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알게 된 사이트에요. 여기에 회원가입을 하면 메일로 추천도서가 온다고 해서 가입을 해놨더니 오늘 첫 메일이 도착했어요.
장강명 작가가 추천 하는 책. <작고 소박한 나만의 생업 만들기>라는 책이 소개 되었더군요.
괜찮은 사이트인 것 같아서 공유합니다.

https://brunch.co.kr/@bpar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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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1-24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로라님, 프로필 사진 이미지를 바꾸셨네요.^^ 환하고 예쁜 것 같아요.
저는 전에 생업이라는 말이 궁금해서 이 책 읽었던 것 같습니다.
오로라님,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살리미 2015-11-24 21:22   좋아요 1 | URL
항상 센스있으신 서니데이님! 네~ 환한 이미지로 프로필 사진을 바꿔봤어요^^
이 책 읽으셨군요^^ 저도 장강명 작가의 추천글을 읽으니 이 책 굉장히 궁금해졌어요.
날씨가 더 추워지려나봐요. 서니데이님, 건강 조심하세요^^
 

책을 읽다 보면 작가에게 완전히 반해버릴 때가 있다. 그러면 이미 객관성을 잃어버리고 그의 빠순이가 되어서 누가 뭐라건 좋은 점만이 보일 뿐이다.(이미 이 리뷰는 객관성을 상실했음을 우선 밝히는 바이다.)

이 책의 작가도 내겐 그렇다. 처음엔 그저 `비숲`이란 말이 예뻐서 이 책을 샀다. 나는 학교에서 가르쳐준 대로 그저 `열대우림` 이란 말 밖엔 다른 이름을 붙여볼 생각조차 못하고 살았는데, 비숲이라니...!! 이런 예쁜 말이 있었다니!!
그런 작가가 쓴 책이라면 무조건 읽어도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구입한 책은 한참을 읽지 못하는 괴상한 습관때문에 책장 한쪽에 꽂혀 읽힐날을 기다리던 이 책을 다시 꺼낸 건, 이 작가가 내가 좋아하는 김한민 작가의 형이라는 얘기를 듣고나서다. 한국 최초의 야생 영장류학자라는 이 작가가 (아니 과학자라고 해야 하나?) 김한민의 형이라고라?? 내가 읽고 완전히 반해버렸던 `책섬`의 작가 김한민!! 게다가 이 독특한 표지그림이 김한민의 그림이라고라?? 둘이 형제라고라?? 아니 대체 이 형제는 뭔가.. 그 부모는 전생에 무슨 위대한 일을 했길래 이런 형제를 낳았나?.. 라이트 형제, 다르덴 형제, 워쇼스키 형제(이제는 남매가 된..)에 버금가는 그런 형제란 말인가!!! 한국에도 이런 형제가 있었단 말인가??


인도네시아의 열대우림속에 들어가서 긴팔 원숭이를 관찰하던 과학자가 있었다. 그는 한국 최초의 야생 영장류학자다. 어려서부터 동물을 좋아했고, 남들은 자라면서 현실에 발맞춰 제 꿈을 바꿔버리지만 이 사람만은 좋아하는 것을 끝까지 놓지 않았다. `보아하니 다들 동물을 좋아하는데, 왜 전혀 딴 걸 하고 살지?` 하며 어찌보면 엄친아같은 멘트를 마구 날리는 이 남자! 이 책은 그가 연구한 내용이 담겨 있는 과학책일 것 같지만 사실 읽어보면 아름다운 수필같은 글이다. 한겨레 신문에 연재되던 글을 다듬어 책으로 펴낸 것인데 그래서 여느 과학책보다 훨씬 잘 읽히고, 도저히 과학자가 써낸 글이라고 보기 힘든 문장들이 여기저기서 툭툭 튀어나온다.

— 바나나 잎이 부드럽게 펄럭이는 어느 고요한 오후, 삶과 세월은 차분히 익어 가고 있었다. 햇볕과 바람은 한데 어우러져 서로 친근한 장난을 쳤고, 논둑 옆을 흐르는 냇가에서는 물방울들이 돌에 첨벙첨벙 부딪히며 까르르 웃었다. 흙도 고운 알갱이를 또렷이 드러내며 공기와 속삭였다. 한낮동안 잘 데워진 시멘트 마당엔 오늘도 개미들이 줄지어가며 바쁜 척을 떨었고, 무심한 고양이는 바로 옆에서 또 한 번의 낮잠을 청하고 있었다. 딸랑딸랑. 천장 가까이 매달아 놓은 철재 장식품이 금속만의 청아한 음색을 흩뿌렸다. 오늘의 기대가 충족되고도 아직은 내일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하루의 편안한 틈새 속에서, 미물과 사물은 이렇게 공존함을 그저 관조하며 시간 속을 함께 흘러가고 있었다. (191쪽)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이 과학자라니! 이 사람은 대체 뭐지? 게다가 책 속에 삽입된 사진 속에 얼핏 얼핏 보이는 그의 모습은 멋지기까지 하다. 완전 내 스타일!! 헝클어진 머리, 땀에 젖은 셔츠조차도!! 게다가 그림까지 잘 그린다!! 이 책에 나오는 그림들을 직접 그렸는데 그림들이 귀여워서 미칠 지경이다. 아니, 과학책이라면서, 과학자라면서 이래도 되냐고요!!

어릴적부터 품어 왔던 그의 당돌한 인생 철학은 `미래에 대한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말자! 왜 먼 미래 때문에 소중한 현재를 낭비하나?` 다. 그런 철학 때문에 누구라도 몇달은 재어보고 고민해 봤을 법한 (고민하다가 포기했을 법한) 현실 세계와 동떨어진 인도네시아 밀림 속에서 몇년을 살아야 하는 야생유인원 연구를 단 하루만에 결정한다. 그리고 이 책에는 밀림 속에서 자연을 온 몸으로 접한 그의 이야기가 총 스무편의 꼭지 속에 담겨 있다. 인도네시아 깊은 밀림 속에 사는 긴팔원숭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원한다면 이 책이 적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책에는 자연을 사랑하고 동물을 사랑하는 한 사람이 어떻게 밀림 속에서 야생유인원들과 친구가 되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가 담겨있다. 그의 일상과 그를 찾아온 손님이야기, 밀림의 사랑과 다양한 생물들 이야기, 관찰하며 밀림을 누비느라 고생한 이야기와 그를 도와준 친구들 이야기, 그리고 연구를 마치고 그곳을 떠나는 이야기까지! 그의 글을 다 읽고나면 누구라도 그의 팬이 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그가 의도한 바는 전혀 아니다. 그는 오히려 이 책을 읽고 야생동물들을 사랑해주길 바라겠지만) 그래서 책을 덮고서도 미친듯이 인터넷을 뒤져서 그의 흔적을 찾아보게 될 것이다. 나도 그가 출연한 티비, 라디오 방송과 세바시 연설까지 다 찾아 보았다.
그런데 어쩌지.... 아무래도 빠심이 더욱 깊어진다.

# 혹시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팟캐스트 <파토의 과학하고 앉아있네>에 나오셔서 강의하신 것을 링크해 봅니다.
이 책 내용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어서 책을 안 읽었어도 재미있게 들을 수 있을거에요.

[팟빵] 파토의 과학하고 앉아있네-공개토크쇼 과학같은 소리하네 E18 <비숲에 살어리랏다> 김산하
http://m.podbbang.com/ch/episode/6205?e=21798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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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밥 2015-11-24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에게는 생소한 이름이네요. 그치만... 작가님은 정말 잘생겼구만요 *-_-* 왠지 금방 친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살리미 2015-11-24 07:09   좋아요 0 | URL
강연 동영상을 보니 밀림에서와는 또 다른 모습이더라고요. 전 역시 밀림에서의 야성적인 모습이 더 맘에 들었습니다만 ㅋㅋ 정말 금방 친해질 수 있을것같은 비주얼을 갖고 계셔요^^

2015-11-24 08: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24 08: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24 0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24 1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5-11-24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과학자이면서 글솜씨까지 대단하네요! 아름다운 문장이에요. 으악~ 질투나..
이 책 시사인 신간코너에서 보고는 관심간다고 찜해두긴 했었는데, 아무래도 저의 관심분야가 아니다보니 으음, 하며 자꾸 뒤로 미뤄두기만 했거든요. 그런데 이런 책이었군요!! >.<

살리미 2015-11-24 09:03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저런 아름다운 문장이 페이지마다 가득해요!!! 그동안 구입하고도 안 읽고 있었다는게 바보같이 느껴질 정도로 좋았어요. 읽는 내내 이건 과학책이 아니야!!! 했다니까요.

해피북 2015-11-24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유쾌함과 사랑스러움이 가득한 글이예요. 읽다보니 정말 까르르르 웃는 소리가 들리는것 같아요 ㅎ 이렇게 오로라님의 콸콸넘치는 벅찬 감정이 저에게 바이러스처럼 전파되는것 같아요 저도 잊지말고 찾아보고픈 책입니다 ㅎㅎ

살리미 2015-11-24 09:44   좋아요 1 | URL
얼마나 재밌었으면 이렇게 촐싹맞은 글을 올렸겠어요 ㅎㅎ 지금 읽어보니 부끄럽기도 하지만..... 읽을수록 작가가 좋아지고, 사진을 자꾸만 쳐다보게되고, 스토킹이라도 하고 싶은 맘이 되어서 딸아이한테 ˝이런 사람을 얼른 사윗감으로 데려오라˝고 막 난리를 치기도 했어요 ㅋㅋㅋ

물고기자리 2015-11-24 1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분야의 다큐멘터리를 좋아해서 조만간 구입할 요량으로 제 장바구니에 담아놓았던 책이었는데 오로라님의 리뷰를 보니 당장 읽고 싶어지네요^^ 인공적으로 우락부락하게 키워진 성난 근육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자연스레 단련된 것 같은 저자의 탄탄한 어깨선도 글만큼 호감입니다ㅋ 선한 인상으로, 자신의 가치관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떤 분야이든 멋져 보여요~ㅎ

살리미 2015-11-24 13:15   좋아요 0 | URL
이 분 글을 읽거나 강의를 들어보면 이 분을 안 좋아할 수 없을 거예요. 부모님들이 어떻게 키웠길래 이렇게 자랐을까 감탄을 하게 될 정도로요. 아주 잘생긴 얼굴은 아닌데도 책에 실린 사진마다 매력이 넘쳐나죠. 대학을 갈 때도 친구들은 전망이 좋은 학과로 관심사와 상관없이 진학하는데, 부모님께 자신의 성적으로 갈 수 있는 동물 관련 학과 아무데나 넣어달라고 하고 전망같은 건 별 관심없었대요. 근데 막상 들어가보니 동물을 어떻게 하면 잘 키워서 잡아먹을까 하는 곳이라 놀랐다는 이야기도 있었어요 ㅎㅎ

hnine 2015-11-24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분이 라디오 프로그램이던가 팟캐스트였나 초대되어 나와 얘기하는걸 듣고 주관, 개성이 뚜렷한 분일거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사실 요즘 같은 시대에 저렇게 야생영장류 쪽을 일생동안 연구하겠다 맘먹고 그 길을 걷기란 용기와 소신 없이는 힘들거든요.
몇달째 제 보관함에 들어있는 책인데 오로라님 정말 재미있게 읽으셨군요. 독서 범위가 편협하지 않으신 것 같아요 ^^

살리미 2015-11-24 13:03   좋아요 0 | URL
저도 첨엔 라디오 신간소개 하는데서 얼핏 `비숲`이란 말이 예뻐서 샀다가, 팟캐스트 <과학하고 앉아있네>에서 강의하는 걸 듣고는 꼭 읽어봐야지 벼르다 읽게 된거거든요. 말씀하시는 것도 엄청 재치있던데, 글을 이렇게나 잘 쓰다니 깜짝 놀랐어요. 저는 과학 책들은 쉽게 읽지 못해서 사놓고도 안들여다 보는 게 많거든요. 이건 정말 과학분야에 꽂혀 있음 안될 책 같은 느낌이었어요^^
저는 독서에 계통이 없는게 좀 고민이에요 ㅎㅎ 체계적으로 어떤 분야를 파는 독서를 하고 싶은데, 책을 한권 읽다보면 그 책을 읽고나서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계통없이 마구 생겨나거든요. 그래서 읽겠다고 사 놓은 책들은 정작 책꽂이에 꽂혀만 있는 경우가 많답니다.
이 책 읽고서는 이 분 동생 김한민 작가의 <혜성을 닮은 방>을 읽어보려고 또 삼천포로 갑니다^^ 작가가 형을 생각하면서 그린 그림이라고 해서요 ㅎㅎ

고양이라디오 2015-12-01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로라님도 저랑 비슷하시네요ㅎ 저도 잡식성 독서중입니다. 책을 읽으면 읽고 싶은 책들이 따라오는ㅎ 저는 일단 넓고 얕게 아는게 중요하다 생각해서요. 그리고 좋아하는 부분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조금씩 깊어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그 분야의 책을 읽으면 되고요ㅎ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아서 그리고 계속 생겨나서 고민이지요ㅠㅋ

전 넓게 읽는 게 시야도 넓어지고 좋은 책들도 더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ㅎ

아 그리고 서재 이쁘게 바뀌셨네요^^

살리미 2015-12-02 06:32   좋아요 0 | URL
ㅎㅎ 정말 읽고 싶은 책이 끊임없이 생겨나서 고민입니다^^ 책 읽는 속도가 너무 못따라가요 ㅠㅠ
 

참붕어란 이름을 어떤 경로로 알게 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네이버 영화에 리뷰를 꾸준히 올렸다는 정도의 정보만 있었을 뿐 그의 글을 읽어 본 기억은 없었는데, 인터넷에서 톡톡 튈 정도로 유명하다면 왠만큼 재밌거나 참신하지 않으면 안될 일이므로, 기회가 되면 한번 읽어봐야지 벼르고 있었다.


도서관에 간 김에 그가 생각나서 검색해 봤더니 이 책이 한권 있길래 빌려왔다. 집에 오는 길에 남편이 운동하는 곳에서 한시간 가량 대기해야 해서 그 틈에 읽어보기로 했다.
잠시후.....멘붕!


아, 뭐지? 이게 영화 평론이라고? 근데 웃기긴 졸라 웃겨. 기승전결도 앞뒤문맥도 없는듯 하다만 묘하게 설득되다가 또 어떤 글은 지루하다못해 읽고 싶지도 않아서 막 넘겨버리게 된다. 책표지를 장식한, 댓글인 듯 싶은 글들이 이해가 간다.


ㅋㅋㅋ 영화를 보고 쓰라고 ㅋㅋㅋ 이게 뭐얔 ㅋㅋㅋ 이아저씨 약을 한사발 빠셨네 ㅋㅋ 재능 낭비류 갑 ㅋㅋ 내가 볼땐 천재임 ㅋㅋ 기승전결 따위 ㅋㅋ 드립의 아버지 ㅋㅋ 영화보다 재밌는 리뷰 ㅋㅋ 부왘 ㅋㅋ 개소리의 신 ㅋㅋㅋㅋ


내친김에 네이버 영화에서 그가 남긴 리뷰들을 찾아 보았다. 사실 리뷰는 이 책에서 읽어봤으니 어떤 별점을 남겼는지가 궁금했다. 결과는 나와는 완전 다름!! 독특한 시선으로 영화를 본다는 건 맞는듯하다.

정신없이 웃다가, 지루한 건 건너뛰다가 하며 한권을 다 읽어내니 마지막에 작가의 말이 있다.
책 내용에 당황했을 독자들에게 하는 말. 이 책의 목적은 유머를 우선 한 것이라며, 네이버 영화 리뷰를 왜 책으로 묶어 냈냐면 수백만에 달하는 팬들의 성화와 살해 협박에 못이겨서라고 뻔뻔하게 말한다. 그리고 독자 한명이 각자 세명에게 다단계 홍보를 하라고 요구한다.
이 황당한 리뷰에 대해 변명을 하자면, 영화에 영화적 상상력이 있듯이 리뷰에도 리뷰적 상상력이 있다는 것. 자신의 리뷰는 수필, 소설, 논설문, 논문, 희곡, 시 등 다양하고 자유로운 방식으로, 또한 모든 것을 아우르는 유우머를 중심에 놓고 작성했다고 떳떳하게 밝힌다. 그리고 자신은 불쌍한 사람이니까 따스한 말 한마디와 책 추천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한다. 뭐지? 방금까지도 자기는 위인 등극 직전의 잠재 위인이며, 키 183의 피지컬도 훌륭한 우월한 유전자를 가졌으며, 정우성 뺨치는 외모로 뭇 여성들이 끊임없이 대시한다고 자랑하던데... 갑자기 88만원 세대고 존나 병신이며, 2년간 군대 풀타임 디펜스로 목숨걸고 나라 지킨 사람이라며 자기한테 악플 같은 거 달면 안된다고 사정한다. 인터넷에 서평이라도 좋게 남겨 주시라고. 솔직히 재미있지 않냐고.

자, 그렇다면 서평을 남겨보자!!
우선 재미는 보장한다. 글이 어디로 튈지 모르지만 그래서 색다른 결론에 도달하는 재미도 있다.
심각하게 메모하며 읽지 않아도 되니 시간 죽이고 싶을 때 딱이다. 나처럼 남편을 기다려야 하는 지루한 한 시간안에 후딱 읽을 수도 있다. 시간이 금방 가는 건 덤이다.
다만 영화적 취향이 나랑은 정말 안맞는다. 그러다보니 그의 리뷰를 다 읽으려면 인내심도 발동해야 한다.
읽고 나서는 별로 기억에 남는 건 없다. 내겐 이 책중 영화 <퍼시픽림>의 리뷰가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나머지는 지금 생각해보려고 해도 별로 떠오르는게 없다.
이 책을 읽고나서 아들을 호출했다. ˝아들! 니가 좋아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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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11-22 15: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게 뭐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재미있겠는데요. 삼천포 리뷰 좋아합니다.

살리미 2015-11-22 16:11   좋아요 1 | URL
엄청 독특하긴 합디다 ㅋㅋㅋㅋㅋㅋ 나름 전문적이기도 하고 ㅋㅋ 암튼 곰발님이 읽어보시고 평가 좀 해주세요 ㅋㅋㅋ

인디언밥 2015-11-22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독서대(?) 맞나요 독서대. 쓰시나봐요 흐흫 사진 찍느라고 올려놓으셨나요? 아님 읽으실 때도 독서대 쓰세용?

살리미 2015-11-22 19:26   좋아요 1 | URL
집에서 책 읽을 땐 주로 책을 독서대에 놓고 읽어요 ㅎㅎ. 거실 한쪽에 독서실 책상 놓고요, 독서대에 책 올려놓고 ... 거기가 제 독서공간이죠 ㅋ 침대에서 읽다보면 자버리기 일쑤고 저렇게 책상에 앉아서 읽으면 집중도 더 잘돼서요 ㅎㅎ

인디언밥 2015-11-22 19:30   좋아요 0 | URL
아 글쿠나.. 저도 예전에 썼거든여.. 근데 저는 싼 걸 써서 그런지 넘기기가 번잡해서 쓰다말았는데.. 사진으로 보이는건 고정침 끝부분 마감이 잘 돼잇어서 괜찮을 것 같네여 흐

살리미 2015-11-22 19:37   좋아요 2 | URL
저도 여러개 써 본 중에 지금 사용하는게 제일 좋네요. 보통은 고정침 부분이 금방 헐거워져서 제대로 고정하지 못하는게 많더라고요. 지금 쓰는것도 비싼 건 아니고 인터넷으로 구입한건데 고정하는 부분이 단단해서 좋아요 ㅎㅎ

cyrus 2015-11-22 19: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우머’라는 단어를 정말 오랜만에 보네요. 7, 80년대 책에서는 유머를 ‘유우머’라고 썼잖아요. ㅎㅎㅎ

살리미 2015-11-22 20:25   좋아요 1 | URL
아 그런가요? ㅋㅋ 그래서 익숙했군요 ㅎㅎ 참붕씨는 꼭 유우머라고 하더라고요ㅋ 왠지 유머가 강조되어 보이는 느낌적인 느낌 ㅎㅎ

인디언밥 2015-11-22 20:42   좋아요 1 | URL
아. `유우머`는 요즘 제 또래나 더 어린 친구들도 자주 써요. 주로 재미없고 올드한 개그를 `유우머`라는 식으로.. Ex) ˝우리 회사 부장님의 유우머는 못말려..˝

서니데이 2015-11-22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제가 이 책의 유머와 저자의 의도를 이해하려면 약간의 설명을 필요로 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어쩐지 어려운 공식이 계속 나올 것 같은... (그러나 오로라님의 리뷰를 생각하면, 실제로 보면 재미있는 책이겠지요. ^^)
잘 읽었습니다. 오로라님, 편안한 일요일 저녁 되세요.^^

살리미 2015-11-22 20:50   좋아요 1 | URL
ㅋㅋㅋ 사실 저도 책 절반은 그냥 넘겼어요. 재밌긴 하지만 굳이 읽고 싶지는 않은 부분도 있더라고요 ㅎㅎ 서니데이님도 주말 마무리 잘 하시고요~~^^
 
마리포사 - [초특가판]
호세 루이 쿠에르다 외 감독, 페르난도 페르난 고메즈 외 출연 / 위젼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정말 좋은 영화를 한편 보았다. 스페인 내전이 배경인 영화 <마리포사> 마리포사는 우리말로 나비란 뜻이다. 영화의 원제는 `나비의 혀`
책은 잘 안 읽히고 요즘 나온 영화들을 조금씩 보다가 접어버리고, 이럴 땐 고전이 최고지 하며 골랐던 영화.

1936년 스페인의 아름다운 시골마을 가르시아에 정말 심하게 귀여운 소년 `몬초`가 있다.(정말 이 영화는 몬초의 귀여움만 보아도 본전은 한다) 천식을 앓아서 거의 집에만 있던 소년은 내일부터 학교에 가야 하는게 두려워 잠이 안온다. 선생님이 아이들을 때릴까봐 무섭다.
오줌을 지리도록 무서운 학교에서 만난 그레고리오 선생님은 나이 지긋하신 신사다. 걱정과는 달리 아이들을 인격적으로 존중해줄 줄 아는 좋은 선생님이다. 몬초는 선생님과의 학교 생활이 즐겁다. 영화는 대부분 몬초의 학교 생활과 소박한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로 전개되는데 이 영화가 스페인 내전이 배경이라는 사실은 자주 잊게 된다. 다만 이념의 대립으로 마을 사람들 사이에 조금 불편한 관계가 있을 뿐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추구하는 노선이 조금 달라도 인격적으로 서로 존중하며 살아가고 있다. 몬초의 아버지는 양복점을 하고 있는데, 그는 심정적으론 공화주의자다. 아직도 마을에선 기존의 가톨릭 세력들의 눈치를 봐야 해서 노골적으로 공화주의자라는 티를 내지는 못하지만 서민들의 자유를 대변하는 공화주의자인 그레고리오 선생님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양복을 선물하며 진실한 친구가 된다.


자연학습을 나갔을때, 그레고리오 선생님은 나비에게도 혀가 있다는 걸 알려주신다. 완벽한 나선형을 가진 아름다운 `나비의 혀`, 평소에는 보이지 않지만 나비가 꿀을 빨때면 나온다. 꽃의 달콤한 꿀을 빨아먹고 그 꿀의 맛을 느낀 나비는 이 꽃 저 꽃 날아다니며 꽃가루를 퍼뜨린다. 나비의 혀는 스페인어로 `프로보시스`라고 한다.
이 나비의 혀를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현미경을 신청해 놓았지만 나라의 상황은 언제 현미경을 보내줄 지 알수가 없다.


영화의 원제가 `나비의 혀`이므로 이것이 상징하는게 무엇일까 생각하며 영화를 보게 되지만 사실 그런건 몰라도 상관없다. 그저 너무 귀여운 몬초와 보기만 해도 흐뭇해지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에만 귀를 기울여도 충분히 재밌다.

영화 마지막에 이르면 가톨릭과 군부를 중심으로 하는 파시즘 진영이 내란을 일으켜 이 시골 마을에서도 반동분자를 색출하는 일이 벌어진다. 여기서부터는 우리에게도 너무 익숙한 풍경이다. 어느 편인지 확실하게 하지 않으면 폭도로 내몰려 죽을 수도 있다. 몬초네 식구들도 공화주의자였던 흔적을 얼른 지운다. 마을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어제까지도 친한 친구였던 공화주의자들이 끌려가는 모습을 본다. 그리고 마음은 아프지만, 살아남기 위해서 그들에게 욕을 하고 돌을 던진다.

˝이 빨갱이!! 배신자!!˝

그 모습을 지켜 보는 어린 몬초의 얼굴! 이념대립이 몰고 온 두려움과 존경하는 선생님에 대한 걱정, 그런 상황에서 욕을 하고 돌멩이를 던지라고 하는 엄마, 그리고 압도적인 마을 분위기.

몬초가 돌을 던지지 않고 ˝ 저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야!!˝ 하고 외치는 장면을 잠깐 상상했던 나는 다음 장면에서 머리를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공화주의자들을 싣고 출발하는 트럭을 따라가며 돌을 던지는 몬초. 그레고리오 선생님과 눈이 마주치고, 몬초는 돌을 던지며 외친다. 빨갱이! 배신자!가 아니라

˝틸로노리코! 프로보시스!˝


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몬초!!
그건 선생님의 가르침을 잊지 않겠다는 외침으로 들린다. 비록 지금 현실의 몬초는 힘이 없지만, 지금은 나비의 혀처럼 `자유`가 숨어버렸지만, 잠깐 맛본 달콤한 자유의 맛을 알기에 몬초는 그 자유를 여기저기 퍼뜨릴 자유주의자로 자랄 것이다. 야외수업에서 지옥에 가는게 두렵다는 몬초에게 선생님이 해 주신 말. ˝지옥은 타인을 증오하고 미워하는 인간의 마음 속에 있다.˝ 는 것을 그날 뼈저리게 느꼈을 몬초가 한발 크게 성장했음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 저 한 장면에서 영화는 내 온 몸으로 들어온다! 기꺼이 내 인생의 영화로 꼽을 만 하다.
(참고로 틸로노리코는 구애할 때 꽃을 준다는 새 이름이라고 한다. 영화에서 몬초가 좋아하는 여자아이가 나오는데 이름이 오로라다 ㅋㅋ 몬초는 선생님의 조언으로 오로라에게 꽃을 선물한다. 그 순간의 행복함! 그 꽃의 의미는 파리 테러 현장에 꽂힌 꽃과도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총칼이 아니라 꽃으로 만드는 세상! 그것이 몬초와 그레고리오 선생님이 만들고 싶은 세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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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5-11-20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오~~오로라님의 멋지고 즐거운 영화 후기와, 정말 심하게 귀여운 몬초,
몬초와 그레고리오 선생님이 만들고 싶은 세상에 대한 희망 덕분에 즐겁고
행복한 오후가 되었어요~~ 고맙습니다!^^

살리미 2015-11-20 15:55   좋아요 0 | URL
ㅎㅎ 저는 appletreeje님의 댓글로 행복해지는걸요~ 감사합니다!!

해피북 2015-11-20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를 보지 않았어도, 가슴 뛰게 만드는 재주가 있으세요 ㅎㅎ 몬초가 트럭을 따라 돌을 던지며 외쳤다는 `틸로노리코! 프로보시스! 에 닭살이 돋는건 추워서만은 아니겠죵~~ 제목 잘 적었다가 나중에 꼭 찾아봐야겠어요.잘 읽고 갑니다^~^

살리미 2015-11-20 17:0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정확히 그 대목에서 소름이 쫙~~ 돋더라고요^^ 따뜻한 안방에서 봤는데도요 ㅎㅎ

후애(厚愛) 2015-11-20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타깝게도 품절이군요..ㅠㅠ
그래도 혹시 모르니 담아두어야겠어요.^^
저도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살리미 2015-11-20 21:54   좋아요 0 | URL
DVD는 품절이네요 ㅠㅠ 하지만 다른 경로로 보실 기회가 있을 거예요. 후애님~ 즐거운 금요일 밤 되세요!!

달팽이개미 2015-11-20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요일 밤에 이렇게나 따뜻한 영화후기라니요...엄지 척! 입니다~!!!따뜻하면서도 슬픈..영화네요. 선생님을 향해 나비의 혀를 외치던 몬초를 꼭 안아주고 싶어요...^^

살리미 2015-11-20 21:51   좋아요 0 | URL
정말이지 몬초가 너무 너무 귀여웠어요 >.< ;;; 순진한 아이의 눈으로 보는 세상의 비극은 더욱 두드러지잖아요.
영화가 내내 잔잔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데 마지막 저 한 장면이 완전 울려요~ ㅠㅠ
 

알라딘 중고팔기에 책 몇 권 정리하기도 했고, 무릎담요가 생각보다 괜찮길래 하나 더 갖고 싶은 마음에 5만원에 맞춰 주문을 넣었다. 오늘부터는 구입목록을 따로 정리해 놓으려고 하는데 (이게 무슨 효과가 있겠나 싶다마는) 리스트는 처음 작성하는거라 뭐가뭔지 모르겠구나..

일단 김영하의 <읽다>는 그의 산문 삼부작 시리즈니까 무조건 구입. 한강 작가의 아버지로 내게는 더 유명한 한승원 작가의 장편 <물에 잠긴 아버지>도 빨리 읽고 싶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빡쳐서 결국 <대한민국은 왜?>도 구입했고, 제 15회 황순원 문학상 수상 작품집은 수상 작가들이 다 맘에 들어서 작품집은 잘 사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깨고 구입. <스윗 프랑세즈>는 아우슈비츠에서 희생된 작가의 마지막 유작이라니 무조건 구입했는데, 띠지를 보니 미셸 윌리엄스와 마티아스 쇼에나예츠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졌나보다. 오~ 무려 미셸 윌리엄스다!!! 그리고 마지막은 우리 동네 도서관이 만화는 구입해주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어서 열받아서 주문한 <또리네 집>!

다른 흥미로운 책들이 유혹하기 전에 얼른 얼른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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