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 허슬 일반판 [dts] - [할인행사]
주성치 감독, 주성치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제목 : 쿵푸 허슬功夫 : Kung Fu Hustle
감독 : 주성치
배우 : 주성치, 원화, 원추, 황성의, 양소룡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05. 05. 12.


   오랜만에 영화를 보았습니다. 몇 일 전에도 영화 '나인 야드 2The Whole Ten Yards'를 볼 기회가 있었지만, 그 전의 이야기도 안보고 두 번째 이야기를 보자니 뭐해서 보류했다가 이번 작품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거 생각보다 재미있더군요.
   이번 작품은 예전에 길을 걷다가 봤었던 영화 포스터가 먼저 떠오릅니다. 흙먼지가 흩날리는 마치 서부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듯한 배경 속. 한 손에는 도끼를, 또 한 손에는 소용돌이 문양의 막대사탕을 든 한 남자. 특히 영화 '식신食神 : God Of Cookery'을 통해 알게된 '주성치'라는 이름의 감독 겸 배우가 연출·주연한 영화라 언젠가는 꼭 봐야지 생각만 했던 작품을 이번 기회에 접해볼 수 있었습니다.


   에. 이번 작품의 감상을 미리 말하자면 한번 웃으면서 볼만했으며, 이왕이면 극장에서 봤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개인 적으로 전작인 영화 '소림축구少林足球 : Shaolin Soccer'보다 더욱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 반면 내용 면에서는 좀 부실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글쎄요. 제가 집중력이 떨어지는 내무반에서 비디오로 봐서 그럴까요? DVD나 극장에서 이 작품을 접하신 분들은 어떻게 생각 하셨는지 몰라도 저는 그냥 한번 볼만했습니다.

   그럼 영화 '매트릭스The Matrix'보다 좀 더 다양하며 안정적인 '쿵푸 액션'을 담은 주성치 식 코미디 액션 느와르를 짧게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검정 일색의 중절모에 양복. 한 손에 도끼를 든 '도끼파'. 그들은 암흑기의 도시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다른 폭력단체와 심지어 경찰들 마저 그들을 두려워하는 모습으로 영화가 시작됩니다.
   한편 자칭 도끼파를 말하는 약골 깡패 둘은 '돼지촌'이라는 주거지역에서 행패를 부리다가 진짜 도끼파를 불러들이게 됩니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 강호를 떠나 마을에 은둔하고 있던 고수들이 눈을 뜨게 됩니다. 고수들을 없애고 돼지촌까지 평정하려는 도끼파는 살인마를 보내지만 실패하게되고 결국 정신병원에 수감 되어있던 전설 속의 고수인 '야수'까지 꺼내오게 됩니다. 그리고 영화 매트릭스의 '네오 VS 스미스'의 일전을 연상시키는 액션을 연출하게 되는데…….


   무엇인가 억지 같은 내용. 웃으면서 화려한 영상을 보고 있다보니 영화가 그냥 끝나버린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때까지 접했었던 주성치의 작품은 무엇인가 '찡∼'한 맛이 있었는데 이번 쿵푸 허슬은 도대체 무얼 보고 있었는지 조차 남아있을 않은 듯 합니다.
   사연이 있어 그 거대한 힘을 숨기고 살았다는 고수들의 화려한 액션은 분명 잘 볼 수 있었지만, 결국에는 의외성의 인물이 '절대 고수'로 등장해 평화를 찾는 다는 진부한 설정. 그러면서 그 속에서 막대사탕과 관련된 순수를 찾아가는 주인공의 얼랑뚱땅 성장 스토리? 으음……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정통 무협의 시나리오를 어떤 다른 특정 장르에 섞었던 영화 '화산고火山高'가 떠오릅니다. 학생들의 싸움을 통한 서열 경쟁과 학교의 그런 학생들을 향한 통제의 이야기를 무협과 섞어 만들었다고 받아들인 작품. 이번 쿵푸 허슬 또한 갱―조직폭력배의 모습을 무협이라는 장르와 퓨전해본 것은 아닐까요?


   정체 불명의 걸인이 한 순진한 소년에게 건네주는 무공연마 서적을 떠올리며 이번 감상문을 접고자 합니다. 저도 그런 책자가 있다면 하나 구해서 연마해보고 싶어지는군요.(웃음)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블러드 : 더 라스트 뱀파이어 일반판 - 초특가판
키타쿠보 히로유키 감독 / 대원DVD / 2003년 10월
평점 :
품절


제목 : 블러드―라스트 뱀파이어Blood : The Last Vampire
감독 : 키타쿠보 히로유키
주연 : 쿠도 유키, 나카무라 사에미, 조 로머사, 레베카 포스타트, 스튜어트 로빈슨 등
등급 : 15세 이상 이용가
날짜 : 2005. 04. 20.


   집중되지 않는 내무반 생활로 인해 영상물은 더 이상 안 보려고 했었는데 결국 보고 말았습니다. 내무반에서 위로 세 명 있는 생활 중 1명은 전역휴가, 1명은 외박, 1명은 근무상태라서 사운드 빵빵하게 해서 봤습니다. 그랬더니 집중력과 함께 처음 이 작품을 접했을 때의 기분이 조금이나마 나는 것 같더군요.

   어디 보자. 이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가 언제였더라. 아.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00년. '부산 국제 판타스틱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Fanta-Ani 2000'에서였군요. 친구가 가보자고 해서 어렵사리 찾아갔었고 애니메이션 영화제라는 것을 관람하게 되었었습니다. 그때 본 작품이 '곰돌이 푸―티거 무비'와 '키리쿠와 마녀Kirikou Et La Sorciere'. 그리고 '블러드―라스트 뱀파이어'였습니다. 그럼 이번 작품을 살짝 소개해볼까요?


   영화의 시작부터 울려대는 신경 쓰이는 전화 벨 소리. 이어서 화면은 달리는 지하철로 바뀝니다. 밤늦은 시간인 듯 조용한 그리고 무거운 느낌의 지하철의 한 차 칸. 졸고 있는 한 남자와 조용히 자리를 지키는 소녀가 있습니다. 어느 순간 갑자기 불이 나가기 시작하며, 한 칸 한 칸 어둠 속에 갇혀지는 공간. 그러자 소녀는 그것을 노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어둠을 틈타 잠에서 깨어나 도망가는 남자를 처참히 살해하고 마는데…….
   이렇게 시작되는 이야기는 소녀―사야가 어떤 조직의 의뢰로 일본 내 미군기지의 학교로 잠입하는 것으로 무대가 바뀝니다. 검은색 세라 복에 일본도를 휘두르는 강렬한 눈빛의 소녀. 그것은 의문의 연쇄살인현장 속에서 돌아다니는 익수翼手―치롭테라chiroptera라는 변종 뱀파이어를 처단하기 위해서였는데…….


   실사와 같은 배경. 그 속에서 그려지는 평범한 일상. 하지만 어두운 그림자가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할로윈 축제를 기점으로 오리지널이라 불리는 사야와 익수라고 불리는 변종의 뱀파이어의 피 튀기는 살육의 시간이 펼쳐집니다. 아아. 극장에서 이 작품을 봤을 때 화면과 사운드에 푹 빠져 버렸었던 추억이 떠오르는 듯 하군요.


   이 작품을 보면서 느낀 점이라. 글쎄요. 느낀 점이라기보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뱀파이어끼리의 피 튀기는 이야기로만 생각되었는데. 작품의 마지막에 해당하는 장면에서 사야가 죽어 가는 변종에게 슬픈 듯한 표정으로 자신의 상처에서 나는 피를 떨어 뜨려주는 장면과 사건의 종료 후 양호선생의 독백을 통해 전쟁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인간들이, 지금도 어딘가에서 서로 죽이며 싸우고 있듯이 그 아름답고 무서운 생명체는……]

   특히 양호선생의 독백인 이 자막부분에서 생물학적으로는 같을 수밖에 없는 동족끼리 서로가 다르다며 전쟁을 하는 인류의 모습을, 오리지널과 변종으로 분류되어 서로 싸우는 사야와 익수의 모습을 통한 고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리석다고 생각되었던 인류 역사 속의 수없이 많았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전쟁. 그 모든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는 방법은…… 그리고 모든 인류가 하나 되는 방법은…… 역시 외계와의 전쟁일까요? 하핫. 이런 웃기지도 않는 상상까지 하며 추억의 명작의 감상기록을 종료합니다.


Ps. 이 작품은 '블러드 프로젝트'라고 해서 제가 감상한 단편 애니메이션과 만화책, 소설책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게임으로까지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조금 더 조사해보니 만화책은 동명의 제목으로 삼양출판사에서 나와있고, 소설책은 '야수들의 밤'이라는 제목으로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책이 나와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음 구할 수 있을 때 빨리 구해버리고 싶군요.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빅 피쉬 - [할인행사]
팀 버튼 감독, 이완 맥그리거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제목 : 빅 피쉬Big Fish
감독 : 팀 버튼
출연 : 이완 맥그리거, 알버트 피니, 빌리 크루덥, 제시카 랭 등
등급 : 12세 관람가
작성 : 2005. 04. 09.


   추억을 아름답게 기억하는 방법에 대한 한가지 생각.


   아. 그저 감동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접하게 된 가족 영화. 팀 버튼의 이름 하나만 보고 언젠가는 봐야지 하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막상 보게되니…… 아아. 뭐라고 하면 좋을까요? 한편의 현대판 동화를 보는 듯 하면서 마음이 따뜻한 것으로 가득 차 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그럼 '가위 손Edward Scissorhands'다음으로 접하게 된 팀 버튼 식의 동화를 살짝 소개해 보겠습니다.


   이야기는 아버지의 낚시이야기―비스트beast라는 이름의 '큰 물고기'를 잡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영화를 보는 저희의 시점으로는 한번에 듣게 되는 이야기지만, 아들의 시점으로는 어린 시절의 취침시간의 침대에서부터 그가 결혼식을 하는 그 날까지 참 지겹게 듣게 되는 이야기로 보여집니다. 그리고 결국 그 모습에 화가 난 아들은 자신의 결혼식 날을 기준으로 아버지와의 대화를 끊게 됩니다.
   시간은 흘러 출산 일이 다가오는 아내가 보이는군요. 그런 그녀와 함께 하던 그에게―그나마 어머니를 통해서 아버지와의 간접 대화가 있었다는 설명이 나옵니다―아버지의 몸이 안 좋아졌다는 소식이 날아오게 됩니다. 그렇게 그는 다시 아버지와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허풍이 심한 아버지의 모습에 아들은 물에 떠있는 얼음의 이야기―얼음은 물에 1/10만 뜬다는 이야기―를 예로 들며 환상적인 모험담 같은 이야기를 믿지 않으려 합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진실을 원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자신의 이야기를 다 사실이라고 말할 뿐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의 물건을 정리하기 위해 그는 그의 아내와 어머니와 함께 창고로 가게 되고, 그는 그 거짓말 같은 아버지 이야기의 증거를 하나 둘씩 만나게 되는데…….


   이 이야기를 접하고 문득 떠올린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굴뚝을 청소하는 세 사람의 이야기인데요. 정확히는 잘 생각이 안 나는군요. 교훈이 아마도 같은 일이라도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라는 즉, 이 세상 모든 것은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달린 것이다라는 것을 생각하게 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그저 거짓말 같던 이야기가 현실로 다가온다. 그것은 어떤 기분일까요? 자신의 '믿음의 현실'이 여지없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은 새로운 세계에 대한 공포가 되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그는 갑자기 드러나기 시작하는 진실에 혼란을 느끼면서도 아버지를 다시 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결국 죽음을 앞둔 아버지를 위해 이야기의 최고로 아름다운 결말을 선물하게 되는데…….


   가장 감동적으로 와 닿았던 장면을 하나 부탁하신다면…… 아. 아버지의 장례식 장면입니다. 저마져도 거짓말같이 생각되었었던 '거인'의 이야기. 장례식 장에 나타난 친구 '거인'은 진짜 거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유령마을'의 존재 등 아버지의 이야기 속의 인물들이 아들의 마지막 이야기처럼 전부 등장할 때의 그 가슴 깊은 찡∼ 함이란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버지의 인생이라. 글쎄요. 저는 어린 시절의 추억담 같은 것보다도 군대 시절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커온 것 같습니다. 멧돼지 잡은 이야기, 귀신을 만난 이야기, 유리를 씹어먹은 꼭지 틀어진 신병이야기 등 처음에는 재미있다가도 많이 듣게 되자 차츰 지겨워졌었던 이야기들. 하지만 저도 군 복무를 하게 되다보니 군대라는 특수한 상황에 의해서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의 에피소드에 대해 아버지의 이야기의 진실을 하나 둘씩 알게되는 것 같았습니다. 이 작품까지 보고 나서 말하자면 '인생의 모습'에 대해 새롭게 인식되기 시작했다랄까요?


   저도 제 2세가 태어난다면, 무엇인가 교훈 가득한 인생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는 기분이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별로 한 것 없이 느껴지니 은근히 걱정되기도 하는군요. 아니면 지금부터라도 다양한 인생경험을 준비해봐야겠습니다.


   적어도 후회만은 없어야겠죠?

   더 이상 한숨만 쉬고 싶진 않습니다.


   "하고 싶다가 아니라…… 하자!!"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한오타 2005-04-17 0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팀버튼 특유의 제치있는 상상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b
 
포가튼 - 할인행사
조셉 루벤 감독, 줄리안 무어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제목 : 포가튼The Forgotten
감독 : 조셉 루벤
출연 : 줄리안 무어, 크리스토퍼 코바레스키, 매튜 프레스즈윅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05. 04. 08.


   "앙꼬 빠진 엑스 파일The X Files같아."

   아아. 제가 이런 말까지 해버렸다는 것은 역시나 아직 제가 엑스 파일의 영향권 아래에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요? '이런' 부류의 영화들만 보면 엑스 파일, 특히 '멀더'를 먼저 떠올리게 되니 말입니다.
   그럼 한편으로 모성애 가득한―사라져 가는 아들을 찾아 나서는 한 어머니의 하소연을 들어봅니다.


   어린 아들을 잃은 어머니 텔리. 그녀는 죽은 아들을 잊지 못해 정신상담을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 샘의 사진이 사려져버리고, 그녀는 남편을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하나둘씩 그것도 아주 완벽하게 사라져 가는 아들의 흔적 속에서 그녀는 충격적인 사실을 직면하기 시작합니다. 남편을 포함한 주위의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자신의 아들에 대한 기억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된 것입니다.
   혼란에 빠지는 그녀. 심지어 자신의 아들과 함께 사고를 당한 여자아이의 아버지와의 만남 속에서 그의 기억 속의 딸마저도 존재하지 않는 자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에 경악하게 됩니다.
   그녀를 뒤쫓기 시작하는 NSA(미국국가안전보장국National Security Agency). 한편 딸의 기억을 그녀의 영향으로 되찾게되는 그는 그녀와 함께 진실을 향한 도주를 감행하게 되고, 마침내 그들이 당면하게 되는 진실 앞에서 그녀 마저 아들의 기억을 빼앗기게 되는데…….


   총을 맞아도,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차에 치여도 멀쩡하게, 그것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거리를 활보하는 존재. 진실을 알고자하는 이들을 뒤쫓는 요원들. 그리고 주인공 앞에 그 실체를 보이게되는 진실. 하지만 이때까지 접해본 '미지의 납치'의 이야기와는 달리 '존재의 증발'에 대한 소재는 정말 신선한 기분이었습니다. 이전까지의 납치 이야기들은 정부가 은폐시키려고 발버둥치면서 관련자들을 모두 제거해 버리곤 했지만, 이번 이야기는 '맨 인 블랙Men In Black'처럼 기억의 말소로 인해 납치에 대한 불협화음을 단절시켰기 때문이지요.


   존재의 증명이라. 그것은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곳 '나'의 증명과도 함께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인 그녀가 새롭게 발견한 진실의 실마리를 가르쳐주기 위해 남편을 다시 만났을 때 남편이 그녀에게 "누구세요?"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너무나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 모습은 남의 말 할 처지가 아닌…… 뭐 저에게도 비슷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랄까요?


   존재의 증거는 기억에 의한 즉, 지워져버린 기억은 존재까지도 지워버릴 수 있다는 이론은 최근에 읽은 필립 K.딕Philip K. Dick님의 '사기꾼 로봇IMPOSTER'중 '전기 개미'라는 단편의 에피소드를 보는 듯 해서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추억과 기억, 그리고 존재성. 그러고 보니 저를 기억해주시는 분들에게 너무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금방 잘 잊어버리곤 하는 저를 그래도 끝까지 기억하고 봐주시니까 말이죠.
   그렇다면 반대로 이 주위의 모든 존재성이 기록된 기억일 뿐이라면…… 하핫 또 '매트릭스The Matrix' 적인 상상력이 발동하려고 합니다.


   엑스파일 카페 등에서 접해지는 소식에 의하면 극장판 두 번째 이야기에 대한 소문을 심심찮게 들으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TV시리즈의 DVD BOX SET도 4번째 묶음이 곳 출시 예정이지요. 그런 기다림의 시간에 목말라 계신 분들이 혹 있으시면 이번에 보게된 '포가튼'을 조심스럽게 추천해봅니다.


   그리고 만일. 제가 잊어버린 기억의 단편을 가지고 계신 분들 있으시면, 저의 존재성을 위해서 당신과의 기억을 공유해주지 않으시겠습니까?

[아.자모네] A.ZaMoNe's 무하오타 with 얼음의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폴 앤더슨 감독, 새너 레이선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제목 : 에이리언 VS. 프레데터Alien Vs. Predator
감독 : 폴 앤더슨
출연 : 산나 라단(렉스), 라울 보바(세바스찬), 콜린 살몬, 랜스 헨릭슨(찰스 비숍 웨이랜드)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05. 04. 06.


   모처럼의 휴가―11박 12일. 사실 '큐브 제로Cube Zero'와 '올드 보이Old Boy'를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비디오 대여점에 가보니 이번에도 안보이더군요. 덤으로 아버지께서 "펑펑 터지는 것 좀 빌려와라."라고 하셔서 '월드 오브 투모로우Sky Captain And The World Of Tomorrow'를 빌려볼까 했지만, 그것을 포함한 괜찮다고 들은 보고싶던 액션물들이 전부 대여되고 없어, 결국 '에이리언 VS. 프레데터'를 '포가튼The Forgotten'이랑 '빅 피쉬Big Fish'와 함께 빌리게 되었습니다.

   그럼 "마징가 Z와 태권 V랑 싸우면 누가 이길까?"와 같은 다른 소속의 두 괴물들의 충돌―피 튀기는 살육의 현장을 살짝 소개해보겠습니다.


   기업―웨이랜드의 위성이 발견하게 되는 남극에서의 미확인 열 반응. 기업은 고고학자, 과학자, 무장 용병들을 모아 팀을 이뤄, 위성 탐사로 발견되어버린 고대 문명의 흔적을 향해 출발하게 됩니다. 물론 출발 직전, 모험가이자 환경가인 렉스―이하 그녀가 준비기간이 짧다고 반대하지만 결국에는 리더로서 따라가게 되는군요. 또한 그곳을 향하는 또 하나의 존재가 있었으니 프레데터들이 저 먼 우주로부터 다가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개인적으로는 대체적으로 만족이었습니다.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에이리언의 무서움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였지만, 프레데터의 에이리언 사냥―호각지세의 힘과 서로의 죽임과 죽음의 장면은 전에 본 적이 있는 영화 '터미네이터 3:라이즈 오브 더 머신Terminator 3: Rise Of The Machines'에서의 T-X(크리스티나 로켄)와 T-800(아놀드 슈왈츠제네거)의 싸움과 비슷한 인상을 받아버렸습니다. 들러리 마냥 그 사이에 끼어버린 인간이 너무 불쌍하게 느껴질 정도였다랄까요?
   거기에다가 농담이지만 내용자체만 본다면 제목을 '프레데터 3:잃어버린 역사Predator3:lost of history'나 '프레데터 3:이니시에이션 라이트initiation rite'을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도 해보았습니다(웃음). 그만큼 에이리언보다도 프레데터에 대한 역사적 재발견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듯 보였기 때문이지요.


   이야기의 결말. 역시 미리 말씀드리면 재미가 없겠죠? 그래서 힌트를 드릴까 했지만 입을 다물기로 했습니다. 대신 너무 어이없었다라는 말만 살짝 흘려봅니다. 프레데터가 인간―그녀에게 에이리언 머리와 꼬리로 너클 글러브랑 창 만들어줬다면 이야기 다 해버린 것인가요? 이런!!


   순식간에 썰려버리는 금속 같은 에이리언의 고기(?)와 프레데터들의 훨씬 업그레이드 된 무기 옵션들 등 분명 상업적 영화의 향기가 느껴지는 듯 하여 두 번 이상은 보고 싶은 마음이 안 드는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영화계 전설 속의 두 우주 괴물의 혈투를 보고 싶으시면 한번 추천해 봅니다.


   이번 작품을 접하고 느낀 것이 있다면 내용 같은 것보다도 인간의 무궁무진한 상상력과 그것을 표현해내는 능력에 대한 놀라움입니다. 예전부터도 에이리언과 프레데터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라며 논쟁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런 대립 구조를 이때까지도 알려진 적이 없는 프레데터의 재발견되는 억지 같은 과거와 함께 너무 멋지게 표현되었습니다.
   '13일의 금요일 11:프레디 대 제이슨Friday The 13th Part 11:Freddy Vs. Jason'은 아직 안 봐서 잘 모르겠지만, 잠들지 않는 살인마 제이슨과 꿈―특히 악몽 속에서 사람을 죽여나가는 프레디의 결투는 전투영역의 이질성 때문에 상상 자체가 잘 안되긴 했지만, 이번 에이리언 VS 프레데터는…… 하핫. 글쎄요. 제가 아무리 떠드는 것보다도 직접 한번 보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상상 속의 이야기들은 엄청난 기술력의 힘을 빌어 이때까지의 영화들보다도 더 현실적인 모습으로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현상의 한 맥락으로 상상 속의 끝나지 않던 전투가 일단락 맺게 됩니다. 비록 기대치에는 못 미친다는 평이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앞서 말씀드렸듯. 두 괴물의 역사 속의 재 증명이 너무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마치 '스타게이트Stargate'시리즈의 내용처럼 우리의 문명은 외계의 문명이 기초가 되었다라니…… 문명의 발생과 소멸의 이론을 새롭고도 충격적으로 접해볼 수 있었습니다.


   재미없는 영화라. 그것은 상업적인 냄새 때문이 아니라면 무엇인가 기대치를 너무 높게 잡으신 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그것도 아니라면 에이리언 시리즈와 프레데터 시리즈를 제대로 접하지 못한 제가 기대치가 낮은 탓일까요? 조금씩 알고 있던 두 괴물에 대한 상식이 겹쳐지는 상상 충만의 감각을 오랜만에 행복한 기분으로 접해볼 수 있었습니다.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