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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경계 - 나는 누구인가에 관한 동서고금의 통합적 접근
켄 윌버 지음, 김철수 옮김 / 정신세계사 / 2012년 9월
평점 :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은 수많은 사람들을 괴롭히며 답을 명확하게 보여주지 못하였다. 세속적인 것부터 신성한 것까지, 낭만적인 것부터 과학적인 것까지, 개인적인 것부터 정치적인 것까지, 모든 범위에서 다양하고 무수한 답들을 말해왔지만 아직도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답은 없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구하기 전에 '나인 것'과 '내가 아닌 것' 사이에 경계선을 긋는 과정부터 시작한다. 경계선을 정하고 나서 나오는 답은 과학적일 수도 있고 신학적일 수도 있고 사회적일 수도 있다. 무척이나 단순한 답부터 매우 복잡한 답까지 나올 수 있다. 먼저 일반적인 경계선은 유기체 전체를 싸고 있는 '피부 경계선'이다. 가장 보편적으로 통용되고 수용되는 경계 중 하나이다.
그리고 피부 경계선 안에 있는 유기체 속에 몸을 갖고 있는 것처럼 느끼는 자아가 있다. '진정한 나'로 느껴지는 마음과 정신, 인격 등이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나'를 구분하려고 할 때 몸을 경계선 안쪽에 두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이질적인 영역으로 두는 것이 좋을지 갈등이 된다. 마치 몸에 명령하고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두개골 속의 작은 사람처럼 느낀다. 에고만을 자신이라 느끼고 몸은 에고의 휘하에 종속되는 것처럼 여겨지게 된다.
이 책을 통해 선과 악, 빛과 어둠, 쾌락과 고통에 관한 저자의 깊이 있는 생각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동안 읽어본 "나는 누구인가?"와 관련된 서적들 중에 그럭저럭 답을 유추해 볼 수 있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