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불지마
오지명 감독, 오지명 외 출연 / 팬텀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제목 : 까불지마
감독 : 오지명
출연 : 임유진, 김정훈, 최불암, 오지명, 노주현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05. 06. 01.


   "이거 웃어야 하나 말아야하나?"

   의도하지 않게 보게된, 조금 억지 같은 액션이 난무하는 영화. 처음 이 작품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오지명 씨가 감독·출연을 했다고 하기에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작품입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이경규 씨의 영화 '복수혈전'이 먼저 떠오르기도 했지만, 제가 코미디라는 장르를 선호하지 않기도 했다는 것이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거 그냥 웃으면서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럼 이번에 접한 작품을 살짝 소개해보겠습니다.


   서열경쟁이 시작된 한 조직. 벽돌(최불암 분)과 개떡(오지명 분)이 결전(?)을 펼치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대역을 사용하는 것이 뻔하게만 느껴지는 화려한 격투장면. 그런데 둘의 사투 속에 정체불명의 똘마니들이 등장하게 되고, 그렇게 둘은 동팔의 계략에 의해 감옥에 들어가게 됩니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15년 만에 사회로 환원되는 둘. 그렇게 둘의 출옥에 마중 나온 삼복(노주현 분)과 함께 셋은 복수를 꿈꾸며 동팔을 찾아가지만 동팔은 경찰에 의해 체포되게 되고, 벽돌과 개떡은 그런 동팔에게 오히려 자신의 딸을 지켜달라는 부탁을 받게되는데…….


   TV를 잘 안보는 저에게 있어. 이번 영화는 최불암이라는, 이제는 나이가 지긋하게 드신 중년배우를 다시 만나게 해주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런 그분이―물론 영화 안에서지만―전설의 싸움꾼이라며 펼쳐 보이시는 화려한 액션이 저에게 '웃음'이라는 것을 선물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감옥. 좋게 말해서 죄를 정화시켜주는 장소. 하지만 군대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사회와의 단절을 말하는 곳. 앞서 기록한바있는 영화 '쇼생크 탈출The Shawshank Redemption'과는 달리 이번 작품의 주인공들은 당당히 "까불지마!!"라며 현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고함을 지릅니다.
   이러한 영화가 말하고 있는 것이라. 그것은 시대의 흐름 속에서 말해지는 세대간의 갈등과 조직폭력배의 자식이라는 가족사의 딜레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듯 했습니다.
   구세대의 전설이라 불리는 둘과 새로운 피를 말하는 싸움꾼들의 격돌. 하지만 전설은 과장이 아닌 사실이었음을 말하는 듯 둘은 지존으로서의 강인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면서도 둘의 방황은 이미 시대 속에 버려진 존재의 아픔을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속된 말로 '꼰대'라면서 업신여겨지는 존재들. 왜 우리들은 지난날의 영광들을 망각하는 것일까요? 분명 그런 존재들이 있었기에 현재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인데 말이죠.
   또한 아버지를 아버지로서 말하지 않는 자식의 이야기. 가수로서 성공의 길을 걷고 있는 딸은 조직폭력배의 과거를 가지고 결국 감옥에 들어가게 된 아버지를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동팔의 딸을 보며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벽돌의 모습은 뭐랄까요? 아버지로서 자식을 향한 사랑과 자신의 현재모습에 대한 비애를 말하는 듯 했습니다. 그 모습에서 최불암 씨의 세월 속 축적된 연기력과 그로 인해 작품에 나름대로 무게를 실어줬다는 점에서 감동 받고 말았습니다.


   바뀌어버린 세상을 살아가게 된 세 남자의 이야기. 적응이 되기보단 무대뽀에 가까운 모습으로 자기 말을 하는 개떡. 덤덤한 모습으로 현실을 받아들이려는 벽돌. 그 둘의 중재자이자 과거에서 현재로의 변화 속에서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삼복. 그리고 그런 셋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그 속에서 펼쳐지는 요절폭동의 세상적응기.


   뭔가 정신 없게 웃다보니 끝나버린 영화. 하지만 한편으론 잔잔한 감동의 여운을 남기는 듯한 작품이었습니다. 글쎄요. 조금은 어이가 없는 장면이 등장하곤 하지만 편안한 기분으로 접한 이번 작품을 조심스럽게 추천도 해봅니다.


   그럼 읽고 있던 로빈 쿡 님의 소설 '바이러스Out Break'를 집어들며 이번 감상 기록을 종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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