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토르소맨>을 리뷰해주세요.
꿈꾸는 토르소맨 - 팔다리 없는 운명에 맞서 승리한 소년 레슬러 이야기
KBS 스페셜 제작팀 지음, 최석순 감수 / 글담출판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팔과 다리가 없는 사람이 있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를 동정한다. 동정하지 않는 사람조차 그가 평범하다는 말에는 거의 동의하지 않는다. 그 사람이 보통 사람에 가까운 일상을 영위하고 있더라도 마찬가지다. 그 사람이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노력했는지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도 그런 식의 감정적 동요를 보이지도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평범한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단지 팔 다리가 다소 짧을 뿐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 책 '꿈꾸는 토르소맨'은 단지 팔 다리가 짧을 뿐인 평범한 청년의 이야기다. 더스틴은 다섯 살 때 병에 걸려 사지를 절단할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토르소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 별명을 처음 들었을 때는 그가 사지가 없다는 생각을 하지는 못했고 아그리파처럼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을 가진 사람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별명은 말 그대로의 의미였고 더스틴은 나름대로 별명을 마음에 들어 했다. 그는 평범하지만 특별하고 강인함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는 집안의 막내였고 식구들은 전부 그를 안타까워했다. 장난꾸러기로 여기저리 뛰어다니던 어린 소년이 갑자기 불편한 몸을 지니게 된 것이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그의 어리광을 전부 받아줬었다. 어느 시점까지는 그랬다. 다른 아이에게 정말 못되게 굴자 그의 어머니는 선택을 한다. 언제까지 그의 어리광을 받아준다면 아이를 망친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아버지 역시도 자신은 팔 다리가 없지 않느냐고 말하는 아들에게 혼자가 되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묻는다. 또한 더스틴의 성품도 독립적이었고 여느 아이들이 그렇듯이 그는 비디오게임을 좋아했었다. 다른 사람들이 게임을 대신해줄 수는 없었다. 어른이 될 수록 그가 혼자 해야만 하는 일은 늘어날 터였다.

물론 사춘기 시절에 방황도 했었다. 다른 사람들과 많이 다른 자신을 발견할 때 심난하기도 했을 것이다. 허나 그는 혼자가 아니었고 운동을 잘하는 형이 레슬링을 배우기 시작하자 그도 흥미를 갖는다. 한 달 후 더스틴도 레슬링부에 들어가고 어느새 그것은 그의 모든 것이 되었다. 자신의 열정을 발휘할 곳을 찾은 것이다. 레슬링을 정말 열심히 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성적도 어느 수준을 유지하게 되었다. 초반의 전적은 형편없었지만 끊임없는 노력으로 학교 대표에까지 선정되었다.

레슬링이 체급 별로 하는 경기라는 점도 그에게 강점이 되었다. 먹는 것을 좋아해서 경기할 때마다 감량하느라 힘들기는 했지만 레슬링을 정말 사랑하는 더스틴에게 아주 어려운 부분은 아니었다. 레슬링부의 다른 아이들은 더스틴을 불편해 했었지만 항상 노력하는 그의 모습은 귀감이 되었다. 자신을 신기하게 보는 사람들에게 선뜻 손을 내미는 쾌활한 성품도 그에게 도움이 되었다. 이제 그는 인기인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즐거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이성친구도 있고 앞으로의 미래가 그의 앞에 펼쳐져 있다.

그가 처한 상황은 누가 봐도 어려운 것이었다. 더스틴은 사지가 있는 삶을 상상도 할 수 없지만 다른 사람들은 사지가 없는 삶 쪽을 상상할 수 없다. 그가 겪은 것이 어떤 것이었을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저 상상해 보는 척 할 뿐이다. 그런데 더스틴은 너무 밝고 유쾌하고 강해서 보는 사람의 마음을 흔든다. 그는 자신이나 친구들이 말하듯 평범한 청년이다. 하지만 그 평범함 속에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불평하지도 않고 할 수 없다는 변명도 하지 않는 특별함이 숨어 있다. 그래서 더 더스틴이 커 보이고 오히려 자신에게 없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에 찌르는 듯 한 통증을 느낀다. 정말로 아름다운 토르소가 있다면 그것은 꿈꾸는 토르소맨 더스틴이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한 청년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깊은 감명을 받게 하는 흔치 않은 책입니다. 더스틴이 아니라 자신에게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구요.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특별한 자신이 오히려 좋다는 '오체불만족'의 저자 오토다케 히로타다가 생각났습니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누구나
이 책을 보고 감탄하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 같군요.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팔다리가 있는 삶을 상상해 본 적이 없어요. 누군가 저에게 다시 팔다리가 있는 삶으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저는 싫다고 할 거예요. 팔다리가 없어도 저는 이미 모든 일상생활을 불편 없이 누릴 수 있으니까요. 오히려 팔다리가 있으면 더 불편할 것 같아요. 아마 굉장히 낯설어할 것 같은데요. 저는 지금이 행복해요. 존재하는 것, 그 자체에 감사해요."
(P226)

이 책은 알라딘 독자 서평단 도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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