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이 지나오면서 후세의 유학자들은 오직 무게를 가지고서 크기를 비교하려고 든다. 자꾸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공리적인 데로 흘러 들어가는 것이다. 무게를 비교하려는 마음을 제거해 버려라. 그렇게 된다면 모든 사림들이 자신의 재능과 역량만큼을 가지고 오직 그 마음이 순수한 천리에 따르도록 노력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람 개개인마다 자연히 모두가 저대로 원숙해질 수 있다. 크면 큰 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이루는 것이기에 자기 밖에서 무엇을더 바랄 필요 없이 모든 게 충분해질 것이다.
- P130

이것이야말로 착실하고 진실된 모습이니, 선을 밝히고 자신의 일을 정성스럽게 하는 것일 뿐이다. 후세의 유학자들은 성인의 학문에 밝지 못하여 자신의 마음이 갖추고 있는 양지 양능 위에서 체득하고 확충시켜 나아가면 되는 것을 알지 못하고 도리어 자신이 알지 못하는 데서 앎을 구하고 할 수 없는 데서 할 수 있기를 구하려 든다. 단지 높고 큰 것만을 바라느라 자기가 걸傑 · 주 같은 폭군의 마음이 되었음을 알지 못하고 요 · 순 같은 성인의 업적을 올리려고 든다. 그것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평생을 어중간히 지내다가 늙어 죽게 되어서도 끝끝내 무슨 일이 이루어졌는지 알지 못한다. 애처로울 따름이다.
- P131

깨달음에 위반되고 속임수에 걸려드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비록 남이 나를 속일까 미리 짐작하지 않아도 내 스스로 속는 일은 없을 수 없다는 것이며, 비록 다른 사람이 나를 믿지 않을 거라 억측하지 않더라도 결과적으로 자신을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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