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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만든 세계 - 통화·공급망·기술을 둘러싼 패권전쟁
유재일 지음 / 김영사 / 2026년 8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세계의 중심은 무엇으로 만들어지고 왜 이동하는가. 오늘의 미국을 미국 내부의 역사만으로 설명하지 않고, 대항해시대 이후 이어진 세계 패권의 이동 속에서 바라본다. 포르투갈과 스페인, 네덜란드와 영국을 거쳐 미국에 이르는 흐름을 따라가면 강대국의 조건이 군사력만으로 결정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해상무역과 교역로, 자본과 금융, 산업과 기술이 결합하며 세계질서를 바꾸어 왔다는 것이 유재일이 제시한다.
패권의 이동에서 중요한 것은 부가 어디에서 생기고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장악하는 능력이었다. 스페인의 은, 네덜란드의 자본과 신용, 영국의 금융과 산업혁명은 단절된 사건이 아니라 다음 시대의 질서를 만드는 기반으로 이어진다. 무역로를 확보한 국가는 시장과 자원을 얻었고, 축적된 자본은 다시 군사력과 기술에 투자되었다. 미국의 부상 역시 이러한 역사적 축적 위에서 바라볼 때 더 선명해진다.
이 관점의 장점은 세계사를 왕과 전쟁의 연대기가 아니라 돈과 공급망, 기술과 제도의 흐름으로 읽게 한다는 데 있다. 오늘의 달러 패권이나 첨단산업 경쟁도 과거와 완전히 별개의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 드러난다. 다만 방대한 시대와 여러 국가를 패권 이동이라는 틀로 묶는 만큼 개별 사건의 세부 맥락보다는 큰 구조를 파악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세밀한 역사 연구보다는 국제정치와 경제의 연결을 이해하려는 독자에게 더 어울린다.
미국이 얼마나 강한가가 아니라 그 힘을 가능하게 한 구조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가이다. 과거의 강대국이 기술과 금융, 교역 질서의 변화 앞에서 자리를 내주었듯 현재의 세계질서도 고정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미국의 성장 과정을 이해하는 일은 과거를 확인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 세계의 중심을 결정할 힘이 어디에서 만들어질지를 살피는 출발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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