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즈 인 런던 - 혼자 떠나기 좋은 런던 빈티지 여행
곽내경 지음 / 예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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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이란게 처음 대중화가 되었을 때 배낭여행을 가는 이들이 필독서로 가지고 다니던 책이 있다. 일명 <우간다>시리즈라고 불리던 책인데 가장 많은 배낭여행객들의 목적지가 된 유럽의 경우 여행준비하면서 유러일패스는 어떻게 구입하고 어느어느 도시에서 여행을 시작하면 어느어느 코스로 일정을 잡으면 좋다는 설명에서부터 각각의 도시에서 볼거리들 싸게 숙박을 할 수 있는 곳들에 대한 안내가 잔뜩 실려 있는 책이었다. 여행을 가는 이들도 짧고 한정된 기간에 얼마나 많은 나라를 거쳐서 많은 것들을 보고 유명한 관광지 앞에서 사진을 찍고 그곳들을 기억에 담아 오는데 중점을 두기도 했었다. 여권에 찍힌 비자 도장 갯수로 흐뭇해 하는 경우도 있었으니.

내가 런던을 여행해 본 기회는 우연스럽게 생겼다. 몇년전 독일 출장을 갔다 돌아오는 길에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해 잠시 들른 런던에서 12시간의 시간이 생겼다. 하는 일없이 히드로 공항을 배회하기도 지겹고 해서 가방을 맡기고 런던 시내로 나갔다. 공항에서 얻은 지도 하나만 들고 같이 출장갔던 일행이랑 시간이 맞으면 뮤지컬이나 보고 가자고 했는데 예약도 안하고 뮤지컬을 보는 건 불가능. 할 수 없이 런던시내 곳곳을 버스, 전철 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헤메고 다녔다. 내셔널갤러리에서 고흐의 작품들과 미술교과서에서나 보던 수많은 작품들을 접하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아이들을 데리고 같이 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다른 여행객들도 꼭 들르는 웨스터민스터사원, 런던브릿지, 버킹엄궁전 등 여러 곳을 후다닥 둘러보고 왔었다.

런던이라는 도시도 뉴욕만큼이나 복잡하고 다양한 문화가 어울려 있는 도시다. 그런 도시를 12시간만에 보고왔다고 할 수도 있고 몇달을 머물면서도 다 못보고 왔다고 할 수 있다. 요즘 나오는 여행서들은 여러 곳을 많이 설명하기보다는 런던이나 뉴욕, 바르셀로나 등 특정지역을 깊이있게 소개하는 책들이 많다. 자신이 가고 싶어하던 도시를 오래 머물며 깊이 있게 느끼고 남들과는 다른 여행을 하고 싶어하는 욕구의 발로일 것이다.

이 책의 경우도 작가가 자신만의 특별한 런던여행을 위한 여행객들을 위해 만든 스케쥴과 명소들을 화려한 사진들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짧게 많은 곳을 둘러보겠다는 욕심으로는 볼 수 없는 곳까지 세세하게 담아냈다. 다만 그곳들이 특정 취향의 세대만을 위한 것이라는 빛깔이 너무 선명하고 많은 내용을 담기아내기엔 곳곳에 대한 설명이 조금은 부족하지 않나 싶다. 이런 시도와 함께 다양한 방식과 내용을 담은 여행가이드들이 많아져서 어쩌면 생애 단한번뿐일지도 모를 여행이 남들이 사진 찍고 온 곳들을 확인하는 발길이 아니라 자신만의 추억을 담아올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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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8-02-23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은 예담의 것이네요. 언젠가 런던을 가본다면..
이러며 담아갑니다.^^
 

작년부터 1월말까지 이어진 프로젝트 때문에 휴가도 못가고 방학동안 아이들이랑 대로 놀아주지도 못했는데 작년에 못쓴 휴가를 2월말까지는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고 혹시나 하고 신청한 회사의 법인콘도가 당첨되는 행운으로 거기다 근속휴가비까지 받아서 그걸 밑천으로 부산엘 다녀왔다. 지금 다니는 회사로 옮기며 부산을 떠난지 10년이 지났고 부모님도 자식들 따라서 수원으로 올라오신 후로는 부산에 가볼 기회가 없었기에 아이들과 가족여행으로 다녀왔다.

2월19일 첫째날

전날 늦게까지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서 제대로 출발할 수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무작정 짐을 싸서 아침 8시30분 새마을 기차에 온 가족이 몸을 실었다. 지혜랑 종은이는 평상시 기차를 탈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신나서 바깥 경치 구경하며 둘이서 놀고 피곤한 아빠, 엄마는 꿈나라를 헤메며 해운대역에 도착했다. 해운대 한화리조트에 방을 잡고 27층에서 내려다 보이는 해운대 바닷가와 광안대교를 일별하고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라며 달맞이 고개로 가서 해운대 바다를 보며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둘째날은 강행군이 예상돼서 가급적 해운대 주변에서 재밌는 것들을 찾고 맛난 것들을 많이 먹기로 했다.

해운대 백사장을 거닐다 아쿠아리움이 보였다. 수원에서부터 국내 최대라는 얘기는 들었지만 코엑스 아쿠아리움이랑 별 차이도 없을 것 같아서 건너 뛸까 말까 고민을 했는데-네식구가 같이 보기엔 가격도 만만찮다.- 애들이 꼭보고 싶다 그래서 수족관, 상어보트, 3D라이더 패키지권을 끊어서 수족관을 둘러보고 보트를 타고 상어들을 좀더 가까이서 보며 먹이도 주고, 입체영상을 봤는데 아이들이 무척이나 재미있어 했다.

해운대에 예전에 없던 갈매기들이 명물로 자리 잡았는지 여기저기 새우깡을 갈매기에게 먹이로 주는데 지혜, 종은이도 하고 싶다고 해서 먹이로 주는데 아이들은 갈매기를 무서워 하면서도 또 여지껏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라 재미있어 했다. 백사장을 지나가시던 분이 그렇게 갈매기들에게 먹이를 주면 갈매기들한테도 안좋고 백사장 환경을 더럽히니 먹이를 주지 말라셨지만 애들을 납득시키기 어려워서 조금만 주고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엔 애들엄마 사촌동생이 놀러와서 다같이 해산물뷔페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생선 못먹는 남편때문에 좋아하는 회를 못먹어 항상 불만인 애들엄마가 오랜만에 마음껏 좋아하는 음식을 먹었다.

2월 20일 둘쨋날

처음 일정은 부산대 앞으로 가서 학교다니며 맛있게 먹었던 사천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주변을 둘러본 후 남포동, 국제시장 일대를 돌며 돌고래라는 유명한 순두부집에서 저녁을 먹는 거였는데 애들이 전날 해운대 구경하며 고래고기 파는 식당을 보더니 돌고래가 고래고기 파는 집일 거라며 절대 안가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오전에 동백섬을 산책하며 APEC회담을 했다는 누리마루를 둘러 각종 전시된 사진과 회의장들을 돌며 이것저것 구경을 했는데 아이들은 안내 로봇이 신기해서 그곳에서 체지방측정도 하고 기념사진도 찍고 즐거워했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빧듯해 부산대쪽은 포기하고 바로 남포동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해운대에서 버스를 타고 남포동 피프광장 앞에서 내려서 잠시 구경하다 배가 고파서 유명한 원산면옥에 들러 냉면을 먹으려 했는데 전날 애들엄마 사촌동생이 예전의 원산면옥 맛이 아니라고 해서 그옆의 가야밀면 집에서 밀면을 먹었다. 그러곤 국제시장 광복동 일대를 돌며 여기저기 구경하고 용두산공원으로 올라갔다. 그곳에서 엄청난 무리의 비둘기떼를 보곤 지혜가 어릴 적 기억을 되살려 비둘기들에게 모이를 주고 싶다고 해서 공원 매점에서 먹이를 사서 나눠주는데 엄청난 비둘기떼가 동시에 날면서 공원주위를 두세바퀴씩 도는 장관이 신기하기도 하면서 하늘을 덮는 듯한 모습에 잠시 쫄기도 했다. 부산에 30년 가까이 살면서도 어릴 적 딱한번 올라가봤던 부산타워 전망대에 올라가서 사방을 둘러보며 아이들에게 이곳 저곳 설명도 해줬는데 아이들은 전망대에서 바라본 경관보다는 그곳 휴게실에서 먹은 아이스크림이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았다.

애들엄마와 지혜는 국제시장 노점에서 파는 엑세서리 가게들을 신기하고 재밌게 구경하며 쇼핑하는 사이 힘들어 하는 종은이를 데리고 가까운 인도 찻집을 찾아 짜이 한잔을 마시며 기다렸다. 그찻집이 처음 오픈했던 1994년(메뉴판에 오픈년도가 찍혀있었다.) 구경삼아서 한번 가봤었는데 아직도 똑같은 이름으로 그위치에서 영업을 하고 있었다. 오랜시간 고향을 떠나있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중고등학교 떄 타고 다니던 버스노선이며 국제시장을 여러 가게들을 보니 최소한 그곳만큼은 그리 변한 것 같지 않았다.

2월 21일 마지막날

올라가는 기차표를 예매하지 않아서 아침에 인터넷으로 차표를 예매하고 숙소에서 가까운 민락동 수변공원에 가서 아이들에게 마지막으로 바다 구경을 시켜줬다. 다른 무엇보다도 애들이 바닷가에 풀어만 놔도 좋아해서 이번 여행이 보람 있게 느껴진다.

수변공원을 둘러보고 민락동 회센터쪽에서 애들엄마가 먹을 광어와 내가 먹을 오징어를 한마리씩 사서 광안리 바닷가에서 바다를 구경하며 회를 먹었다. 마침 어제가 대보름이라 해운대도 광안리도 백사장에 달집을 이미 지어놓고 저녁에 행사를 준비하는 모습들이었다. 광안리에서는 애들엄마 말로 초증학교 교과서에도 소개된다는 좌수영어방놀이를 연습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도 있었다.

해운대에서 부산역까지 가는 여러 코스 중에서 광안대교를 한번쯤 건너고 싶어서 택시를 타고 부산역으로 이동했다. 부산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건축물이 된 광안대교을 보며 한편으론 탁트인 바다를 막는 것 같았고 한편으로는 그렇게 긴다리를 이용해 먼거리를 단축할 수 있어 편리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언제 또 가족나들이로 부산엘 갈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처음엔 제법 긴 일정이라고 생각했는데 가서 시간에 쫓기다보니 인사해야 할 분들, 가고 싶은 곳도 다 못둘러보고 와서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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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2-22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동안 많이 바쁘시더니...짧지만 단맛 가득한 휴가 다녀오셨군요.^^

2008-02-23 1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01 1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01 2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antitheme 2008-02-23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 네 그동안의 피로를 날려버리고 왔습니다.
속삭이신님 // 댁이 남천동쯤 되시나 보네요. 저랑 동문이신가 보군요... 학번이 어떻게 되시나요?
 
五行大義 -上 대유학술총서 1
김수길.윤상철 옮김 / 대유학당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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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 생활주변에는 우리도 모르는 동양 철학적인 요소가 많이 숨어 있다. 흔히들 얘기하는 사주팔자라는 것도 십간십이지에 맞춰 오행의 어울림으로 인생의 길흉화복을 점쳐본다는 것이고, 단오나 24절기 등도 오행과 음양의 이치를 따져 탄생하게 된 절기들이다. 하긴 우리나라의 국기인 태극기도 건곤감리를 바탕으로 동양철학이 깊이 있게 자리잡은 것이다. 한의학에서 사람의 체질을 따지고 거기에 따라 기운을 북돋는 처방을 하지만 그자세한 내용을 아는 일반인은 많지 않을 것이다. 간혹 잡지에 나오는 어설픈 사상의학에 따라 내가 태음인인지 소양인인지나 얘기하며 4개의 혈액형으로 모든 사람의 성향을 판단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 수준만큼의 이해와 앎이 아닐까?

하지만 이러한 오래된 전통인 동양철학이 우리 생활에 뿌리 깊게 자리를 잡았다고 하지만 그 내용을 자세히 알고 있는 이들이 이제 얼마나 될까? 화(火), 수(水), 목(木), 금(金), 토(土)의 5행이 각각 서로를 돕고 서로를 견제하며 조화를 이뤄 우주의 질서를 이룬다고 하지만 우리가 학교에서 배워 온 것들은 이러한 조화와 질서와는 다른 내용들이다. 원자, 분자로 모든 가치와 의미로부터 독립된 체계로 배운다든가 자연과 인간과 사회는 각각 별개의 존재로 역사나 행위에 의해서만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지 그존재 자체가 각각의 기운에 의해 조화를 이루고 질서에 의해 존재하고 사멸해 나간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었다.

이책을 읽는 내내 이건 내가 읽을 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동양철학을 배우며 수업의 교재로 사용한다고 해도 대다수의 학생이 오행과 음양과 색깔이나 신체장기 수나 절기들에 대해서 기계적인 암기를 통해 답을 써내지 이내용을 다 이해하며 풀어낼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위편삼절(絶)이란 이야기가 있다. 공자가 주역 읽기를 좋아해 책을 묶은 가죽끈이 세번이나 떨어질 정도로 열심히 봤다는 책이 주역이다. 나처럼 어설픈 독자가 읽어서는 그러한 동양철학의 정수가 무엇인지 작가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세상의 질서를 음양과 오행으로 정리한 고대의 문헌들을 정리해서 우리에게 알려주려 했는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근대에 해설을 위해 쓰여진 것도 아니고 수나라 이전의 오행에 대한 내용들을 정리한 것을 한글로 번역한 정도의 책자를 동양철학에 대한 관심과 조예가 없는 이가 읽는 것은 고역이었다.

다만 세상을 이렇게 해석하고 바라보는 방법도 있구나 하는 걸 배웠다면 그나마 소득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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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사무소 김앤장 - 신자유주의를 성공 사업으로 만든 변호사 집단의 이야기 우리시대의 논리 10
임종인.장화식 지음 / 후마니타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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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법조계라면 어릴 적 친구 중 변호사 하는 녀석이 하나 있다는 것 말고는 전혀 딴동네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에도 김앤장의 명성이 알려졌을 만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로펌에 이토록 많은 의문부호가 붙어야 한다는 건 놀라우면서도 답답한 느낌이다.

1990년대 문민정부가 들어오고 DJ 정권이 들어서는 정권교체기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사회의 운영에 공정성을 담보하는 최소한의 룰은 만들어졌다고 생각하고 이제 그 질서 아래서 형식적인 민주주의의 틀은 잡혀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요즘 들려오는 뉴스나 이책의 내용을 보면 정말 공정함이라는 개념이 우리가 사는 사회에 존재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권력의 유무와 경제적 토대의 차이를 인정하는 선에서 최소한의 형식적인 공정함마져도 기대할 수 없는 수준이 아닌가 하는 어이없는 현실이 사람을 허탈하게 만든다.

다른 분야도 아니고 최소한 형식적인 면에서라도 공정함과 엄격성을 담보해야 하는 법률을 서비스하는 법조계에서 그것도 그중에서 그분야를 대표한다는 최대 규모의 로펌이 저지르는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는 모습을 보면 과거 권력의 시녀라는 야유를 들었던 법률기관들보다도 더한 도덕적 타락과 해이를 보여주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국가의 부를 해외기업들에게 헐값에 매각하는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그러한 과정에서 보여주는 법의 체계를 스스로 깨뜨리고 전관예우와 같은 방식으로 자신들의 권위를 이용해 특정집단이 부와 권력을 누리는 방식이 이렇게까지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다는 것은 놀랍다. 그러면서도 모든 이들의 시선 뒤에서 재판당사자들이나 문제의 당사자들에게만 시선이 쏠린 사이 자신들은 아무런 관계도 없는 양 뒷짐지고 있는 김앤장의 모습이 정말 미국영화에서나 보던 권력과 재물에 눈이 먼 파렴치한 변호사의 모습과 다를 바 없이 보였다.

이책을 읽는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외환카드 주가조작관련으로 론스타가 유죄판결을 받았고 그와 관련된 문제였는지는 모르지만 국세청이 김앤장에 대한 세무조사를 한다는 뉴스들이 나왔다. 물론 조사를 한다고 해서 모든 진실이 다 밝혀질 수는 없겠지만 면죄부를 부여하기 위한 의도만 아니라면 앞으로 점진적으로 진실을 향해 다가설 수 있는 여지를 열어놓는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일 것이다.

예전에 듣던 우스갯 소리 중 지옥에 사는 이들이 계속 천국을 습격하고 천국에 사는 이들을 괴롭혀서 참다 못한 천국주민들이 지옥에 사는 이들에게 앞으로도 계속 이러면 신에게 처벌을 요구하겠다고 경고를 하니 지옥주민들의 반응이 "훌륭한 변호사들은 다 우리동네에 산다."며 오히려 큰소리를 쳤다는 얘기가 있다. 변호사나 로펌이 물론 자본주의 하에서 자신들의 성공과 이윤도 추구해야겠지만 법에 기반하지 않고 권력에 기대어 성공을 추구하는 모습은 더 이상 없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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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마니타스 2008-03-11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법률사무소 김앤장』 저자 간담회가 3월 15일(토요일) 오후 2시 서교동에서 있습니다. 관심 있으시면 블로그에 들려서 신청해주세요. 광고성 댓글을 남겨서 죄송합니다.

http://blog.naver.com/humanitas1/30028666122
 
세상을 바꾼 어리석은 생각들 - 다른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
프리더 라욱스만 지음, 박원영 옮김 / 말글빛냄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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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과 표지에서 받은 느낌과 책장을 넘겨가며 느끼는 게 많이 차이가 났다. 제목과 표지를 보면서는 기발한 생각과 아이디어를 통해 획기적인 발명이나 발전을 이룬 에피소드들을 다룬 자기개발서를 본다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책장을 한장한장 펼쳐가며 받는 느낌은 물론 어리석고 시대와는 다르고 시대가 외면하는 생각들을 통해 인류의 지성이 어떻게 발전해 왔나를 알려주는 새로운 제목과 방식의 철학사라는 느낌이 들었다.

탈레스에서부터 시작해서 서양철학이 발전돼 온 과정들을 재미있는 주제와 예들로 차근차근 하나하나씩 설명해 나가며 인류의 지성이 어떻게 발전돼 가는지를 보여준다. 그범위도 실패한 자들의 성공적인 투쟁의 예로 여성학, 이용의 대상이 된 모차르트를 통해서는 예술에 대해서, 사마리아인의 예를 통해서는 경제활동을 철학이라는 수단으로 바라보고 있다.

요즘처럼 우리 사회에도 '실용'이라는 이름의 물결이 넘쳐나는 시기에 효용과 실용이라는 의미가 우리의 삶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의미를 갖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주는 내용들과 정신현상과 신학과의 관계 등 철학에 있어서 아주 오랜 예날부터 인류에게 주요한 의문이자 명제로 제시된 물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계기가 되었다.

많은 이들이 철학과 같은 인문학을 어렵게 생각한다. 인간의 내면 깊숙한 곳의 사유를 규명하고 정리하는 학문이니 쉽다면 오히려 이상할 일이지만 그렇다고 너무 어려운 용어들로 일반인들의 접근을 막는 것도 철학이라는 학문을 특정한 몇몇 선택된 이들의 전유물로만 독점하려는 의도는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세상을 바꾼 어리석은 생각이든 아니면 시대의 흐름을 바꾸는 천재의 혁명적 발상이든, 기존과는 다른 생각이 세상을 바꾸는지 모든이의 공감대를 얻어내는 것이 시대의 물결을 거세게 하는 원동력이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철학자의 시선이 하늘에 계신 높으신 분의 의중을 살피는 학문이 아니라면 이땅에 사는 모든 이들이 함께 하는 삶에 대한 의문과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을 이륾이라면 새롭고 참신한 형태의 철학서는 환영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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