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도리 짝짜꿍 꼬마 사파리 개념 2
이상교 지음, 최숙희 그림 / 사파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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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선, 이 책이, 사파리에서 나온 [불아불아]와 똑같은 책이란 것부터 말해야겠다. 표지와 제목이 바뀌었지만, 같은 책이다. [불아불아]보다는 [도리도리짝짜꿍]이라는 제목이 이 책의 내용을 정확하게 제시해주고 있는 것같다. 내가 두 책이 같은 책이라는 걸 알게 된 데는, 바로 [시상시상]이라는 말때문이었다.

나는, [시상시상]이라는 말을 처음 보았다. 곤지곤지 잼잼잼잼 섬마섬마...등등은 뜻은 몰라도 익히 들어오던 말이라서 어떤 동작을 해야할지 알겠는데, 도무지 [시상시상]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찾아보았다.

그랬더니, [단동십훈]에 나오는 말이었다. 단동십훈은 전통육아법으로 알려져있는데,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이 책은, 단동십훈의 내용을 모두 담고 있으면서 부드럽고 따스한 그림으로 아이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그림이 눈에 익다 했더니 '최숙희'님의 그림이다.

불아불아는, 아이의 허리를 양손으로 잡고 좌우로 기우뚱거리는 동작과 함께 한다. 그래서, 그림을 보면, 곰이 아이의 허리를 잡고 눈을 맞추고 있다. 금을 줘도 은을 줘도 살 수 없는 예쁘고 귀한 우리 아기..라고 읊어주면서 서로 교감할 수 있겠다. 이야기 페이지 아래에서는 곰이 누군가 내민 손을 따라간다.

그 손을 따라 페이지를 넘기니 캥거루가 나온다.

시상시상은, 아이를 앉혀놓고 앞뒤로 흔들면서 하는 말이란다. 캥거루가 아이를 앞으로 뒤로 끄덕끄덕 하면서 윗사람을 섬기고 아랫사람을 아끼라고 말한다.

캥거루는 누구의 손을 잡으러갈까? 다시 페이지를 넘기니, 강아지가 나오네^^ 도리도리 왼편오른편을 번갈아보는 동작이다. 아이와 자주 했던 동작이라 익숙하다. 아이를 내려다보며 미소짓는 강아지의 모습은 너무 행복해보인다.

강아지가 잡은 손은 악어다. 잼잼잼잼.. 주먹을 쥐었다폈다 좋은 생각은 고이고 나쁜 생각은 버리라고 말한다. 잼잼에 그런 뜻이 있었구나..이제야 안다.

캥거루가 잡은 손은, 원숭이인가 침팬지인가...(--) 곤지곤지 하고 있는 그모습이 익살스럽다.

다시 페이지를 넘기니 펭귄이 섬마섬마 걸음마를 시킨다. 뒤뚱거리는 펭귄이 아기의 손을 잡고 섬마섬마 하는 걸 보니 재미나다. 펭귄을 따라 넘기니 호랑이랑 놀고 있는 아이 모습이 흥겹다.

에비에비...는 업비업비를 말한다는데, 해서는 안되는 것을 말할 때 약간 겁주는 말이라고 한다. 그림 속의 호랑이는 무섭지 않고, 에비에비~손을 휘젓는 모습이 재미나다.

호랑이의 손을 따라 가니, 아함아함 하품하듯 손바닥으로 입을 가리는 고양이와 아기가 나온다. 고양이와 딱 어울리는 동작이 아닐 수 없다. 도양이가 잡은 손은 보아하니 코끼리다.

커다란 코끼리가 짝짜꿍짝짜꿍하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마지막으로는 모든 동물들과 함께 질라아비 훨훨 나비를 쫓아간다.

모든 동작에 의미가 있고, 아이의 소근육발달과 성장을 도와주는 동작이다. 어렸을 때 익숙하게 들었던 그 말들이 이렇게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는 줄 예전엔 몰랐다. 아이와 손을 잡고, 허리를 잡고, 눈을 마주치며 어르고 노는 동안, 엄마와 아기 사이에는 교감이 싹틀 것 같다. 게다가, 그 운율이 우리 정서에 맞는 것이니 흥겹기까지 하다.

20개월 된 우리 아이는, 이미 이런 동작들을 하면서 컸지만, 그림과 함께 다시 보니 즐거워한다. 동물이름을 물어보며 딸하는 모습이 예쁘고 기특하다. 아이랑 함께 보면서 놀 수 있는 책이라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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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자 들어간 벌레들아 - 생태 동시 그림책, 동물편 푸른책들 동시그림책 1
박혜선 외 지음, 김재홍 그림, 신형건 엮음 / 푸른책들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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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생태?

동시?

그림책?

 

 

요즘 아이들 동시에 부쩍 관심이 늘었다. 우연히 접한 몇몇 동시들을 통해 관심영역이 넓어졌다고 해야할까?

 

초등학생때, 교실 뒤 게시판을 장식할 벽신문을 만들면서, 꼭 넣었던 코너가 바로 동시였다. 그때는, 동시가 낯설지도 않았고, 나 역시 동시를 쓴답시고 까불어댔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였을까? 동시는 내게서 멀어졌다.

 

아마도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동시]는 아이들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다 큰 어른이 된 것처럼 고전을 손에 잡았다. 그게, 내 기억에는, 학교도서관에서 본 [파우스트]였다. 결과는? 에상 가능하겠지만, [동시도 멀어졌고, [고전]도 멀어졌다. 하하하.

 

청소년기를 거치고, 대학생이 된 후에는 [동시]뿐만 아니라 [시]도 내게는 먼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다시 내게 온 [동시]는 색다른 세계였다.

 

 

언어의 유희를 제대로 느꼈다고 말한다면 어떨까? 그런것 같은데 ^^

 

이 동시집은, 일단 제목이 특이하다. '똥'자 들어간 벌레? 게다가 마지막 연에 등장한 '똥'자 들어간 ooo. 재미나다. 시가 참 정감있는 우리말로 쓰였을 뿐 아니라, 재미도 있고, 지식과 정보까지 있다. 사실, '시'를 통해 뭔가를 공부한다는 생각을 하면 재미가 반감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시집은 그렇지 않다.

 

지식과 정보를 담았으되, 과하지 않다. 특히나 요즘처럼 자연생태를 제대로 즐기기 어려운 시대를 사는 우리와 우리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으니 좋다. 굳이 어려운 책 펴놓고 이거다 저거다 알려주지 않아도 되어서 좋다.

 

그런데, 이 동시집의 제목을 보고는, 모든 시가 '똥'자 들어간 벌레들을 다룬 건줄 알았다. 그게 아니라 수록된 시 중의 한편이었지만...(^^)

 

또 한가지 좋은 점은, 그림이 직접직이지 않아서 좋다. 그러니까, 시에 곁들인 삽화가 시의 내용을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분위기를 전달해준데 그친 거에 대해 만족한다. '시'의 내용을 상상할 수 있도록 배경을 제시해줬다는 것이 참 좋다. 더불어 마지막에 '시'의 등장생물들에 대한 정보를 정리해둔 것도 좋다.

 

어린 아이들보다는 초등생 이상이 보면 괜찮을듯하다.

 

그리고, 목차에는 있는 시인의 이름이 본문에는 없다. 지은이가 따로 표기되지 않아서 그냥 한권의 이야기책을 읽는 느낌이다. 나는 이런 점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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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의 꿈 - 간바라 메구미의 두 번째 모험 간바라 메구미 (노블마인) 2
온다 리쿠 지음, 박수지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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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바라 메구미의 두 번째 모험. 간바라 메구미는 전작인 [메이즈]에 나왔던 독특한 캐릭터의 인물이다. 온다 리쿠의 작품에서 전작의 인물을 다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닌듯하다. [메이즈]가 메구미라는 인물을 소개하는데서 그친 듯한 느낌이라면, 이 책에서는 [메구미]의 일상과 일이 주요 내용이다.

메구미는, 남자지만 여자같이 행동하는 인물이다. 어렸을 때 여자가 많은 집안에서 살아가기 위한 메구미만의 생존전략은, 사회생활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여자들은 사회 활동에서 많은 제약을 받고 있고, 차별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남자들은, 남자들이 그런 차별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메구미는, 여자라서 이로울 때와 남자라서 이로울 때, 이 두 가지 역할을 바꿔가며 살아간다. 어쩌면, 이것이 원래 인간의 모습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닌, 그 경계에 서 있는 사람.

메구미라는 인물은 딱 그 경계에 서 있는 사람이다. [클레오파트라의 꿈] 역시 딱 그 경계에 있는 소설이다. 메구미는 쌍둥이여동생인 가즈미를 도쿄로 데려간다는 개인적인 일과, 클레오파트라를 찾아내는 직업적인 일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밟고 서 있다. 때로는 여동생의 일을 처리하고, 때로는 자신의 일을 진척시킨다.

간바라 메구미는 미국의 제약회사 직원이다. 그가 행동 하나하나가 동종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왜냐하면 그가 무슨 일을 할 때마다 제약회사의 주가가 치솟거나, 획기적인 신약이 발표되곤 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메구미가 홋카이도의 H시에 간 것은 표면상으로는 가즈미를 도쿄로 데려가기 위한 가정적인 일 때문이었지만, 메구미가 일본으로 돌아왔다는 것, 그리고 하필이면 H시에 온 것은 뭔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도둑이 제발저린다는 표현이 딱 이럴 때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메구미가 왔다는 정보는 메구미가 원하는 정보를 가진 이들이 행동에 나설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그것이 실존하는 것이든 상상에 의한 것이든 간에 일단 메구미라는 인물이 미치는 사회적 여파인 것이다.

[메이즈]에서 보여줬던 비밀기지, [클레오파트라의 꿈]에서 보여 준 생화학무기. “거대한 제국 미국”을 바라보는 온다 리쿠의 시선을 “미국의 제약회사에 다니는 메구미”라는 인물을 통해 이야기하는 듯하다. 미국의 반응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나라들이 얼마나 많은가. 미국이 기침을 하면 전 세계가 들썩이는 꼴이니, 어찌 그렇지 않을까? 메구미라는 인물의 설정은 묘하게도 거대제국 미국을 연상시킨다. 물론, 메구미의 역할이 그러하듯 “미국”과 “미국제약회사의 일개 사원”이라는 경계에서 왔다 갔다 하지만.

[메이즈]에 비해 환상적인 몰입은 어렵지만, [클레오파트라의 꿈]은 다 읽고 난 후에 여운이 조금 강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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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e 세트 - 전2권 - 가슴으로 읽는 우리시대의 智識
EBS 지식채널ⓔ 엮음 / 북하우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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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끔 텔레비전에서 5분짜리 짧은 방송을 보며, 참 잘 만들었구나..생각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들쑥날쑥하여 시간마다 챙겨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제법 많이 챙겨봤다. 짧은 만큼 함축적으로 표현했으면서도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이야기들이 와닿았었다. 그러다가, 책으로 출간되고, 많은 이들의 입소문까지 들려왔지만, 정작, 나는 아이책에 밀려 구입하지 못하고 있다가, 두권세트가 나왔다는 걸 보고 구입하게 되었다.

사실, 내용에 대해서는 방송을 통해, 각 권에 대한 리뷰들을 통해 알고 있지만, 책으로 만나고 싶었다. 내가 놓친 부분도 알고 싶었고,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다. 내용이 어느 한 분야에 치중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전 분야에 걸쳐 있어서, 그 다양성도 좋다. 함께 곁들여져 있는 사진도 내용과 잘 어울린다.

학생들과 소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하기에도 좋은 것 같다. 남들보다 늦게 보았지만, 두권을 함께 사니 지식노트도 따라온다. 그냥 무지의 노트지만, 남편이 활용하겠다며 가져갔다. 청소년이나 대학생들에게 선물용으로도 괜찮을 것 같다. 나는, 이 책의 주제를 수업 중 토론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전문용어 설명도 쉽게 되어있어서 참고자료로 쓰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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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즈 - 간바라 메구미의 첫 번째 모험 간바라 메구미 (노블마인) 1
온다 리쿠 지음, 박수지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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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다. 온다리쿠의 책을 한동안 줄줄이 읽었더니, 재미가 없어지는 듯했다. 역시, 한 작가의 책이 한꺼번에 우루루 몰려나오는 것은 재미가 없다. 그러다가 뜸하더니, 신작(?)이 나왔다. 대뜸 구입했다. 망설일것도 없이.

온다 리쿠의 책을 계속해서 읽을 때는 그 내용이 그 내용같아 조금 식상해질려고 했는데, 몇달 안 읽었더니, 그 식상함은 사라지고 그리워지더란 말이다. (^^) 그래서, 이 책 [메이즈]를 읽었다. 첫번째 느낌 ! 역시 온다 리쿠다! 재미있다!

학원물이 아니란 점에서 일단 좋아~!! 그리고, 새로운 인물, 간바라 메구미도 매력적이다. 그런데, 이 책이 [간바라 메구미]의 첫번째 모험이라고는 하지만, 메구미의 역할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미쓰루]와 [세림]에게 초점을 맞춰보았다. 메구미는, 독특한 캐릭터이므로 여러모로 활용가능한 캐릭터인 듯 싶다. 뒤이어 나온 [클레오파트라의 꿈]에서는 메구미의 활약이 더 두드러진다. [메이즈]에서는 그런 인물이 있으니 관심가져달라는 말 같다.

어찌보면, 이 책은 미쓰루의 모험 같다. 메구미의 권유로 일을 하게 된 미쓰루, 메구미가 하는 일이 정확하게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미쓰루에게 주어진 일주일 동안 탐정역할을 충실히 하면 된다. 보수도 끝내준다. 미쓰루가, 탐정역할을 수행하는 동안, 유적 아닌 유적 '두부'의 정체가 하나둘 드러난다.

존재하지 않는 곳이면서 존재해서는 안되는 곳이기도 한 [두부]. 그곳에서 사람들이 사라진다. 매혹적이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곳, 그러나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에 의해 전설은 형성된다. 이런 류의 이야기들은 항상 음모론이 도사리기 마련이다. 전설로 무장된 음모론. 미쓰루가 파헤친 것은 바로 그것이다. 누군가가 무엇인가를 감추기 위해 만든 곳, 그곳의 목적으로 알아내는 것이다.

미쓰루가 세림과 함께 나누는 대화는 의미심장하다. 그 대화를 통해 이야기는 실마리가 잡힌다. 그런데, 마지막 마무리는 좀 허전한 감이 있다. 자신(혹은 회사, 혹은 회사가 있는 국가)의 이익을 위해 사람들을 사라지게(죽게) 만들고, 공포를 조성해놓고, 아무런 죄책감이 없다. 그 전설을 제대로 파헤친 미쓰루도, 그것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 그저 그렇게 살아서 나가는 것으로 끝이다. 죽은 자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더구나 함께 지낸 세림에 대해서도.

그 점이 조금 아쉽지만, 오랜만에 만난 온다 리쿠의 작품이어서일까? 그의 이야기 솜씨에는 여전히 반할 만하다. 전체적인 이야기 내용은, [클레오파트라의 꿈]보다 더 환상적이고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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