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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어리석은 생각들 - 다른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
프리더 라욱스만 지음, 박원영 옮김 / 말글빛냄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처음 제목과 표지에서 받은 느낌과 책장을 넘겨가며 느끼는 게 많이 차이가 났다. 제목과 표지를 보면서는 기발한 생각과 아이디어를 통해 획기적인 발명이나 발전을 이룬 에피소드들을 다룬 자기개발서를 본다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책장을 한장한장 펼쳐가며 받는 느낌은 물론 어리석고 시대와는 다르고 시대가 외면하는 생각들을 통해 인류의 지성이 어떻게 발전해 왔나를 알려주는 새로운 제목과 방식의 철학사라는 느낌이 들었다.
탈레스에서부터 시작해서 서양철학이 발전돼 온 과정들을 재미있는 주제와 예들로 차근차근 하나하나씩 설명해 나가며 인류의 지성이 어떻게 발전돼 가는지를 보여준다. 그범위도 실패한 자들의 성공적인 투쟁의 예로 여성학, 이용의 대상이 된 모차르트를 통해서는 예술에 대해서, 사마리아인의 예를 통해서는 경제활동을 철학이라는 수단으로 바라보고 있다.
요즘처럼 우리 사회에도 '실용'이라는 이름의 물결이 넘쳐나는 시기에 효용과 실용이라는 의미가 우리의 삶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의미를 갖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주는 내용들과 정신현상과 신학과의 관계 등 철학에 있어서 아주 오랜 예날부터 인류에게 주요한 의문이자 명제로 제시된 물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계기가 되었다.
많은 이들이 철학과 같은 인문학을 어렵게 생각한다. 인간의 내면 깊숙한 곳의 사유를 규명하고 정리하는 학문이니 쉽다면 오히려 이상할 일이지만 그렇다고 너무 어려운 용어들로 일반인들의 접근을 막는 것도 철학이라는 학문을 특정한 몇몇 선택된 이들의 전유물로만 독점하려는 의도는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세상을 바꾼 어리석은 생각이든 아니면 시대의 흐름을 바꾸는 천재의 혁명적 발상이든, 기존과는 다른 생각이 세상을 바꾸는지 모든이의 공감대를 얻어내는 것이 시대의 물결을 거세게 하는 원동력이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철학자의 시선이 하늘에 계신 높으신 분의 의중을 살피는 학문이 아니라면 이땅에 사는 모든 이들이 함께 하는 삶에 대한 의문과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을 이륾이라면 새롭고 참신한 형태의 철학서는 환영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