의자들은 미움이나 사랑이니 슬픔이니 하는 정념적인 언사들을 즐기시는군요.

그런 지젝주의의 눈으로 보니 스피노자도 꽤나 정념적으로 비치는 것 같구요.

"사랑으로 굴복"이라 ... 아멘이라고 답변해야 하나요? ㅎㅎㅎ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NA 2005-04-29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대중들의 공포]를 번역하고 있는 최원입니다. 저는 이번 일에 대해서 아무런 결정권도 없는 사람입니다만, 어쨌든 문제의 책을 번역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렇게 진선배님께 곤란한 문제가 생기게 되어 우선 매우 죄송스런 마음입니다. 한 가지 번역 일정과 관련된 오해가 있으신 것 같아 말씀드립니다. 올해 말에나 초역이 끝난다고 말씀을 전해 들으신 것 같은데, 저는 그런 식의 말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아마 중간에 어디선가 잘못 전해 들으신 것 같습니다. 원래는 5월까지 초역을 끝내기로 했었는데, 학업 문제로 속도가 늦어져서 이번 7월말까지 초역을 끝내겠다고 출판사 b에 며칠 전에 말했습니다. 그러니 출판사 b쪽에서 올해 하반기에 책을 출판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마도 그렇게까지 무리한 생각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사정에 따라 더 늦춰질 수도 있지만, 현재의 계획이 그렇게 잡혀 있는 것이 그리 무리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제가 보기에는 출판사 b쪽이 숨겨놓은 별다른 "모종의 이유"까지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런게 도대체 뭐가 있을 수 있을까요?^^ 출판업계 쪽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무지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로서는 "모종의 이유"가 뭐가 있을 수 있을지 전혀 상상이 안가는군요. 막 책을 출간하려고 하셨는데 이런 일이 터져서 조금 당황하신 것 같은데, 우선 다시 한 번, 일이 이렇게 되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오해가 있으셨다면, 푸시면 좋겠습니다. 민감한 일인만큼 조그만한 일이나 말도 크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참 중간에 끼어서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가 "역자에 따르면"이라는 말 한 마디 때문에 책임감을 느껴서 침묵을 깨고 한 마디 남깁니다.
 

 

프랑스의 철학자 에티엔 발리바르의 {스피노자와 정치}의 번역본이 다음 달에 출간될 예정이었다.

이 책은 3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1부에는 발리바르가 1985년에 낸 [스피노자와 정치]라는 작은 단행본 책자가 수록되어 있고,

2부에는 발리바르가 스피노자에 관해 쓴 주요 논문들, 곧 [스피노자, 반오웰: 대중들의 공포]라는 논문과

[스피노자에서 개체성과 관개체성]이라는 논문, [스피노자, 루소, 마르크스]라는 논문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3부는 [역자 해제]와 용어 해설, 연표, 참고문헌 등이 들어갈 예정이다.

 

그.런.데.

정말 뜻하지 않은 암초에 걸려서 원래의 계획대로 책을 내는 것이 어려워지고 말았다.

1부에 수록된 [스피노자와 정치]는 당연히 프랑스대학출판부(PUF)와 정식 계약을 맺고 판권을 얻었다.

그리고 2부에 수록된 발리바르의 스피노자 논문들은, 2002년인가 2003년에  발리바르에게 메일로

연락해서 출판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나는 이걸로 이 책의 저작권과 관련된 문제는 모두 매듭이

지어졌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며칠 전 출판사에서 2부에 수록된 글들의 판권을 어떻게 할 것인지 문의를 해왔다.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가 좀 의아했는데, 알고 보니 2부의 논문들에 대해 발리바르로부터

정식으로 판권을 얻은 게 아니라  구두로(또는 이메일로) 출간 허락을 받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만약 2부에 수록된 논문들 또는 그 논문들이 수록된 책들이 국내에 출판되었거나 출판될 예정이 아니라면

발리바르의 출판 허가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겠지만, 문제는 하필이면 이 논문들 중 제일 중요한

[스피노자, 반오웰] 이라는 논문이 수록된 {대중들의 공포}라는 발리바르의 또다른 책을 국내의 다른 출판사,

"도서출판 b"라는 출판사에서 출간하기로 계약을 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나는 출판사에서 2부에 수록될 논문들을 (이메일로 출판 허락을 받은 이후에) 발리바르와

정식으로 계약해서 판권을 얻은 줄 알고 있었는데, 그게 그렇지 않았고 출간을 얼마 남기지 않은 지금

바로 이 문제가 터진 것이다.

 

그래도 나는 별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발리바르의 {대중들의 공포}라는 책은 15편 가량의 논문들을

묶은 논문모음집에 원서로 450쪽이 넘는 방대한 저작인 반면, [스피노자 반오웰: 대중들의 공포]는

그 책에 수록된 한 편의 논문에 불과하고, 따라서 발리바르의 스피노자에 관한 글을 모아서 내는

{스피노자와 정치]}같은 책에 [스피노자 반오웰] 같은 논문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사정을

도서출판 b쪽에서 충분히 이해해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이 논문이 {스피노자와 정치}에 수록된다고

해서 나중에 출간될 {대중들의 공포}에 이 논문을 다시 수록하지 못한다는 법도 없거니와, 약 10여년

가까이 발리바르의 책들이 국내에 소개되지 못해오다가  올해와 내년 동안 적어도 3권의 책이 함께

출간될 예정인데, 서로 다른 주제의 책이 3권 맵시있게 출간되면 서로서로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수도

있을 것이고,  더 나아가 어려운 상황에 처한 국내의 인문학 출판사들끼리 서로 그 정도 사정이야

못봐주겠느냐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어이없게도 도서출판 b에서는 한 마디로 단호하게 잘라 거절했다고 한다. 절대 수록을

허락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자기쪽에 문의하지 않고 책을 냈을 경우에는 소송을 준비하려고 했다고

한다. [스피노자, 반오웰: 대중들의 공포]가 35쪽 정도 되는 상당히 긴 분량의 논문이고, 발리바르가 이 논문

에서 {대중들의 공포}라는 책의 제목을 따온 데서 알 수 있듯이, 이 논문이 {대중들의 공포}라는 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다른 책에 이 논문을 수록하는 것을

허락하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점은 십분 이해는 가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볼 생각도 하지 않고

한번 만나서 이야기하자는 제안에 대해 일언지하에 만날 필요도 논의할 필요도 없다고 거절하는 건

정말이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태도가 아닌가 한다.

발리바르의 출판 허가 언질만 믿고 정식 판권 계약을 미뤄둔 출판사나 이 문제를 좀 더 꼼꼼히 챙기지

못한 나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겠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도서출판 b에 대해, 국내 출판계의

 풍토에 대해 정말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그래서 아마도 5월 중에 {스피노자와 정치}가 출간되기는 하겠지만, [스피노자 반오웰: 대중들의 공포]라는

논문은 그 책에 수록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아니, 지금으로서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그래서 지금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까 곰곰히 생각 중이다. 잘 살펴보면, 전화위복이라고까지 말할 수는 없어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그리고 지식의 생산과 유통을 전지전능한 법으로

좌우할 수 있다고 믿는 도서출판 b 같은 곳에게 교훈을 주는 길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아직 확신이 서지는 않는다.

하여튼 주말에 골치썩여야 할 일이 하나 또 생긴 셈이다.

 


댓글(19)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nrim 2005-04-29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일이 잘 해결이 되면 좋겠네요....

balmas 2005-04-29 0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말이죠.
잘 되겠죠, 뭐. ^___________^

ohhyuk83 2005-04-29 0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도서출판b에서 내는 거의 모든 책을 산 애독자로서..도서출판 b의 반응이 너무나 실망스럽네요.. 그 출판사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철회하게 만드는 일이군요. <스피노자와 정치>를 자신들 상품과 경쟁하는 상품으로만 여기고 있는듯 하네요. 그렇지 않으면 저런식의 신경질적인 반응을 설명하기도 어렵겠습니다.;;

krinein 2005-04-29 0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출판b. 그런줄은 몰랐습니다. 그쪽도 나름의 사정과 입장이 있을수 있겠으나, 무슨 베스트셀러 판권도 아닌 터에, 이 좁은 바닥에서 무슨 깃발 꽂고 배타적인 소유권을 주장하고 싶은건지.

stella.K 2005-04-29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연대에서 알튀세르 갖고 강연하신다는 건 어떻게 되신 겁니까? 하셨나요?
이렇게 딴 얘기하는 사람보면 얄밉지 않나요? 남은 걱정되 죽겠구만...그렇죠? 그래도 뭐 발마스님은 잘 헤쳐나가실 거라고 믿기 때문에 언급을 회피하는 거라구요.ㅜ.ㅡ

2005-04-29 16: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balmas 2005-04-29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혁님, 크리네인님, ㅎㅎㅎ
저도 도서출판 b가 그런 식으로 나올 줄 생각하지 못했고, 그래서 사실
좀 놀랐습니다. 이왕 그렇게 된 이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는 게 최선일 것 같습니다.
스텔라님, ㅋㅋ, 얄미운데요.
연대에서 오늘 저녁 6시 30분에 강연하기로 했어요. 별로 내용도 없는 건데
여기에다 공지하면 한두 사람이라도 더 올까 무서워서(^^;;;) 일부로 공지를
안했답니다. 잘했죠?? ^^
산책님, ㅋㅋ, 이거야말로 전화위복이군요. 그렇지않아도 그 책 하나 살까
했었는데, 보내주신다면 염치불구하고 덥석 받죠. ^^

까마귀 2005-04-29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태원씨의 발언에 몇 가지 오해가 있어서 이 글을 올립니다.


4월 27일 이제이북스 출판사 사장님께서 도서출판 b에 방문을 하셨습니다. 용건은 [스피노자 반오웰: 대중들의 공포]라는 논문을 이제이북스에서 출간하는 책의 부록으로 포함시키고 싶은데 사용할 수 없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도서출판 b에서는 불가능한 두 가지의 이유를 완곡하게 전달했습니다.


첫째, 사용하고자 하는 논문이 도서출판 b에서 기획된 책의 표제작에 해당하는 점.


둘째, ꡔ대중의 공포ꡕ 가 도서출판 b에서 2005년 하반기 출간 계획에 있다는 점.


이 두 가지 이유에 이제이북스 사장님께서 충분히 공감을 표하시고, 무엇보다도 첫 번째 이유를 들어 어떻게 해볼 여지가 없겠다고 하시며 돌아갔습니다.




도서출판 b에서 든 위 두 가지 이유의 이면에는 첫 번째에, 사용하고자 하는 논문이 표제작만 아니라면 고려해볼 수도 있겠다는 의미가 내포되었으며, 두 번째에는, 도서출판 b보다 늦게 발간된다면 이 역시 고려해볼 수도 있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습니다. 이런 의미들이 담겼다는 말씀 또한 이제이북스 사장님께 충분히 전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28일 이제이북스 사장님께서 또 전화를 하셔서 한번 만나자는 전화에 도서출판 b에서는 동일한 내용이라면 다시 만날 이유가 없다는 뜻을 전달했습니다.


그 외에 소송이니 어쩌니 하는 말들을 포함한 도서출판 b를 비판하는 모든 내용은 대부분 오해이거나 왜곡되었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도서출판 b를 슬프게 하는 이 글의 내용과 이런 글쓰기 방식에 대하여 도서출판 b는 잠시 화도 났지만 이 ‘잘못된 문제’를 진태원씨가 아마도 좋아하는 듯한 스피노자 식으로 ‘사랑으로 굴복’시키고 싶다는 생각으로 바뀌었습니다.  도서출판 b 대표 조기조



클리오 2005-04-29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알라딘 서재 굉장히 무서워졌군요.. 이런 분위기가 될 수도 있다니... 저는 도서출판 b가 어딘지도 모르겠구만...

balmas 2005-04-29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출판 b의 대표께서 직접 글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서출판 b와의 교섭에 관한 내용이나 소송에 관한 내용 등은

제가 이제이북스 출판사 측으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이니만큼 제가 부분적으로 잘못 알고

있는 내용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합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피해를 드렸다면

그 점에 관해서는 사과드립니다.

(사실 진위여부야 더 따져볼 문제이긴 합니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면 말이죠)

 

그렇지만 왜 [스피노자, 반오웰]의 수록을 허락할 수 없는지에 관한 조대표님의 말씀은

"사랑으로 굴복"시킬 만큼 별로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군요.

 

첫째, 조대표님은 그 논문이 표제작이라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사실 그 논문은 {대중들의 공포}의 전체 분량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 분량이고

또 {대중들의 공포}라는 책이 여러 논문들을 모은 논문집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표제작이라고 하더라도 그 논문 하나를 다른 논문집, 곧 스피노자에 관한

논문집에 수록한다고 해서, {대중들의 공포}의 출간이나 판매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말했듯이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있어도 말이죠.

 

둘째, {대중들의 공포}가 하반기 출간 계획에 있다고 말씀하고 계시는데,

이것도 첫번째 이유와 거의 같은 연장선상에서 답변드릴 수 있는 문제입니다.

{스피노자와 정치}, {대중들의 공포}라는 두 책의 성격이 전혀 다른데, 그리고

두 책 모두 논문모음집이고, 더욱이 [스피노자, 반오웰]이라는 논문은 표제작이라고는

하지만 {대중들의 공포}에 수록된 15편 가량의 논문 중 한 논문일 뿐인데,  그 논문이

다른 책에 먼저 수록되었다고 해서, 그게 {대중들의 공포}의 출간이나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더욱이 그 책의 역자에 따르면 번역 초고가 올해 말이나 되어야 끝날 것 같다고 하니

사실 내년 하반기나 되어야 책이 출간될 수 있으리라는 것을 출판사 사람들도 알고

있을 텐데 말이죠.

 

그래서 저는 제가 쓴 글에서 도서출판 b에 대해 내린 판단에서 별로 바꿀 만한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조대표님이 직접 와서 드신 두 가지 이유는 제가 보기에는 형식적인 이유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모종의 다른 이유가 있겠죠.

이런 이야기한다고 별로 달라질 건 없겠지만, 하여튼 여기까지 오셔서 사랑의 굴복까지

시도하시고 감사합니다. 자비로우시군요. :-)

 

덧붙이자면 확실히 지젝주의자들은 미움이나 사랑이니 슬픔이니 하는 정념적인 언사들을

즐기시는군요.

그런 지젝주의의 눈으로 보니 스피노자도 꽤나 정념적으로 비치는 것 같구요.

"사랑으로 굴복"이라 ... 아멘이라고 답변해야 하나요? ㅎㅎㅎ


balmas 2005-04-29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흑흑, 분위기 썰렁하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클리오 2005-04-29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닙니다. 어찌되었건 잘~ 해결되시기만을 빕니다..

chika 2005-04-29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저도 출판사 삐(ㅡㅡ;)가 어딘지 모른답니다. 그래서... '아닛! 그게 어디예요? 공개합시닷~!' 하고 외칠라 그랬는데... 암만해도 이 댓글을 찌릿 노려보고 있을 것 같아서... 흐~ (그래도 발마스님 서재니까 발마스님 편들어도 맞지는 않겠지요? ^^)
참,,, 발마스님,,,, 아멘이라니요!! 사랑의 굴복을 사랑으로 믿는단 말씀이시옵니까? =3=3=3

urblue 2005-04-29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출판 b의 b가 그저 이니셜인 줄만 알았다는...그런데 출판사 이름이 <도서출판 b>로군요. -_-;

2005-04-29 1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05-04-29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쳇, 겸손하신건가? 아님 만나면 큰일 날 사람이라도 있는건가? 알았으면 지난번에 말씀드렸던 후배하고 갔잖아요. 머리도 안 감아서 나가지도 못하고있는데...얄미운 건 그대로군요. 흥~! 일이 원만히 해결되기를...기도드립니다. 아멘.

로쟈 2005-04-30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작권(판권)과 관련한 문제라면 일차적으로 '법'적인 문제이고, 당연히 그에 대해 소홀히 한 발마스님/이제이북스 측에 일차적인 '과오'가 있는 것 아닌가요? 도서출판b측의 양해를 구하는 건 이차적인 문제라고 봅니다. 권리상으론(가령, 당신은 돈도 많으면서 왜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지 않느냐고 도덕적으로 비난할 수는 있어도 그러한 구호를 법적으로 강제할 수는 없는 거겠죠). 다만, 그런 법적/권리적 관계를 떠나서라면 (저 같은 제3자가 보기에) 타협의 여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도서출판b측에서 완곡하게 내세우는 명분들을 고려하더라도 <스피노자와 정치>와 <대중들의 공포>의 독자들이 상호배제적일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순전히 그런 '명분'에 한정된 문제라면 서로 상생적인 타협점이 가능할 거 같군요. '감정'을 배제한다면 말이죠("덧붙이자면 확실히 지젝주의자들은 미움이나 사랑이니 슬픔이니 하는 정념적인 언사들을 즐기시는군요" 같은 게 제가 보기엔 '감정적'인 대응입니다). 서로가 계산적/실리적으로 사고한다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 같으므로 잘 해결되길 바라겠습니다...

헤르베르트 2005-04-29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망하게도 또 이런 긴 글을 남기게 되었네요. 죄송합니다. -_-
흠 그럭저럭 아쉽고 미묘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분야(음반)는 다르지만 저도 비슷한 형식의 업무를 맡고 있는지라 혹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왜냐하면 최원님의 번역과 함께 발마스님의 번역도 함께 읽고 싶은 사람 중에 한명으로) 몇 가지를 전해 올립니다. 글의 논지는 어떻게 하면 [스피노자, 반오웰] 국역을 [스피노자와 정치]와 [대중들의 공포] 번역 본 모두에 실을 수 있는가. 입니다. ^^; 아무래도 음반 업계 기준으로 생각한 것이니 출판과 상당히 차이가 있겠지만 또 혹시 돌파구가 마련될지 모르니까-_-;

먼저 한가지 이해가 되지 않은 건 [대중들의 공포]라는 책이 단행 저작이 아닌, 일종의 various compilation 같은 데 출판허가를 거부한다는 게 이기적으로 느껴질 뿐 아니라 태도와 생각이 편협해 보입니다. 판매수익에 대한 걱정 때문이라면 레파토리(도 중요하지만) 보다는 완제품 자체의 기획력과 마케팅으로 비교가 되고 승부가 나는 것이 적어도 음반에 기준에선 상식인데 이런 관점에선 횡포 같기도 합니다. 다시말해 b의 입장이 너무 보수적인 건 아닌가 합니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또 하나의 생산적인 활동을 방해하는 결과로 귀결되는 모양 아닙니까. 어쨋거나 우선적으로 계약조건을 잘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음반에 빗대어 설명해 보면....

A. 이런 경우엔 보통 [스피노자, 반오웰]이라는 글의 한국 내 독점권리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한 후(b 출판사, 이하 편의상 b라고 할게여) 보통 그 쪽과 잘 협의하여 서브 라이센스를 따오는 것으로 해결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스피노자와 정치] 판매수입에서 서브 라이센스 계약에 따른 일정한 로열티를 b에게 지불하게 되는 거죠(이렇게 되면 실질적인 판매수익에 대한 손해도 보상되고). 하지만 b에서 반대를 하면 '일단은' 어쩔 수 없습니다. 어쩌면 서브 라이센스에 관한 내용과 권한이 계약서에 언급되지 않았을 수 있는데 만약 그렇다면 문제는 쉽게 풀릴 수 있습니다.

B. 그러니까 지금처럼 출판불가 통보(?)를 받은 시점에선 [스피노자, 반오웰] 글의 한국 내 독점출판 권한이 b에게 있는지 다시 확인해 봐야 겠지여. 보통 음반업계에서 사용하는 용어로는 보통 exclusive냐 non-exclusive냐인데, exclusive가 아닐 수도 있고, exclusive라 해도 sub license에 관한 구체적 명시가 없으면 PUF와 협의하여 출판할 수 있으며, 만약 b에게 S.L에 관한 권한까지 주어졌다 하더라도 상식적으로 납득할 만한 명분이 없으면 PUF의 요청으로 혹은 PUF에게 요청하여 출판허가를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또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스피노자와 정치]나 [대중들의 공포] 자체가 한국내에서 새롭게 제작 된 편집물 형식이라면 수록된 하나의 논문에 대해서 한국내 독점권한을 줄 수 있는지 조금 의심이 갑니다. 음반의 경우는 보통 편집본에 국한에서 허가를 하거든요. 그러므로 혹시 모르니 다시 잘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b의 계약상의 권리를 잘 모르면 PUF에 사정을 설명하고 물어보면 가르쳐 줄 겁니다.

C. 만약 [스피노자, 반오웰] 글의 모든 출판권한이 b에게 주어졌다면, 좀 귀찮긴 하겠지만 PUF와 다시 협의를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b와 이제이북스에서 출간되는 번역본에 모두 [스피노자, 반오웰]의 글이 실릴 수 있게 PUF와 했던 계약을 약간씩 수정하는 것 입니다. 이 정도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고 보통 이런 방법을 통해 새로 계약을 수정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합니다. 얘기가 잘해서 PUF는 물론, b와 이제이 북스 모두가 해피해 지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는 거지죠. 요컨데 설득을 잘해야 합니다.

이렇게하기 위해선 지금까지의 정황과 사정을 잘 이해시키고 PUF의 개입을 유도하는게 유리합니다. 최악의 경우 b에서 계약파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보아하니 번역도 어느 정도 진행된 것 같고하니 아마 b에서도 섵불리 배수진(?)을 치지 못할 것입니다. 게다가 해외 출판사에 대한 b의 입장도 중요할 테니 계약파기라는 극단적인 반응이나 무리하게 기득권을 고집하진 못하리라는 게 제 생각 입니다.

사실관계를 잘 모르지만 발마스님과 b의 대표님께서 설명하신 상황에 비추어 보면 이런 문제는 상식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만약 이제이 북스에서 [스피노자, 반오웰] 글의 라이센스를 따기 위한 작업을 계속 추진한다면 그리 불리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간단하게 밑그림을 그려보면...

1. 일단 PUF측에 공식적으로 문의하시면 b에게 연락이 갈 겁니다. b에선 나름대로 이류를 설명하겠지만 결국 판매고에 관한 문제일 테고, 또 인문학, 철학 쪽의 멘탈리티는 어차피 큰 돈 버는 것에 크게 연연해하지 않을 것 같으니 입장을 잘 피력하시면 출판권을 얻을 수 있어 보입니다.

2. 가장 중요한 것은 이제이 북스 출판사 측의 공식적인 입장인데, b에서 댓글 달아주신 내용을 보면 이제이 북스 사장님이 b측의 입장을 십분 이해하고 [스피노자, 반오웰] 출판을 포기한 듯한 뉘앙스가 있어 보입니다. 사실이라면 비슷한 업무를하는 사람으로서 그와 같이 소극적인 태도는 좋지 않다는 것이 제 생각 입니다. 애초의 목적과 의지가 굳건 하다면 끝까지 입장을 표명하여 출판허가를 받으려는 노력을 해야한다는 게 제 생각이고요^^;

4. 마지막으로 이건 꼼수인데, b의 반응이 영 시원찮고 PUF와 발리바르의 반응도 소극적이면 눈 감고 그냥 수록해서 출판하는 것 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계약위반이기는 해도 불법은 아닙니다. 직접적으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곳은 PUF나 발리바르인데 그러니까 그 전에 미리 PUF나 발리바르에게로 부터 한국에서 알아서 잘 해결해라 라는 의사 정도는 확보해 둬야 합니다. 그리고 만약 b에서 소송을 한다면 상황으로 미루어 짐작해 보건데 아마 앞으로 PUF와 거래를 하기 어려질 수 있다는 점을 감수하고 진행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중요한 건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을 잘 확인하고 그리고 b에게 부여된 권한이 어디서 부터 어디까지인지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지요. 거칠게 제 깜량에서 판단하면 출판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가장 좋은건 b와 잘 협의해서 마무리 짓는 것이겠지만요.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서 b에게 서브 라이센스를 포함하여 모든 권한이 있고 b는 하늘이 두쪽나도 출판불허라면 저라도 b 출판사에 전화를 해서 사정 및 항의(?)를 해보지여^^; 글이 길어졌는데 일리가 있다 하더라도 음반 계약 기준에서 맞춰 본 것이니 전혀 소용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_-;

MANN 2005-04-30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이런 당황스런 일이...
아무리 생각해도 먼저 "스피노자와 정치"를 산 사람들이 '스피노자, 반오웰' 하나 겹쳤다고(그것도 번역자도 다른데) "대중들의 공포"를 사지 않거나 할 것 같지는 않은데...
잘 해결되어서 두 책 모두 멀쩡히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확실한 소장가치가 있는 책을 몇 권 추천해달라 ...

ㅎㅎㅎ 이건 너무 어려운 부탁인데.

그래도 몇 권 골라본다면, 아포리아님에게는 다음과 같은 책들이 좋을 것 같군요.

전부 포켓북이어서 값도 저렴한 편이니까 이 기회에 구입해서 두고두고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먼저 알튀세르의 책들 중에서는 아래의 책들을 추천하고 싶군요.

 

Ecrits philosophiques et politiques, tome 1 LGF - Livre de Poche, 1999. 

Ecrits philosophiques et politiques, tome 2 LGF - Livre de Poche, 2001. 

         

 

이 두 권의 책은 알튀세르 유고의 핵심을 이루는 책들이죠. 분량이 각 권마다 500여쪽 정도 되는데,

[마키아벨리의 고독]이나 [자신의 한계들 안에 있는 마르크스] 같은 주요 저작들이 수록되어 있고,

그 이외에도 중요한 글들이 다수 수록되어 있죠. 아직 영어로 번역되지 않은 글들도 많구요. 두 권

합쳐서 2만원 조금 더하니까 값도 싼 편이고 ...

   

Lire "le Capital" PUF, 1996. 

 

 

알튀세르 하면 역시 [자본을 읽자]를 빼놓을 수 없겠죠. 영역본은 알튀세르와 발리바르의 글만 번역되어

있는데, 이 책에는 랑시에르, 마슈레, 에스타블레의 글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죠. 아주 유용한 부록도

포함되어 있고.

 

Droit de cité, PUF, 2002. 

 

 

이 책은 발리바르가 1998년에 오브 출판사에서 낸 책인데, 2002년에 퓌프에서 재판을 내면서 새 논문을

하나 추가했죠. 그게 영역본 [우리, 유럽의 시민들?] 마지막에 수록된 인민주권에 관한 논문입니다.

그 이외의 나머지 글들은 대개 영어로 번역되지 않은 것들이기 때문에, 하나 구입해서 읽어볼 만합니다.

 

 

Identité et différence: L'Invention de la conscience, Seuil, 1998.

 

 

이 책은 존 로크의 [인간 지성에 관한 논고]의 한 장("동일성과 차이"라는 제목이 붙은)의 영어 원문과

불어 번역 두 편(하나는 17세기 번역이고 다른 하나는 발리바르의 번역)을 수록한 다음, 발리바르가 이 글에

대해 매우 상세한 해설과 주석, 용어 해설 등을 붙인 책입니다. 이 책이 출간되었을 때 프랑스 철학계에서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켰죠.  발리바르의 철학적 인간학 연구의 한 핵심을 이루는 매우 중요한

업적입니다.

 

 

L'Ethique, trans. Bernard Pautrat, Seuil, 1999.

 

 

이 책도 한 권 구입해두는 게 좋을 것 같군요. 스피노자 [윤리학]의 라틴어/불어 대역본인데, 현재 프랑스에서

매우 널리 쓰이고 있는 좋은 판본입니다. 해설이나 주석을 전혀 담고 있지 않다는 게 좀 단점이 될 수도

있는데, 번역의 정확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는 기존의 번역본들보다 훨씬 낫죠. 소장해둘 만한 책입니다.

 

 

Claude Lefort, Le Travail de l'oeuvre Machiavel, Gallimard, 1971.

 

클로드 르포르의 이 책도 하나 구입할 만하죠. 르포르의 국가박사학위논문을 출간한 책인데, 마키아벨리

당대에서부터 20세기의 레오 스트라우스에 이르는 마키아벨리 해석의 역사를 검토한 다음, 마키아벨리의

사상을 집약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책이죠. 800여쪽이나 되는 방대한 책이지만, 하나 구입해서 두고두고

참고할 만한 책입니다.

 

 

** 몇 권 더 추천하고 싶은데 오늘은 이 정도로 하죠.

그리고 [유럽철학어휘사전]은 한 2-3년 뒤면 값싼 페이퍼백(한 1/3 정도 가격)이 나올 테니, 그 때 가서

사도 늦지 않을 겁니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aporia 2005-04-11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한편으론 더 추천하고 싶으시다는 '몇 권'을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다른 편으론 다행이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원래는 권해주신 책 중에서 몇 권만 구입하려고 했는데, 막상 책 목록을 보니 욕심이 생기고 또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하다는 걸 알게 되서, 그냥 눈 딱 감고 다 사 버리기로 했거든요... 아마 '몇 권' 더 얘기해 주셨으면 그 '몇 권'도 샀을 게 틀림없어요.
곧 이사할 집 보증금 내려면 이렇게 돈 쓰면 안 되는데 TT 그래도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불어책 한번 사보겠냐고 생각하려구요. 그런데 한쪽에선 그런 목소리가 들려오는군요, 이번이 끝일 것 같지, 이제부터 시작이야...

krinein 2005-04-12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crits philosophiques et politiques는 좀 혹하는 심정입니다. 국내에서도 구할 방법이 있다면, 다 까먹은 불어를 새로 공부하고 싶은 심정인데(아님 소장만이라도^^;;), 역시 구하기가 만만하지는 않겠지요.

balmas 2005-04-12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rinein님, 그러시군요. 그럼 지를 수 있도록 도와드리죠. ^^;;

아마존 프랑스에서 포켓북 한두 권 주문하기는, 배송료가 너무 비싸기 때문에 망설여지죠. 그런데 아래 주소로 가시면 북24라는 사이트가 나옵니다. 영우무역이라고
프랑스와 독일의 책들을 전문적으로 수입, 판매하는 회사인데요, 개인들로부터 주문을 받아서 책을 구입해주기도 합니다.

책값은 원래 정가보다 한 15-20% 정도 비싸다고 생각하시면 되고, 4만원 미만이면 나중에 2천원의 배송료도 받습니다. 이 정도야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데, 좀 어려운
건 주문해서 배송되는 데까지 시간이 좀 많이 걸린다는 점이죠. 느긋하게 잊어먹고 있으면(^^) 두 달 정도 뒤에 연락이 옵니다.

저는 문고판 책들은 이쪽을 통해서 구입하는데, 참을성만 좀 있으면 나름대로 이용해볼 만한 곳인 듯합니다. 한번 질러보심이?? ^o^

http://www.book24.co.kr/


krinein 2005-04-12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름신에로의 인도로군요^^
고맙습니다.

aporia 2005-04-13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krinein님. 친구한테서 답장이 안와 섯불리 말씀드리지 못했는데, 오늘 낮까지 얘기하면 책을 살 수 있다는군요. 괜찮으시다면 한부 더 부탁할까 해서요. 친구는 15일날 들어오는데 이런저런 볼 일이 있어 4월말쯤 만날 것 같습니다. 그때 받으면 우편으로 보내드리면 될 듯 한데. 보시면 빨리 연락주세요. 감사합니다. 참. 선생님께서도 혹시 구하고 싶은 책 있으시면 말씀하세요. 없으신 책이 있기야 하겠습니까만은... ^^

krinein 2005-04-13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오전에 일이 많아 지금에야 확인했네요.
지금이 아직 점심 때 전이니 아직 늦은건 아니겠죠^^;
그럼 Althusser의 Ecrits philosophiques et politiques, 1,2와
Spinoza의 L'Ethique 정도를 부탁드려도 될지요.
네이버 쪽지나 제 서재 방명록으로 연락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뜻밖의 호의라,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aporia 2005-04-13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친구에게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약간 불안한 소리를 하네요. '서점에 있으면 구해오겠다'고 하는데... 설마 저런 책들이 서점에 없진 않겠지요? 그 동네 사정을 전혀 모르니 웬지 모를 불안함이 생기는군요. 그런 일이 없을 거라 바래보지만, 만의 하나의 가능성이란 것도 있으니까요...

balmas 2005-04-13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그렇게 구하는 방법도 있군요. ^o^

krinein 2005-04-13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aporia님. 덕분에 귀한 책을 구해 보게 되겠네요^^
바다건너의 사정이야 말씀대로 여기서는 알길이 없으니 너무 괘념치 마시고,
친구분 들어오시면 연락 주세요.
두루 신경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balmas님, 덕분에 서재 한 곁에서 좋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aporia 2005-04-14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rinein님. 오늘 아침에 정말 스릴넘치는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처음 보낸 목록이 안 왔다는 편지가 온 겁니다! 시차가 있어서 그 친구는 주로 밤에 확인하고 저는 주로 낮시간에 확인하는데, 그래서 그 친구가 어제 밤 급한 마음에 저한테 전화까지 시도했다네요. 받진 못했지만요. 아침에 와 보니 0시에 이런 사정을 담은 편지가 하나 있고, 다시 9시 2분에 지금 서점에 나갈 건데 미안하다는 편지가 왔더라구요! 그래서 정말 다급한 마음에 급히 편지를 다시 부쳤는데, 다행히 서점에 가기 직전 9시 5분에 확인해서 목록을 받았습니다. 여전히 책을 못 구할 가능성은 있지만, 어쨌든 그건 서점 사정이고 저희가 할 일은 다 한 셈이지요. 얼마나 긴장을 했던지... 거의 실시간 메신저였다니까요. 이젠 좋은 소식만 기다려야죠. ^^
참. 선생님 혹시 제가 어제 보낸 문자 받으셨어요? 제가 아르바이트 때문에 좀 정신없이 나가다 보니까 여기에 글을 못 쓰고 문자로 보냈거든요. 받으셨다면 빌릴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 답 기다릴께요.

balmas 2005-04-14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참. 내가 문자는 받았는데, 오늘 강의 끝나고 바로 집으로 와서 미처 챙기지를 못했군요.
[Rethinking Marxism]의 해당 호는 나도 갖고 있지 않고, 그 중에서 논문 두 편, 워렌 몬탁과 테드 스톨츠 논문의 복사본만 갖고 있어요.
내가 내일도 학교 가기는 어려울 것 같으니까,
토요일 7시경이나 다음 주 화요일 쯤 와서 받아가는 게 좋겠군요.

einbahnstrasse 2005-04-18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 선생님의 가장 인상적인 사진이 제 2권의 표지에. ;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