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우주 - 커다란 우주에 대한 작은 생각
엘라 프랜시스 샌더스 지음, 심채경 옮김 / 프시케의숲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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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엘라 프랜시스 샌더스는 『마음도 번역이 되나요』(시공사)를 통해 일러스트와 어우러진 짧은 글로 그녀만의 감각을 드러낸 바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언어로 다양한 변주를 하던 그녀가 이번에는 '우주'로 나아간다. 과학을 교양의 수준으로 쉽게 풀어주는 책을 잘 읽는 편이다. 이 책도 그런 류가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이 책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심채경님이 번역을 했기 때문이다.

I AM MADE FROM CARBON 나는 탄소로 이루어졌다

이 책의 처음은 이렇게 시작한다. 우리 몸은 불타오르던 거대의 별의 잔해로 구성되어 있다. 나라는 존재의 18퍼센트 가량을 차지하는 탄소는 내가 되기 이전에 다른 자연물을 구성했을지도 모른다. 밤하늘에 셀 수 없이 펼쳐져 있는 별들은 압도적이다. 그에 비하면 나의 연약한 몸은 그들의 잔해일 뿐이다. 그러나, 알다시피, 우리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우리는 우리가 먹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리 모두는 태양을 먹고 있다. 식물처럼 에너지를 직접 얻을 수는 없지만, 식물을 먹거나 식물을 먹은 동물을 먹음으로써 에너지를 섭취한다. 그러고보니 에너지를 직접 섭취할 수는 없지만 우리 몸이 햇빛을 받아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비타민도 있다. 비타민D가 그것이다.

물론 나는 3개월에 한 번 비타민 D 주사를 맞고 내 몸속 비타민 D 함량을 맞추고 있다.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하니(내가 해를 보는 시간은 극히 짧고, 야외에서 운동을 하지도 않으며, 더군다나 햇빛 알레르기마저 있어서 오랜 시간 햇볕에 서 있을 수도 없다.) 그 수밖에 없다. 급격하게 떨어진 면역 지수를 높이기 위해서였는데,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

HOW TERRIBLY ILLUMINATING 지독하게 빛나는

빛은 우주 속에서 에너지를 다른 공간으로 옮기는 수단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빛'이라는 단어를 쓸 때는 전체 스펙트럼 가운데 광확 혹은 가시광선이라 불리는 일부분만을 지칭한다. (P.25) 빛은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에 반사되기도 하고, 굴절되기도 한다. 또 회절과 간섭 현상도 보인다. 태양은 방대한 양의 에너지를 내는데, 그중 극히 일부분만이 지구에 있는 우리에게 도달한다. 그럼에도 우리의 일상을 밝히는데 충분하다.

MITOCHONDRIAL EVE 미토콘드리아 이브

"미토콘드리아 이브"라고 알려진 여성 조상을 찾아 모계를 거슬러 올라가는 데 미토콘드리아 DNA가 활용되었다. 이러한 종류의 DNA는 완전히 배타적으로 어머니 쪽으로만 전해지기 때문에 세대가 이어져도 완전히 바뀌지 않은 채 보존된다. 미토콘드리아 이브는 약 20만 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여겨진다. "Y 염색체 아담"이라 불리는 남성 조상은 남성 개체 사이에서 재조합 없이 전달되는 Y 염색체를 통해 추적해냈다. Y염색체 아담은 23만 7,000년 전에서 58만 1,000년 전 사이에 살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P.42)

지구상의 모든 것이 일정 비울의 유전자 동일성을 갖는다고 한다. 사람들끼리는 DNA의 99.9%를 공유하는데 결국 0.1%의 차이로 우리는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침팬지와는 불과 1.3%의 차이이고 고양이와는 90%, 소와는 80%, 닭이나 초파리와는 60%를 닮았고 바나나와도 50%나 닮았다고 한다. 우리가 살면서 나와 남을 얼마나 구분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유전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과학적으로 설명이 필요한 것은 한두 문장으로 깔끔하게 정리한 후 저자의 생각과 이야기를 풀어간다. 또한 관련하여 그려놓은 일러스트는 마음을 이완시켜준다. 태양을 먹고 살지만 식물처럼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지 못하는 인간의 모습, 우주적 거리를 계산하느라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하지만 그 안에 살고 있는 '인간'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깨닫는다. 우리는 호흡을 통해 산소, 질소, 그 외 여러가지 요소들을 들이마신다. 숨 쉬는 속도를 바꾸거나 호흡에 덜 혹은 주의를 기울이면 뇌의 다른 영역을 사용하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P.67) 우리는 동물 중에서 유일하게, 달리기나 휴식, 공포에 대한 반응이 아닌 의지에 따라 의식적으로 호흡을 바꾸고 조절할 수 있다.

인간은 우리가 전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니다.(P.79)

최근에 '잠'과 관련 있는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그만큼 수면의 질이 나빠졌기 때문이리라. 우리는 평균적으로 인생의 3분의 1을 눈을 감은 채 보낸다고 한다. 얕은 수면 단계에서는 잠이 들락말락 하므로 잠에서 쉽게 깨어날 수 있다. 다음 단계에서는 눈의 움직임이 멈추고 뇌파가 느려진다. 점점 뇌파가 느려지고, 눈의 움직임이나 근육 활동이 사라지면 깊은 잠에 들게 된다. 그 다음에 렘 수면 단계로 넘어 간다. 이때는 안구가 움직이며 가볍고 얕고 불규칙한 숨을 쉬지만 자시 근육은 일시적으로 마비상태이다. 이 상태가 전체 주기로 볼 때 매우 중요하고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기억나는 꿈은 대부분 렘 수면 동안 꾼 꿈이다. 수면 부족은 우리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좋은 휴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끝이 없다.

우주가 담고 있는 모든 것을 다루고 있는 책이었다. 과학적 지식을 전달하는데 있어서는 간결하면서도 알기 쉽게 전달하면서 그 속에 살고 있는 우리, 나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가벼운 과학 에세이로 읽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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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2-05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과학쪽이라면 일단 기부터 죽고 들어가는 저에게 딱 좋은 책일듯요. 그림도 글도 너무 좋네요. 하양물감님덕분에 좋은 책을 얻어갑니다. 휴일 편한한 날 되세요.

하양물감 2022-02-07 08:47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 어쩌다 이렇게 와도 꼳 들러서 좋은 말씀주시는 바람돌이님....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즐거운 독서생활 응원합니다^^
 
다섯째 아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
도리스 레싱 지음, 정덕애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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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보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보수적이고 답답한 사람. 수줍고 비위 맞추기가 어려운 사람. 다른 사람들은 그들을 이렇게 불렀지만 그 외에도 자신들에 대한 생각을 완강하다고 할 수 있으리만치 옹호했다. 그들은 평범한 사람이며 그렇기 때문에 감정적 까다로움이나 절제가 단지 인기 없는 자질이라는 이유로 비판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P.7)

"해리엇은 자신의 미래가 구식이라고 생각했다. 남자가 왕국의 열쇠를 그녀 손에 쥐어 줄 것이고 그곳에서 자신의 본성이 요구하는 모든 것을 발견할 것이며, 그것은 그녀가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었던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했다. 그러기에 그녀는 인생의 모든 굴곡이나 진창을 처음에는 잘 모르면서 그러나 점차 단호하게 거부하면서 그곳으로 나아갔다. 반면에 데이비드에게 미래는 그가 목표로 삼고 보호해야 하는 어떤 것이었다. 자기 부인은 이런 점에서 그와 같아야만 했다. 즉 그녀는 행복이 어디 있는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지키는가를 알아야만 했다. 헤리엇을 만났을 때 그는 서른 살이었고 야심찬 남자가 지닌 완고하고 절제된 방식으로 일해 왔었다. 그러나 그가 일해 온 목표는 가정이었다."(P.13-14)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신경이 쓰였다. 보통은 전통적인 결혼생활과 육아에서 벗어난 예를 보여주기 마련인데. 해리엇과 데이비드는 그 반대였다.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고 개방적인 삶을 살고 있는데 반해 해리엇과 데이비드는 보수적이면서 결혼과 가정에 관해서도 '우리만을 위한 가정'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하는 전통적인 대가족적 만남과 생활을 선호하는 것이었다. 그에 대해서는 두 사람의 생각은 일치하였다.

그들은 결혼을 했고, 가정을 꾸리기 위해 집도 구입했다. 집을 사는 과정에서 데이비드의 두 부모(이 가정은 이혼 가정으로 부모가 각각 재혼 가정을 이루고 있다) 중 한 아버지로부터 도움을 받는다. 그리고 해리엇의 출산과 함께 해리엇의 어머니로부터도 도움을 받는다. 나는 여기서부터 계속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뭐지? 무엇이 나를 이렇게 불편하게 만드는걸까?

해리엇과 데이비드는 그들이 생각했던대로 아이를 낳고, 여러 사람들이 휴가를 함께 보내고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을 함께 보내기 위해 그들의 집으로 오는 것을 반긴다. 그들의 아이가 태어날 때마다 사람들은 축하를 하고 행복한 가정의 전형을 보는 듯한 모습이 연출된다. 그렇지만 과연 그러했을까? 해리엇은 아이 다섯을 낳는 동안 계속해서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반복한다. 먼저 낳은 아이는 자연스럽게 해리엇의 엄마인 도로시가 양육을 하고, 헤리엇은 또다시 임신을 하고 침대에 누운 채 보내거나 날카로워진 신경 탓에 모두가 눈치를 본다. 그렇게 연이어 아이를 낳는다. 참 이기적이다. 그렇다. 내가 생각한 것은 바로 그거였다. 이기적이다.

그들은 모두가 함께 하는 집을 구하기 위해 굳이 재혼해서 살고 있는 아버지로부터 돈을 지원받는다. 그들의 수입으로는 그 많은 사람들을 초대해서 먹이고 재우는 데 필요한 돈을충당하지 못하면서도 그것을 줄이거나 늦추지 않는다. 먼저 태어난 아이가 충분히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했는데도 또 새로운 아이를 임신하고, 그 아이를 낳기 위해 먼저 낳은 아이는 오롯이 친정엄마인 도로시의 몫이다.

자신들의 꿈을 위해 양가 부모는 돈과 시간을 무상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해리엇의 자매인 사라는 넷째 아이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고 부부 간에 문제도 있지만, 그의 엄마인 도로시는 헤리엇의 아이를 봐주느라 사라를 돌볼 여유는 없다. 사라도 그렇다. 그렇게 고생하는 엄마를 보면서 자신과 자신의 아이를 돌봐주지 않는다고 불평을 하다니... 아니, 딸들이 왜 이렇게 다들 이기적이고 멍청한지.

물론 데이비드도 마찬가지다. 해리엇이 아이를 연이어 낳는 것은 해리엇 혼자 한 일이 아니지 않은가. 적어도 데이비드가 조절을 하거나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했어야 한다. 연이어 임신을 한 상태에서 몸이 축나는 것은 해리엇이다. 물론 데이비드도 경제적으로 쪼들리는 생활에 많이 힘들었겠지만. 결국 다섯째 아이 벤이 태어났을 때. 나는 해리엇도, 데이비드도 모두 자기 밖에 모르는 철부지들처럼 여겨졌다.

앞서 태어난 아이들이 잘 자라주고, 그들의 기쁨이 되어주었을망정 연이어 태어나는 동생들 때문에 사랑받지 못한 아이들의 삶, 그리고 부모와의 애착 형성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안한 상태로 살아가는 넷째. 그리고 다른 아이들과 다른 성향을 갖고 태어난 벤.

벤의 탄생으로 인해 그들의 삶이 송두리째 달라졌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들이 셋째, 넷째를 낳는 동안 그 조짐은 이미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벤'은 사라가 다운증후군 아이를 낳은 것처럼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해리엇과 데이비드가 네명의 아이를 연이어 낳고 키우면서 지치지 않은 상태였다면, 벤도 그들에게는 사랑스러운 아이였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벤은 그들이 지치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울 때 태어났다. 결국 그들은 벤을 기관에 보내버린다.

해리엇이 강한 모성애 때문에 그 애를 되찾아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성'이라는 것이 또 한번 남은 아이들을 뿔뿔히 흩어지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다. 해리엇이 힘들게 벤을 보냈다면, 남은 아이들과의 관계를 다시 원상복귀를 하려고 노력했어야 한다. 그러나 해리엇은 그러지 않았다. 다시 벤을 데려왔지만 그 또한 엄마로서 감싸앉지 못했다. 벤이 존 패거리와 있을 때는 하나의 인간으로서 자기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수 있는데(물론 거기에는 힘의 관계가 어느 정도 있었을 것이다) 왜 그들의 가정에서는 그러지 못했을까?

사람들이 말하는 '이상적인 가정'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나는 '가정'을 이루고 사는 일이 얼마나 많은 희생과 양보가 따르는 일인지 절감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서로를 있는그대로 이해하면서 조화를 이루는 결혼 생활이란 것이 있을까? 과연?

결국은 가족 구성원 모두의 희생과 양보로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라면, '이상적인 가정'='행복한 가정'이라는 가설을 세울 수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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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3-08 17: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기억에 남아요 강렬하게 ㅎㅎ 리뷰 당선 축하드립니다 *^^*

하양물감 2022-03-08 19:01   좋아요 0 | URL
미니님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2-03-08 18: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하양물감 2022-03-08 19:01   좋아요 1 | URL
언제나 달려와주시는 서니데이님 고맙습니다.^^
 
홀릭 소원라이트나우 5
나윤아 지음 / 소원나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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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릭≫은 다섯 가지의 중독(자해, 스마트폰, 도박, 알코올, 게임)에 빠진 청소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청소년도서지만, 쉽게 읽어내지 못했던 것은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주제, 바로 그것때문이었다. 책장을 넘기자 '현실을 떠나 중독을 선택한 아이들'이라는 부제 아래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다섯가지 중독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중독은 '지나치게 과함에도 통제하지 못하는 행동'으로 정의된다. '중독'은 삶을 포기한, 혹은 살아가는 의미를 찾지 못한 '실패한 어른들'에게서 보이는 현상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가장 흔한 알코올, 니코틴, 도박 중독이 그랬다.

그런데 언제부터였을까? 실패한 인생이라고 할 수 없는, 아직도 갈 길이 구만리인 청소년들에게서 중독이 유행처럼 번져간 것은. 자해, 스마트폰, 도박, 알코올, 게임.... 단어만 듣고도 아찔함이 밀려든다. 내가 청소년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집 아이에게 읽히기 위해서이다. 이왕이면 밝고 희망찬 이야기라면 좋겠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변화시킬 수 있는 내용이라면 더 좋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을 쉽사리 읽어내지 못했던 것은 그래서일 것 같다. 우리집 아이를 못 믿어서가 아닌데, 혹시라도, 아예 이런 세계를 모르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마음. 차라리 몰랐을 때는 하려고 생각하지도 않았을텐데 굳이 이런 이야기를 읽혀서 오히려 호기심을 가즉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

어쨌든, 아직도 나는 결정을 하지 못했다. 이런 류의 책을 읽으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공이 울리면]은 자해 중독을 다룬다. 커터칼 하나로 자해를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건 바깥의 세계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선이다) 하는 아이들을 보며 경악했던 적이 있다. 아이들끼리 사진으로 공유하기도 하고, 친구들에게 보여주기도 한다고 했다. 이 소설에는 소꿉친구인 여소은과 강건우가 나온다. 다섯살때부터 친구라서 아는 거 모르는 거 없이 다 알고 지내는 친구인데 어느날인가부터 달라졌다는 것을 깨닫는다. 고등학교를 가면서 서로의 진로가 달라진 것도 이유지만, 그것말고도 뭔가가 있는 것 같다. 강건우가 우연히 자해를 하고 있는 여소은을 발견한다. 친구라면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소설에서 강건우는 정말 모범 답안을 찾아낸 것 같다. 혼자 고민하지 않고 체육관 관장과 형과 의논을 하기도 한다. 여소은의 고민이 무엇인지, 무엇때문에 자해까지 해야 하는지, 그것을 그만 두게 할 방법은 없는지 고민한다. 결국 소은이는 건우로 인해 자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발걸음을 뗀다. 현실은 건우가 올라가 있는 링과 같고, 링 안에서는 어떻게든 3분을 버텨낸다. 맞고 피가 터지더라도 그 3분을 잘 버텨낸 사람만이 살아낼 수 있다.

솔직히 나는 이 세상을 그렇게 이 악물고 버텨야 하는 세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살면서 누군가는 그렇게 이 악물고 버텨내야 하는가 하면, 누군가는 물 흐르듯이 조용히 살아내기도 한다. 내가 앞으로 살아야 하는 세상이 링 위에서 버티듯이 살아야만 하는 세상이라면 난 너무 힘들 것 같다. 지금은 저 힘들고 고된 세상이 내가 살아야 하는 세상처럼 보이겠지만 세상은 그렇게 하나의 이미지로 설명될 수 없다는 것도 알았으면 좋겠다.

[괴물화 증상]은 스마트폰 중독을 다룬다. 스마트폰 중독이 어디 청소년만의 문제던가? 이제는 영유아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스마트폰 없는 삶을 생각하기 어려워졌다. 다른 것과 달리 '스마트폰' 중독은 추상적으로 다룰 수 밖에 없었던 게 아닐까 싶었다. 약간 환상적인.

나는 의도적으로 폰을 꺼놓고 책을 읽는 시간을 가진다. '의도적'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는 스마트폰 없이는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을 정도기 때문이다. 마치 집안에 있는 냉장고처럼, 세탁기처럼 특별히 이유를 대서 사야 하는 물건도, 이유를 대서 사용해야 하는 물건도 아닌 물건이 되어버렸다. 물건이라 칭하기보다 이제는 '관계'라는 말로 바꿔도 가능한 존재가 스마트폰이 아니던가. 학자들은 어린 영유아들이 스마트폰에 과몰입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의를 주고 있지만, 어른들이 손에서 놓지 않는 스마트폰을 아이들에게서만 뺏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결국은 함께 공존할 수밖에 없는 도구로서의 스마트폰이란 말이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폰을 보고, 밥을 먹으면서도, 길을 가면서도, 친구와 만나 이야기를 하면서도 폰을 본다. 뭔가 새로운 것, 그러니까 손안에 든 폰이 아닌 폰보다 더 진화된 무언가가 나오지 않으면 쉽게 해결될 일은 아닌 것 같다. 스마트폰만 보느라 괴물이 되어가는 이야기는 그래서 좀 허무하다.

[불꽃]은 도박중독을, [고답이]는 알코올 중독을, [두 가지 세계]는 게임 중독을 그려낸다. 도박 중독에 빠진 시현이는 여전히 도박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사라진다. 엄마의 알코올 중독때문에 늘 괴로워하고 외로운 보라도 결국은 알코올을 지나치지 못한다. 대부분은 그들의 주변 환경때문에 중독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게임중독이었던 한준우가 엄마의 화려한 꽃다발을 계기로 새롭게 달라질 수 있었던 것처럼 환경은 바꿀 수 있다고 얘기해주고 싶지만,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저어되는 것도 사실이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누군가는 이렇게 살지 않아야겠다 다짐할지도 모르겠다. 내 옆에 누군가가 이런 상황이라면 내가 도움을 줘야겠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현실'을 피하려고 들어간 '환상'이 나의 삶을 더 피폐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았으면 좋겠다. 오늘은, 오랜만에 하늘 한번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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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와 앨리스와 푸의 여행 - 고서점에서 만난 동화들
곽한영 지음 / 창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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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구입해 둔 지 꽤 되었는데, 정식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서동아리 선생님으로부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관한 질문을 받은 후 확인도 할 겸 꺼냈는데, 그냥 그 자리에서 쭈욱 읽게 되었다.


프롤로그를 보면 이 책의 저자인 곽한영님이 '책을 사 모으면서 정한 자신만의 원칙'을 소개한다.

1. 책을 수집하는 목적이 소장하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에 있다.

2. 값비싼 초판본에 연연하지 않고 초판본의 모습을 간직한 중쇄본이나 시간이 흐른 뒤에 발간되었더라도 본래의 삽화와 판형을 유지하고 있는 책을 구입한다.

3. 본인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언어여야 한다.


초판본을 수집하는 사람들은 고가에 팔거나 경제적 가치를 노린(?) 사람들이 아닐까 라고 생각했는데 위의 원칙에 따른다면 오해였다고 할 수 있겠다. 어쨌든 이 책에는 열 권 정도의 책을 소개하고 있는데 "많은 분이 읽어보았을만한, 굳이 그 작품을 다시 읽지 않더라도 어릴 적 기업을 떠올리며 '아, 그래. 이게 그런 의미였구나!'하고 무릎을 치며 즐기실 만한 작품들"(p.11)을 우선 골랐다고 한다. 이 기준에 어긋나는 책은 『닐스의 모험』과 『하늘을 나는 교실』인데, 나는 이 책들도 기준에 어긋나지 않는 책이었다.


이 책에 소개된 열 권의 책은 다음과 같다.

『작은 아씨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톰 소여의 모험』, 『켄싱턴 공원의 피터팬』, 『보물섬』, 『빨간 머리 앤』, 『하늘을 나는 교실』, 『안데르센 동화집』, 『곰돌이 푸 시리즈』, 『닐스의 모험』


먼저 『작은 아씨들』. 『작은 아씨들』은 가족이야기지만 정작 가족 중 한 명인 아버지는 남북전쟁에 참전한 것으로 설정되어 거의 나오지 않는다. 작가인 루이자 메이 올컷의 실제 삶을 들여다보면 아버지와의 관계는 그리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책 『작은 아씨들』의 탄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였다. 『작은 아씨들』은 미국적 가족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소설이다.


이 책이 출간되던 당시는 "출판계 입장에서 보자면 아동 서적의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가 가능한 블루오션이 형성"(p.28)된 시기이다. 여기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세계적인 성공으로 아동 서적의 붐이 일어났다. 책을 선택하고 구입하는 부모의 취향에 맞추다보니 아동서적에서는 교육적 목적을 강조하게 되었고, 용감하고 진취적이며 건강한 소년의 모습을 강조하는 모험 소설과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다보면 결국 복을 받고 성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시리즈류가 많이 발간되었다.


어린 시절 올컷의 집에는 에머슨, 소로, 호손과 같은 당대의 유명 문인들이 드나들었다. 이는 올컷이 그들에 대한 동경을 하게 되고 전업 작가를 꿈꾸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이 소설은 클라이맥스나 분명한 기승전결이 있는 소설도 아니고, 묘사도 좀 진부한 측면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초유의 베스트셀러가 된 데에는 1868년의 시대적 상황이 한몫을 했다. 미국인들은 남북전쟁이라는 고난을 이겨낸 자랑스러운 미국, 평범한 미국인들의 작은 영웅담, 소박하지만 안온한 삶의 근거인 가족의 정(p.41) 등을 담은 이야기를 그리워했던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10권의 책들은, 내가 이야기와 줄거리로서 인식하고 있던 것과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이해된다. 내가 이 책들을 읽은 것은 초등학생 때이고(나는, 국민학생이었고, 계몽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읽었다) 그 이후로 저 책들을 다시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 적은 거의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빨간 머리 앤』은 수시로 읽는 작품이기에 어릴 적 감상과는 다른 감상을 갖고 있지만, 나머지는 모두 초등학생이던 그 시절의 감상에서 바뀐 것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해당 소설이 발간되었던 당시의 시대적 상황, 작가의 가정사와 개인적인 상태, 그리고 의식 등이 어떠했는가를 알게 됨으로써 작품을 다시 볼 수 있었다.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이 발간되던 당시에는 책이 필수적인 학습을 위한 용도이기도 했지만, 부유한 집 안을 장식하는 사치품이기도 하였다. 마크 트웨인은 올리비아 랭던과 결혼한 후 작가로서의 성공과 아내가 가지고 온 엄청난 재산으로 부와 명예를 거머쥐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에 대한 집착이 컸던 마크 트웨인은 더 많은 책을 판매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 『톰 소여의 모험』 초판본은 페이지에 여백을 넉넉히 두고 목차 앞쪽에는 백지를 16장이나 끼워 넣고, 최대한 있어보이게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책을 읽는 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의 구매욕을 자극하는 동시에 페이지 수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방법은 삽화를 대폭 넣는 것(p.93)이었다.


마크 트웨인은 이 소설을 '돈 되는 아동 소설'을 쓰기 위해 썼다. 거기에 유머 작가로 입지를 다지고 있던 마크 트웨인은 온갖 지저분한 농담과 비도덕적인 행동, 차별적인 사고를 그대로 이 소설에 담았다. 저속 통속 소설로 취급받던 이 책이 고전문학의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은 무엇때문일까? 이 책의 저속성을 고발하는 글들이 속속 게재되는 등 사회적 문제가 되자 도덕률로 문학 작품을 평가해서는 안된다, 문학적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면 안 된다는 반작용이 일어나게 된다. 이 소설은 픽션이라기보다 작가 자신의 실제 삶을 그대로 옮긴 회고록에 가깝다고 한다. 어린 시절을 이상적으로 묘사하던 당시의 분위기와 다르게 생생한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에 당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였다.


지금은 마크 크웨인을 값싼 유머 작가로 인식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톰 소여와 허클베리 핀의 철없는 유년 시절의 행동은 기성 세대에게는 낭만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소재가 된다. 어떤 작품이 발간된 그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모두가 좋아하는 작품으로 자리잡기도 하지만, 고난과 수난을 겪은 후 사람들의 추억과 기억 속에서 좋은 작품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마크 트웨인의 책을 출간하던 출판사의 경영 상황이 악화되자 조카 사위찰스 웹스터가 자살을 하고 그의 딸이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겪고 고아처럼 자란 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 『키다리 아저씨』라고 한다. 그녀는 진 웹스터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가 알고 있던 소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정말 이런 일도 있었어? 아 이 책이 그런 내용이었던 거야? 내가 아는 작가와 이미지가 좀 다르네.' 등 내 생각을 수정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내가 그 소설들을 읽었던 시기에는 아마도 이런 내용을 알려줬다고 한들 특별히 다르게 생각할 수 없었을 것 같다. 지금이야 소설의 사회적 배경, 경제적 환경, 정치적 의도, 그리고 작가들이 만나고 영향을 받았던 유명인사들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으니 그에 맞게 다시 이해되고 생각이 재편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말 내가 좋아했던 책은 언제든 다시 읽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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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생각하고 가볍게 지나가기
이현진 지음 / 강한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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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회사에서의 '인간관계', 그리고 '회사 업무와 나의 역할'에 관해 많은 생각을 한다. 취직과 이직에 있어서 커다란 고민과 방황을 하지 않았고, 나름대로 좋은 사람들과 일했으며 그들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도 있었다. 늘 나는 '일복'도 많지만 '인복'도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 믿음이 요즘은 많이 깨지고 있다. '일복'만 많고 '인복'이 없는 것 아닌가...하고.

그러던 차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가볍게 생각하고 가볍게 지나가기'

가볍게 생각하고, 가볍게 산다고 말하면 '대충' 사는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일상 속에서 나를 위로하고 '살 맛'나게 만들어주는 것들은 가볍고 사소한 것들이다. 예상치 못한 사람으로 인해 큰 위로를 얻을 때,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아무 이유 없이 내민 꽃다발에서 다시 시작할 힘을 얻을 때. (p.6)

내가 요즘 마음이 힘이 들고 아픈 건, 그렇게 가볍게 지나치지 못한 것들이 많아서일 수도 있겠다. 하루 중 직장에서 일하는 8시간, 10시간 중에 '나의 담당업무'가 아닌 '그들의 업무'로 빼앗긴 시간이 얼마나 많은가. 누군가는 나에게 '제대로 아랫사람을 교육시키지 못하는 사람'이라고도 하고, '위임업무'를 제대로 위임하지 못해서 그렇다고도 한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결국은 내가 만족하지 못해 내가 자꾸 손을 댄다. 위임했으나 위임하지 못한 업무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평가는 냉정하다. 자기가 하지 못한 것은 생각하지 않고 나에게 '일을 제대로 넘겨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마감시간을 앞두고 미완성인 원고를 나에게 넘기면서 당연한 듯 '마무리를 요구'한다. '나는 그렇게 못해요. 그건 ooo님이나 가능한 일이지요'라며 불쑥 넘어오는 일도 많다.

나를 흔들었던 그 한마디는 오늘 아침에 맞았던 비 같은 거였어요. 비가 오는 건 제 탓도 아니고 내 계획과는 상관없이 생기는 일이니까요. 비 한 번 맞았다고 흔들릴 필요까진 없는데, 순간의 기분에 빠져 며칠을 지내곤 했습니다.(p.38)

회사에서 눈치 보는 걸 싫어해 없는 일도 찾아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유연하지 못한 나는 처음 사회에 발을 내디뎠던 그날부터 지금까지 급하다는 일을 대부분 처리해 주는 편이었다. 짬 내서 해주고, 친해서 해주고, 짬밥으로 해결해 줬다. 내 딴에는 한두 번 일하고 말 사람들이 아닌, 오래 함께 갈 동료들이므로 하던 것도 멈추고 재빨리 그들의 아쉬움을 해결해 주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그렇게 기꺼이 해결해 주면 대부분 다음번엔 “더 빨리”를 요구한다. 기꺼이 빨리 처리해 줬던 경험은 그들에게 '감사'의 카테고리가 아니라 '이용'의 카테고리가 되는 모양이었다. (p.46)

정말 공감하는 문장이 아닐 수 없다. '감사'의 카테고리가 아니라 '이용'이 카테고리라는 말. 저자가 겪었던 이 일들이 내가 최근에 겪은 일들과 오버랩된다.

'일만 잘하면 다른 건 조금 부족해도 괜찮아. 이번 일을 또 해내면 회사에서 인정해 주겠지.'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회사는 일을 잘하고 많이 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일을 주고 더 많은 책임감을 부여하고 더 높은 이해심을 요구했다.

“너는 잘하니까 이것도 좀 해봐.”

“책임감 높은 네가 이해하고 포용해.

"늘 그래왔듯, 이것도 좀 부탁해.”

더 완벽한 회사원 100%가 되어 가는 동안 억울함과 절망은 점점 높아졌고 진짜 나는 소멸되어 갔다. 부당한 일을 당해도 오히려 내가 이상하게 여겨졌다. 나까지 나를 의심하는 지경이 되자 회사원이 아닌 내 안의 진짜 나는 무기력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더 불행할 수 없을 만큼 불행하다. 이 불행에서 벗어나고 싶다."(p.143-144)

내 어깨에 나의 능력보다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낑낑대며 걸어가는 동안, 나는 소진되고 소멸된다. 그 마음을 너무나 잘 알 것 같다. 내가 '나'로 살아가는 방법을 찾고 싶다. 때로는 가볍게 생각하고, 때로는 가볍게 지나칠 그런 용기가 필요하다. 앞으로 남은 시간동안 '나는 나로 살고 싶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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