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츰,

비로소,

나로 돌아가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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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7-12-12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오랫만이십니다. 그래도 여기에 가끔 오시는가 봅니다. 오셔서 스킨도 바꿔놓고 가시고...그래,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잉크냄새 2007-12-12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느낌이 어떤가 사뭇 궁금해지네요.

프레이야 2008-08-16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흔님,아주 오랜만에 불쑥 오고싶어 왔어요. 간혹 들리시나 봐요.
왠지 오고 싶드라구요. ^^
 

" 여기 얼마나 줘야 하는지
관식이 형한테 물어보세요 "

                                                         여흔의 2004년의 수첩 중간에서


그때도 아마 이쯤이었나보다.
이쯤의 계절엔 어김없이 밀려오는 기억

여름은 늘 싱그럽지만
그 만큼의 댓가를 바라는 것일까

여름은 그 만큼의
나의 두려움을
알고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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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6-08-12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흔님! 너무 반갑습니다. 저를 놀래키셨지만 기쁩니다.
잘 지내시는거죠?

프레이야 2006-08-12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흔님, 오셨네요^^ 반갑습니다~~~

2006-08-12 1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잉크냄새 2006-08-14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흔님, 반갑습니다.
아직 님의 마음엔 여름이 있나 봅니다.
 



겨울이 끝나지 않을 듯 매서운 바람만 불더니

우리의 마음에도 어김없이 봄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어느새 봄비가 내리고  따뜻한 3월입니다.   

한적하고 따뜻한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계절입니다. 

 

 

***********************************************

 

새로운 떨림을 느끼고

새로운 감동을 누려보아야겠다.

때때로 너무 떨어 울어도 좋고,

때때로 미친 듯이 웃어도 좋을 것이다.

떨린다는 것은,

감동한다는 것은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이니까.

 

 

Papersearch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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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는 비가 나리시더니 오늘은 맑은 공기를 가르며 햇살이 아름답습니다.

이곳 정선에 내려 온지도 벌써 열흘이 지났습니다.

이런 저런 일들로 바쁘다보니 잠자리도 밥도 영 설고 어설퍼서

몸이 고단합니다. 집을 짓기도 전에 병이 나면 안될텐데.. 걱정이 앞섭니다.

 

제장마을에 들어 가면 전화도 메일도 원활하질 않아서 여러가지로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임시로 쓰는 전화라도 하나 놓고 나야 조금 숨통이 트일듯 합니다.

4월부터는 같이 있을 사람들이 있어서 위안이 됩니다.

지금은 호주로 공부를 하러 가서 저 혼자지만 조만간 사람들이 합류하면

집 짓는 일에 속도가 붙을듯 합니다

 

정선에 일이 있어서 나오면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정선 도서관에 옵니다.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언제라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지요.

지금도 햇살이 좋은 도서관 창가에 앉아서 메일을 씁니다.

아직도 눈이 쌓여 있는 산머리가 보이지만

햇살이 이렇게 좋은걸 보니 이제는 정선에도 봄이 오려나 봅니다.

멀리 있으면서도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리면 편지를 쓸 수 있다는 것이 기쁩니다.

 

종종 연락은 드리지 못해도, 멀리에 서 혼자 있다보니 더욱그리워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기회가 되는대로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평안한 하루 되시길 빕니다.

 

- 정선에서 홍화씨 드립니다. 2005. 3. 22

 

======================================

드디어 홍화씨께서 정선에 정착하려 한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뿔뿔이 흩어져, 따로 또 같이
그렇게 조각나 있던지도 한해가 지난 것이다.
먼 훗날에는 물 좋고, 바람 좋고, 빛 좋은 정겨운 곳에서 모여 살기를 염원하며
도시의 마성과 부대끼고 있는 것이다.

부디,

부디 그의 새터에 새봄의 온기가 충만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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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3-23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선...1993년 봄에 아우라지 강을 갔던 기억이 납니다.
아우라지 강가의 치맛자락 날리던 댕기머리 아가씨 청동동상은 잘 있을까요?
님의 글을 읽으며 복귀하신 님의 서재에도 새봄의 온기가 충만해지고 있음에
마음이 따딴해집니다.^^

Laika 2005-03-23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지 가득 따뜻한 햇살의 기운이 느껴지네요...
"햇살이 좋은 도서관 창가" 자리.....너무 좋습니다.
여흔님 반갑습니다. 제가 한동안 뜸해서 여흔님의 서재활동을 감지 못하고 있었네요..
여흔님, 비록 봄비소식은 있지만, 따뜻한 봄날 맞으시길 바랍니다.^^

김여흔 2005-03-23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파란여우님, 그 따딴한 마음 늘 간직해 주세요.
라이카님, 참 오랜만이죠? 백수가 되셨다구요? 이런 ... 님도 따딴한 봄날되시길.

stella.K 2005-03-24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여흔님이 정신에 계시다는 줄...울 언니있는 곳이라서요.^^

nugool 2005-03-24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종 보이시니 좋습니다. 봄이 오나 했더니 다시 추워지다니요... 추운거 이제 정말 지겹네요. ^^:;;

잉크냄새 2005-03-24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둥산 억새를 찾아떠났던 어느해 가을날이 떠오르네요.
민둥산은 오르지 않고 차로 돌아다니던 정선 국도변의 가을 풍경, 가히 예술이더군요. 언제 한번 더 다녀와야할 곳이란 생각이 드네요.
아, 그리고 아우라지 강가는 작년 가을에는 바싹 말라 있더군요. 황량한 모습으로...

김여흔 2005-03-24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네 제가 아는 분이 그곳에서 살게 되셨답니다.
너굴님, 그러게요. 운전을 하고 다니다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다니려니 지난 겨울은 유난히 춥더군요. 오늘도 봄볕은 따뜻한데 바람이 몹시 차더라구요. 건겅 조심하시구요.
잉크님, 정선도 다녀오셨군요. 저는 아직입니다. 이제 지인도 계시니 틈나는데로 가봐야겠네요.
 

2003. 10. 16. 수요일 - 광대정 마을의 아침

 


 

벌써 아침날씨가 차다.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발이 시려서 오래 앉아 있기가 힘들다. 실내화를 신어도 발끝이 시려와 오래 버티기가 힘들다. 용담호 때문인지 아침안개가 짙다. 햇살이 좀더 퍼져야 어제 널어놓은 염색천이 마를 듯 하다.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나섰다. 가을이 짙어지는 개울에서 물고기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살피고 싶어졌다. 개울을 따라 천천히 자전거를 타고 갔다. 맑은 물이 흐르는 냇가에 듬성듬성 자리 잡은 갈대가 냇물을 내려다보고 있다. 자전거를 세우고 물속을 들여다봤다. 낮선 그림자에 놀란 물고기들이 분주히 꼬리를 흔들며 달아난다. 몇 군데를 더 둘러보고 내친김에 광대정 마을까지 가 보기로 했다. 한산한 도로에는 벼를 말리는 사람들의 느릿한 손놀림이 풍경처럼 지나간다. 들판은 이미 텅 비어있다. 군데군데 쌓아놓은 볏짚만 한 겨울동안 들판을 지키고 있을 듯 하다. 오랜만에 타보는 자전거 때문인지 몸에서 열이 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바람이 쌀쌀하게 여겨지더니 귓가를 윙윙대며 스치는 바람이 상쾌하게 느껴진다.  안성으로 가는 지방도와 만나는 지점에 자리 잡고 있는 광대정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로 들어서자 낮선 사람을 경계하는 까치가 먼저 마중을 한다. 볕이 많이 드는 쪽의 황토벽에는 굴비처럼 엮인 토란대가 매달려 있다. 마을은 가을아침 햇살을 받으며 조용히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마을 안쪽을 지나가는 도로를 따라 들어갔다. 멀리 잘생긴 소나무가 몇 그루 보였다. 안성에서 능길마을로 들어서는 길에서 늘 보았던 잘생긴 소나무 숲이다. 이곳을 지나칠 때면 늘 가까이 가 보고 싶었던 곳이다. 휘도는 개울을 끼고 논 한가운데 야트막한 구릉에 자리 잡은 소나무 숲은 자연스럽고 넉넉하게 자라 귀한 티를 내고 있다. 소나무 숲 가까이 가자 빈 논에 묶어둔 까만 염소 몇 마리가 낮선 사람의 갑작스런 출현에 놀란 듯 부산을 떨었다. 시멘트 포장길을 벗어나 샛길로 들어서야 소나무 숲으로 갈 수 있었다. 흙길로 들어서자 나무를 쪼는 딱따구리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따라라라락...따라라라락... 일정한 간격을 두고 울리는 소리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조용히 자전거를 세우고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딱따구리를 눈으로 직접 보고 싶어서다.

소나무 밑에는 야트막한 풀이 잔디처럼 자라고 있다. 아침이슬이 채 걷히지 않아 촉촉한 기운이 발끝에 채인다. 소나무는 생각보다 키가 컸다. 밑둥에는 군데군데 딱따구리의 키스세례를 받은 자국이 있다. 공생과 공존의 흔적이다. 소리를 죽이며 딱따구리를 찾았다. 소리는 더욱 가까워졌다. 가까이서 들으니 두 마리가 번갈아가며 나무를 쪼고 있는 중이었다. 늘어진 소나무 가지를 방패삼아 소리가 나는 나무 밑에 다가 갔다. 조심조심 눈길을 옮기다가 드디어 딱따구리를 찾았다. 솔가지 사이로 눈을 찌르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딱따구리는 부러진 곁가지 위에 앉아 부리로 열심히 나무를 쪼고 있었다. 참새보다 약간 큰 몸집에 긴 부리를 가진 놈이다. 가슴부분은 잿빛이고 꼬리 쪽의 배는 주황색이다. 등이 잘 보이지는 않지만 까만 바탕에 흰 줄기 무늬가 더러 박혀있다. 나무를 쪼는 사이로 부지런히 주변을 살피다가 다시 나무를 쪼는 동작을 반복한다.

딱다구리는 전 세계적으로 200여 종이 살아있는데 크기는 약 15센티미터에서 35센티미터 가량이다. 나무에 구멍을 뚫고 살면서 나무속에 있는 벌레나 곤충을 잡아먹고 산다. 강한 근육과 날카로운 발톱으로 나무에 쉽게 달라붙어 있을 수 있으며 꼬리에 난 빳빳한 깃털은 체중을 나무에 실어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딱다구리는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많은 먹이가 필요하다. 한자리에서 1천만리 정도의 애벌레나 곤충을 먹어 치울 수 있으며 하루에 2천 마리 이상의 해충을 잡아먹는다고 한다. 해충으로부터 산림을 보호하는 중요한 파수꾼인 것이다. 나무속에 있는 벌레를 찾아 잡아먹기 위해서는 일 초에 15-16회의 속도로 나무를 쪼아대는 머리속도는 총알의 2배정도라고 하니 놀랄 만 하다. 딱다구리의 머리에는 스펀지같은 조직이 있어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고 한다. 머리 속에는 특수한 근육이 있어 부리로 나무를 쪼는 순간 뇌를 반대방향으로 당겨 충격을 덜 받도록 섬세하게 설계되어 있다고 한다. 아무것에도 소홀하지 않은 자연의 섭리에 그저 감탄 할 뿐이다. 놈의 아침식사를 방해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겨 물러났다. 야트막한 풀밭 가운데 흰 꽃을 매단 구절초 한 무리가 솔숲을 비집고 들어오느라 잘게 부서진 가을 햇살을 받으며 빛나고 있다.

자전거를 돌려 능길마을로 향했다. 개울가를 달리는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달렸다. 귓가를 스치는 바람이 윙윙대며 운다. 지난해의 수해를 복구한답시고 개울가에 시멘트로 높이 쌓아 놓은 담장이 눈에 거슬렸다. 마을 바로 앞에 맑게 흐르는 냇물에 발을 담그기조차 어려울 듯 하다. 낫을 들고 콩밭에 엎드려 하나하나 포기를 베는 아낙의 등에도 가을햇살이 눈부시게 앉아있는 길을 따라 달렸다. 더러 피어있는 국화과의 가을꽃들이 더러는 희게, 더러는 노랗게, 더러는 연보라 빛으로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그들 곁을 지날 때면 코 속으로 훅 파고드는 향기가 머릿속을 맑게 한다. 마을까지 돌아오는 동안 차를 한대도 만나지 않은 것이 감사하다. 추수를 끝낸 논에는 밑둥에서 새로 자라는 새싹이 겨울이 오기 전에 더 많은 볕을 받으려는 듯 키를 키우고 있었다. 마을로 들어서자 애호박 말리는 소쿠리가 하얗게 빛나고 있다.

 

- 홍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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