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전화기가 뻐꾸기 소리를 냈다. 31일 강남역에서 만나자는 연락. 창원에 사는 친구 하나가 성남으로 출장오는데 그걸 빙자해서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 얼굴이나 보자는 모임이다.

창원에서 올라오는 녀석이나 중간에 연락을 전해준 녀석이나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어울렸으니 지금까지 살아온 생의 절반이 훨씬 넘는 기간동안 알고 지냈다. 같이 성당을 다녔고 서로 가치관이나 삶의 방식이 달랐어도 항상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녀석들, 나이를 먹고 인생의 굴곡도 생기며 예전처럼 그리 자주 얼굴을 대할 순 없지만 이렇게 기회가 된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참석해야지.

애들엄마는 맨날 바빠서 늦게 퇴근하면서 어떻게 그날은 시간을 만드느냔다. 하지만 맨날 보는 친구들도 아니고 간만에 일정을 한번 맞춰보는건데 약속된 시간에 안되면 늦게라도 참석해서 얼굴은 비춰야하지 않을까?

가끔씩 전화나 메신저로 연락은 주고받지만 그건 그거고 이렇게 만나는 건 또 다른거지뭐.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Mephistopheles 2007-10-29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근 말밥...입니다..^^ 히죽.

2007-10-30 2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샘에게 보내는 편지
대니얼 고틀립 지음, 이문재.김명희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10여년 전쯤 <마이라이프>란 영화를 봤던 기억이 있다. 한참 이영화저영화 많이 볼때라 정확히 내용을 기억하긴 힘들지만 시한부 생명을 선고받은 한 남자가 아내의 뱃속에 있는 아이에게 아빠의 역할을 하기 위해 자신의 모습과 아빠로서 아들에게 가르쳐 줄 것들을-면도하는 방식까지도- 비디오에 담는 모습을 봤었다.

이책에서는 자폐가 있는 샘에게 삶의 방식과 자세를 편지로 일깨워 주는 이가 아버지가 아니라 외할아버지라는 점이 눈에 띈다. 더구나 그할아버지가 젊은 시절 교통사고를 당해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인 점이 뭔가를 생각케 해 준다. 잘나가는 의사였지만 불의의 사고를 당해 몸이 불편하며 겪게되는 고통과 좌절을 경험했던 할아버지가 마음을 다친 손자에게 자신이 온전한 하나의 인격을 가진 존재임을 일깨워 주고 자신의 힘으로 세상을 굳건히 살아갈 수 있도록 격려를 보낸다.

샘이 태어나서부터 자라면서 할아버지의 손자사랑의 편지는 계속되지만 왠지 절절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미국인이라는 데서 생활과 사고방식에서 우리랑 차이가 있어서인지 <지선아 사랑해>를 읽으며 마음을 뭉클하게 했던 그런 애절함은 없이 담담하게 읽을 수 있었다. 영혼을 울리지는 않았지만 인생의 지혜에는 공감할 부분들이 많았다.

많은 이들이 이책을 읽고 샘이 용기를 내 훌륭하게 커줬으면 하고 바랄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 주변의 샘에게도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말아톤>을 보고 자폐아와 그의 어머니가 겪는 세상의 편견을 비판하고 몸과 마음이 다친 이들이 영혼까지 다친건 아니라고 공감하면서도 생활 속에서 우리의 모습은 얼마나 생각처럼 움직이고 있을까?

언젠가 광화문 네거리에서 이동권의 보장을 요구하는 장애우들을 그냥 무심코 지나친 나처럼 이렇게 책에서 받은 감흥을 생활에선 잊고 살아가는 이들이 없었으면 한다. 샘과 같은 아이들이 세상과 소통하기를 바라는 할아버지의 마음이 애절하듯이 우리 주변의 샘도 우리와 아무 꺼리낌 없이 소통할 수 있었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또 하나의 로마인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 지음, 한성례 옮김 / 부엔리브로 / 200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 <로마인 이야기>15권을 완결지은 시오노 나나미의 신작이 또하나의 로마인 이야기란다. 15권을 20년 가까이 집필하고도 못다한 얘기 독자들이 꼭 알았으면 하는 숨은 이야기가 있어 새로운 책을 냈나하고 책을 들었다.

그런데 결론은 또하나가 아니라 기존의 로마인 이야기의 요약서였다. 그것도 로마의 모든 역사를 다룬 것도 아니고 로물루스가 건국해서 옥타비아누스가 제정을 완성하기까지의 역사만 다루고 있다. 대략 기존의 1권에서 6권까지의 내용을 요약했다. 시오노 나나미가 좋아하는 인물인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와 카이사르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로마의 건국과 왕정에서 공화정 그리고 제정으로 이어지는 정치체계의 변화와 그배경에 대해 주로 설명하고 있다. 간혹 드러나는 자신이 좋아하는 인물에 대해서는 한없이 너그러워지는 그녀의 시선에서 가끔은 승자의 역사를 강조하고 패자를 지나치게 폄하하는 건 아닌가 하는 근거없는 의심을 품게하는 것도 여전하다.

인물이나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도 기존의 저작들과 변한 게 없어서 왜 15권으로 완결지은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런 책을 냈을까 의문이 들었다. 다른 점이 있고 그나마 유익했다면 알렉산드로스부터 5현제까지 지도자들을 다섯가지 지표로 각각의 장단점을 인터뷰 형식으로 비교했던 점은 신선한 발상이었고 이 부록처럼 기존에 다루지 못했던 내용과 방식으로 새롭게 꾸몄다면 또하나라는 이름에 걸맞는 결과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의 로마인 이야기를 읽었기에 이런 평가를 내리는 몰라도 기왕 로마인 이야기를 읽으려면 이책 한권에 의지하기 보다는 15권을 완독하길 권한다. 이책에도 로마의 흥망이 다 기록돼 있지만 단행본에선 담아내기 힘든 자세한 기록을 통해서 로마인들과 만나는게 더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랜만에 조금 일찍 퇴근해서-그래봐야 11시 집에 도착하는게 목표였지만- 아이들과 얼굴 한번 마주쳐줘야지 했는데 남산터널 입구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때문에 지체돼서 도착했더니 아이들은 꿈나라에 갔고 애들엄마는 TV를 보고 있었다.

양희은이 보여 옆에 앉아서 같이 봤더니 그게 요즘 유명하다는 강호동이 나오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녀의 20대와 함께 했던 친구들, 음악에 대한 추억들을 들으니 요즘 연예인들에게선 느낄 수 없는 공감대와 내 추억들이 겹쳐진다. 내 10대 시절 가장 좋아했던 여자가수. 본인은 의도하지 않았다는 저항가수의 이미지가 그녀의 노래를 좋아하면 내의식도 그렇게 남들과 달리 보이겠지 하는 허영심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쉽게 방송에서 들을 수 없고 아무데서나 부르기 힘든 노래들이 묘한 마력으로 날 끌어당겼었다.

그녀가 70년대를 표현한 코믹한 사회였다는 말이 정말 통쾌하게 와 닿았다. 개인의 기본권과 개성이 말살되고 획일성을 국가의 안위라는 이름으로 강요당하던 시기. <바보들의 행진>과 같은 영화에서도 표현되던 권력의 어리석음을 이제는 웃음거리로 표현할 수 있을 정도니 세상이 좋아지긴 많이 좋아진건지. 그러면서도 옆에 있던 친구가 갑자기 사라졌다 한참이 지난 후 피폐해진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을 보며 겁이나서 말도 안되는 규제에 저항할 용기조차 낼 수 없었다는 그녀의 이야기가 왠지 마음을 아프게 한다.

개인적인 시련과 고통, 사회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깨치고 나아간 상록수처럼 항상 푸르른 그녀의 웃음과 목소리를 들으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녀의 노래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욕망의 진화
데이비드 버스 지음, 전중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흔히들 남자와 여자의 사고방식 차이를 개와 고양이, 화성인과 금성인처럼 절대 서로를 일치시키거나 이해할 수 없는 존재들로 생각한다. 하지만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오해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수백만년동안 인류는 남성과 여성의  짝짓기 과정 속에서 지금까지 존속될 수 있었다.

진화심리학이라는 낯설고 어려운 학문을 토대로  인간남녀의 사랑, 결혼, 섹스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서로가 이성을 통해서 자신의 욕망을 체워나가기 위해 어떠한 기준으로 상대를 선택해 왔는지 무척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책 뒷표지에 한 이불 아래 두 욕망이라는 문구만큼 이책의 내용을 잘 표현하진 못할 것이다.

남자들이 왜 어리고 예쁘고 순결한 여자를 좋아하는지, 여자들이 왜 힘 세고 돈많고 헌신적인 남자를 선호하는지 하는 물음을 던지고 이러한 결과가 단순히 개인의 속물적인 성격이 아니라 자신의 후손을 번식하고 양육하기 위한 본능적인 욕구의 발현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가설들을 증명하기 위해 다양한 나라의 많은 표본을 바탕으로 한 설문조사와 침팬지 등 영장류와 다른 동물들의 짝짓기 습성을 통해서 인류가 지금까지 멸종하지 않고 존속해 오는 과정 속에서 진화론적인 우열의 결과로 종족의 보존과 그렇게 조상으로부터 학습되어진 인류의 짝짓기 습성을 해석하고 있다.

근래 뉴스로 떠들썩한 연애인 부부의 파경이나 내 경험들을 비춰 보면서 정말 우리가 알게 모르게 무의식 저편에서 우리의 조상들이 욕망의 해소와 본능적인 종족의 존속을 위해 선택하고 결정했던 방식들이 아직도 남아 있는지 퍼즐을 맞추다 보니 그럼 사랑은 어떤 자리에 있는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물론 여기서 다루고자 하는 주제와 사랑은 엄연히 다른 범주의 문제이다. 서로간의 효율적인 짝짓기와 헌신과 유대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고 그렇게 규정지어진 것일 수도 있다.

아주 오랜 옛날 자신의 유전자를 지금 우리의 몸 속 어딘가에 숨겨둔 조상남성과 조상여성이 각자가 처해진 환경 속에서 어떻게 행동할 수 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한꺼풀 벗겨서 이기적이고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고 한 행동들이 인류를 유지하고 존속할게 할 수 있었다는 가설 아래서 서로이 욕망이 무엇인지 해석하고 차이를 밝히는 과정은 자원을 소유하는데서 발생하는 남녀간의 우열을 증명하고자 함이 아니라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더 잘 사랑하기 위함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북꼼리뷰도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