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과 마르가리타 대산세계문학총서 69
미하일 불가코프 지음, 김혜란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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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창공을 보고, 갈 수가 있고 또 가야만 하는 길의 지도를 읽을 수 있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게오르그 루카치, <소설의 이론>

그렇다. 자동차 배기가스 때문이다. 아니 술집의 네온 싸인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제 도심에서 별을 볼 수는 없다. 작은 곰을 찾겠다고 옥상 위로 올라가는 소년이 없으니 밤하늘을 쳐다보는 어른은 더더욱 드물 수 밖에.

하지만 소년!  실망할 필요는 없다. 너무 오랫동안 굳은 상처는 굳은 살이되어서 아프지도 않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알라딘 천장에 뜨는 별이 있지 않은가?  또한 매주마다 시대의 교양인을 위한 영화 잡지에도 별이 뜬다. 안도의 한숨을 쉬자....oh! no.no. . 기침을 하고 가래를 뱉자.

'떠 봤자. 별은 다섯뿐이다.'

청천 하늘엔 잔 별도 많구요.이내 가슴엔 수심도 많다. 이미 간파하셨을 것이다.

"왜 별은 다섯뿐일까?" 가 내 수심의 뿌리이다. '많아봐야 고작...다섯이라니. 이건 부당하다'

나는 고전을 읽을 때 머릿 속에 환청이 들린다. 그 음악은 '감탄'을 도입부에 베이스 라인으로 깔고 간다.'둥 둥 둥둥' . 그리고 이어서 색소폰과 트럼펫같은 생각이 잼을 한다. 하나는 이런 감사의 멜로디를 쫓아간다. '이걸 읽지 않고 죽었다면 얼마나 억울할까?. 랄라라'  그리고 또 다른 멜로디는 탄식의 가사를 쫓는다. '도대체 뭘 하다가 이걸 이제야 본 거야. 띨띨띨..'

미하일 불가코프의 <거장과 마르가리타>에 대한 나의 소견은 다 밝혔다. 할머니 손등같은 인문학의 리뷰를 던지고 쾌청발랄 리뷰를 쓰니 9월 아침처럼 좋다. 

 아무리 애를 쓰고 막아보려해도..너의 목소리가 들려어어..너의 목소리가 들려어...너의 목소리..너의 목소리이이... .  - 델리스파이스 <차우차우>

모스크바 거리에 나타난 볼란드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 매력적인 -이름이 여럿인 -친구가 전 서리이자 하-노리츠(예수)의 제자라고 자임하는 마태에게 이런 말을 한다. 

   "너는 마치 그림자들을, 그리고 악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투로 말했어.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한번 생각해보는 건 어떤가. 만일 악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너의 선은 무슨 일을 하게 될까? 또 만약 이 지상에서 모든 그림자들이 사라진다면, 그때 지상의 모습은 어떻게 될 것 같나? 그림자는 사물과 인간들로부터 만들어지지. 여기 내 검의 그림자처럼. 그림자가 존재하는 것은 나무와 살아 있는 존재들이 있기 때문이야. 그런데 너는 지구 전체를 벗겨버리며고 하고 있어! 벌거벗은 빛을 즐기려는 너의 환상으로 이 지상의 모든 나무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을 벗겨내버리고 싶은 건가? 너는 어리석어." 


<거장과 마르가리타>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 여기다. 나는 물론 메피스토펠레스의 발푸기르스의 밤에도 볼란드의 아파트에서 열린 만월의 무도회에도 초청받지 못했다. 내가 설마 이 부분을 좋아했다고 '선 의지'로 무장한 '계몽주의자'들이 비난한다면 나는 당당히 꼬리를 내릴 터이다. "아니요. 그냥 취소할께요.  선이 반드시 승리하는 권선징악의 전래동화와 헐리우드 영화가 좋아요." 라고 사상전향을 할 것이다.

<거장과 마르가리타>에 볼란드 일당을 따라가다가 이게 영화로 만들어진 적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얼핏 검색에는 나와 있지 않다.( TV 드라마 이야기는 나와있다. )볼란드 일당의 행각을 보다가 문득 떠오른 감독이 '팀 버튼'이다.  볼란드 일당의 캐릭터는 마치 '팀 버튼 표' 영화에 나오는 악당들과 거의 흡사하다. 귀여운 그로테스크함도 그렇고, 베헤못과 코르비예프의 장난끼어린 짓도 그렇다. 악마 대장 볼란드와 고양이 베헤못의 체스 두는 장면은 진짜 배를 잡고 넘어지게 만든다.

나는 팀 버튼이 <거장과 마르가리타>를 분명히 봤을 것이라고 내 맘대로 추측하고 싶다. 아니 크게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내 맘대로 우겨버리고 싶다. 소설이 다루는 주제와 풍자는 조금 있다가 이야기하더라도, 지금 유명한 헐리우드 감독 중에서 <거장과 마르가리타>를 가장 그럴싸 하에 영화로 만들어 줄 사람 하나를 뽑자면 당연히 '팀 버튼' 이다. 그가 만들어내는 약간은 환상적이며서, 만화같은 미장센들도 너무 잘 어울린다. 그러므로 국내에 불가코프의 팬들보다 대략 11배쯤 많을 팀 버튼의 팬이라면 <거장과 마르가리타>를 읽고 팀 버튼에게 제작 압력 이메일을 보내자...물론 팀 버튼이 영화를 잘만들어도 결코 불가코프의 소설을 따라잡기 힘들겠지만 말이다. 영화와 소설을 단순 비교하는 초등학교 방학 숙제형 감상만 피한다면 팀 버튼이 만든 영화도 즐거울 것이다. 원작이 뛰어나니까 말이다. 

<거장과 마르가리타>에는 두 가지 이야기가 있다. 하나는 볼란드와 일당이 도착한 후 나흘 간의 소란과 거장이 쓴 본디오 빌라도의 이야기다. 모스크바와 예루살렘이 시공간을 확확 건너뛰며 아주 빠르게 진행된다. 역자 해제를 보면 이 시공간은 대칭적으로 배치된 것이다. 뭐 구조를 몰라도 흰 눈이 내릴 것 같은 모스크바 거리와 타는 목마름의 예루살렘을 오고가는 재미가 보통이 아니다. 거기에 2000년 정도이 시간 이동까지 있다. 이런 시간여행을 기획하다니, 미하일 불가코프는 '볼란드'의 일행이 되어버린 '거장'이다.(중의법인거 알지..밑줄 쫘악)

 모스크바는 좌충우돌이다. 검은 마술사 볼란드의 등장 이후에 생긴 일이다. 이 일당은 재기발랄,깜찍하다. 특히 인간들이 '서류'에 얽매이는 것을 정확히 간파하고 있다. 그래서 뭐든지 '서류조작'을 통해 인간들을 설득한다. 도저히 믿지 못할 일도 '서류' 보여주면 다 통한다. 근대사회에서 '서류'는 어쩌며 '존재'에 선행하는지도 모른다. 즉 '서류'가 있어야 내가 존재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주민등록증' 없으면 '비존재'가 되는거다.  TV 다큐멘터리나 진보적 잡지에 실린 '서류' 없는 '호모사케르' 들의 삶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면 좋을 듯 하다. 하여간 스탈린의 러시아 역시'서류' 한 방이면 다 된다. 거기에 볼란드 일당은 필요하면 알리바이까지 만들어주는 친절한 악마들이다. 그러니 모스크바가 몇 일 동안 헤괴한 일을 수습정리하게 위해 바둥거린 것은 당연하다.

'빌라도의 이야기는 거장의 소설을 통해, 또 볼란드의 입을 통해 액자소설처럼 구성된다. 페르 라게르비스크가 예수 대신 사면된 바라바를 모티브로 상상력을 펼쳐 <바라바>를 썼다. 이걸로 노벨상도 받았다. 소설 속 거장은 예수에게 사형선고를 내림으로 영원히 예수와 함께 이름을 남긴 본디오 빌라도 총독에게 상상력의 면류관을 씌운다. '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내가 믿사오며 그의 외아들...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

조기 교육이 중요한게 초등학교 때 외운건데도 아직 기억이난다. 하여간 빌라도, 이렇게 운빨이 없을 수가 있나 싶다. 어쩌다가 저 기도문에까지 이름을 남겨서 만대에 이렇게 오명을 남기는가? 아마도 불가코프 역시 그런 빌라도가 불쌍했고 그에 대한 처벌이 너무 가혹했다 싶었나 보다. 거장을 통해 빌라도의 울먹이는 소리를 대신 들려준다.

<거장과 마르가리타>에서 주인공들은 불행한 거장과 그의 연인 마르가리타이다. "사랑은 골목길에서 갑자기 살인자가 튀어나오 듯이 우리 앞에 나타나 우리 두 사람에게 달려들었습니다." 이렇게 만난 사람들이니 주인공은 주인공이다.그런데 도대체 왜 그들이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받아야 하는 건가? 나는 볼란드와 그의 일행이 조연상 후보에 올르 수 밖에 없는 것이 아쉽다. 물론 그들이 아쉬워할 일이야 없겠지만...어쨋든 그들이 수상 무대에 오른다면 분명히 모스크바에서 했던 것 보다 더 깜찍한 흑마술 쇼를 보여줄 텐데 말이다.

전 세계에 중계되는 최고의 쇼가 될게 뻔하다.ㅋㅋ

사족))

<거장과 마르가리타>에서 몇 몇 구절을 썩먹었는데..."진실을 말하는 것은 쉽고 기분 좋은 일이다."같은 것들 말이다. 덧붙이자면 강 건너에서 말이다. '이명박은 쥐다 ' 라고 말하는 것은 얼마나 쉽고 기분 좋은 일인가 말이다. 그래서 나는 안한다. (알겠지만, 사회와 냉전중인 부적응자가 하는 말이니 무시해도 된다.흐흐 )

또 한가지 잠결에 있는 와이프에게 ' 운명을 함께 나누는 이' 라고 불러주었더니 잠결에도 웃으면서 좋단다.ㅋㅋ "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이의 운명을 함께 나누어야 한다." 에서 훔쳐왔다. 거 봐라.. 고전 읽으면 다 좋은거라구..연애하려면 고전을 읽으라구, 소년!! 이 책이 고전이냐구?  "몰라. 하지만 고전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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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8-09-01 13:00   좋아요 0 | URL
팀버튼과 거장 마리가리타라! 강한 포스가 느껴지는군요. 팀 버튼은 저도 좀 좋아하는 사람이라...읽어보고 싶군요. 기억하겠슴다.^^

드팀전 2008-09-01 15:12   좋아요 0 | URL
저도 예전에는 좋아했었지요. 지금은 뭐 그냥 저냥...
오랜만이지요.^^

mong 2008-09-01 16:43   좋아요 0 | URL
주말에 다크 나이트를 보고와서 드팀전님 글을 읽는데
거장과 마르가리타에서 옮겨 놓은 구절 보고 무릎을 탁 쳤어요 ^^
팀버튼은 저도 예전에만...

드팀전 2008-09-02 09:16   좋아요 0 | URL
몽님...요즘은 어떻게 지내세요. 지난 번 서울 갔을 때 몽님도 봤으면 좋았을 것을...

mong 2008-09-02 17:32   좋아요 0 | URL
흐흐 드팀전님은 거북이 등껍질에 얼굴은 구여운 이미지세요
요즘은 뭐 어떻게 이놈의 일을 때려치고 먹고 살까...
고민 중이에요
그러나 어렵네요-

드팀전 2008-09-03 07:40   좋아요 0 | URL
거북이 등껍질에 귀여운 이미지....
전 그게 누군지 압니다.

"닌자 거북이들"... 아니야,난 절대. 우우우 ㅜㅜ

로쟈 2008-09-01 20:32   좋아요 0 | URL
유튜브에서 2005년에 제작된 <거장과 마르가리타> 10부작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드팀전 2008-09-02 09:16   좋아요 0 | URL
러시아에서 만든거라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한번 구경은 해야겠지요. 자막이 있나 모르겠군요.

드팀전 2008-09-02 10:14   좋아요 0 | URL
^^ 자막은 없군요...원작에 충실하게 만들어낸 것 같은 느낌은 주었습니다. 물론 영화가 소설적 표현을 따라잡지는 못하겠지만요..장면을 보니까 소설 속 어느 부분이었는지 기억이 납니다. 못알아들으니 뒤로 확넘어가서 무도회 장면을 보고 말았습니다.ㅋㅋ

아하..영어자막이 있는 걸 찾았아요.흐흐흐..

2008-09-01 2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팀전 2008-09-02 09:17   좋아요 0 | URL
마르께스도 저는 좋았는데...아 원래 전공이 이 쪽이시군요.

메르헨 2008-09-01 23:23   좋아요 0 | URL
님의 글 마지막 구절에서 웃음이 납니다.
신랑에게 고전을 좀 읽으라 해야겠습니다.^^
책에 관한 맛깔스런 글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네요.
읽어야겠다는 강한 압력이...^^

드팀전 2008-09-02 09:18   좋아요 0 | URL
^^ 반가와요. 재미있는 책이어서 즐거운실 거예요.

바람돌이 2008-09-02 01:25   좋아요 0 | URL
도서관에서 빌려놓은 책인데 빨리 읽어야겟군요. ㅎㅎ

드팀전 2008-09-02 09:19   좋아요 0 | URL
알라딘 MD서재에서는 '한 철 나기 좋은 책' 이라고 썻더군요. 그런데 속도가 붙어버리는 책이어서 한 철 내내 보기는 힘들어요.

nada 2008-09-02 10:34   좋아요 0 | URL
다크 나이트를 좋아하시는 취향하고도 겹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문예출판사 버전보다 번역이 더 나은 건가요?
일단 한 권으로 합쳐져 나왔다는 점에서 이쪽 버전이 더 솔깃하긴 한데, 중요한 건 외장보다 내용일 테니..
어쨌든 드팀전님 리뷰를 읽으니, 이 책도 더 이상 미루면 안 될 것 같다는 조바심이 생깁니당.


드팀전 2008-09-02 10:43   좋아요 0 | URL
우연의 일치라고 할 수 있겠지요...둘 다 비슷한 시점에 본 건..
제가 우스워하는 건 '착함'과 '선'에 대한 강박증적 환상이에요. 가끔 그런 생각도 하지요 '나의 선한 행동이 타인에게 죽음을 불러올 수 도 있다.' 는...좀 엉뚱하과 과장되었나요?

제가 싫어하는 잡지가 <좋은 생각>이라고 예전에 이야기했던가요...물론 가끔 그런 항생제들도 필요하고 저도 복용합니다만...

번역에 대한 질문은 제가 답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로쟈님이나 다른 러시아문학 전공자들께서 답해주시겠지요.^^

아...그리고 제가 그 앨범 좋아한다는 이야기했던가요?

찐빵 2008-09-05 12:48   좋아요 0 | URL
읽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집니다. 허나 시간이나 능력이 없는 이들은 이 리뷰만으로 흐뭇해지는군요.
감사합니다. 무얼로 감사를 드릴지 고민하다 시 한 모금 권합니다.
추석이 가까워지는데 이 시는 어떨까요.


코스모스 - 김사인

누구도 핍박해본 적 없는 자의
빈 호주머니여
언제나 우리는 고향에 돌아가
그간의 일들을
울며 아버님께 여쭐 것인가

드팀전 2008-09-05 13:00   좋아요 0 | URL
^^ 감사합니다. 천천히 읽으시면 되지요.
제가 좋아하는 김사인 선생의 시라서 반갑군요.

Jade 2008-09-24 16:56   좋아요 0 | URL
드팀전님 리뷰에 혹해서 읽고 있어요! 재밌는데요 흐흐

드팀전 2008-09-24 17:10   좋아요 0 | URL
^^..다행이군요.
 

노이에자이트님의 페이퍼에서...

 

 "박홍규 씨는 교사들을 상대로 강연을 한 적이 있었는데 체벌반대를 주장하면서, "교사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교사가 학생인권을 억압하는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하자 교사들의 반박이 대단했다고 한다.현장을 모르는 이상주의자의 잠꼬대 정도로 간주했나보다.사람이라는 게 그렇지 않은가.나도 알고 보면 피해자야....하면서 자기 합리화를 하며 살고 있는데 갑자기 누가 나타나서 너도 가해자가 될 수 있어! 하고 지적하면 심기가 불편해지는 법.박 씨는 교육현장의 억압과 교사의 통제가 사회의 억압구조를 지탱해주는 버팀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그는 교육이라는 단어도 잘못되었다고 주장한다.가르쳐서 키운다? 진정한 사랑은 학생이 스스로 자라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하기야 교육이라고 하면 우선 학생을 관리하고 통제할 생각만 하는 이들에게 이런 말이 무슨 소용있으랴.부모와 교사의 억압,그리고 이를 합리화해주는 효도 이데올로기,군사부일체 이데올로기.


   체벌,폭언,강제적인 두발 검사....그래서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대한민국 인권은 학교 교문앞에서 스톱한다."

....

선생님들도 감정적 체벌에는 거의 2100% 정도 반대한다. 그런데 여기서 등장하는 현실론에 바탕을 둔 감짝 탈출구는 '통제된 체벌론'이다. 옛말을 인용하면 '매를 아끼면 자식을 망친다.' 라는 것으로 말이다. 

 학교라는 공간을 1/2차 집단의 교집합적 공간으로 인식하면 이 논리도 힘을 받는다. 오히려 회사의 인사고과 처럼-이것도 사실 말처럼 그렇게 기계적 합리성이 있는 건 아니다-  교칙에 따른 '징계' 보다  '사랑의 매'로 몇 대 패고 반성문 쓰고 용서해주는게 낫다는 이야기도 있다.

전혀 그른 말도 아니다만...패는 방식 말고 다른 걸로 대체하면 더 좋긴 할 듯 하다. '규칙'이 있으면 '징벌'이라는 것도 있는 법이다. 학교라고 예외는 아니다. 대신 그 방법과 습속처럼 행해져 '폭력'을 '사랑의 매'로  인지하는 '폭력에 대한 무감각' 내지는 '폭력에 대한 넓은 아량' 은 반성되어야 한다.

도대체 머리는 왜 자르라고 하는건가? 학생다움...푸싯...몇 몇 선생들이 '선생다움'을 지키지 않는다고 선생님들 모두 삭발하라고 하진 않는다.

하여간 알라딘에 선생님들이 많으시니까...이야기에 살을 좀 붙여주시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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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8-08-31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생들이 학교에서 폭력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내면화하니 문제지요.그리고 "우리 때는 엄청나게 맞았어도 선생님에게 아무 말 않고 당연하다고 생각했어!"하고 무슨 자랑이나 되는 듯 이야기하는 아저씨,아줌마들도 있지요.

드팀전 2008-09-01 08:17   좋아요 0 | URL
우리 사회에 상식처럼 받아들여지는 '폭력'은 '학교와 군대'로부터 내면화된 것이겠지요...노이에자이트님이 쓰신 것처럼 진보적이라는 분들도 이 내면화된 폭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을 봅니다. 두 가지 일텐데 하나는 폭력의 문제에 대해 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거나, 알면서도 개인적 흥분을 조절하지 못하거나...두 가지다 인간적으로 이해는 되지만...이런 기회에 다시금 성찰할 수 있으면 좋겠지요.
..

저희 아버지가 선생님이셨는데...저를 낳기 전까지는 무지하게 팻다더군요. 사실인지 모르겠으나 저를 낳은 후에는 학생들도 안때렸다는데 ^^ 확인할 수는 없군요.
..

글샘 2008-09-01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유... 이런 글을 보면... 아직도 아이들을 때리는(오늘 아침에도 지각한 넘 1대 때렸음.) 저로서는 한두 시간 페이퍼를 작성해야겠다... 이런 마음이 들지만... 요즘 넘 바쁜 관계로... ㅠㅜ (행사 준비도 많고, 수능 원서에 수시모집 원서까지 쓰느라 요즘 눈이든 코든 뜰 새가 없삼.)

드팀전 2008-09-02 09:35   좋아요 0 | URL
^^ 시간 나면 쓰세요. 1대 때렸다고 그 친구가 다음부터 정시에 도착할지는 모르겠군요. 선생님들에게 우리사회가 과도한 부담과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압니다.그런데 기대나 의무감같은 것을 지켜야하기 때문에 여러종류의 폭력을 용인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시겠지요..

아이들이 문제가 많은 것은 압니다.그 빌어먹을 아이들의 인격도 빌어먹을 어른들의 인격과 동등한 것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어른들이 개차반이라도 엎드려 놓고 몽둥이로 때리지는 않잖아요. 그런 차원에서 접근하고 싶군요. 저도 학교다니면서 맞은 기억이 있지요.감정적 폭력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었겠지요. 통증은 잊혀졌지만 무력하게 엎드려서 두드려맞고 있을때 굴욕적이었던 기억은 아직 남아있습니다.
 

 

 

BCBBC
사회와 냉전을 하고 있는 타입

▷ 성격
지역의 교류든 친척들 간의 교류든 돈이 들거나 신경을 써야하는 일은모두 거부하는 타입입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알바 없다는 태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높은 이상을 가지거나 자기선전을 해대는 일도 없고 요란스레 돈을 쓰거나 쓸데없는 짓을 해서 세상사람 들의 눈에 띄는 일은하지 않습니다. 돈벌이는 사람들에게 지탄받지 않을 정도로만 하고 사회로부터 완전히 간섭받지 않을 정도의 사려분별은 잘하는 타입입니다. 이 타입의 생활방식에 밝은 미래는 없겠지만 본인이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성격이 그러니 별 수 없다는 체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 대인관계 (상대방이 이 타입일 경우 어떻게 하연 좋을까?)

연인, 배우자 - 권하기가 그리 쉽지 않은 상대입니다. 평범한 인간관계를 거부하기 때문에 고민이 많은 타입입니다.

거래처고객 - 커피 이상의 접대는 하주지 않을 상대입니다. 돈이 넘쳐나도 인색하게 구는 고리대금업자 타입.

상사 - 이런 상사가 절대적인 권력을 쥐고 있는 직장이라면 바로 떠나는 것이 신상에 좋습니다. 10년을 참아 봐도 득 될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동료, 부하직원 - 사람들과의 교류가 적은 부서로 보내십시오. 잘 이용하면 밥값은 할 사람입니다.

새벽에 자다 깨서...재미삼아 해봤는데....맞는 구석도 좀 있다.

'사회와 냉전중'....맞는 말이네요. 전 아주 오래전 부터 '냉전' 중이었으니...지금도 역시.

여기서 '사회=MB사회' 가 아닙니다. 

세상의 적을 MB로만 축소시켜서는 안됩니다. ...그 까 잇 놈이 뭔데...그냥 스쳐지나가는 그림자 밖에 안될 놈을...

밝은 미래는 없다. 본인도 알고 있다....확 와닿는군요. 사회와 불편한 관계에 있는 사람은 그 사회로 부터 포기해야 하는 것이 무언지도 알고 있다는 겝니다. 

그 앞에 나온 '사려 분별은 한다'이란 말은 인상적이군요. .확대 해석하여 스스로를 미화시킬 수 있는 빌미를 줍니다.

<니코마스 윤리학>에 보면 실천적 지혜(프로네시스)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이 프로네시스는 '사려분별'하는 실천성이 바탕이 되는 지혜로움인데...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실천적 지혜가 있는 사람의 특징은 '자기 자신에게 좋고 유익한 것에 관해서 잘 살필 수 있는 것' 이라고 생각된다.....그것은....어떤 것이 건강과 체력에 유익한가 하는 것 따위의 것들에 관해서가 아니라, 잘사는 것에 유익한 것이 무엇인가에 관해서 훌륭하게 살피고 생각하는 것을 뜻 한다.

 예를 들어  실험지에서 말하는-제게 없다는- '밝은 미래'는 돈 잘 벌고 잘 먹고 높은 자리 올라가는 거일겝니다. 세속적 의미의 성공이고, 일종의 '입신양명 '이라는 거지요...전 별로 관심 없거든요. ' 잘사는 것'을 살피는 '사려분별'이 조금 있다고 해석해준면...별로 손해볼 건 없군요.

  이 사회에서 제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로또' 밖에 없다니까요...ㅋㅋㅋ 농담인 줄 알아.(문제는 로또를 잘 사지도 않는다는 건데)

연인,배우자...권하기 쉽지 않다...ㅋㅋ 그래도 연애는 잘 만했는데...뭘...여인들은 말이지 남자들보다 현명해서 수컷 지구인들의 지루함을 견디기 힘들어 한다고...알지 몰라. 

거래처 고객...에게 커피 말고 뭘 더주나 ^^ ...ㅋㅋ 주로 '갑' 이어서.

사람과 교류가 적은 부서로 보내시오...밥값은 한다...ㅋㅋ 일종의 '한직'에 가면 밥값 한다는 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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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8-08-31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이건 욕인거 같으면서도 칭찬인거 같다는...

드팀전 2008-08-31 17:51   좋아요 0 | URL
좋은 말이 거의 없는데요. 아전인수식 좋은 해석 외에는...^^

지구별에서 이해받기 힘들다니까..ㅋㅋ

kimji 2008-08-31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저 보다는 나아요. 전 구제불능형 ㅎㅎ
 


이 친구가 배트맨이다.

부모를 잃은 트라우마 때문에 약간 현실감각을 잃어버린 친구다.

물론 잘생겼고 돈도 많도 믿음직한 친구들도 몇 명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가 약간 '과대망상증'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그의 '과대망상증'은 '악을 섬멸할 수 있다'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이다.

그는 '아이구...주인님 이제 그만 쫌' 이라고 말하는 늙은 하인에게

"배트맨이 넘을 수 없는 선은 없어요"

라고 마치 '돈이면 안되는 일이 없어요'라는 철부지 부자같은 말을 한다.

물론 배트맨도 '악'을 전부 소멸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치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매일 밤 마스크 쓰고 쇠가는 소리를 내면서 다니는 것도 힘든일이다. 그래서 배트맨은 살짝 '자경단'의 옷을 벗어던지고 다른 이에게 그의 임무를 건네려고 한다.

늘 상 입으로 이런 말을 달고 다닌다. "배트맨이 없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 라고 말이다. 지쳐버린 영웅이거나 벽에 부딪힌 영웅의 모습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 중에 하나는 '영웅의 자기정체성 혼돈'을 잘 잡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일이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못한다. 배트맨의 고담시도 역시 그렇다. 가짜 배트맨도 나타나고 얼굴에 분칠 한 녀석이 나타나 오히려 '배트맨'덕분에 사람들이 피해를 본다는 이데올로기를 선전한다. 그리고 물론 대중들은 그에 동의한다. ....'배트맨을 잡아라' 

 빌헬름 라이히는 맑스의 역사유물론이(물론 여기서 라이히가 말하는 것은 속류 맑시즘을 말한다.그리고 이것이 또한 저변화되어 있기도 하다.)  대중심리를 이해하지 못한 무능한 것이라고 비판한다. 빌헬름 라이히는 가난한 이들이 도둑이 되는 것은  관심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가난한 사람들이 '왜 도둑이 되지 않고 스스로를 억압하는 욕망을 스스로 즐기는가' 라는 지점에 칼을 들이댄다.

그러니까... 노동자들이 이명박을 찍었던 것에 분개하고 '계급의식이 없어' 라는 세살 먹은 아이들도 할 수 있는 개탄보다 '왜 스스로 알아서 이명박을 노동자들이 지지했는가'의 '대중심리'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빌헬름 라이히는 '성격상으로 계급은 존재하지 않는다' 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 말은 계급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심리학적으로 계급을 넘어서는 인간들의 심리적 한계이자 또 보편성이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흔히 모든 '독재'를 파쇼라고 칭하지만 실제 파시즘은 좀 다르다. 학자들마다 파시즘의 발생원인과 성격에 대해 좀 다르게 평가를 한다. 하지만 그 핵심에는 모든 파시스트 정당이 '대중동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비교적 제한된 파시즘론을 주장하는 로버트 팩스턴같은 경우에도 파시즘의 성장에 있어서 '대중동의'를 인정한다. 그는 파시즘이 초기에는 퇴역 군인같은 무리들이나 주변부 무리들에 의해 주도된다는 점을 말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파시즘의 가장 큰 토양이 된 것은 - 특히 주목해야 하는데- 바로 '중간계급'이다. 즉 히틀러의 계급적 토대는 '중간층'이라는 거다. 요즘 말로 하면 '중산층'이다. 파시즘은 진행과정에서 국가별로 좀 차이가 있다. 몇 가지 공통된 점을 보면 '기존 우파들의 무능에 대한 반동, 사회주의, 공산주의에 대한 척결, 강력한 민족주의' 등의 특징이 있다. 그러니까...20세기 초에 나타난 일종의 '뉴라이트'인 셈이다. (이걸 지금의 한국의 '뉴라이트'와 매칭시켜서 '이명박은 파쇼다' 라는 공식으로 쉽게 도출하진 마시길...내가 대중진보에 가장 혐오감을 느낄때가 그럴때다. 그것도 '포퓰리즘'이다. )

건강한 시민사회의 토대가 되는 '중산층' 과 '대중동의'의 중간계급은 차표 한 장 차이다. 물론 그 한 장 차이가 넘을 수 없는 차이이긴 하다. 어쨋거나 그런 위치에서 자신을 너무 강하게 믿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불확실성의 토대를 인정하는 것이 '성찰'을 낳는다고 나는 생각한다. 내가 서 있는 곳이 불안정한 위인데 그 안에서 무엇을 그리 강하게 확실할 수 있겟는가? 그러다보면 이것 저것 '불안정한 눈'으로 바라보게 되고, 그걸 멋들어진 말로 하면 '성찰'이다. 

어쨋거나 저쨋거나.. 세상물정 모르게 덥썩 믿다보면 하비 덴트를 믿게 된다. 어떤 영화 편집장은 미국 정치에 빗대어 하비덴트를 오바마에 비유했다.

우리나라에 빗대어 보면 아마 노무현이 될 듯하다. 지난 이야기 해서 무엇하리오만...'너네들 말이 다 맞아. 근데 그래도 노무현 밖에 없잖아' 를 기억한다. 대개는 영화 속 대중들처럼 나중에는 하비덴트를 몰아세운다. 배트맨 잡아오라고 말이다. 아니면 ' 진보니 뭐니 해봐야 별 볼일 없네'라고 '애라 모르겠다, 내 일 아니다.' 주의로 돌아간다.  배트맨도 밤 마다 옷갈아 입기 귀찮아서 하비 덴트를 후원한다. 부자들의 파티에 조커가 총질하면서 직접 등장하기 전까지 말이다. 
조커는 총질을 하는데 무차별 살해는 잘 하지 않는다. 그건 양아치나 하는 짓이라고 조커는 생각하는 듯하다. 자신의 웃음과 아버지,아내의 이야기를 꺼내는 조커...조커의 과거사? 그런데 조커의 말을 믿나?

 

'낮의 기사' 하비 덴트는 개인적 분노와 조커의 약발짓에 반쪽을 해가지고 팔팔거리며 뛰어다니기 시작한다. 이런 과거의 '낮의 기사'들 지금 국회가면 많다. 현재 뉴라이트의 리더들...21세기의 대중진보들이 엄두에도 못 낼만큼 날아다니던 사람들 많다. 다 열거하기도 힘들다. 뉴라이트의 현재 리더들이 과거에 '거리'에서 얼마나 날아다니던 사람들이었는지.  


내게 <다크 나이트>의 주인공은 바로 바로 이 친구 '조커' 다. 히스레저의 연기가 멋있기도 했지만 말이다.

그는 순수 악이다. 푸잇...언젠가 써먹었던 말인데 또 써보자.

"...그래서 결국 너는 누구란 말이냐? " "나는 영원히 악을 원하면서, 영원히 선을 행하는 힘의 일부입니다."

                           괴테의 <파우스트>

괴테가 하신 말씀이란다.

다들 자기가 선이라고 믿기를 좋아하는데 조커는 스스로 '악'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당당히 '너희들은 나의 자식이다' 라고 말하는 것같다.(나는 이런 캐릭터가 정말 좋다.) 괴테가 '악' 스스로 '영원히 선을 행하는 힘'이라고 말한 것이 그 이유때문이다. 배트맨이 멍청한 것은 이런 것 자체뿐만이 아니라 '영원히'라는 말 자체도 이해하고 있지 못하기때문이다. '선/악'은 영원한 수레바퀴이다.

 선은 악에 의해 만들어진다. '선'에게 미안한 일이지만 말이다. 즉 악이 있지 않으면 선이 생기지 않는다. 쉽게 말해서 알라딘에서 그냥 조용 조용 글쓰고 음풍농월과 비분강개, 농담따먹기로 소일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선'이 되었다. 이명박이라는 '악'이 등장하면서 부터 말이다. 다른말로 하면 '이명박'이 등장하지 않았다면 아마 저기 멀리 있는 '신자유주의'에 강 건너 돌던지면서 무던히 살았을 것을 말이다. 인하대의 김진석 교수는 이런 '선'들이 발끈할지도 모를 말인데 "'신자유주의에 모든 돌을 던지지 말라." 라고 일침을 가한다. 맥락을 이해하고 보면 이해될 일이지만 세상의 배트맨들에게 '악'이 필요하다. 존재의 토대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 말이다. 나는 김진석 교수의 메시지를 슬쩍 '진보'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성찰을 요구해보라고 읽는다. 뭐 더 나쁘게 읽어도 할 수 없다. 

조커에게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메시지다. 이미 틀 밖에 있다. 배트맨이 린치로 조커의 입을 열려고 하지만 조커는 '그런 걸로 통하지 않는다' 라고 웃는다. 열나게 얻어터지면서도 말이다. 배트맨도 그걸 알아버렸다. 결국 조커는 모든 판을 짜고 체스판의 말을 움직이듯 배트맨을 움직인다. 자기가 입을 열고 싶을때 열고, 또 일이 적당히 꼬이게끔 만든다. 본인에게도 시간을 벌고 말이다.

두 개의 배 씬은 좀 작위적이긴 했다. 일종의 게임이론이다. 버튼 눌러라 안 누르면 제들이 누른다. 둘 다 안누르면 둘 다 죽는다. 한쪽은 일반 시민, 다른 한쪽은 간수를 비롯한 제소자. 건강한 시민들은 학습한데로 자유민주주의의 이념의 위대성을 입증하기 위해 '1인 1표 보통투표'를 한다. 제소자들은 뭐 웅성거리기나 할 뿐, 간수들의 총앞에 부재자 투표란 없다.

결과가 아주 재미있다. '대의민주주의제.. 엿먹어라.' 라는 결과다. 건강한 일반 시민의 투표결과는 거의 두배 차이로 상대방 배를 터뜨리는 것으로 나왔다. 문제는 소심한 시민들중 누가 마지막 버튼을 누를 것인가 이다. 죄수들 중에서도 그건 마찬가지다. 죽기 싫으면 눌러야한다. 간수가 기폭장치를 들고 벌벌 떨고 있을때, 덩치 큰 죄수가 스스로 그 역을 맡겠다고 나선다. 그리고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버튼을 바닷가에 버린다. 그러니까...뭔 고하니 예전에 내가 언급했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주인공의 아내가 했던 것과 똑같은 방식이다. '네가 만든 게임의 룰을 따르지 않겠다.' 라는 일종의 '탈주'방식이다. 물론 비슷한 일이 평범한 시민들 사이에서도 나온다.

대롱대롱 빌딩에 매달려 있던 배트맨은 기세등등하다. 세상에는 너처럼 나쁜 놈만 있지 않다..라고 말이다.  그런데 나는 이 장면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감독이 약한 마음이 들었던지 아니면 착한 이들에게 실망을 주고 싶지 않았던 듯 하다. 몇 몇 개인의 양심적 선택. 물론 이것이 세상을 나아지게 해준다. 그런데 이거 완전히 운에 기대거나, 칼날 위를 걷는 것처럼 위태 위태한거다.

내가 영화를 만들었다면 나는 제소자들의 배를 터뜨렸을 것이다. 물론 게중에는 ' 우리처럼 양심적으로 살아온 사람들이 죽는 것보다 , 어차피 중죄를 지은 저들이 죽는것이 더 낫다.'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어야만 한다. 게 중에는 '이 아이를 위해서라도 버튼을 누르세요' 라고 말하는 이도 있어야 한다. 엄마 품에 안긴 아이의 모습도 있어야하고 '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버튼을 누르시오.' 라는 이도 있어야 한다.  거두절미하고 나는 조커를 위해서라도 '제소자'들 배를 터뜨리고 싶었다. 아니면 시민들이 토론을 다 끝내고 버튼을 누르려는 찰나, 제소자들이 먼저 버튼을 눌러서 모든 토론을 허공으로 날려보래던가...배트맨에게도 '네가 막지못하는 것이 있다' 는 메시지 정도는 하나쯤 남겨주었어야 하는데....안타깝다.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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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다 쓰고 난 다음 날.....지금 막. 나는 <거장과 마르가리타>의 마지막 부분을 다 읽었다. 판타스틱!! 마태와 악마의 대화가 나오는 멋진 장면이 등장한다. 결국 내가 하려던 배트맨/조커의 이야기나 다름없다. 나는 주절거리고 거장은 역시 더 짧고 강한 이펙트를 남기는 문장을 구사한다. 나는 루비콘 강은 넘어도 저건 못 넘을 듯 하다.  클래식 만세!!

" 넌 이곳에 나타나자마자 바보같은 짓을 했어. 그게 뭔지 말해줄까? 문제는 너의 말투야. 너는 마치 그림자들을, 그리고 악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투로 말했어.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한번 생각해보는 건 어떤가. 만일 악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너의 선은 무슨 일을 하게 될까? 또 만약 이 지상에서 모든 그림자들이 사라진다면, 그때 지상의 모습은 어떻게 될 것 같나? 그림자는 사물과 인간들로부터 만들어지지. 여기 내 검의 그림자처럼. 그림자가 존재하는 것은 나무와 살아 있는 존재들이 있기 때문이야. 그런데 너는 지구 전체를 벗겨버리며고 하고 있어! 벌거벗은 빛을 즐기려는 너의 환상으로 이 지상의 모든 나무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을 벗겨내버리고 싶은 건가? 너는 어리석어."

 "늙은 소피스트, 나는 너와 논쟁할 생각이 없다." 레위 마태오가 대답했다.

                                                                             미하일 불가코프 <거장과 마르가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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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8-29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이 영화 보고 왔어요. 드팀전님 글 보니까 영화가 더 선명하게 느껴지네요. 배트맨 시리즈 한 개도 못 보고 이것만 본 건데 앞의 시리즈도 같이 궁금해졌어요.

드팀전 2008-08-29 13:25   좋아요 0 | URL
앞의 시리즈는 별로 추천하지 않고 싶군요.크리스토퍼 놀란의 이 시리즈 전작인 배트맨 비긴스는 그냥 시리즈 연속성 차원에서 봐도...케이블TV에서도 해주는 것 같던에 ^^

스타일리스트 팀 버튼은 좀 나았지만...조엘 슈마허 시리즈는 전 별로 였습니다.
 

10년을 혼자 살았다. 처음 부산에 내려왔을 때는 이 곳이 지긋지극하게 싫었다. 곧 서울로 다시 올라갈 것이라는 생각에 '주소 불명자'를 스스로 선택했다.

친구 집에 1달쯤 얹혀살았고, 대학교 앞에 하숙도 몇 달 했다. 그 때도 주소 이전을 하지 않았다. 덕분에 예비군 훈련 받으로 부산에서 서울로 간 적도 있다. 그리고 앉은뱅이 부엌이 딸린 달셋방에 세입자로 1년쯤 살았다. TV도 컴퓨터도 없이 말이다. 그 때도 음악은 있었다. 포터블 CD 플레이어 하나가 내게는 매킨토시 앰프였으며 만원짜리 이어폰이 탄노이 스피커였다.

여름은 정말 최악이었다. 비가 꼬리를 물기 시작하는 계절이면 업계 2위 보험회사 벽에 걸린 매출실적표처럼 습기가 들쭉날쭉 타고 오른다. 가장 성적이 좋았던 습기의 경우 가슴께까지 올라왔다. 매일 울어대던 벽지와 물먹은 강아지 같은 이불은 견디기 힘들었다. 그 때도 바흐는 계속 흘러나왔다.

가끔 여름에는 더위를 피하는게 아니라 습기를 피해서 여관방으로 피습을 갔다. 온 몸의 세포를 살랑이는 에어컨 바람과 흰 이불은 좋았다. 그냥 누워 있는 것 만으로도 행복했다.

그 기억때문이었을까? 그 해 여름을 나고, 눈이 내릴 듯 했던 크리스마스 날, 슈트 케이스 두 개에 모든 살림살이를 싣고 '장기여관살이'를 시작했다. 잠깐 겨울만 나고 집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게으름과 불편함을 느끼지 못함으로 인해 무려 1년을 여관방 살이를 했다. 회사 바로 옆에 있는 여관이어서 출,퇴근하긴 좋았다.

한 참 술 먹고 게폼 잡을 때, 이 노래를 좋아했다. 허름한 술집에서 어물전 물고기들 처럼 많은 인간들을 만났다. 착한 척 하거나 착한 인간들은 술 한잔 줘서 대게 흘려 보냈다. 아니면 악마적 쾌감을 즐겼나? 

그림이랑 보이스랑 안맞는데...이 외에 동영상이 없더라.

 

 

변함없는 나의 삶이 지겹다고 느껴질 때 자꾸 헛돌고만
있다고 느껴질 때 지난 날 잡지 못했던 기회들이 나를
괴롭힐 때 강릉으로 가는 차표 한장을 살께

 

언젠가 함께 찾았었던 그 바다를 바라볼때 기쁨이 우리의
친한 친구였을 때 우리를 취하게 하던 그 희망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강릉으로 가는 차표 한 장을 살께

 

나는 그 곳으로 떠날 수 있는 용기 조차 없어 그저 수첩속에
그 차표들을 모을 뿐 어느 늦은 밤 허름한 술집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마음 속에 숨은 바다를 찾아볼께

 

너의 추억이 감당할 수 없도록 가까워질 때 네가 떠나야
했던 이유가 떠오를 때 늦은 밤 텅빈 나의 방에 돌아갈
용기가 없을때 강릉으로 가는 차표 한 장을 살께

 

나는 그 곳으로 떠날 수 있는 용기조차 없어 그저 수첩
속에 그 차표들을 모을 뿐 어느 늦은 밤 허름한 술집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마음속에 숨은 바다를 찾아볼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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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de 2008-09-01 0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갑자기 학교 말고 강릉으로 떠나고 싶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