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행복한 사람>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스스로 행복한 사람 끌레마 위즈덤 시리즈 2
랄프 왈도 에머슨 지음, 박윤정 옮김 / 끌레마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사람은 좋은 일보다 나쁜 일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렇지 않게 상처를 주면서 자신은 눈치 채지 못하고 정작 자신에게 같은 말이 돌아왔을 때 분개하여 즉각 공격성을 드러낸다. 상대를 공격함으로 자신을 방어하려 드는 것이다. 하지만 실은 열이 식고 나면 금세 자신이 잘못했다는 사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누군가의 책 제목대로 지식은 시간이 쌓일수록 쌓여가겠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순수했던 어린 날에 전부 익혔는지도 모른다.

그 중요한 본성들을 전부 잊고 있을 뿐인 것이다. 자신이 하는 말이 그 사람을 나타내고 말보다는 그 사람이 보여준 행동들이 그 사람이 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안에서 생각이 정리되기 전에 말을 내뱉고 깊이 생각하지 않고 행동에 옮긴다. 그 말은 다른 사람에게 날아가 상처 입히는 칼날이 되는데도 말이다. 언젠가 아침 출근 시간에 다른 사람에게 발을 밟혔다. 그런데 도리어 사과를 했다. 발이 아파서 비난하려고 고개를 돌리자 상대는 오히려 나무라는 듯 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사람의 심리상으로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발을 밟고도, 자신이 아닌 그 위치에 발을 둔 상대를 비난한다고 한다. 어린 아이들은 잘잘못을 거침없이 가리고 망설이지 않는 눈으로 대답한다. 상대도 어린 아이의 시각으로 봤다면 사과했을지도 모른다. 심리적 방어기제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하지만 어른이 된다고 더 지혜로워지는 것도 마음의 벽이 낮아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벽을 더 쌓고 에머슨이 강조하는 영혼은 어두워지고 자신에게 솔직해지지 못한다. 그 반작용으로 불안과 두려움이 일어나며 분출되지 못한 분노는 해당되는 누구에게나 투사하는 지도 모른다.

이 책 <스스로 행복한 사람>은 랄프 왈도 에머슨의 말을 모아둔 책이다. 감동적이라면 감동적이고, 깨달음을 준다면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 내용은 간결하지만 그 말은 바로 심장에 와서 꽂힌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었고 무엇을 잊고 있었는가를 질책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처럼 순수하지도 못하고 항상 불안에 휘둘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재능이 없음을 탓했지만 정작 재능의 불씨는 안에 갇혀 버렸으며 때로 그 재능이 인성을 태우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

결국 모두 자신의 마음에 달린 것이다. 소심한 편이라 누군가와 말다툼을 하고 나면 계속하여 그 싸움을 곱씹고 그 사람에게 반격할 말을 모색한다. 그 사람은 이미 그 다툼 자체를 잊었을지도 모르는데 쓸데없는 낭비를 해가며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자신을 이끄는 것도 자신, 자신을 상처 입히는 것도 자신이다. 에머슨이 강조하는 대로 자연 속에서 하나가 되어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자신 안의 재능을 믿고 벽을 뛰어넘는 용기를 품는 것도 자신이 할 몫이다.

자기 자신을 믿는 재능, 다른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고 어린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것, 자신 안에 숨어 있는 가장 소중한 것이 영혼이라는 사실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책이었다. 보통 한 장의 하나의 말과 설명이 달려 있는데 단숨에 읽는 것보다는 초콜릿 상자에서 초콜릿을 하나씩 꺼내 먹듯이 한 편씩 음미해가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그리고 중간 중간 끼어 있는 사진과 그 뒤편에 쓰인 수많은 말들이 비처럼 내려 몸속에 스며드는 기분이 들었다. 비난의 말과 달랐던 점은 부정적인 말은 날아오는 칼처럼 내리며 정신에 상흔을 남겼다면 에머슨의 말은 가슴으로 직접 들어와 영혼을 흔드는 기분이 들었다는 점이다. 다시 움직일 용기를 주는 책이라 편안한 활력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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