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7일 09시 40분,
원고를 넘기다.
이제 좀 자야지, 하며
불을 끄고 나니 이상하게도
머리가 맑아진다.
일 할 동안은
미치도록 멍했는데
끝낸 후에야 맑아지다니
내 머리가 고장은 아닐까.
그 사람이 노숙자라 놀리며
좀 씻고 수염도 깍고 하란다.
거울을 보니 .. 훗훗 ... 노숙자 ... 영락없는 노숙자 ...
일 때문에 미뤄 둔 편지를
끄적여 보려는데
영 손에 잡히질 않는다.
너무 오래 전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만 무겁고.
그래도 그 사람에게만은
대충이란 건
스스로에게
용납할 수 없는 일,
그러니 차일피일.
사랑은,
그렇기 때문에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
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정말 그렇네 ... 음 ...
후배녀석이 누가 가져왔다며
물 건너 온 망고 음료를
건넨다.
맛있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랑은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