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리네 집 1 - 나 땜에 너 땜에 산다 보리 만화밥 2
장차현실 지음 / 보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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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집과 그리 달라 보이지 않는, 복닥거리며 바쁘게 살아가는 가족이 있다. 또리네 집.
그림 그리는 엄마랑 재혼한 연하의 남편이랑 사춘기 다운증후군 은혜랑 어린 또리가 함께 산다.

새해 아침, 식구들이 자길 버리는 악몽을 꾸다 깨서, 꿈인게 너무 다행이라 여기는 엄마는 생각한다. 식구들에게 늘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오히려 가까운 사람에게 소홀하기 쉬우니.. 그러자면 나 스스로 밝고 가벼운 마음이 되도록 애써야 할 거라고!
(첫 에피소드부터 마음에 든다. 나도 항상 그렇게 마음을 다잡아야 할 때가 있다. 결론은 늘 하나. 내가 밝고 가벼워져야겠다.)

작가 장차현실이 보여주는 가족이야기는 무척 솔직하다. 부부사이의 찐한 애정행각도 있고, 사춘기 은혜의 성에 대한 호기심에 웃음이 터지기도 한다. 엄마는 은혜가 그렇게 자란게 반갑지만 장애 여성의 성 정체성을 지켜주지 못하는 세상이 두렵다. 이런 현실에서도 은혜가 여자로 꿋꿋이 세상을 살아가길 바라는 엄마는 은혜의 성적 호기심에 가능하면 자세하게 이야기해준다.
그러던 어느날 은혜의 한마디!
˝나 잠 못잤어요. 사랑하면 하는거 나도 알아요. 사랑하면 하세요, 근데.... 문닫고 하세요.˝
ㅋㅋㅋㅋㅋ 더 웃기는 건 그날밤 이 부부의 이불속 대화다.


사회성이 강한 다운증후군 아이들은 다른 사람과 관계맺고 싶어하는 욕구가 크다. 그래서 친구관계, 애정관계에도 기대가 크다. 순수하고 맑은 은혜는 남의 속뜻을 읽지 못한다. 엄마는 그런 은혜에게 거짓말을 가르치고 싶다. 겉으로 보이는 것을 그대로 믿는 은혜에게 속마음과 다르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가르치는 건 무척 어렵다. 그럴 때 엄마는 우울하다.
˝세상에 불필요하게 태어난 생명은 없다. 누구나 원하는 공간에서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아갈 권리가 있다. 그것을 배려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애들 키우며 밥벌이 하느라 늘 바쁜 엄마는 선배의 장례식장에서 잊을뻔 했던 친구들과 선배들을 만났다.
여자들은 우정을 이어가는 게 무척 힘들다. 하루하루가 눈코뜰새없이 지나가버리니 모임이나 인맥을 꾸준히 만들어가는 남자들과 달리 애초 있던 우정을 지키기도 힘이 든다. 그렇게 친구를 다시 만나는데 십년이나 걸렸던 엄마는 오랜만에 친구들과 바닷가로 놀러간다.


엄마 장차현실은 26살에 다운증후군 은혜를 낳았고 전남편과는 이혼했다. 어느날 겁없는 남자 동일이 그들에게 다가왔고 또리가 태어났고 그들은 가족식을 올렸다. 아이들과 함께 하니까 결혼식이 아니라 가족식! 엄마는 바란다. 여러 모습의 가정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따뜻한 세상을.


학교를 졸업한 은혜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번다. 세상에 나온 은혜에게 또 이런 저런 시련이 닥친다. 아니, 우리가 보기엔 시련이라지만 그걸 받아들이는 은혜는 늘 당당하다. 그런 모습이 참 좋다.
그런 은혜지만 남과 다른 자기 외모를 알아채면서 힘들어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엄마는 은혜가 자기 모습에 당당하길 바라지만 은혜는 세상에 들끓는 미적 기준에서 점점 멀어져만 간다. 어느날 엄마가 아는 사람의 사진전에 모델로 참여하게 된 은혜. 오랜동안 그들을 주눅들게 했던, 아무에게도 보이지 못했던 몸을 드러내고 당당하게 사진을 찍는 사진전. 나도 기사로 본 것 같은데, 은혜도 그 사진전에서 자신감을 얻었다.


장애를 갖고 태어난 딸을 보며 우리나라가 이렇게 빨리 발전하니 복지도 그럴거라 생각했다. 아이가 자랄즘엔 좋아지겠거니 한거다. 그런데 복지가 자라기 전에 아이가 먼저 자랐다. 돈이 없으니 닥치는대로 일을 해야 했다.
은혜가 자라는 동안 사람들한테 사랑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어른이 되었을 때도 늘 많은 사람들 속에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은혜는 변변한 친구 하나 없이 스물한 살이라고 보기엔 너무 늦되고 지루하게 살고 있다. 은혜가 이렇게 외로운 20대를 보내게 될 줄은.... 이럴 줄 몰랐다.
은혜가 기숙사로 들어가며 방에 남겨 놓은 편지의 첫 마디.

˝엄마 내가 못나게 태어나서 미안해.˝

엄마는 이십년 후 내 옆에 있는 은혜를 그려본다.


가족들과 함께 울고 웃고 아둥바둥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들의 모습이나 다를게 없다. 그래서 읽다보면 같이 웃고 같이 울고 공감하며 힘을 얻는다.
작가는 그와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여자들에게 이 말을 건넨다.

˝지금의 힘든일은 미래의 좋은 일의 포석! 됐어! 꼭 잘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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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1-10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문은 닫고 ^^. ㅎㅎㅎㅎ

살리미 2016-01-10 09:43   좋아요 0 | URL
ㅋㅋㅋ 소음 주의!!

서니데이 2016-01-10 09: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만화는 그림이 있어서 글로만 읽었을 때와는 다른 느낌이 있어요.
오로라님, 즐거운 일요일 되세요.^^

살리미 2016-01-10 09:44   좋아요 2 | URL
맞아요^^ 열마디 말보다 그림에서 오는 감동이 더 큰거 같아요. 모두들 늦잠을 자서 느긋한 아침입니다. 서니데이님도 좋은 하루!

2016-01-10 0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0 0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0 1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0 14: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0 15: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0 15: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0 15: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6-01-10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두번 인사 남기네요.
좋은밤되세요.^^

살리미 2016-01-11 17:45   좋아요 1 | URL
앗! 어제 왜 못봤죠? ㅎㅎ 죄송해요~ 덕분에 어젠 잘 지냈답니다 ㅎㅎ

서니데이 2016-01-11 17:46   좋아요 0 | URL
제가 아침에 한 번 인사 남겨서 그러셨을거예요.^^
오로라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살리미 2016-01-11 17:53   좋아요 1 | URL
네^^ 벌써 저녁시간이에요. 서니데이님도 하루 마무리 잘~ 하시길!

유부만두 2016-01-11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자가 매우 강한 성격인 게 인상적이었어요. 주눅들지 않고 용감하게 인생을 즐기는 모습이 생소하긴했지요.

살리미 2016-01-11 17:46   좋아요 0 | URL
제가 젤 부러운게 그런점.... 저는 죽었다깨나도 그렇게 당차게 살지 못할듯해요..
 

도서관에 책 반납하러 들렀다가 그냥 가기는 섭섭해서 이 책을 펼쳤다. 영화로 보았지만 원작 만화가 있다길래 원작을 보고 싶었던 것.
읽다보니 영화가 원작을 참 충실하게 재현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림도 정감있고 좋지만 영화의 화면도 참 정갈했다.
읽는 내내 영화 속 장면들이 떠오르면서...
내가 식구들에게 만들어 먹이는 음식들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코모리에 살고 있지는 않더라도 좀 더 다양한 야채와 자연재료들을 최선을 다해 구해서 자극적이지 않은 소박한 맛에 익숙해져야 했는데....
먹는다는 일에 너무 소홀했다는 생각.
그냥 인스턴트로 때우기도 했고, 계속 자극적인 맛에만 길들여지기도 했다. 사실 야채 요리가 더 품이 많이 가고 보관도 신경을 써야해서 자주 고기요리를 밥상에 올려서 아이들이 야채는 잘 안먹고 고기만 좋아하는지 모른다. 안먹으니 더 자주 안하게 되고...

얼마전 <자투리 채소 레시피> 책소개를 보고 나도 좀 응용해봐야겠다 싶었다. 냉장고에 항상 자투리 채소가 굴러다니다가 결국 시들어 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이 책 저자가 일본 사람이긴 했지만 일본 요리에 야채 조리법이 엄청 발달했다는 걸 깨달았다.

<리틀 포레스트>를 읽으면서도 흙냄새 물씬나는 갓 딴 채소요리나, 한꺼번에 재배되는 채소들을 보관하기 위한 저장요리들을 보며 소박한 자연 밥상은 부지런한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 값진 것임을 깨닫는다.

시골 마을에 산다고 해서 다 마음이 편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주인공 이치코도 도시 생활을 하다 다시 코모리로 돌아왔지만 여기 정착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아니다. 파란 빛과 먹구름으로 반씩 갈라진 하늘처럼.
그래도 내겐 그렇게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고 그날의 먹을 것을 정성껏 준비하는 이치코를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었다. 아마도 이치코의 엄마가 편지에 썼던 말에 깊이 공감이 되기 때문일거다.

˝무언가 실패를 하고 지금까지의 내 자신을 되돌아볼때마다 난 항상 같은 일로 실패를 하게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 같은 곳을 뱅글뱅글 원을 그리며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들어서 침울해지고......
하지만 난 경험을 많이 해봤으니까 그게 실패건 성공이건 완전히 같은 장소를 헤매는 건 아니겠지. 그래서 `원`이 아니라 `나선`이라 생각했어. 맞은편에서 보면 같은 곳을 뱅글뱅글 도는 것처럼 보여도 분명히 조금씩은 올라갔던지 내려갔던지 했을 거야. 그럼 조금은 더 낫지 않을까....
근데 그것보다도 인간은 `나선` 그 자체일지도 몰라. 같은 곳에서 뱅글뱅글 돌면서 그래도 뭔가 있을때마다 위로도 아래로도 자랄수 있고, 물론 옆으로도...
내가 그리는 원도 차츰 크게 부풀고 그렇게 조금씩 `나선`은 커지겠지. 그렇게 생각하니까 좀 더 힘을 내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


내년에 이치코가 코모리에 계속 있게 될지는 알수 없지만... 코모리에서의 생활에서 이치코는 분명 인생을 헤쳐갈 힘을 얻었을 거다. 그게 자연이 주는, 건강한 삼시세끼가 주는 힘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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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1-09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책 있어요.^^
오로라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살리미 2016-01-09 18:50   좋아요 1 | URL
그러시군요^^ 서니데이님도 맛난 저녁 드세요^^

해피북 2016-01-10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둘이서 먹는 밥상이다보니 가끔 채소 한다발이 버거울때가 있어요. 한 줌만 있으면 한 끼먹는데 ( 두번은 잘 안먹더라고요ㅜㅜ) 너무 많아서 놔두면 시들기도 하고요. 마트에서 싱글용으로 판매해도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과 이럴바엔 다 사먹는게 좋겠어 하는 생각이 ㅋ 하지만 이런 책을 보면서 다양하게 해보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죠? ㅋ 아..이젠 점심 준비할 시간이예요 ㅋㅋ

살리미 2016-01-11 12:20   좋아요 0 | URL
응? 댓글을 못보고 지나칠뻔 했네요~
전 네식구여도 채소를 사면 종종 남아요. 게다가 아파트 장날 가면 채소들이 너무 싱싱해서 과하게 사오게 되곤 한답니다. 사실 애들은 나물반찬 별로 안좋아해서 마트에서 싱글용 채소 사도 되는데 너무 비싸게 느껴져서 남더라도 많이 사자! 하게 되요...ㅋ 욕심이죠 ㅋㅋ
일본 영화나 저 만화를 보더라도 채소를 굉장히 다양하게 많이 먹는것 같아요. 저도 좀 이것 저것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양하게 해주지도 않으면서 애들한테 야채를 안먹는다는 잔소리를 하면... 곤란하겠죠 ㅎㅎ

유부만두 2016-01-11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영화만 두편 봤고요, 만화는 1권을 조금 훑었어요. 무엇보다 부지런해야 겠더라구요. 내 손으로 채소 중심의 음식을 하려면요.... 게을러서 ㅠ ㅠ

살리미 2016-01-11 17:43   좋아요 0 | URL
저도 저의 게으름을 반성했어요. 영화는 겨울-봄 편만 봤는데 다른 하나도 얼른 챙겨봐야겠어요~
 
엄마. 나야. - 단원고 아이들의 시선으로 쓰인 육성 생일시 모음
곽수인 외 33명 지음 / 난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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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2일 화요일 안산 단원고 졸업식이 열린다네요.
세월호 참사로 별이 된 아이들이 살아있었다면 참석했을 졸업식이죠.
며칠전 유가족들이 `생존학생들의 졸업은 축하하지만 아직 돌아오지 못한 학생들이 있으니 우리 아이만 졸업시킬수는 없다`고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발표한 것을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다 돌아오면 그 때 졸업을 생각해보겠다고요. 그리고 졸업식을 1월초에 하는 것은 졸업식 후 교실을 리모델링할 시간 확보를 위한 것이라네요.
아이들의 흔적이 지워지는 일..
교실이 모자란다는 학교 측 입장도 이해는 하지만 아직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도 있는데 그들을 억지로 졸업시키고 교실을 빼앗는 것도 참 못할 짓 같습니다. 더구나 정권도 세상도 모두들 이제 그만 잊고 싶어하는 이 와중에 말이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유가족들이 슬픈 결단을 내린 것에 대해 정말 마음이 아팠는데 그걸 본 시민단체들이 뜻깊은 행사를 마련했답니다.

세상에서 가장 긴 방학식!

1월 10일 (일) 오후 4시 16분 단원고 희생 학생들의 교실에서 겨울방학식을 진행한답니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이 있으니 졸업이 아니에요. 개학식이 언제일지 알 수 없는 긴~ 겨울방학식입니다.

이날 아이들의 책상이 비지 않도록 많이들 참석하면 좋겠습니다. 아이들 빈 자리에 앉아 이름이 호명되면 대신 출석도 해 주시고요. 그날 세월호 유가족분들도 참석하신다니 손도 잡아주고 위로도 해 주시면 좋겠네요. 저도 안산이 집에서 멀지 않으니 가보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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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1-08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먹한 현실이네요....

살리미 2016-01-08 14:05   좋아요 1 | URL
제 큰 아이와 또래들이라 더욱 마음이 쓰여요.

린다 2016-01-08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접 가지는 못하지만 방학식이 잘 진행되었으면 좋겠어요ㅎㅎ!

살리미 2016-01-08 22:49   좋아요 1 | URL
그 마음.... 너무 고마워요^^

순오기 2016-01-09 0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세상에서 가장 긴 방학식... 다음주 수욜까지 인천.서울에 있으니 참석해야겠네요. 유족 0혁이 엄마도 만나고...

살리미 2016-01-09 00:43   좋아요 0 | URL
아... 순오기님 서울 계시는군요... 얼굴은 모르지만 같은 공간에 있을거란 생각만으로도 너무 힘이 되요!!

해피북 2016-01-09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곳은 몰라도 학교는......아이들의 심리적 상태를 고려하기 위한 방법일지라도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을 위해 작은 공간이라도 마련해둬야 하는건 아닌지... 너희들 잘못이 아니야. 그러니 잊지말고 기억하자. 아직 돌아오지 못한 친구들을 이라는 마음으로 말이죠. 저는 참석 할 수도 없고 늘 말뿐이라서...이야기할 자격 없지만 학교에서 리모델링 때문이라는 이야기는 정말 마음 아파요. 마치 늘 함께고 지켜줄 것 같던 공간이 돌아서버린 느낌이 참 슬퍼요 ㅜㅜ

살리미 2016-01-09 16:13   좋아요 0 | URL
저도 졸업식을 왜 벌써 하나 의아했는데 그런 사정이 있다해서 놀랐어요. 안그래도 교실을 보존하자는 의견과 교실이 모자라서 불가하다는 학교의 의견이 대립하고 있었는데... 유족들의 얘기를 들으니 학교측의 태도가 성의있는 행동은 아닌 것 같아서 맘이 아프더군요. 민간 차원에서는 안산에 여러 치유 공간들이나 기념 공간들이 생겨나는데 왜 공공기관들은 몸을 사리려고만 할까요. 그런 태도가 더 유가족들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는 것으로 잘 못 비치고 있어서 더욱 안타까워요. 먼저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면 참 좋을텐데요...

2016-01-11 17: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1 17: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난번 리뷰에서 잠깐 투구게에 대한 언급을 한 바 있지만 어제 페북을 보다보니 저자 김명호씨가 투구게 남획 사진을 올리셨길래 소개하려고 한다.
지난주엔가 내 눈을 잡아 끈 강렬한 기사 하나를 보았는데 바로 거대 제약회사들에게 포획돼 강제 채혈 당하는 투구게에 대한 기사였다. 투구게의 피는 파란 색이라서 더욱 시선이 갔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어마어마한 양의 투구게가 24~72시간에 걸쳐 30%의 혈액을 빼앗기고 있으며 채혈이 끝나면 자연으로 돌려보낸다지만 10%가 넘는 투구게가 채혈중 스트레스로 사망한다는 것이다. 투구게는 4억 4천만년 전부터 존재하여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리기까지 하는데 이제는 `멸종 위기 근접종`이 되었다는 기사였다.

생물학 공방을 읽으면서 투구게가 인간에게 붙잡혀 그런 고초를 당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는데 (물론 굉장히 복잡한 설명이어서 다 알 순 없었고 어렴풋이 짐작하자면)
투구게 혈액은 박테리아에 노출될 경우 바로 혈액이 응고해버리는 독특한 질병 방어 수단을 갖고 있는 아주 섬세한 아이라서 대상 물질 속 세균의 내독소 존재 유무를 판단하는 검사 시약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인류와 미생물의 전쟁이 다른 동물들의 희생으로 번지고 있는 것인데, 최근에는 동물 실험을 지양하자는 움직임이 번지고 있지만 아직도 인간을 위한 동물들의 희생은 너무나 큰 것 같다.

그렇게 다른 동물들을 희생해서까지 연장한 생명이라면 죽는 날까지 의미있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어쩌면 이 지구에 먼저 살아왔던, 집주인 같은 동물들에게 나중에 들어온 세입자격인 인간이 너무 못할 짓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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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6-01-07 12: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김명호 저자의 페북 글을 여기 첨부합니다.사진 설명이 필요한 것 같아서.....

투구게는 19세기 후반 델러웨이 만에서만 1년에 백만 마리 이상을 잡아들였다고 합니다. 해안 주변으로는 투구게를 이용하는 비료공장이 세워졌고, 투구게를 말리느라 만 곳곳은 투구게 사체로 넘쳐났습니다.

백만 마리.....감이 잘 안오시죠? 그 당시의 참혹했던 광경입니다.

사진 출처
http://modernfarmer.com/2014/03/horseshoe-crabs-went-fertilizer/

살리미 2016-01-07 1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처럼 내독소 검사 시약으로 쓰기 전엔 투구게가 비료로 쓰였다네요.

yureka01 2016-01-07 12: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놀랍네요.ㄷㄷㄷㄷ

살리미 2016-01-07 12:34   좋아요 2 | URL
인간을 위한 실험에 희생되고 있는게 투구게 뿐만은 아니겠죠... 종 자체가 멸종 위기에 이를 정도로 생태계를 교란시키는건 너무나 큰 죄인것 같아요.

지금행복하자 2016-01-07 12: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간이 제일 무섭다는 말이 피부로 ㅠㅠ

살리미 2016-01-07 12:36   좋아요 1 | URL
기사 검색하다보니 요샌 투구게를 애완용으로도 많이들 키우나봐요. 사랑을 가장한 폭력이 아닐까 생각해봐야할 문제인듯 해요. 저 책에서 저자가 마지막에 한 말 ... `새로운 미생물 감지 기술이 등장하면 투구게는 다시 안식의 바다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문장이 아른거려요.

지금행복하자 2016-01-07 12:52   좋아요 2 | URL
애완용이라는 거... 정말 좀 그래요~ 책임이 느껴지지 않은 표현... 장난감에 불과한.. 제발 살아있는 것은 애완용으로 안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그장소] 2016-01-07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제들이... 땅을 침범이라도 했답니까?왜들 저런답니까?씨를 말리자는 수작이네..무서워 진짜..

살리미 2016-01-07 12:46   좋아요 1 | URL
지금은 다행히 화학비료가 발명되어 저렇게까지 남획하는 일은 없다지만 아직도 매년 수천마리 이상 실험에 쓰인다고 하네요. 멸종위기종인 현재로선 치명적인 숫자지요.
지금은 저 실험을 대체할 방법으로 사람의 혈액을 이용하는 검사를 개발하고는 있다는데 아직도 투구게가 제일 만만하게 쓰이나봅니다. 지구에 먼저 발붙이고 살아오던 투구게가 무슨 잘못이 있길래.... 책을 읽으며 참 많이 미안한 대목이었어요 ㅠ

[그장소] 2016-01-07 16:46   좋아요 1 | URL
멸종한 공룡 의 유전자를 가지고 장난을 하지않나.. (가상였나..진짜였나..)
왜 가만 내버려두는것울 못핡까요.
그래봐야 인류가 얼마나 변한다고 ㅡ
더 무서운시대가 올까 두렵네요.

CREBBP 2016-01-07 15: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런 식으로, 먹지도 않을 것을 마구 포획해서 멸종시킨 게 한둘이 아니죠. 안그래도 생물학 공방 책이 눈에 띄었었는데, 읽어봐야겠네요.

살리미 2016-01-07 15:35   좋아요 1 | URL
인간이 정말 몹쓸짓 많이 합니다 ㅠㅠ 투구게한테까지 이러고 있는줄 몰랐어요...

서니데이 2016-01-07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로라님. 오늘도 잘 보내셨나요.
날이 많이 추워요.
감기조심하시고, 따뜻하고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살리미 2016-01-07 18:59   좋아요 0 | URL
서니데이님 서재에 인사남기는 중이었는데 댓글 알림이 들어오네요^^ 오늘은 찌찌뽕입니다~ ㅎㅎ

cyrus 2016-01-07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아있는 화석을 저렇게 죽였던 과거가 씁쓸하네요.

살리미 2016-01-07 19:14   좋아요 0 | URL
투구게 너무 불쌍해요... 저렇게 잡아대서 씨가 마를 뻔 하다가 비료가 개발되고 좀 숨쉬나 했더니 다시 의약품 개발의 실험대상이 되어버렸어요.

초딩 2016-01-07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 슬프네요

살리미 2016-01-07 19:49   좋아요 0 | URL
투구게들이 저렇게 묶여서 채혈당하는 사진을 본 순간... 그때부터 자꾸 투구게의 이야기만 들려와요... 책에서도 보게되고 페북에서도 보게되고 ... ㅠㅠ

해피북 2016-01-07 2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살아있는 생명에 피를 채취한다고 묶어놓고 뽑아내고 제일 무서운게 사람이라던 어른들 말씀이 생각납니다. 기업가들에게 가장 필요한건 윤리의식에 대한 교육이 아닐까요. 좋다고하면 환경이나 생명 의식도 없이 잡아내고 죽여서 더 많이 생산해내기 위해 혈안들이고 말이죠. 꼭 잡아야한다면 아바타의 한 장면처럼 꼭 필요한 만큼잡고 그들을 위해 기도해 줄 수 있는 의식이 있는 사람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ㅜㅜ

살리미 2016-01-07 23:56   좋아요 0 | URL
책읽는다고 책상앞에 앉아서 북플에서 노니느라 시간가는줄 모르고 있어요^^ 아까부터 해피북님 접속해있는거 느끼고 있었는데.. 아마 서재로 들어오셨다면 바로바로 피드백이 안될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파서 병원에 있으면 빨리 어떤 약이 개발되서 그 병 고칠 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절로 들죠. 저도 그런 경험 해 봤고요.. 근데 그땐 사실 몰랐어요. 그 약을 개발하기 위해 이렇게 많은 희생이 필요한 줄은요...
우린 어차피 이기적인 존재니까 우리가 살기 위해서 어떤 동물들의 희생이 필요하다면 어쩔수 없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예의는 지킬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죠. 어떤 동물이 희생되고 있는지...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 누군가 목숨값을 내놓고 있는 건 아닌지... 최소한 알아야 하지는 않겠냐는 거지요.

해피북 2016-01-08 00:03   좋아요 1 | URL
제가 동네방네 시끄럽게 하고 다니고 있죠 ㅋㅋ 꼭 아침 시간하고 저녁시간에 접속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여기저기 북플 알림 건드리고 다니는거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ㅋ 그런데 요즘 북플이 제때 알람이 안오고 갑자기 한꺼번에 쏟아져서 깜짝 놀라기도 해요 ㅋ

그리고 오로라님 글에 깊이 공감하고 있어요. 예전에 화장품 회사에서 인체 실험하기 위해 토끼나 쥐를 희생시킨다고 터져 나왔을때 처음 알게되었는데 우리가 모르는 세상 속에는 편리하고 안전함을 위해서 다양한 일들이 반인륜적인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는걸 느꼈어요. 그러니 오로라님 말씀처럼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생활해야 할 것 같아요 ㅜㅜ

2016-01-08 0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8 0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유부만두 2016-01-11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구게 이야기 몰랐어요. 정말 끔찍한데요. 왜 이렇게 이기적일까요.

살리미 2016-01-11 17:41   좋아요 0 | URL
저도 얼마전에 기사를 보고 나서야 알았는데.... 알고나니 자꾸 투구게 이야기가 들려와요. 투구게만이 아니겠지만...
 

˝적자생존˝

요즘 이 단어의 뜻이 바뀌었다.
수첩공주라 불리던 대통령이 취임하고나서 국무회의에서는 서로 얼굴을 보고 토론하는 장면은 사라지고 모두들 고개 숙이고 뭔가를 적고 있다.
대통령이 말씀하시는데 받아적지 않고 쳐다보고 있다가는 ˝지금 적지 않고 뭐하는 거죠?˝ 하는 눈초리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살아남으려면 뭐라도 적어야 한다. 적는 자! 살아남으리니!

물론 이 책은 그런 메모를 하라는 책은 아니다^^
다만 메모습관이라 하니 적자생존이라는 말부터 떠올라서 처음부터 헛소리를 조금 해봤다.

나도 메모 좀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 읽고나니 어디가서 명함도 못내밀겠다.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그렇게 꼼꼼하게 정리하거나 철저하게 자료조사같은거 하지 못한다. 역시 그런 일은 뭔가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가능한데 (저자는 이런 메모들을 바탕으로 블로그에 글을 올린다) 나는 애당초 절박함이 없는 사람이다보니 늘 뭔가 하긴 하는데 결정적이지 못해.... ㅠㅠ

책을 읽고나서는 물론이거니와 세미나를 하고나서도, 팟캐스트를 듣고도, 페이스북을 보다가도, 웹서핑을 하다가도 늘 메모를 하는 저자는 사실 메모 습관의 힘이란 것은 결국 글을 잘 쓰기 위한 것이란 말을 하고 싶은 듯 하다. 요즘같은 소통의 시대에 인터넷에 꾸준히 좋은 글을 올리다보면 분명 인생이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니 메모는 메모로 존재할때가 아니라 다른 무엇으로 거듭날 때 의미있는 것이다.(아... 메모하고 나서 한번도 거들떠 보지 않은 내 노트들 어쩔...)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블로그 글 한편을 쓰기 위해 들이는 노력이 굉장하다.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그러니 좋은 글이 나오는 건 당연하지. 아무 준비도 없이, 얼개따위도 없이, 고치는 과정도 없이... 좋게 말해 `일필휘지`로 써대는 내 글은..... ㅠㅠ
읽는 분들께 미안할 지경이다. (그동안 제가 쓴 건 글이 아닙니다. 그냥 메모에요 ....)


그래도 공개된 곳에 글을 써봐야 글쓰기가 는다는 말은 백프로 공감한다. 나도 예전에 책을 읽고 나면 노트에 한줄이라도 감상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혼자 보는 거다보니 귀찮으면 생략하기 일쑤였다. 전혀 늘지 않을 뿐 아니라 작심삼일!
이곳 알라딘에 글을 올리면서부터는 그래도 남들이 본다는 생각에 글에 책임감도 생기고 책을 읽고나면 좋든 싫든 꼬박꼬박 올리게 된다. 이런게 <청중효과>라는데 나도 그 효과를 톡톡히 보는 셈이다. 그리고 글을 많이 써보는 게 분명 좋은 경험인 것은 확실하다.



그러니 국무회의실에서 눈치보며 메모만 하시는 분들...
메모는 활용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대요.
그 메모를 자기 성찰의 도구로 사용할 줄 알아야 삶이 바뀌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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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6-01-07 0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책을 읽다보면 꼭 읽히고픈 누군가가 떠오르기도 하죠 ㅋㅋ저자분이 정말 대단한 노력이고 정성으로 습관의 힘을 만드셨더라고요. 그 습관을 만드는 끈기 좀 배우고 싶은 한 해 입니다^~^

살리미 2016-01-07 09:23   좋아요 0 | URL
메모에 그렇게 정성을 들이시다니...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많이 배웠어요^^ 의외로 페이스북 하면서 궁금했던 것들이 해결되기도 했고요. 저도 좀 그렇게 끈기와 열정을 배우고 싶습니다만... ㅎㅎ

지금행복하자 2016-01-07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록이 큰 힘을 갖는건 사실인데...
그래서 기록을 해야한다고 하는데.... 끄적끄적 수준의 저는 올려주신 사진만 봐도 머리 아파~~~~~~ 소리가 저절로 나와요 ㅎ
워낙 제가 어수선한 사람이라서요 ㅎㅎ

살리미 2016-01-07 09:26   좋아요 0 | URL
저도 절대로 그렇게는 못하겠더라는..... ㅎㅎ
그 꼼꼼한 메모며 자료조사들로 빛나는 글들이 나오는 걸 보니 부럽기도 했지만 오~ 역시 파워블로거는 다르군.... 이 정도에서 그쳐야지요 ㅋㅋ

CREBBP 2016-01-07 15: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늘 메모 습관을 들여야지 들여야지 하면서 공책을 서너 페이지만 쓰면 흐지브지하게 되더라구요.
에버노트 굿!!!! 목소리나 사진 뭐 모든 걸 다 노트 하나에 다 때려넣으면 되고, 바로 서버에 업로드 되니까 아무데서나 꺼내볼 수 있고..

살리미 2016-01-07 15:34   좋아요 0 | URL
저는 그동안 다른 노트 앱이 있어서 굳이 에버노트를 사용하진 않았었는데 이 책 읽고 저자도 엄청 권하길래 에버노트 받아봤어요. 신세계더구만요^^ 근데 무료버전이라 그런지 사진 몇장 스캔하니 용량이 다됐다고.... ㅠㅠ

cyrus 2016-01-07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부`의 `공`자도 모르는 학생 = 일단 칠판에 있는 내용 쓰고 보자.

`정치`의 `정`자도 모르는 정치인 =
일단 각하 말씀 적고 보자.

두 사람의 공통점 : 적은 내용 다 까먹음

살리미 2016-01-07 19:15   좋아요 0 | URL
ㅋㅋㅋ 그런 공통점이 있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