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껍아 두껍아 노래를 다오 - 전래동요도와 한글공부를 동시에 (한글낱말카드 48매 포함)
KBS 미디어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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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저는, 이 DVD를 KBS미디어를 통해 구입을 했는데(이 프로그램 방영될 때 하단에 자막으로 선전하길래) 배송을 알라딘에서 했더라구요. 진작 알았으면 알라딘에서 구매하고 마일리지도 적립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더군요.

어쨌든, 한솔이가 텔레비전 볼 때 아주 좋아했거든요. 그동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하고 백설공주 DVD를 하루에 5번 이상 보려고 해서, (같이 보는 엄마인 내가 지겹기도 하고) 다른 걸로 보여줘야겠다싶어서 고른거예요.

뽀로로를 사려고 한참 고민하다가 이걸로 구입했는데 완전 대만족입니다.

일단 아이가 너무 좋아하구요. 요즘은 이걸 하루에도 4-5번은 보는 것 같아요. 그림도 친숙하고, 노래도 재미있고요, 중간에 [오늘의 글자를 배워볼까요]는 효과만점입니다. 한솔이는 지금 19개월이에요. 한참 말을 배우는 시기라서, 글자공부가 아니라 말 배우는 데 덕을 보고 있답니다. 요즘은, 노래가 시작되기도 전에, "같이가자"라거나, "안먹어"라거나, "가위바위보"라거나 이런 문장들을 말하더라구요.

함께 들어있는 낱말카드는, DVD내용 중에 포함되어 있는 글자공부와 함께 쓸 수 있는 카드인데, 한솔이는 글자는 모르지만, 그림보고 단어를 말하네요. 요즘은, [뭐예요?]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지라, 등장인물들 이름을 가르쳐준다고 고생중이랍니다. 이름들이 팔분음표, 온음표 이런 것들이라서 발음이 잘 안되잖아요.하하.

노래가사도 신경써서 만든 것 같아요. 한가지 단점이라면, [리어카]같은 단어가 나온다는 것. 그외에는 대만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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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 초등 교과서 속 과학 먼저 알기 100가지 과학 1000가지 상식 3
신경순 그림, 판도라 글, 오준호 감수 / 세상모든책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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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은, 애니메이션 또는 공상과학영화 등을 통해 자주 접한 소재이긴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로봇'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는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저, 악을 물리치고 지구를 구하는 로봇의 이미지, 인간을 공격하는 존재로서의 이미지(이 경우에는 안드로이드가 절대적으로 많지만)를 갖고 있는 게 전부가 아닐까? 사실, 이런 로봇의 이미지는 우리가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로봇은 로봇이라는 느낌을 갖지 못하게 하는데 일조를 하기도 한다. 기계와 로봇의 차이는 무엇일까?

이 책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쓴 것이지만, 로봇에 대한 우리(성인)의 생각을 조금 넓게 확장시킨다는 의미에서 읽어도 괜찮을 듯하다. 물론 초등학생의 눈높이에 맞춘것이긴 하지만. 또, 우리 시대와는 달리 로봇을 접할 기회가 많아지고, 실생활에서 로봇을 활용할 기회가 훨씬 많아진 아이들에게는 로봇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전달해주고 앞으로의 로봇산업의 가치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하므로 그 또한 유용한 소재가 아닐 수 없다.

로봇에 대한 정의를 이 책 내용으로 살펴본다면, 인간처럼 움직일 수 있는 운동기능과 인간과 비슷한 지능을 종합적으로 갖춘 기계를 말한다. 우리가 흔히 하는 오해 중의 하나는 로봇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어야한다는 것인데, 인간의 모습이 아니더라도 인간과 비슷한 행동을 할 수 있다면 로봇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로봇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로봇의 어원을 살펴보면, 일하다라는 말에서 왔다고 하니, 로봇의 가장 큰 기능은 사람대신 일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로봇이 사람대신 일을 하게 되면, 사람들은 위험한 일로부터 어느 정도 해방될 수 있고, 시간이 단축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렇기때문에 생명이 유한한 인간이 로봇을 계속해서 개발하고 보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로봇의 순기능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로봇으로 인해 직장을 잃은 사람이 생기는가하면, 전쟁도구로 활용될 소지가 높기도 하다. 실제로,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하는 일들은 어려운 의학적 수술이나, 우주탐사, 심해탐사 등과 같은 일도 있지만, 사람들의 단순노동을 대신 처리하는 경우가 많고, 전쟁터에서 과학기술을 뽐내며 살상무기로 사용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과학의 발달이 인간에게 편리함과 여유를 주었다면,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오히려 인간을 위협하는 도구로도 사용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회약자층의 노동의 기회를 빼앗기도 한다.

그러면 이 책은 로봇에 대해 무엇을 알려주고 있을까?

첫째는 로봇의 기원을 알려준다. 누가, 언제, 왜 로봇을 만들려고 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신화와 이야기 속에서 찾기도 하고, 유명한 인물의 일화를 통해 알려주기도 한다. 또한 로봇이 어떻게 점점 발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둘째는 로봇의 특징을 알려준다. 로봇의 재질, 로봇이 움직이는 원리, 로봇을 다루는 방법 등이다.

셋째는 다양한 로봇세상 엿보기를 통해서 로봇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알려준다. 우리가 생각하는 악을 물리치는 로봇의 이미지를 벗어나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활동하는 로봇을 알려줌으로써 로봇의 순기능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넷째는 아기자기한 과학이야기를 덧붙여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로봇의 이야기를 통해 산업일꾼으로서의 로봇뿐만 아니라 인간의 감정을 가진 로봇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공지능을 가진 제품들이 많이 나와있으므로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이 장에서는 인간의 상상이 만들어낸 로봇을 소개하는데서 시작해 실생활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로봇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말해준다.

다섯째는 차세대 기계산업의 꽃이라고 소개하는데, 앞으로 로봇산업은 계속해서 발달할 것이고, 점차 인간의 손을 떠나 로봇이 해야 할 일이 많아짐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 로봇산업은 더욱 커질 것이고, 우리나라가 세계의 로봇산업에 기여하고 있는 바가 크므로 우리 아이들에게도 좋은 기회를 제공할 산업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어려운 내용일 수도 있는 로봇과 관련된 과학을 쉽게 설명한 점이 돋보인다. 상상이 어떻게 현실이 될 수 있는가를 알 수 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로봇산업이 인간에게서 노동의 의미를 빼앗아가는 것은 아닌지, 또, 전쟁도구화되어 국가간의 종속체계를 강화하는데 사용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비판도 함께 실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어보았다면, 이런 이야기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너의 상상이 현실이 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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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위대하지 않다 (양장)
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마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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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위대하지 않다”는 말은 종교인들은 신을 위대하다고 생각한다는 뜻일 것이다. 나는 종교가 없다. 내가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은 이유는 어떤 거창한 목적이 있어서라거나 뜻이 있어서가 아니다. 종교 역시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고, 따라서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나는 종교가 없어도 살아가는데 문제가 없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간단한 생각이 저자의 주장 속에 들어있다. 종교란 인간이 필요에 의해 만들어냈다는 것. 그러므로 종교에서 말하는 신이란, 인간이 만들어낸 존재에 불과하며 그 신이 한 일과 계시는 지극히 인간적인 것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나는 내가 종교가 없다고 해서,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적대시한 적이 없다. 물론 내가 알고 있는 주변의 종교인들도 내가 종교를 갖고 있지 않다고 해서 종교를 강요한 적도 없다. 물론 내가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종교를 강요당한 적은 있지만. 어쨌든, 내가 신을 믿지 않는다, 아니 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한다고 해서 이 책의 저자와 모든 생각을 공유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미리 말해두자.

일단, 이 책은 내용적으로는 소재와 주제, 외관적으로는 두께 때문에 상당히 읽기 힘든 책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실제로 책을 읽기 시작하자 상당한 속도감으로 읽히는 책이었다. 저자의 글 솜씨가 유감없이 발휘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각 소제목을 살펴보면, 종교인들이라면 핏대를 세울 만한 제목들이 보인다. 물론 나에게는 흥미로운 제목이었지만 말이다. 종교가 건강에 해로울 수도 있다거나, 코란의 내용은 유대교와 기독교의 신화를 빌려온 것이라든가, 값싼 기적, 종교가 사람을 착하게 만드는가, 종교는 아동 학대인가 등등.

아래와 같은 문장을 보면, 저자는 종교를 인간이 만든 것이라고 전제한다. 이것은 흔히 말하는 신성모독에 해당될까?

"종교는 언제나 신자가 아닌 사람, 이단자,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의 삶에 끼어들려고 한다. 황홀하기 짝이 없는 내세를 이야기하면서도 이승에서 권력을 잡고 싶어 한다. 이건 당연한 일이다. 종교는 결국 속속들이 인간이 만든 것이니까 말이다. 게다가 종교는 자신의 다양한 가르침을 스스로 믿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종교와의 공존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p.33-34)"

“첫째, 종교와 교회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이며, 이 사실이 너무나 뻔히 드러나 있어서 무시할 수가 없다. 둘째, 윤리와 도덕은 신앙과 그다지 결부되어 있지 않으며, 신앙에서 유래할 수 없다. 셋째, 종교는 자신의 행위와 믿음 덕분에 신에게서 특별한 면죄부를 받았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무도덕적일 뿐만 아니라 부도덕하기도 하다.” (p.84)

"종교가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종교가 대개 남성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점을 통해서도 증명된다.“(p.87)

저자와 나의 일치하는 생각은 아래와 같은 문장이다. “믿음이 개인의 선택이 된 지금 신자들의 행동은 그들 자신이 알아서 할 문제다. 그들이 어떤 식으로든 강제적인 방식으로 종교를 주입하려고 하지만 않는다면, 우리도 신경 쓸 필요 없다.”(p.146) 사실, 종교가 있든 없든 간에, 자기네들의 종교를 강요하기 위해 하는 행동들은, 그들의 종교를 믿지 않으면 무서운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는 협박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들은 왜 그렇게 다른 사람들을 자신들의 종교 테두리 안으로 몰아넣고 싶은 것일까? 나와 같은 사람들이 종교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때는 그런 협박을 받아 무서움을 느꼈을 때보다는, 그들의 행동이 귀감이 되어 그들의 종교를 새롭게 보게 될 때이다. 그다지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저자는 이런 경우에도 그들의 종교 때문에 그런 선행이나 귀감 되는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본성에서 우러나온 행동이고 우연히 그 행동을 한 사람들의 종교가 그것이었을 뿐이라고 말한다. 즉 종교보다 인간의 본성이 먼저라는 것이다.

불신자, 이단자, 종교를 믿지 않는 자들에게 자행된 만행은 저자가 예를 들어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도 많다. 대량학살과 수많은 전쟁들이 종교적인 이유로 자행되었고, 표면적으로는 종교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일들도, 대다수의 종교인들이 그 일에 침묵함으로써 암묵적인 동의를 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일들도 많다.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종교이고 만들어진 신이니 인간의 필요에 부합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저자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종교는 아주 다양하다. 가톨릭과 개신교, 유대교와 이슬람교, 불교, 힌두교도, 모르몬교, 통일교, 자이나교, 조로아스터교, 여호와의 증인, 부두교, 등등을 비롯하여 인간을 신격화하여 비롯된 문제들(예를 들어 북한, 일본 등)까지 다양한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저자의 자료들은 저자의 주장을 증명하는데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나 또한, 그 많은 일들이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되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비종교인인 내가 읽기에는 아주 흥미로운 책이었으나, 혹여 종교인이 읽는다하여도 배타적으로 볼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종교가 가지고 있는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고, 또한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되거나, 침묵한 일들에 대해 반성을 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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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엄마 메타포 2
클라라 비달 지음, 이효숙 옮김 / 메타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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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의 주인공은, 나쁜 엄마가 아니라 바로 그 엄마의 딸인 멜리다. 철저하게 멜리의 시각으로만 모든 것을 보고 듣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멜리가 되었다. 멜리는 엄마를 두 명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분홍빛의 상냥한 엄마, 또 하나는 검은 빛의 악독한 엄마이다. 어느 쪽이 진짜 엄마인지는 모르겠지만 분홍빛의 엄마가 진짜 엄마였으면 하고 생각하고 있으며, 검은 엄마를 동정하고 위로하면서 그 둘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살아가는 소녀가 멜리다.

엄마는 정신적인 병을 앓고 있으며, 그 병이 멜리에게 두 명의 엄마가 있다고 느끼게 한다. 물론 멜리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있었다고 하니 오래된 병이다.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멜리의 엄마처럼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아이를 대하는 나의 태도 역시 그런 이중적인 면이 많았음을 인정해야겠다. 나의 컨디션에 따라 똑같은 행동에 대해서도 대하는 태도가 달랐던 적이 분명 있었음을. 그리고 그러한 나의 태도는 아이에게 혼란을 느끼게 해주었을 거라는 것을. 멜리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엄마의 두 가지 행동을 알고 있었다고 말하는 것은, 바로 이런 것까지도 포함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나는 이 글을 쓰기 위해, 아이 혼자 놀고 있도록 옆에 앉혀놓았다. 사실, 매주 토요일은 아이 아빠가 나를 위해 시간을 주기로 한 날이지만, 그 약속을 지키는 일은 거의 없는 듯하다. 그러므로, 토요일로 미뤄놓은 일을 해야만 하는 나는, 엄마의 일을 방해하고 같이 놀자고 떼를 쓰는 아이를 옆에 둔 채, 혹은 등에 업고 엉거주춤하게 앉은 채 이 글을 쓰고 있다. 똑같은 행동을 해도 다른 날은 괜찮은데 토요일만 되면 화를 내는 나는 나쁜 엄마일까? 아닐까?

멜리의 엄마는, 남들 앞에서는 한없이 다정하고 좋은 엄마이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인정받지 못하면 큰일이라도 나는 듯 완벽한 엄마를 연기한다. 또한 엄마는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는 검은 엄마의 모습을 드러내며 아이를 경멸하고 모욕을 준다. 아니, 멜리는 모욕을 준다고 생각한다. 엄마의 이중적인 생활은 물론 엄마의 우울증이나 자살충동 등을 통해 병적인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그런 엄마를 대하는 아빠나 할머니, 주변 사람들의 태도를 보면 그렇게 심각한 상태는 아닌 것 같다. 그러므로 멜리가 어렸을 때 엄마의 이중적인 행동(예를 들면 토요일의 나의 행동과 같은)을 두 명의 엄마가 있다고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부터 망상이 커진 것은 아닐까? 엄마가 좋아하는 행동만을 해야 하고, 검은 엄마와의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것은 멜리이다. 3이라는 숫자(아빠, 엄마, 멜리가 포함된 가족의 수 3)에 강박관념을 가지게 된 것도 멜리의 망상이 빚어낸 결과일 것이다.

엄마는 아이와 가장 가까이 있는 존재이다. 맞벌이부부가 많은 현실에서는 엄마나 아빠나 아이에 대한 친밀감이 그리 차이가 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쨌든 이 책 속의 멜리는 엄마와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엄마의 존재로 인해 늘 불안정한 생활을 하고 있다. 엄마의 병은 점점 더 깊어가고(이 부분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엄마의 병이 더 깊어졌다면 엄마가 취업을 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멜리의 정신적 측면이 더 악화된 결과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빠는 점점 더 집으로부터 멀어진다. 멜리는 엄마에게는 자신의 생각을 늘 숨긴다. 엄마가 아닌 주변 사람은 없다. (아빠까지도 늘 부재중인 이미지이다) 결국은, 멜리에게는 관심을 보여주는 이가 하나도 없었다는 말이다. 더군다나 가장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도 멜리의 이야기를 들은 후로는 멜리와 단둘이 있고 싶어 하지 않았고, 멜리의 이야기를 들은 할머니도 엄마 편을 들기만 했지 멜리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멜리는 철저하게 무관심 속에서 생활했다.

나 역시 딸을 키우는 엄마이다. 내가 자라면서 우리 엄마의 행동이나 생각에 많은 영향을 받았듯이 나의 딸도 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것이다. 지금 내가 딸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네가 있어서 엄마가 행복하다는 감정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쉽지는 않다. 왜냐하면,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이기 때문에 포기해야하는 일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때로는 아이를 향해 나도 모르게 검은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런 감정들이 자꾸 쌓이다보면, 멜리처럼 내 아이도 그런 감정 상태를 겪을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어린이심리에 대한 책을 읽다보면, 아이에게 언제나 일관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라는 말을 접한다. 그 이유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

그렇지만, 나쁜 엄마를 읽는 동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남에게 보이기 위해 아이를 이용하지는 말아야지. 내가 다른 이들로부터 좋은 엄마라 불리는 것보다 내 아이로부터 좋은 엄마라 불리고 싶다는 것. 이 책 속의 [나쁜 엄마]는 사회적으로 볼 때는 나쁜 엄마가 아닐 수 있다. 그것은 그녀를 대해는 사회의 태도(엄마의 친구들, 그녀의 취업)를 보면 안다. 그렇지만 멜리에게는 나쁜 엄마였다. 멜리가 자기 자신의 문제를 담담하게 바라볼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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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미술 수업 - 한 젊은 아트컨설턴트가 체험한 런던 미술현장
최선희 지음 / 아트북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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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재미도 있고, 정보도 많았던 책을 읽었다.

이게 내 첫 소감이다. 최근에 유명 화가의 전시회 소식이 들리기도 했고, 별로 유쾌하지 못했던 사회문제에 거론된 작품때문에 새로이 알게 된 사실도 있었기때문인지, 미술관련 책들이 많이 보이는 편이다. 나의 관심이라는 것도 시류를 타고 왔다갔다하는지라 최근의 관심과 맞아떨어지는 책이기도 했다. 게다가, 아트북스에서 출간되는 [이모션]이라는 잡지를 통해 미술과 돈의 관계에 대해서도 조금 지식을 넓혔던 터라 그런지, 크리스티에서 배운 그녀의 미술수업은 내게도 재미를 주었다.

얼마전에 읽었던 [베트남 그림여행]이, 다른 이들에게는 좋은 평을 받았지만, 나는 실망을 했던 것과는 달리 이 책은 정말 잘 읽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이 내게 의미있게 다가온 것은, 그녀의 미술수업을 통해 자신의 지식과 정보를 뽐내려한 글이 아니라 사람을 매개로 쓰여진 글들이라 인간냄새가 폴폴 나면서도 정보와 지식도 소홀히 하지 않은 책이라는 점에 있다.

또, 그렇게 특별나 보이지 않는 저자가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공부를 하고 또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나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한국을 떠나 외국에서 생활할 기회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외국인 남편과 시댁 식구들의 배려도 흔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현명하게 잘 이용했다는 생각도 든다. 한국 남자와 결혼해서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을 자주 만나는 나는, 그녀들도 최선희씨처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한국에서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녀는, 그래도 항공사 근무를 했기에 어느 정도 어학에 자신이 있는 여성이었을 거고 그러니 어학에 대한 부담이 적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만도 아니었다. 미국식 영어를 배운 한국인인 그녀가 프랑스에서 살아가기 위해 프랑스어를 배우고, 또 영국에서 살아가기 위해 영국식 영어를 다시 배워야했다. 언어를 배우기 위해 그녀가 노력하지 않았다면 그녀에게 다가온 수많은 기회를 놓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언어란 필요에 의해 습득되는 도구라는 생각이 든다.

뿐만 아니라 그녀 자신이 말하는 [시각이미지]를 기억하는데 특출났던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살린 공부를 하고, 그 결과 자신의 일을 찾은 것도 귀감이 되었다. 우리는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모르고 일생을 살다 죽는 일도 흔하니까 말이다. 자신의 장점은 자기 스스로 파악되기도 하지만, 보통은 어떤 경험을 통해 표출되고, 또 남에 의해 발견되기도 한다. 그런 자신의 장점을 발견해줄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또 얼마나 행운일까?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녀가 만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덕분이었다. 미술수업에 관한 이야기를 오로지 수업내용으로 알려주려고 했다면, 얼마나 따분하고 재미없는 책이 되었을까? 그녀가 만난 사람들을 통해 나는 미술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얻었다. 게다가, 이 책이 미술수업 자체에만 한정된 정보와 지식을 나열하고 있지는 않다. 저자가 그림을 보면서 느꼈던 점을 미술수업과 연계해 이야기해줌으로써 그림에 대한 선입견(어렵다는?)을 버릴 수 있었다. 또한 그녀가 생활하고 움직였던 공간을 바라보는 시각도 참 좋았다.

크리스티라는 경매회사가 하는 일을 통해 미술품 경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그것도 좋았다. 미술이 돈이 된다는 이야기는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무슨무슨 경매에서 얼마에 그림이 팔렸다더라는 소식도 자주 듣는다. 그렇지만, 미술품 경매라는 것을 돈 많은 부자들의 돈자랑이라고까지 생각했던 내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려준 책이기도 하다. 경매를 통해 미술품을 구입하건, 전시회에서 그림을 구입하건간에 컬렉터의 마음으로 하라는 이야기도 좋았다. 자신이 평생에 걸쳐 모은 컬렉션을 경매에 내놓은 이가, 자신의 아이들이 고급차를 사고 집을 사는데 쓰는 돈으로 바꾸는 것보다는 그 작품을 진정으로 원하는 이가 가져가는게 더 좋다고 말한 컬렉터의 이야기는 컬렉터를 새롭게 보게 만들었다.

누구는 미술품을 투기의 대상으로 구입하고, 누구는 비자금을 숨기는 용도로 사용한단다. 그런 이야기들을 들을 때면 멀게만 느껴지던 미술품들이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가깝게 느껴졌다. 중간중간 런던에서의 미술수업과 관련된 정보를 실어놓고 있어서 이런 공부를 해보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동기부여가 될만한 책이다.

그뿐 아니라, 그녀가 한국의 작가들을 유럽에 소개하고 그들의 작품이 세계시장에서 인정받기를 원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것에 그치지 않고, 신인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모습도 참 좋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내내 {참 좋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녀의 삶도, 커리어도,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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