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더 핀으로 계속 간다. 이 곡은 1집의 냄새가 가득 느껴지는 곡.
'난 하라면 춤이라도 추겠어요~' 난 얘가 존댓말을 쓸때가 더 불량해 보여서 좋더라.
더 핀(The Finnn)의 새 앨범이 드디어 나왔다. 첫 목소리를 듣는 순간, 역시! 아, 이 목소리였지, 하는 느낌으로 가득찬 앨범이었다.
나는 변함없이 잘 살고 있고, 아이는 이렇게 예쁠 수 있을까 싶을만큼 잘 자라고 있다. 책도 느리지만 변함없이 읽고 있고, 지금은 <본 투 런>을 들고 있다. 남편이 새로 담아준 노래들은 한동안 나를 행복하게 할 것이고, 날이 추워지면 질수록 내 배는 더 불러올 것이다.
왠지 책사고 싶은 날이야~ 하고 생각해서 장바구니를 열었다가, 막상 보면 딱히 사고 싶은 책이 많지는 않네 하고 다시 닫고. 그래도 역시 사고 싶어~ 그랬다가 카드값을 생각해서 다시 참는다.
책장에 쌓여가는 읽지 않는 책들을 보며 약간 한심해지곤 했는데, 그 쌓여있는 책 중에 그때그때 나에게 말을 걸어주는 책들을 만나 한권씩 골라드는 맛이 꽤나 쏠쏠하여, 음... 이렇게 쌓아만 두는 것도 괜찮군 하고 애써 합리화하는 나.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집에서 짬짬이 읽다보니 꽤나 오래들고 있지만, 드디어 발리에 도착했다. 이탈리아에서 먹는 이야기나 인도에서 기도하는 이야기는 모두, 다음 다음 다음 다음 생에서나 흥미가 생길 법한 이야기였지만, 적당히 거리를 두고 읽자면, 적잖이 즐거웠다. 그냥, 그녀가 그렇게 했다는 것이 즐겁고 기분좋은 일이었다는 정도. 하지만. 발리는 다르지. 우붓의 거리와 아멧의 달빛 내린 바다와, 한낮의 스콜을 어떻게 잊는단 말야. 리즈 길버트의 발리는 어땠을까.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목소리. 앨범이 나올 때마다 늘 아쉬움이 남아서, 결국 아이팟에 담기는 곡은 겨우 하나이거나 없기 일쑤인데, 거리를 걷거나 운전을 하다가 무심코 그의 목소리가 들리면, 아. 하고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아니, 멈출 수 밖에 없게 된다.
비밀스런 사랑 같은 목소리. 이승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