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들의 인정도 받지 못한 채, 그냥 하찮은 존재로 살다 갈 것이다. 라는 생각으로 우울해하지 말라. 사람들의 인정을 받지 못한 것을 잘못된 삶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의 행위로 인해 내가 부끄러운 인간이 될 수 없듯이, 다른 사람으로 인해 내가 못난 사람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 P58

누구나 똑같이 겪게 되는 일에서 우리는 자연의 의지를 배울수 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의 하인이 잔을 깼을 때, 우리는주저 없이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라고 말한다. 그러니 내 잔이 깨졌을 때도 다른 사람의 잔이 깨졌을 때와 똑같은 자세를가져야 할 것이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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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이 지나오면서 후세의 유학자들은 오직 무게를 가지고서 크기를 비교하려고 든다. 자꾸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공리적인 데로 흘러 들어가는 것이다. 무게를 비교하려는 마음을 제거해 버려라. 그렇게 된다면 모든 사림들이 자신의 재능과 역량만큼을 가지고 오직 그 마음이 순수한 천리에 따르도록 노력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람 개개인마다 자연히 모두가 저대로 원숙해질 수 있다. 크면 큰 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이루는 것이기에 자기 밖에서 무엇을더 바랄 필요 없이 모든 게 충분해질 것이다.
- P130

이것이야말로 착실하고 진실된 모습이니, 선을 밝히고 자신의 일을 정성스럽게 하는 것일 뿐이다. 후세의 유학자들은 성인의 학문에 밝지 못하여 자신의 마음이 갖추고 있는 양지 양능 위에서 체득하고 확충시켜 나아가면 되는 것을 알지 못하고 도리어 자신이 알지 못하는 데서 앎을 구하고 할 수 없는 데서 할 수 있기를 구하려 든다. 단지 높고 큰 것만을 바라느라 자기가 걸傑 · 주 같은 폭군의 마음이 되었음을 알지 못하고 요 · 순 같은 성인의 업적을 올리려고 든다. 그것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평생을 어중간히 지내다가 늙어 죽게 되어서도 끝끝내 무슨 일이 이루어졌는지 알지 못한다. 애처로울 따름이다.
- P131

깨달음에 위반되고 속임수에 걸려드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비록 남이 나를 속일까 미리 짐작하지 않아도 내 스스로 속는 일은 없을 수 없다는 것이며, 비록 다른 사람이 나를 믿지 않을 거라 억측하지 않더라도 결과적으로 자신을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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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 <시선으로부터> 밑줄긋기

"할머니는 할머니의 싸움을 했어. 효율적이지 못했고 이기지못했을지 몰라도, 어찌되었든 사람은 시대가 보여주는 데까지만 볼 수 있으니까."
- P182

좆같은 일이 화수에게 일어났다. 좆같다는 말을 쓰는 사람이 될 줄 몰랐지만 유해한 남성성을 그보다 잘 표현하는 말도 없을 것 같았다. 할머니는 욕도 표현의 일종이라고, 다만 정확하고 폭발력있게 욕을 써야 한다고 말했었다.
- P183

"하와이가 합병된 과정 말이야, 낯설지가 않더라고, 갑자기 외부인들이 들이닥쳐서는 땅을 빼앗아가고 자원을 빼앗아가고 문화를 훼손하고 가짜 정부를 세워서 집어삼켰어. 선교사들과 군대가순서대로 ….…. 처리해버린 거지."
"처리라고?"
"응, 제국주의는 일종의 처리 공정이었던 것 같아. 매번 같은일이 벌어졌어. 질릴 정도로 똑같은 얼굴이야."
"그런 시절이었지. 지난 세기도 지지난 세기도 지지지난 세기도."
"안 끝났어."
"어?"
"계속되고 있어. 교묘할 뿐이야. 좀더 포장을 잘한 제국주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 P234

"한국이 아니지, 조선이지. 조선 사람이 아니니까 모르지. 특별히 어느 지역 사람들이 더 잔인한 건 아닌 것 같아.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에겐 기본적으로 잔인함이 내재되어 있어. 함부로 굴어도 되겠다 싶으면 바로 튀어나오는 거야. 그걸 인정할 줄 아는지 모르는지에 따라 한 집단의 역겨움 농도가 정해지는 거고."
- P235

누군가는 유전적인 것이나 환경적인 것을, 또는 그 모든 걸 넘어서는 노력을 재능이라 부르지만 내가 지켜본 바로는 질리지 않는 것이 가장 대단한 재능인 것 같았다. 매일 똑같은 일을 하면서 질리지 않는 것. 수십 년 한 분야에 몸을 담으면서 흥미를 잃지 않는 것. 같은 주제에 수백 수천 번씩 비슷한 듯 다른 각도로 접근하는 것. 사실 그들은 계속 같은 일을 했다. 그리고 조각하고 빚고 찍고.… 아득할 정도의 반복이었다. 예외는 있지만 주제도 한둘이었다. 각자에게 주어진 질문 하나에 온 평생으로 대답하는 것은 질리기 쉬운 일이 아닌가? 그런데도 대가들일수록 질려하지 않았다. 즐거워했다는 게 아니다. 즐거워하면서 일하는 사람은 드물다. 질리지 않았다는 것이 정확하다.
그러므로 만약 당신이 어떤 일에 뛰어난 것 같은데 얼마 동안 해보니 질린다면, 그 일은 하지 않는 것이 낫다. 당장 뛰어난 것 같지는 않지만 하고 하고 또 해도 질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시도해 볼 만하다. - P288

상현씨랑은 할머니가 인용한 글을 나도 인용해서 말할 수 있을 것 같네, 사랑은 돌멩이처럼 꼼짝 않고 그대로 있는 게 아니라 빵처럼 매일 다시,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거래. 여전히 그러고 싶어? - P304

"그 점은 나도 싫은데 외부의 충격에 영향받지 않는 인생이 어딨겠어? 그렇지만 내가 그날 이후로 곱씹고 있는 건 내 불행, 내 상처가 아니야. 스스로가 가엽고 불쌍해서 이러고 있는 게 아니라고, 그보다는 세상의 일그러지고 오염된 면을 너무 가까이서 보게 되면, 그 전으로 돌아갈 수가 없게 되는 거야. 그걸 설명할 언어를 찾을 때까지는. 어떤 건지 이해가 가? 내가 찾아야 할 걸 찾는 동안, 계속 곁에 있고 싶어? 그럴 수 있겠어?"
- P305

"너는 … 그래, 쾌락주의자만이 시대를 이길 수 있지."
명혜가 둘째 딸의 반박을 받아들였다. 우윤과 규림과 해림은 각자의 이유로 시선에게서 뻗어나온 가지의 끝이 되기로 조용히 마음먹었고 말이다.
화수는 멈추고 끊겨 전달되지 않을 것들을 헤아려보았다. (중략)
"그렇지만 상실감도 뮬려주지 않을 수 있겠네." - P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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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문명이란 생각의 무한질주, 무한증식의 결과물이다. 그와 동시에 새로운 질문들이 생겨났다. 폭력은 대체 언제 종식되는가? 제국이 확장될수록, 부가 증식될수록 왜 괴로움은 더욱 늘어나는가? 얼마만큼 노력해야, 얼마나 누려야 이 갈증은 해소되는가? 그와 더불어 더 궁극의 질문, 왜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소멸해야 하는가? 생과 사의 경계는 대체 무엇인가? 등등. 그때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이것은 자아를 무작정 팽창한다고 되는 것이 아님을. 소유와 증식과 팽창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그때부터 생각은 방향을 선회했다. 외부를 향해 치달리던 생각이 이제 자신을, 자신의 내면을 향하기 시작한 것이다.
- P35

욕망 자체는 죄가 없다. 그것은 생명의 토대이자 동력이므로. 다만 그것이 향하는 방향과 속도는 알아차려야 한다. 생명이라는 토대를 벗어날 때, 그것은 과속으로 치달린다. 치달리는 순간 방향이 어긋난다. 이때 해야 할 일은 이 어긋남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더더욱 치달리게 된다. 그런 점에서 무지야말로 폭력이자 반생명이다. 생각에 생각을 더했는데, 결국은 무지에 도달한다는 이 우주적 역설, 그 역설로부터의 해방, 이것이 돌원숭이가 삼장법사와 함께 서쪽으로 간 까닭이다. - P39

하여, 우리가 일상적으로 해야 할 실천은 간단하다. "간절히 궁금해하는 것" (운성스님, 명상 유튜브) 무엇에 대해? 세계의 근원에 대해서, 존재의 심연에 대해서. 어떻게? "마음을 텅 비운 채, 우주적 가능성으로!" 모든 배움의 기초가 질문인 것도 그 때문이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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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흰머리가 나기 시작한 내가 백발성성한 노인이 되었을 때 내 삶의 습관들 가운데 많은 것들이 노동과 생산에 관여할수 있으면 좋겠다. 기꺼이 가난하게 살면서도 작은 기쁨들을 풍요롭게 누릴 수 있는 지혜를 가진 노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쁜 습관들은 되도록 버리고 좋은 것들만 아주 조금 남아 단순하지만 아름다운 리듬을 가진 노래 같은 삶을 살고 싶다. 농부의 손처럼 투박하지만 다정하고, 오직 나라는 사람의 고유한 박자를 가진, 매일 반복해서 불러도 질리지 않는 그런 노래 말이다. - P199

더 유연한 사람, 덜 편협한 사람, 더 성실한 사람, 덜 후회하는 사람, 더 지혜로운 사람.
나는 내가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나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사는 것이 무엇을 향해 가는 일인지 조금씩 더 선명해졌으면 좋겠다. 10년 전에 비하면 지금의 나는 조금이라도 나은 사람이니(10년 전의 나는 정말 한심한 인간이었으므로) 10년이나 20년, 혹은 30년 뒤에는 내가 어떤 면에서 분명 지금보다 나은 사람, 그러니까 내가 되고자 하는 방향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간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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