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이터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미드나이터스 세트 - 전3권
스콧 웨스터펠드 지음, 박주영.정지현 옮김 / 사피엔스21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시간은 거대한 힘을 품고 존재한다. 누구도 시간을 거스를 수 없다는 사실, 그 시간의 흐름에 따라 늙고 죽어간다는 사실을 벗어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시간에 대한 수많은 공상을 하고 그 시간의 흐름에서 벗어나는 꿈을 꾼다. 그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르되 죽지 않는 불로불사의 꿈일 수도 있고 수많은 소설이나 영화에서 다룬 시간 여행에 대한 것일 수도 있다. 얼마 전 시간 여행은 절대로 불가능한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읽었다. 그 근거는 현재에 미래의 수많은 시간 여행자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한다.

시간 여행이 보편화되어서 위장을 충분히 하고 숨어 들어 있는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드러나는 부분은 없으니 그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수없이 한 여자를 향해 시간 여행을 하는 남자의 이야기나 하나의 사건을 막기 위해서 모이는 타임스토퍼와 타임리와인더의 이야기 같은 것들은 상상과 은밀한 꿈을 자극한다. 책 <어글리>에서 16살이 되면 전 국민이 전신 성형을 받도록 조장하는 미래 사회를 그렸던 스콧 웨스터펠드의 새로운 소설 <미드 나이터스>는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루의 시간은 원래 25시간이었으나 정체불명의 존재들은 자신을 쫓는 사냥꾼을 피하기 위해 하루의 1시간을 접어서 숨겨둔다. 그런 비밀의 시간 속으로 5명의 아이들이 뛰어든다.

자정에서 자정으로 끝나는 비밀의 시간에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인간인 5명의 아이들은 필연적으로 서로를 부르게 된다. 모든 사람이 자정과 자정 사이에 숨어 있는 한 시간에 얼어붙어 버리고 그 시간의 주인인 다클링들이 깨어나 활동한다. 원래대로라면 먹이 사슬의 제일 위에 있어야 할 존재들이었으나 인간의 기술을 두려워했고 그들은 인간이 불과 기술을 사용하면서 예전 먹잇감이었던 인간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그에 따라 그들은 자신들의 존재를 지키기 위해 25시간이었던 하루의 한 시간을 은밀한 비밀의 시간으로 만들어버린다.

그 시간에는 모든 인간들은 굳어버려 다클링의 먹잇감이 될 수 없지만 운 나쁘게 시간의 경계에 있던 인간은 깨어 있는 채 비밀의 시간 속으로 떨어져 다클링의 식량이 되었다. 그런데 작은 마을 빅스비에는 그 비밀의 시간에도 움직일 수 있으며 묘한 능력을 가진 존재들이 있었다. 그들을 미드 나이터라고 불렀지만 50년 전 그들은 몽땅 사라졌다. 이제 남은 것은 자신들만 움직일 수 있는 한 시간을 기이하게 여기는 어린 아이들이었다. 5명은 한 명씩 빅스비에서 태어나거나 모여들어 반격을 준비한다.

푸른빛에 휩싸인 비밀의 시간이 결코 안전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 미드 나이터 제시카 데이가 빅스비에 온 이후 야생동물 같았던 다클링이 그녀를 죽이기 위해 조직적으로 모여들고 이제 어린 미드 나이터들은 살기 위해서 싸워야 했다. 아무도 모르는 1시간 동안 말이다. 가장 당혹했던 것은 밤의 무리와 싸우는 것은 고등학생 다섯 명이며 치열한 싸움이 끝나도 비밀의 시간 동안 얼어붙어 버리는 일반인들은 그들의 사투를 모른다는 점이었다. 고작해야 자정 넘어서 돌아다니는 청소년을 발견하고 통금을 어겼다고 훈계를 늘어놓는 정도였다.

5명의 미드 나이터들은 자신만의 능력을 찾아내고 그것을 이용하면서 다클링과 싸운다. 그들에게 비밀의 시간은 한껏 누구의 통제도 없는 자유이자 살아남기 위해 싸워야 하는 공포의 시간이고 보통 사람들이 생활하는 낮 시간은 견디기 힘든 인내의 시간이 된다. 아무도 모르는 싸움을 하면서 성적을 걱정해야 하고 귀찮게 구는 동생을 떼어내고 외출금지를 걱정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오래된 비밀, 숨은 음모가 터져 나오면서 이야기는 주체할 수 없이 흘러간다. 대부분의 판타지 소설이 그렇듯 배경과 인물설정을 이해하기까지의 앞부분은 다소 지루한 편이다. 하지만 섬광처럼 터지기 시작하는 마지막에 들어서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 이상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권 <푸른 정오>에 들어서는 푸른 시간이라고 불리는 자정의 시간이 묘한 여운을 남기며 마무리된다. 예상치 못했던 설정도 그렇지만 흥미로운 전개와 성장하는 주인공, 강렬한 마무리 때문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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