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산 (2disc)
송해성 감독, 설경구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제목 : 역도산力道山Rikidozan:A Hero Extraordinary
감독 : 송해성
출연 : 설경구, 나카타니 미키, 후지 타츠야, 하기와라 마사토 등
등급 : 12세 관람가
작성 : 2005. 06. 16.


"나는 나 자신에 대해서 세계인임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가?"



   어쩐지 선선하게 시작되었던 하루. 결국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시원하게 여름을 식혀주고 있습니다. 그러한 오늘. 정말 오랜만에 영화를 한편 보게되었습니다. 설경구씨가 주연이라고 해서 그랬던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그랬었는지는 생각나지 않지만, 언젠가 꼭 보고 싶었던 작품.
   그럼 시대의 한 획을 그은 한 남자의 이야기를 짧게 소개해보겠습니다.


   새로 문을 연 클럽에서 인사를 하며 자리를 뜨는 한 남자. 그는 프로레슬링 스타 역도산입니다. 무엇인가 힘들어하는 그의 퇴장의 진상은 차안에서 보이는 복부에서의 출혈 때문입니다.
   화면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 그가 스모(일본의 씨름) 견습생 시절이었을 당시로 갑니다.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매일같이 맞고 사는 '김'. 하지만 마음껏 웃으며 살겠다며 요코즈나(よこ-づな일본 씨름꾼 최고의 지위)를 꿈꾸며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의 근성을 높이산 칸노 회장에 의해 겨우 정식 스모 선수가 된 '김신락'은 '역도산'이라는 이름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역시 조선인이라는 사실에 그의 꿈은 좌절당하게 됩니다. 결국 상투마저 자르고 술로 시간을 보내게 된 그는 어느 날 난동을 부리다 '프로레슬링'을 알게됩니다.
   그렇게 미국으로 건너간 역도산은 세계적인 스타가 되어 돌아와 일본에서 프로레슬링의 꽃을 피우게 됩니다. 그리고 전쟁으로 인해 지친 일본인들의 가슴속에 승리의 아니 부활의 불꽃을 심어주게 됩니다. 하지만 황금빛 찬란한 영웅으로의 인생은 그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하고 마는데…….


   한국인으로 태어나 일본인으로서 세상에 알려진 한 남자. 그러면서도 조선인이라는 근본으로 인해 새로운 시작 앞에서 항상 반대에 부딪혀 싸운 불꽃같은 남자. 하지만 좌절의 마지막엔 항상 그를 위로해주는 아내 '아야'가 있습니다. 꿈의 좌절 속에서 아내 아야가 남편 역도산을 품에 안으며 꿈이 무엇이냐 물었을 때. 계속해서 일본어로만 말하던 그가 처음 한국말로 '엄마가……'라는 말을 했을 때. 무엇인가 뭉클했던 것이 기억에 남아있군요.
   과연 영웅이란 무엇일까요? 사각의 링 위에서 항상 이겨왔던 그. 하지만 링의 영역을 떠나서는 언제 부서질지 모를 나약한 일면을 보이기도 하는 그의 그런 극단적인 모습을 보고있자니 그저 평범하게 사는 것도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꿈이 없는 인생은 상상이 잘 안 가는군요(웃음)


   영화는 뭐 잘 만들어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무엇인가 집중이 잘 안되었다는 기분이 있군요. 인간 역도산에 대해서는 잘 표현한 것 같지만, 무엇인가 정리되지 않은 기록필름을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랄까요? 그래도 우리 역사 속의 한 인물을 이렇게라도 만날 수 있었다라는 것이 마음에 든 작품이었습니다.


"나는 한국인도, 일본인도 아니다. 나는 세계인이다!!"


   모든 것을 버리면서까지 꿈에 다가가려 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 조금전의 구호는 자기도 모르는 순간 꿈을 망각한 체 살아가는, 지식의 자만과 안정이라는 우물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하는 고함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앞서본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보다는 코드가 잘 느껴지진 않았지만, 분명 꿈을 향한, 무모함에 가까운 열정을 불사른 영웅의 고함이라고 저는 받아들인 것입니다.


   그럼 이번 작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외침을 마지막으로 감상을 종료합니다.

"내 운명은 내가 결정한다!!"




Ps. 박치기 왕 김일도 영화 속에서 짧게나마 나온다는 사실이 재미있더군요. 그건 그렇고 영화 '데어데블Daredevil'의 후속작인지 확인해 보고 싶었던 영화 '엘렉트라Elektra'가 반납되러 제 눈앞에서 떠나가는군요. 쩝. 직원 분이 연체료까지 주며 대신 반납해 달라고 해서 웬 떡인가 싶었었는데. 때마침 볼 시간이 없어지다니. 뭐 나중에 기회가 또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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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불지마
오지명 감독, 오지명 외 출연 / 팬텀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제목 : 까불지마
감독 : 오지명
출연 : 임유진, 김정훈, 최불암, 오지명, 노주현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05. 06. 01.


   "이거 웃어야 하나 말아야하나?"

   의도하지 않게 보게된, 조금 억지 같은 액션이 난무하는 영화. 처음 이 작품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오지명 씨가 감독·출연을 했다고 하기에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작품입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이경규 씨의 영화 '복수혈전'이 먼저 떠오르기도 했지만, 제가 코미디라는 장르를 선호하지 않기도 했다는 것이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거 그냥 웃으면서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럼 이번에 접한 작품을 살짝 소개해보겠습니다.


   서열경쟁이 시작된 한 조직. 벽돌(최불암 분)과 개떡(오지명 분)이 결전(?)을 펼치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대역을 사용하는 것이 뻔하게만 느껴지는 화려한 격투장면. 그런데 둘의 사투 속에 정체불명의 똘마니들이 등장하게 되고, 그렇게 둘은 동팔의 계략에 의해 감옥에 들어가게 됩니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15년 만에 사회로 환원되는 둘. 그렇게 둘의 출옥에 마중 나온 삼복(노주현 분)과 함께 셋은 복수를 꿈꾸며 동팔을 찾아가지만 동팔은 경찰에 의해 체포되게 되고, 벽돌과 개떡은 그런 동팔에게 오히려 자신의 딸을 지켜달라는 부탁을 받게되는데…….


   TV를 잘 안보는 저에게 있어. 이번 영화는 최불암이라는, 이제는 나이가 지긋하게 드신 중년배우를 다시 만나게 해주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런 그분이―물론 영화 안에서지만―전설의 싸움꾼이라며 펼쳐 보이시는 화려한 액션이 저에게 '웃음'이라는 것을 선물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감옥. 좋게 말해서 죄를 정화시켜주는 장소. 하지만 군대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사회와의 단절을 말하는 곳. 앞서 기록한바있는 영화 '쇼생크 탈출The Shawshank Redemption'과는 달리 이번 작품의 주인공들은 당당히 "까불지마!!"라며 현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고함을 지릅니다.
   이러한 영화가 말하고 있는 것이라. 그것은 시대의 흐름 속에서 말해지는 세대간의 갈등과 조직폭력배의 자식이라는 가족사의 딜레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듯 했습니다.
   구세대의 전설이라 불리는 둘과 새로운 피를 말하는 싸움꾼들의 격돌. 하지만 전설은 과장이 아닌 사실이었음을 말하는 듯 둘은 지존으로서의 강인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면서도 둘의 방황은 이미 시대 속에 버려진 존재의 아픔을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속된 말로 '꼰대'라면서 업신여겨지는 존재들. 왜 우리들은 지난날의 영광들을 망각하는 것일까요? 분명 그런 존재들이 있었기에 현재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인데 말이죠.
   또한 아버지를 아버지로서 말하지 않는 자식의 이야기. 가수로서 성공의 길을 걷고 있는 딸은 조직폭력배의 과거를 가지고 결국 감옥에 들어가게 된 아버지를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동팔의 딸을 보며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벽돌의 모습은 뭐랄까요? 아버지로서 자식을 향한 사랑과 자신의 현재모습에 대한 비애를 말하는 듯 했습니다. 그 모습에서 최불암 씨의 세월 속 축적된 연기력과 그로 인해 작품에 나름대로 무게를 실어줬다는 점에서 감동 받고 말았습니다.


   바뀌어버린 세상을 살아가게 된 세 남자의 이야기. 적응이 되기보단 무대뽀에 가까운 모습으로 자기 말을 하는 개떡. 덤덤한 모습으로 현실을 받아들이려는 벽돌. 그 둘의 중재자이자 과거에서 현재로의 변화 속에서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삼복. 그리고 그런 셋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그 속에서 펼쳐지는 요절폭동의 세상적응기.


   뭔가 정신 없게 웃다보니 끝나버린 영화. 하지만 한편으론 잔잔한 감동의 여운을 남기는 듯한 작품이었습니다. 글쎄요. 조금은 어이가 없는 장면이 등장하곤 하지만 편안한 기분으로 접한 이번 작품을 조심스럽게 추천도 해봅니다.


   그럼 읽고 있던 로빈 쿡 님의 소설 '바이러스Out Break'를 집어들며 이번 감상 기록을 종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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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1disc) - 할인행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윌리엄 허트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제목 : A.I.-Artificial Intelligence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배우 : 할리 조엘 오스먼트, 주드 로, 프란시스 오코너, 브렌단 글리슨, 샘 로바즈, 윌리암 허트 등
등급 : 12세 관람가
작성 : 2005. 05. 27.


   "이번에는 뭐 봤어요?"
   "A.I. 봤어요."
   "그거 이젠 다 외우지 않아요?"
   "거의 뭐 그렇죠."
   위의 말은 플레이 스테이션 주인과 나눈 대화의 일부분입니다.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가 2001년. 그러니까 고등학교 때 가외 공부를 해줬었던 형이 극장에서 보여준 것을 시작으로. 비디오 테이프와 TV, 그리고 이번의 DVD까지 몇 번을 다시 보았는지도 모를 영화. 하필이면 오늘따라 시끄러운 내무반 때문에 집중도가 떨어지긴 했지만 오랜만에 다시 본 감동의 영화 '인공지능'을 살짝 소개해봅니다.


   온실효과로 인해 빙하가 녹아, 많은 해변 인접 도시들이 사라져버린 미래. 인간이 왜 인간형 로봇을 만들기 시작했느냐 등의 이야기가 담긴 나래이션으로 영화가 시작됩니다.
   요동치는 바다의 화면은 사람이 많은 어떤 방으로 바뀌어 새로운 로봇― 도구로서의 로봇이 아닌 사랑하기 위한 로봇 만들기에 대한 대화의 내용으로 이어집니다.
   한편 아들을 불치병으로 냉동보관중인 한 가정에 '데이빗'이라는 이름의 아이 로봇이 도착하게 됩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겨우 한 가족으로서 인정받게되는 데이빗. 하지만 그 가정의 진짜 아들 마틴이 기적적으로 퇴원하게 되고 데이빗은 진짜와 가짜라는 딜레마 속에서 결국 버려지게 됩니다. 그렇게 데이빗은 진정한 사랑을 위한, '푸른 요정'을 찾기 위한 험한 여정을 떠나게 되는데…….


   계속되는 이야기로 살인의 누명을 뒤집어쓴 섹스 로봇 '조'와의 만남과 진짜 사람이 되고 싶어 피노키오라는 동화에 나오는 '푸른 요정'을 찾아― 데이빗의 선배이자 조언자인―슈퍼 토이 곰 인형 '테디'와의 아름다우면서도 한편으론 무시무시한 여정은 미래판 '피노키오'를 보는 듯 했습니다.


   아이작 아시모프, 필립 K딕, 제임스 카메론이 표현한 로봇과는 또 다른 로봇이 나오는 이야기. 특히 사람이 되고싶다라는 이 주제는 아이작 아시모프님의 '바이센테니얼 맨'과도 비슷했습니다. 당시 영상화 된 '바이센테니얼 맨'과 이번 작품을 보며 과연 인감다움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사랑이란 무엇인가 등을 열심히 생각하던 때가 떠오릅니다.
   '바이센테니얼 맨'의 '앤드류'가 물질적인 측면에서 완벽한 인간이 되어버리고, 'A.I'.의 '데이빗'이 정신적인 측면에서 인간이 되어버리는 이야기. 특히 여정의 끝에서 만난 또 다른 데이빗을 보고 자신이야말로 유일한 존재라며 히스테리를 부리는 아역 배우 할리 조엘 오스먼트의 열연에 뭔가 감동을 먹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푸줏간 마냥 허공에 널려있는 데이빗들 속에 홀로 우두커니 서있는 데이빗이라는 그 장면은 정말 소름 끼치는 줄 알았습니다. 결국 바다로 몸을 던지는 데이빗은 '푸른 요정'을 발견하게 되는데…….


   개인 적으로는 2천년 후랍시고 나오는―빙하기로 인해 인류가 멸망한 뒤의 세계의 등장에 어이가 없어져버렸지만, 기나긴 시간 속에서의 사랑의 집착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 모습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있어서 어떤 시사점을 주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그저 빠르고 순간 적인 시대. 우리는 사랑 또한 인스턴트로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러고 보니 한가지 더 인상적인 것이 있었군요. 바로 주연 같은 조연 '테디'인데요. 데이빗 보다도 더욱 인간 같은 인형인 그는 데이빗의 여정 속에서 알게 모르게 많은 도움을 주고, 어린애 같은 데이빗을 어른의 모습으로서 챙겨주었기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곰 인형의 모습을 가진 그야말로 어떻게 보면 데이빗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동화 파랑새의 파랑새도 아닌―푸른 요정이 아닐까 모르겠습니다(웃음).


   완벽한 영화 만들기로 유명한 고 스탠리 큐브릭과 현시대 영화의 대가라 말해지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합작으로 알려진 작품. 극장에서 처음 영화를 보고 난 뒤 느꼈던 최초의 감상을 떠올리며 이번 감상 기록을 종료하고자합니다.


   "제길. 이건 어린아이가 봐도, 청소년이 봐도, 청년이 봐도, 어른이 봐도…… 아아아. 이거야말로 진정한 전체 관람과 등급의 영화야!!"



ps. 아아. 저도 테디 같은 슈퍼 토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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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론 S.E - 할인행사
오시이 마모루 감독, 디스와후 코르스키 외 목소리 / 엔터원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제목 : 아바론avalon
감독 : 오시이 마모루
배우 : 제르지 구데코, dariusz biskupski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05. 05. 22.


   오시이 마모루. 그는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攻殼機動隊:ghost in the shell'로 유명한 감독입니다. 그런 분이 찍은 실사 영화라고 하기에 꼭 보고싶어, 처음 비디오로 빌려보곤 한눈에 반해버렸던 기억이 나네요. 덕분에 한국에 dvd가 출시되고 얼마 안되어 매장에서 충동구매 해버렸었던 작품. 2년이라는 공백후 일요일의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 의경내무반의 플레이스테이션을 또 빌려다 영화를 봤습니다.
   그럼 영웅의 혼이 잠들어 있는 곳이라는 의미를 가진 '아바론'이란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나오는 작품을 조금 소개해보겠습니다.


   세계대전을 떠올리게 하는 전쟁터의 모습. 그 속에서 뛰어다니는 수많은 사람들. 서로가 죽고 죽이기를 반복하는 이 모든 것이 '게임'의 모습이라는 것을 알려주며 영화는 시작됩니다. 아 그전에 게임에 중독되어 현실의 절망을 잊으려는 젊은이들의 시대에 대해 말하는 문구가 있었군요,
   이야기는 애슈라는 이름의 최강의 여전사가 이끌어 갑니다. 그녀는 의문의 해산이라는 역사를 가진 '위저드'라는 이름의 최강의 파티의 멤버라는 과거를 가진 체, '파이터'로서 게임 '아바론'을 혼자서 휘 젖고 다니며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그녀가 '위저드'의 옛 파트너 스터너와 재회하게 되며 파티의 리더이자 '미귀가자'가 된 머피와 게임의 최고 난이도 '스페셜 a'에 대해 알게 됩니다.
   게임 '아바론'의 진실과 머피를 만나기 위해 '스페셜 a'로 가기 위한 과정인 '고스트'를 뒤쫓기 시작한 애슈. 하지만 정작 '스페셜 a'라고 불리던 '클래스 리얼clsaa real'에 도착한 그녀는 놀라고 마는데…….


   가상으로만 보이는 현실과 지독하게 현실 같은 가상. 비정상적으로 반복되는 듯한 일상 속에서 만들어지는 괴리감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요? 애슈와 게임마스터와의 대화―아더왕과 아홉 자매의 이야기에서 나오는 망각의 왕관의 이야기. 그것은 영광의 자리를 위해 현실을 망각시키는 게임용 헬멧과 연관되어 꾀나 심오한 철학을 내포하는 듯 했습니다.
   또한 현실과 구별되지 않는 게임이라는 소재는 이전에 본적이 있었던 장선우 감독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라는 영화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구분이 파괴된 게임과 현실.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어버린 게임의 실태에 대해 이번 작품 속에서 머피가 애슈에게 한 말이 같이 떠오릅니다.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아도 타이틀 표지에 비슷한 말이 적혀 있군요

"현실과 상상에 현혹되지 말라, 〈아바론〉이 바로 너의 현실이다!"




   요즘이야 이야기가 다르지만 이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만 해도 저는 엄청 놀랐었습니다. 영화 같은 애니메이션은 흔히 '극장판'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많이 접해볼 수 있었지만, 애니메이션 같은 영화는 이 작품이 저에게 있어서는 첫 번째였기 때문이지요.
   물론 스페셜 피처로 같이 있는 dvd까지 보게되면 대부분의 실사에 부분적인 그래픽이 너무 절묘한 밸런스를 이루는 것을 알 수 있지만, '게임'임을 알려주기 위한 소품 같은 그래픽을 빼면 실사와 그래픽의 차이를 잘 모를 뻔했습니다.


   우리는 일상의 불합리에서 탈출하기 위해 상상력의 꿈을 즐깁니다. 그리고 영화, 소설, 만화, 그리고 게임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그것을 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꿈 마저 현실이 되어버린다면 어떨까요? 꿈과 현실의 불분명함에 대해. 그리고 게임 속에서 안식을 찾으려는 청년들을 향해 무엇인가를 말하려는 듯한 이번 작품의 감상을 여기서 종료합니다.



ps. 앞서 감상한 영화 '나인스 게이트the ninth gate'가 부드러운 적갈색이 화면을 잠식하고 있었다면 이번 작품은 황갈색 내지 황금색이 화면을 주를 이루는 듯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영화 '매트릭스the matrix'의 이미지 칼라는 어둠 속의 밝은 녹색이었군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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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스 게이트 - [할인행사]
로만 폴란스키 감독, 조니 뎁 외 출연 / SRE (새롬 엔터테인먼트) / 2002년 4월
평점 :
품절


제목 : 나인스 게이트the ninth gate
감독 : 로만 폴란스키
배우 : 조니 뎁, 레나 올린, 프랭크 란젤라, 제임스 루소, 잭 테일러, 조스 로페즈 로데로, 앤런 가필드 등
등급 : 18세 관람가
작성 : 2005. 05. 22.


"기다리는 것은 언젠가 찾아온다."
―이번 작품의 구매 영수증에 적힌 제가 저 자신에게 보낸 메시지―




   이 영화를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처음 극장에 개봉했을 때 봐야겠다고 만 생각했다가 정작 여건이 생겨 극장에 갔을 때는 금방 사라져버렸던 영화. 재미가 없었을까요? 아니면 시대 착오적 영상미학? 내용의 정서적 충돌? 어찌되었든 VCD가 출시되면 사야지 했었지만 나오지 않고, 대여점에서도 비디오의 소식을 접할 수가 없었습니다.
   2000년 11월 11일에 처음 한국 극장에 등장한 뒤로 세월이 흘러 기적적으로 발견한 작품. 2003년 3월 23일의 입금 후. 휴가를 마치고 4월 5일에 DVD로 만난 작품. 하지만 때마침 내무반의 플레이스테이션을 주인이 가져 가버려 또 보류해야만 했었고, 참다, 참다못해 의경 내무반의 플레이스테이션을 빌려 결국 보고야만 작품. 아아 그 기나긴 여정의 감동(?) 때문인지 서두가 너무 길어진 듯 하군요(웃음).

   그럼 조니 뎁 주연의 작품이었기에, 그리고 당시 관심 대상 1호였던 악마와 관련된 내용을 담고있었기에 보고 싶었던 작품을 살짝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무엇인가 적고 있는 노신사. 그런 그가 목을 메달아 자살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한편 고서 감정가이자 책 사냥꾼인 딘 코소―조니 뎁―는 악마 연구자인 보리스 발칸교수의 의뢰로 어떤 책의 진품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악마―루시퍼가 그렸다는 책을 차용해 토시아라는 사람이 썼다는 <어둠의 왕국과 아홉 개의 문>이라는 책. 코소는 의뢰인의 책을 가진 체 다른 소장인들을 만나게 되고, 그 과정 속에서 미스터리한 사건과 잔인한 살인들을 경험하게 되는데…….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화면을 잠식하고 있는 부드러운 황갈색의 칼라가 저를 사로잡는 듯 했습니다. 저도 중고 서점을 돌며 이런저런 작품을 수집하는 취미가 있는데요. 물론 새책도 좋아하지만 살짝 황갈색으로 변색 되가는 책도 기분이 묘하게 좋더라구요. 그런데 그것보다도 더 분명한 고서를 거래하는 사람의 이야기라니!! 그래서 이번 작품에 매료된 것은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찾기 힘든 책을 먼지 다 뒤집어쓰면서 발견하는 그 쾌감이란 경험해보지 못하신 분들은 결코 모를 그 맛이라죠(웃음).


   전 세계를 통틀어 세 권만 존재한다는 책. 진품의 여부를 확인해나가며 알게되는 진실. 그것은 각각의 책이 진품임을 인정해주는 루시퍼의 서명이 담긴 세 장―전부 아홉 장의 그림입니다. 그리고 그 그림과 관련된 살인사건들. 위기의 순간마다 나타나는 수수께끼의 여인과 죽음의 손길을 피해 진실을 찾아 나서는 주인공의 이야기.
   이런 작품 속에서의 제 감상이요? 음∼ 솔직히 흥미롭게 보긴 했지만 이야기의 구성이 치밀하지 못하고 우연성이 너무 강하게 느껴졌다랄까요? 거기에다가 결말이 그리 시원치가 않더라구요. 물론 신앙을 위한 광적인 집착의 모습을 통해 "악마적이란 어떤 모습을 말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살짝 떠올리게 하며 이것저것 생각해 볼 수 있었지만 조금 실망한 감이 없진 않았습니다.
   이 작품은 「악명 높은 17세기의 악마 입문서를 둘러싼 여러 사건을 그린 베스트셀러 〈클럽 뒤마〉」라는 작품을 영상화 한 것이라고 합니다. 원작이 한국에 소개되어있다면 한번 읽어보고 싶어지는군요.


   비록 영화 안에서의 고서 가득한 책장을 보았지만 흥분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도 제 작은 방의 한 벽면을 책으로 도배하는 것이 소원이라면 소원인데요 지금은 군인이군요(웃음).


   중고 서점을 즐겨 찾으며 이 책 저 책 뒤지는 취미가 있긴 하지만, 다음부터 좀더 신경 써서 뒤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혹시 압니까? 다른 세상으로의 문을 열어줄 책을 발견할 수 있을지.
   문득 '폭탄제조법'에 관련된 책자를 발견했던 추억을 살며시 떠올리며 이번 감상 기록을 종료하고자합니다.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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