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balmas님의 "[스피노자와 정치] 출간을 코앞에 두고 부딪친 암초"

도서출판 b의 대표께서 직접 글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서출판 b와의 교섭에 관한 내용이나 소송에 관한 내용 등은

제가 이제이북스 출판사 측으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이니만큼 제가 부분적으로 잘못 알고

있는 내용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합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피해를 드렸다면

그 점에 관해서는 사과드립니다.

(사실 진위여부야 더 따져볼 문제이긴 합니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면 말이죠)

 

그렇지만 왜 [스피노자, 반오웰]의 수록을 허락할 수 없는지에 관한 조대표님의 말씀은

"사랑으로 굴복"시킬 만큼 별로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군요.

 

첫째, 조대표님은 그 논문이 표제작이라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사실 그 논문은 {대중들의 공포}의 전체 분량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 분량이고

또 {대중들의 공포}라는 책이 여러 논문들을 모은 논문집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표제작이라고 하더라도 그 논문 하나를 다른 논문집, 곧 스피노자에 관한

논문집에 수록한다고 해서, {대중들의 공포}의 출간이나 판매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말했듯이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있어도 말이죠.

 

둘째, {대중들의 공포}가 하반기 출간 계획에 있다고 말씀하고 계시는데,

이것도 첫번째 이유와 거의 같은 연장선상에서 답변드릴 수 있는 문제입니다.

{스피노자와 정치}, {대중들의 공포}라는 두 책의 성격이 전혀 다른데, 그리고

두 책 모두 논문모음집이고, 더욱이 [스피노자, 반오웰]이라는 논문은 표제작이라고는 하지만

{대중들의 공포}에 수록된 15편 가량의 논문 중 한 논문일 뿐인데,  그 논문이 다른 책에 먼저

수록되었다고 해서, 그게 {대중들의 공포}의 출간이나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더욱이 그 책의 역자에 따르면 번역 초고가 올해 말이나 되어야 끝날 것 같다고 하니

사실 내년 하반기나 되어야 책이 출간될 수 있으리라는 것을 출판사 사람들도 알고 있을 텐데 말이죠.

 

그래서 저는 제가 쓴 글에서 도서출판 b에 대해 내린 판단에서 별로 바꿀 만한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조대표님이 직접 와서 드신 두 가지 이유는 제가 보기에는 형식적인 이유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모종의 다른 이유가 있겠죠.

이런 이야기한다고 별로 달라질 건 없겠지만, 하여튼 여기까지 오셔서 사랑의 굴복까지 시도하시고

감사합니다. 자비로우시군요. :-)

 

덧붙이자면 확실히 지젝주의자들은 미움이나 사랑이니 슬픔이니 하는 정념적인 언사들을 즐기시는군요.

그런 지젝주의의 눈으로 보니 스피노자도 꽤나 정념적으로 비치는 것 같구요.

"사랑으로 굴복"이라 ... 아멘이라고 답변해야 하나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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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 2005-04-29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대중들의 공포]를 번역하고 있는 최원입니다. 저는 이번 일에 대해서 아무런 결정권도 없는 사람입니다만, 어쨌든 문제의 책을 번역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렇게 진선배님께 곤란한 문제가 생기게 되어 우선 매우 죄송스런 마음입니다. 한 가지 번역 일정과 관련된 오해가 있으신 것 같아 말씀드립니다. 올해 말에나 초역이 끝난다고 말씀을 전해 들으신 것 같은데, 저는 그런 식의 말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아마 중간에 어디선가 잘못 전해 들으신 것 같습니다. 원래는 5월까지 초역을 끝내기로 했었는데, 학업 문제로 속도가 늦어져서 이번 7월말까지 초역을 끝내겠다고 출판사 b에 며칠 전에 말했습니다. 그러니 출판사 b쪽에서 올해 하반기에 책을 출판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마도 그렇게까지 무리한 생각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사정에 따라 더 늦춰질 수도 있지만, 현재의 계획이 그렇게 잡혀 있는 것이 그리 무리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제가 보기에는 출판사 b쪽이 숨겨놓은 별다른 "모종의 이유"까지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런게 도대체 뭐가 있을 수 있을까요?^^ 출판업계 쪽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무지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로서는 "모종의 이유"가 뭐가 있을 수 있을지 전혀 상상이 안가는군요. 막 책을 출간하려고 하셨는데 이런 일이 터져서 조금 당황하신 것 같은데, 우선 다시 한 번, 일이 이렇게 되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오해가 있으셨다면, 푸시면 좋겠습니다. 민감한 일인만큼 조그만한 일이나 말도 크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참 중간에 끼어서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가 "역자에 따르면"이라는 말 한 마디 때문에 책임감을 느껴서 침묵을 깨고 한 마디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