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 [별이 빛나는 고흐의 밤 | pp.192-202 ]

「... 어떤 별들은 레몬빛을 띠고 있고, 다른 별들은 불처럼 붉거나 녹색, 파란색, 물망초빛을 띤다.
...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늘 나를 꿈꾸게 만든다. -- 빈센트 반 고흐」

꿈틀거리는 꽃들. 즐거워 보이기도 하고 괴로워 보이기도 한다. 욕망이란 즐거움과 괴로움을 동반하는 것이다.
'마음놓고' 라는 표현을 나는 좋아한다. 마음을 놓아버리면, 뭘 어떻게 해도 괜찮을 것 같다. ... 따뜻하고 편안하다. 이제 안심해도 좋아, 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처럼.
세상에 너무 많이 알려졌다는 이유만으로, 무턱대고 무언가를 거부한 적이 있다. 나쁜 버릇이다. 그건 마치 진부하다는 이유로 진리를 무시하다는 것과 같다.


2004. 08. 31. 05:30

동이 트기 시작하면 창 틈으로 푸른빛이 새어 들어온다.
푸른빛과 검은빛이 섞인 맑은 새벽 하늘의 별은 유난히 탐스럽다.
고흐는 다 같아 보이는 별에게서도 저리 많은 빛깔을 보았다는데, 왜 내게는 그저 투명함으로 밖에 비추지 않을까 ...
세상에 너무 많이 알려져 진부해진 것을 무턱대고 거부하다, 이건 나의 경우도 마찬가지인 걸 ... 그래서 난 늘 진흙 속에 묻혀 있는 진주같은 무언가에 더욱 매혹 당했지. 당신이 그랬어. 아마 당신을 너무 많은 사람이 흠모하면 나는 당신을 거들떠도 안 보았을 거야.   
하지만 이젠 아주 많은 사람에게 드러나도 불안해 하지 않을 거야. 이미 당신은 내게만 보이는 보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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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가을바람 Il Vento Autunnale [pp.70-77]
좋은 가을바람이 볼을 서늘하게 애무하고 있었다. ...
"살아 있는 동안 만나는 게 좋아. ... 여기까지 와서 만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거야." ...
냉정을 찾으면서, 나는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 어이가 없어졌다.







2004. 08. 30

바람결은 이미 가을이지만, 햇빛은 아직 여름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했나보다.
당신 그리고 내 마음은 이미 가을에게로 서둘러 왔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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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08-31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 있으면 거리에 가을이 완전히 내려앉겠죠. 여흔님 사시는 곳에, 저 사는 곳에...^^

잉크냄새 2004-08-31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씩 바람결에 가을 기운이 묻어나기 시작하네요.^^
여흔님. 오랫만이죠.^^ 행복한 가을되시길...

2004-09-19 1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6. 가을바람 Il Vento Autunnale [pp.108-109]
쥰세이는 무위를 싫어했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 아무 것도 되지 않는 것.
마치 엄마가 한눈을 팔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다섯 살 꼬맹이처럼, 쥰세이는 항상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쥰세이의 그 열정. 한결같음. 그리고 행동력.
쥰세이는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웃는다. 떠든다. 걷는다. 생각한다. 먹는다. 그린다. 찾는다. 쳐다본다. 달린다. 노래한다. 그린다. 배운다.
쥰세이는 동사의 보고였다. 만진다. 사랑한다. 화를 낸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더욱 사랑한다. 운다. 상처 입는다. 상처 입힌다.

 

2004. 08. 28

빛깔도 참 예쁜 저녁 노을이었다. 카메라를 들고 그 빛을 담았다.
좀 차다 싶은 가을바람을 쐬며 [냉정과 열정사이]에 한 동안 시선을 내리고 있다가 하늘을 보니,
일찍부터 보름달이 얼굴을 내밀고 웃는다.
오늘은 달도 노을도 좋네 ...

그러고 보니 나는 오늘,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가, 다섯 살 꼬맹이처럼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그러다가 웃는다. 떠든다. 걷는다. 생각한다. 먹는다. 찾는다. 쳐다본다. 배운다.
사랑한다. 화를 낸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더욱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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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08-29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카테고리 정말 마음에 드네요. 책애서!^^

김여흔 2004-08-29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구 ... 감사해요. 스텔라님. ^^*

이리스 2004-08-29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고는 이탈리아에 가고 싶다고, 처음으로 생각하게 되었는데. 저도 무위를 싫어하는, 정확히 말하면 못견디는 쪽에 속합니다. 하지만 가끔은 정말 무위를 동경하게 되기도 해요. 여흔님의 글 중 마지막 말이 참 마음에 듭니다. 우유 선전도 떠오르구요. ^^

김여흔 2004-08-30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낡은구두님, 오랜만이네요. ^^
무위 ... 그렇네요. 가끔은 ...

nugool 2004-08-30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지네요. 정말.. 여흔님만이 만드실 수 있는 카테고린 거 같아요. ^^

프레이야 2004-09-01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흔님의 글을 사랑합니다^^
 

그녀,
기쁘게 활짝 웃을 거라고
맘껏 설레었었지.

장난감 같은 사진기를 들고
털장갑을 끼고
털모자를 쓰고
펑펑 내리는 눈발을 걸어
찰칵 찰칵

언젠간
보여 줄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리고
오랜 후에
간직해 온 비밀
부끄럽게 내민  사진 한 장

겨울의 끝이었고
여름의 끝에 다다랐다.

이제 당신을 마중 나가야 할 계절,

가을,

그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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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08-17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비가 내리고 이제 곧 가을이 오겠죠. 이 가을이 여흔님을 위한 행복한 가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여흔 2004-08-17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 행복을 기대하는 그런 그런 가을이 왔는가봐요.

superfrog 2004-08-17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것이 눈꽃이란 말씀이죠..? 첨엔 만개한 벚꽃인 줄 알았어요.^^
후후.. 가을. 이 아침의 비가 정겹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여흔님의 러브레터는 하트가 후두두둑 떨어진다니까요..ㅎㅎ

메시지 2004-08-17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글, 음악까지 모두가 정겹습니다. 퍼가도 되지요?

파란여우 2004-08-20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가을이 되어도 아무도 마중 나와 줄 남자가 없다구요..흑흑...

김여흔 2004-08-20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만 좀 있어요. 마중 나갈테니 ... ^^*

Laika 2004-08-21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여흔님, 여우님, - 두분 다른 서재 마실도 붙어서 다니시고 (보고 왔습니다) ....너무 정다운거 아닙니까?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데...이 노래 들으니 딱~ 이군요..^^

2004-08-25 2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08-26 08: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까 집에 들어갈때 목소리가 정말 힘들어 보이더라 ...
옆에 있었으면 짐도 들어주고 안마도 해주고,
시원한 아이스크림도 사줄텐데 ...
이 바다 사진이라도 보고
무거운 머리 가벼워지고 맑아졌으면 좋겠어요.

힘들때에도, 즐거울때에도,
꿈에서도 그 꿈에서 깨어도

늘 당신이 그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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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08-13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서재 대문의 사진, 님이신가요? 교묘하군요. 너무 흐려요. 그래도 바꾸지 마세요. 좀 더 선명하면 얼마나 좋아. 여흔님은 깍쟁이예요.

김여흔 2004-08-13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선명하면 큰일나거든요. ^^*

stella.K 2004-08-14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잘 생기셔서요? 뭇남정내들이 질투할까 봐?? 피...
근데 제가 생각했던 거 보다 동안이시라는 생각이 드네요. 두번째 이미지 봤을 때 그냥 아저씨 같다는 생각했거든요.^^

2004-08-15 0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Laika 2004-08-16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흔님 사진이 선명해지는 날까지 쭈욱~ 서재 들락날락해야겠네요...
stella님, 저번에 반쪽짜리 사진에서 사진이 많이 커졌으니....곧....^^
여흔님, 바다 구경 잘 하고 갑니다.....날이 점점 선선해지니 바다 생각이 슬슬 나네요...

김여흔 2004-08-17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간 선명해지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