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늦게 잤는데 축구를 보겠다는 생각에 새벽부터 일어나서 응원하느라 잠을 설쳤다. 동점골이 터지고 그소리에 온 가족이 다 일어나 이른 새벽을 맞았다. 지는구나 포기하고 있는 시점에서 동점골이 나와 꼭 이긴 것 같은 분위기로 끝이나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월드컵에만 매몰돼서 다른 일들은 돌아보지 않는다던지 응원전이 기업과 언론의 상업성에 휘둘리는 보기에 안 좋은 모습들이 있긴 하지만 우리네 서민들이 이런 기회에 스트레스를 털어 버리는 기회를 갖는 것도 과히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오늘부터 서울에서 교육이라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버스에 시달렸더니 피곤함이 엄습해 온다. 강남역 주변은 아침 출근 시간까지 응원의 분위기가 남아서 곳곳에서 응원구호와 나팔소리가 들려왔었다.

이거 중요한 교육이라서 졸면 안되는데....

오늘은 커피를 많이 마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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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대 갑부 역관 표정있는 역사 1
이덕일 지음 / 김영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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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의 작품은 <조선왕 독살 사건> 이후 두번째이다. 최근 그의 책들이 과거 자신의 책들을 개작하고 제목을 바꿔 출간하여 조금은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제목으로 시선을 사로잡을려는 모습도 비치지만...여지껏 알고 있던 역사의 현장에 가려진 부분들을 찾아서 알기 쉽게 잘 정리한 작품이다.

역사의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고려, 조선 두 왕조동안 외교와 상업을 이끌어 갔던 계급 역관. 그들의 모습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국가의 이익을 위한 외교관으로서의 모습과 종합 무역을 통해 자신의 부를 키워 나가는 역관의 모습. 조선의 제도적 특징으로 인해 통역의 임무에만 그들의 업무를 한정지울 수 없었던 이유들을 보게되었다. <조선왕 독살 사건>의 경우 나름대로 기초 지식이 있는 상태로 읽을 수 있었지만 역관의 경우는 거의 무지한 상태여서 새로운 역사를 접하는 기회가 되었다.

물론 그들의 행위들이 국가의 근대화를 당기고 나라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것만은 아니었다. 역관의 경제적 폐해가 사대부들의 사치와 향락을 때문인 것으로 표현하여 사대부들의 사치를 비판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거기에 부동하여 치부한 역관들도 면제부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우리의 역사서들이 다양한 표정의 역사를, 다양한 시각의 역사를 보여주고 많은 독자들이 그 속에서 우리 조상들이 살아 온 모습을 애정을 갖고 연구하고 바라볼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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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 불어요! 창비아동문고 224
이현 지음, 윤정주 그림 / 창비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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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보는 순간 "어 자장면이 아니라 짜장면이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턴가 자장면이라는 표준어에 기죽어 말할 땐 짜장면이라고 하면서도 글로 표현할 땐 자장면이라고 써야 하는 찝찝함이 있었다. 하지만 자장면이라면 왠지 중국 출장 가서 한인 식당에서 나온 자장면처럼 모양은 똑같지만 내가 아는 맛이 아닌 다른 음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시 짜장면은 짜장면이다. 그래야 그 이름이라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 글의 주인공 기삼이는 철가방이다.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철가방에 대한 어른들의 편견과 사회의 모습을 자신의 일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즐겁게 살아가는 아이이다. 염색한 머리에 자신의 철가방을 들고서 "빠라 바라 바라 밤" 달려가는 기삼이의 모습은 결코 어린 아이만은 아니다. 자신이 하는 일로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거기서 어떤 경지에 이르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결코 어리지만은 않지만..

運七技三. 태어나면서 부모에게 경제적 사회적 지위를 물려봤으며 부여되는 七의 운(運)보다는 자신의 힘으로 삶을 헤쳐 나간다는 기삼( 技三)이의 이름은 그의 생활 모습에 너무나도 어울린다.

하지만 이책의 다섯 이야기들은 그리 가볍고 즐겁지만은 않다. 가정환경으로 인해 친구끼리 서로 미워하고, 어린 나이에 부모의 부담을 줄여 주기위해 중국집 배달, 스티커 붙이러 다니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다. 어른들의 전쟁과 환경 파괴로 인해 지구를 떠나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모른 체 언젠가는 친구를 만난다는 바램을 품고 지내는 아이들의 이야기다. 이성문제, 교우문제, 가정문제, 사회 환경문제 등 어른들의 욕심과 편견, 고집들로 인해 외로워 하고 아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책에서 다룬 아이들의 고통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보다는 경쟁에만 아이들을 내몰고 있는 어른들로 인해 일어나는 문제들이다.

그러나 기삼이의 모습을 들여다 보면 이 모든 어려움과 힘듦을 우리 아이들이 헤쳐 나가리라는 믿음이 생긴다. 그가 "빠라 바라 바라 밤" 하며 철가방을 들고 가는 곳마다 즐거움과 서로에 대한 사랑이 퍼져 나갈 것만 같은 느낌이다. 어른들이 만들어 준 자장면에 주눅들지 않고 꿋꿋하게 짜장면을 배달하는 기삼이의 모습이 어떠한 잡역도 고난도 자신이 가진 三의 技로 헤쳐 나갈 것이다. 비록 적게 가졌더라도.

어릴 적 아버지 월급날에는 우리 가족은 동네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먹었다. 그때는 그만큼 맛있는 음식은 세상에 없는 것 같았다. 그렇게 좋아하는 우리의 모습이 아버지께는 한달간의 고단함에 대한 위로가 되셨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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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방 - 우리 시대 대표 작가 6인의 책과 서재 이야기
박래부 지음, 안희원 그림, 박신우 사진 / 서해문집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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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 적부터 가지고 있던 소원중 하나가 책으로 가득찬 방을 가져 보는 거였다. 그리고 한켠에 오디오를 둬서 가족들이랑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고 공부를 하는 모습을 그리곤 했었다. 학교 다닐 때 나랑 비슷한 소원을 가진 선배가 있었는데 그는 학교 앞 만화방 사장님이 되셔서 그꿈을 이루셨다.

우리 집에는 결혼할 때 산 책장이 두개 있는데 결혼할 때나 지금이나 책으로 가득 차 있다. 책을 잘 읽지는 않는데 책욕심이 많아서 눈에 들어온 좋은 책들은 언젠간 읽겠지 하고 챙겨 둔다. 공간적 제약 때문에 더 이상 책장을 두기가 힘들어 매년 한두번씩은 책을 정리하는 게 고역이다. 책을 버리는데 우선 순위로는 호구지책으로 읽었던 전산관련 서적들-기술이 빨리 발전하다 보니 2~3년이면 가치가 없어지는 책들이 많다.- 그다음은 잡지류 마지막으론 학교 다닐 때 읽었던 사회과학 서적류들이다.

힘들게 장만하고 미운정 고운정 들었던 책들을 재활용품 수거함에 내놓을 때면 빨리 돈벌어 큰집으로 이사 가서 책방을 하나 꾸려야지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이문열의 경우 서울을 포기하고 시골로 이사해서 그만한 공간을 마련했다지만 나같은 월급쟁이가 그렇게 떠나기는 쉽지가 않다.

작가들의 방을 보며 그들의 문학관이고 뭐고는 잘 안들어 오고 오직 그런 공간을 소유하고 있는 이들에 대한 부러움이 앞섰다. 문화적 소비자들도 그에 맞는 공간을 소유하고 있을 수 있다면......

작가들의 방에서 그들 개개인의 취향은 어느 정도 알 수 있었지만 문학적 깊이나 빛깔을 소개하는 데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찌보면 한권의 책으로 보다는 잡지의 기사로 다룰 정도의 내용이지 않나 싶은 느낌이 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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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제가 자리를 잡게 되면서 토요일 우리 가족은 두패로 나뉜다. 애엄마와 큰애는 학교에 가고 나랑 작은 아이는 하루를 느즈막히 같이 시작해서 이것 저것 하러 다닌다. 학교도 토요 휴업일인 날은 온 가족이 뭔가 하고 어디론가 떠날고 했었는데 토요 휴업일도 1년 반 가까이 지나니 다들 편한게 좋다는 분위기다.

지난 토요일에는 쏟아지는 비와 천둥 번개 속에서 <우리 아이를 헤치는 과자>의 안병수 선생의 강연을 네식구가 아침 일찍 일어나 들었고, 오늘은 나랑 작은 녀석 둘이서 도서관엘 다녀왔다. 아파트 단지 바로 앞에 시립 도서관이 있어서 이사온 해에는 자주 애들 손잡고 가서 책도 읽고 또 좋은 책들은 빌려와서 집에서 읽곤 했는데 점점 도서관에 갈 일이 줄어 들었는데 오늘은 아침에 할 일도 없고 TV에는 온통 월드컵 얘기뿐이고 해서 학교에간 두식구가 돌아올 때까지 시간을 보내기 위한 방편으로 도서관에 갔다가 작은 녀석이 보고 싶어 하는 책 세권을 빌려왔다.

꿈의 도서관이니, 어린이 도서관이니 요즘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이 많이 생기고 있는데 아직은 많이 부족하고 대부분의 도서관들의 위치도 도서관의 필요를 덜 느끼는 동네에 자리잡은 게 많은 것 같다는 느낌이다. 많은 아이들이 마음껏 책을 읽을 공간이 많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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