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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즈 - 간바라 메구미의 첫 번째 모험 ㅣ 간바라 메구미 (노블마인) 1
온다 리쿠 지음, 박수지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랜만이다. 온다리쿠의 책을 한동안 줄줄이 읽었더니, 재미가 없어지는 듯했다. 역시, 한 작가의 책이 한꺼번에 우루루 몰려나오는 것은 재미가 없다. 그러다가 뜸하더니, 신작(?)이 나왔다. 대뜸 구입했다. 망설일것도 없이.
온다 리쿠의 책을 계속해서 읽을 때는 그 내용이 그 내용같아 조금 식상해질려고 했는데, 몇달 안 읽었더니, 그 식상함은 사라지고 그리워지더란 말이다. (^^) 그래서, 이 책 [메이즈]를 읽었다. 첫번째 느낌 ! 역시 온다 리쿠다! 재미있다!
학원물이 아니란 점에서 일단 좋아~!! 그리고, 새로운 인물, 간바라 메구미도 매력적이다. 그런데, 이 책이 [간바라 메구미]의 첫번째 모험이라고는 하지만, 메구미의 역할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미쓰루]와 [세림]에게 초점을 맞춰보았다. 메구미는, 독특한 캐릭터이므로 여러모로 활용가능한 캐릭터인 듯 싶다. 뒤이어 나온 [클레오파트라의 꿈]에서는 메구미의 활약이 더 두드러진다. [메이즈]에서는 그런 인물이 있으니 관심가져달라는 말 같다.
어찌보면, 이 책은 미쓰루의 모험 같다. 메구미의 권유로 일을 하게 된 미쓰루, 메구미가 하는 일이 정확하게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미쓰루에게 주어진 일주일 동안 탐정역할을 충실히 하면 된다. 보수도 끝내준다. 미쓰루가, 탐정역할을 수행하는 동안, 유적 아닌 유적 '두부'의 정체가 하나둘 드러난다.
존재하지 않는 곳이면서 존재해서는 안되는 곳이기도 한 [두부]. 그곳에서 사람들이 사라진다. 매혹적이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곳, 그러나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에 의해 전설은 형성된다. 이런 류의 이야기들은 항상 음모론이 도사리기 마련이다. 전설로 무장된 음모론. 미쓰루가 파헤친 것은 바로 그것이다. 누군가가 무엇인가를 감추기 위해 만든 곳, 그곳의 목적으로 알아내는 것이다.
미쓰루가 세림과 함께 나누는 대화는 의미심장하다. 그 대화를 통해 이야기는 실마리가 잡힌다. 그런데, 마지막 마무리는 좀 허전한 감이 있다. 자신(혹은 회사, 혹은 회사가 있는 국가)의 이익을 위해 사람들을 사라지게(죽게) 만들고, 공포를 조성해놓고, 아무런 죄책감이 없다. 그 전설을 제대로 파헤친 미쓰루도, 그것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 그저 그렇게 살아서 나가는 것으로 끝이다. 죽은 자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더구나 함께 지낸 세림에 대해서도.
그 점이 조금 아쉽지만, 오랜만에 만난 온다 리쿠의 작품이어서일까? 그의 이야기 솜씨에는 여전히 반할 만하다. 전체적인 이야기 내용은, [클레오파트라의 꿈]보다 더 환상적이고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