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따로 또 같이


 

벼랑 위의 사랑
-클림트의 그림 "키스"를 보다


꽃밭이다 찬란한 햇살과 따스한
바람이 빚어낸 바닥에서 꽃이 된
남자의 황금빛 가슴 속에 묻혀 시간을 잊은
여자의 몸에서도 황금 잎사귀가 돋고
찰나의 시간에도 덩굴은 자라는데
여자의 발끝이 벼랑 끝에 걸려 있다 아는지
모르는지 남자와 여자의 눈은 감겨 있고
벼랑 위의 키스는 끝나지 않는다

사랑은 벼랑 위에서만 가능하다는 듯
벼랑은 사랑을 위해 존재한다는 듯
사랑은 필사적이고 벼랑은 완강하다
살아가는 일이 벼랑이라면 모든
사랑은 벼랑 끝에서만 핀다 지금
안전한 자여 안전한 사랑은 완전하지 않다
저 심연을 보아라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벼랑 끝에서 벼랑을 잊은 채 우리는
이 순간 영원이다 말하는
저 백척간두의,

- 김해자(1961∼ ) 시


===========================================

낯설고, 별나고,
그리하여 행복한 나날들.
나는 잠시 잊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다가올, 스스로 움켜쥐고 말아야 할 달콤한 치열함을.

숨죽이며 기웃대는 바람님도 시샘할
당신의 입김으로 불어넣어
새살 돋는 나의 봄옷.

이제 내 마음의 촉수는
당신, 그 약속에 키스하다.

                                                                2005. 03. 11 김여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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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3-11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이라 더욱 반갑습니다. 여흔님이 오시기를 잊지않고 기다렸다지요^^

nugool 2005-03-11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잊지 않았어요. 언제나 오실까 하고 기다리고 있었죠.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

stella.K 2005-03-11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영영 안 오시나 했습니다. 이렇게 다시 보니 반가운데요. 자주 오세요.^^

잉크냄새 2005-03-11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인사드립니다. 벌써 봄이군요. 행복한 봄날되시길 바랍니다.

2005-03-11 14: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김여흔 2005-03-11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반갑네요.
파란여우님, 너굴님, 스텔라님, 잉크님 ...그리고 **님.
다들 반가운 얼굴들이죠.
불쑥 불쑥 얼굴 내밀었다가는 염치도 없이 인사도 못 드려서 죄송하구요.
이제 자주 인사 드리러 마실 갈게요.
늦었지만 모든 님들 올 한해 복만 받으시길...
 

당신이 오실 줄 알고 일찍부터 단장하고 있습니다.




왜 이리도 설레이는지요.
이런 것이 사랑이라고 수 없이 말해주고는
정작 내가 이렇게도 설레이다니요.




문 앞에서 기다릴까요?
안방에 있다가 기척이 나면 뛰어나갈까요?




아니면 미리 동구 밖까지 나가 당신을 기다릴까요?




당신맞이로 분주히 움직이는데
심장이 먼저 뛰고 설레임이 먼저 알고...




제 마음은 당신이 오시기도 전에
이미 당신 속에 들어가 버렸습니다.




나는 당신 속에 당신은 내 속에서
말없이 마음을 두드리고 소리 없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기다림,...이 사실만으로도
나는 이미 당신의 것입니다.


사랑밭 새벽편지 [ 소 천 | 나는 이미 당신의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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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4-12-06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흔님! 너무 반가워요.. 혹여나 저를 잊지는 않았겠지요?..그동안 너무하세요...

이 뜨거운 연서를 주실려고 마음을 다듬고 계셨더군요.

너무 이뻐요. 숨이 막힐정도로^^

메리 크리스마스!!!^^

김여흔 2004-12-06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 여우님 ... ^^*

stella.K 2004-12-06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이시네요. 잘 지내시는지요?^^

김여흔 2004-12-06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불쑥, 염치도 없이 얼굴 내밀 때 마다

반겨주시는 님,

전 잘 지내고 있어요.

stella09님도, 여우님도 평온하시죠?

Laika 2004-12-07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여흔님, 오랫만이예요... 이렇게 이쁜 꽃들과 함께 짠~ 등장하시다니...너무 반가워요...

물만두 2004-12-07 0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흔님 너무 반가워요. 아침에 읽으니 너무 좋아요^^ 퍼가요^^

비연 2004-12-07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이쁜 글이네요...퍼갈께요^^

초록콩 2004-12-07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뵙니다.저 너무 예뻐 좀 퍼갈게요.좋은 하루 되세요.^^*

superfrog 2004-12-07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흔님!!!! 자주 좀 출몰하시라구요! 이렇게 짜잔~!하고 환대받으시려고 안 나타나시는 거죠?? 그쵸? 냉열사님도 요즘 한참 동안 뜸하시고..우.. 여튼 반갑다는 말씀 드리려고 투정 부렸습니다..ㅎㅎ

미네르바 2004-12-07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 오래 보았습니다. 보고 또 보았습니다. 꽃이 너무 예쁘군요. 저 붉은 꽃이, 잠시 마음까지 환하게 해 주는 오후에요. 그러고 보니 처음 인사네요. 꽃처럼 아름다운 날 되세요.^^

mira95 2004-12-07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서재에서 보고 왔습니다.. 꽃이 너무 예뻐서 퍼가고 싶어요.. 고맙습니다...

nugool 2004-12-07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아계시는군요!! ^^ 히야.. 저 때깔 고운 것들의 사진은 어디서!!! 헌데 먹으면 죽을 거 같아요. 불량식품 같은 것이... ㅎㅎㅎ

잉크냄새 2004-12-09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이네요. 좋은 글과 그림 잘 보고 갑니다.
 

그냥 그냥 . . .

그런지도 모른다. 그저 그냥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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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4-11-13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2004-11-13 1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4-11-13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흔님, 오랜만이에요. 저도 요즘 서재에 자주 안 왔네요.
 

거기 어디계신가요  


                                글. 김미선




아버지, 
참 그립습니다. 살아오며 정말 많이도 글 장난 말장난 했었습니다.
이제 그일 조차도 제게 버거움이 되는지 지치기도 합니다. 오후부터
이른 겨울비가 곱게 내립니다. 비는 수직으로 내리는데 온 뜰 안을
휘젓는 솔 나무는 가는 빗줄기에 제 향과 더불어 며칠 전 뜰에 가져다 둔
소국 향 가득 싣고 창틈으로 들어와 촉촉한 간지러움으로 코끝을 기웃거립니다.

정작에 느끼고 싶은 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 느껴보려 해도 어디에도 아버지 향은 찾을 수
없습니다. 지난번 한국 방문길에 아버지 유품 상자를 열어 늘 가슴
가까이 간직하셨던 손 때 묻은 가죽 지갑을 가지고 왔습니다.

오며가며 책상 위에 놓여 진 손 때 묻은 지갑을 만져보곤 합니다.
가끔 가슴에 대어 보기도 했습니다. 아버지는 늘 가실 때 그 모습으로
남아 늘 마음에 작은 이야기 방 만들어 계시는데 요즘 저는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 제 마음 길을 잃고 때로는 정신없이 헤매기도 합니다. 

며칠 전 아버지 생신이 지났습니다.
생신날 아침이면 늘 동네 분들 초대하여 마음을 나누셨던 아버지!    
인적 드문 산모퉁이 돌아서면 괜스레 가슴이 휑하게 뚫린 것 같은
허름한 동산들이 생각납니다. 살아계실 때도 범부이시던 아버지는
초라하지만 결코 부끄럽지 않으신 집에 계십니다. 아버지 집을 찾던
날 아버지의 뜰에만 하얀 국화꽃 한 아름 두기 민망하여 생면부지의
이웃집 뜰에도 아버지 마음으로 한 송이씩 나누어 놓고 돌아왔습니다.
그날 저는 ‘예측불허’라는 글을 쓰며 우걱우걱 내 삶을 씹어 먹었지요.

이제 아버지를 위해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살다보면 점점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퇴색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정말 미련한 생각임을 깨닫게 됩니다. 다시는 글로써 아파하지 말자하며
감추었던 글 무덤을 가을비가 톡톡 튕겨 내고 그리움의 샘물이 출렁이더니만
결국 한숨과 눈물이 터져버려 견딜 수 없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아버지 음성이 귓전에 부서집니다.
어쩌면 우주공간 어디쯤 무한 공간을 지나면 교신할 수
있는 세계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잠시 눈을 감고 빗소리에
내 마음을 기울이며 솔 향에 마음 맡겨봅니다.


아버지, 거기어디 계신가요.



 

[  작가코리아의 새벽편지 2004. 11. 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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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4-11-12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왜 눈물나게 이런 페이퍼 올리는 겁니까?......흑...

물만두 2004-11-12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님 이러시면... 만순이가 지금 아버지 겨울 잠바 사온다고 했는데... 흑... 퍼가요..
 


★ 건강주의보. 몸을 따뜻하게 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세요. 가벼운 감기 증상이 악화되어 올 겨울 내내 고생할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이 꼭 필요한 시기입니다. 금전운은 상승 중.
♥ 홀로 떠난 여행에서 둘이 되어 돌아오는 기쁨이 있겠군요. 가을의 끝자락을 잡고 여행을 떠나보세요.



물고기자리인 당신,
11월엔 감기를 조심하라잖아요.
추위를 많이 타는 당신이니 만큼 항상 따뜻한 옷, 잘 여미고 다니구요.

그렇군요. 가을의 끝자락,  꼭 지금이네요.
늦기전에, 추워지기 전에,
저 수줍게 물든 잎사귀들, 모두 떨어지기 전에
함께 하는 여행,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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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gool 2004-11-06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만에 오셨더니 알라딘이 이상해졌죠? 아직도 우왕좌왕이예요.. 사진 너무 좋아요~~

김여흔 2004-11-06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 너굴님! 반가워요. ^^

공방 내셨다는 얘기 들었어요.

홈피에도 가봤구요. 정말 예쁘던데요.

아무쪼록 하시는 일, 잘 되셨음하구요...

stella.K 2004-11-06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나 오랜만에 알라딘에 오셨네요. 이젠 말 걸기도 다시 수줍어 지내요. 우리가 여흔님 있지 않게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