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멈추지 못할까 - 애착으로 읽는 중독의 심리학
주세진 지음 / 흐름출판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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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퇴근 후 무심코 켠 SNS 한 시간이 사라지고,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는 밤이 반복된다.  스마트폰과 숏폼, 음식, 쇼핑처럼 일상에 스며든 반복 행동 앞에서 우리는 쉽게 자신을 통제하지 못했다고 자책한다. 무엇이 당신을 그렇게 만들었는가. 중독을 개인의 결함이 아니라 애착과 연결의 문제로 읽어낸다. 멈추지 못하는 행동보다, 그 행동이 대신해주고 있던 것을 먼저 들여다보게 한다.


반복되는 행동은 그것을 너무 좋아해서가 아니라, 결핍과 불편을 견디기 위해 뇌가 찾아낸 가장 익숙하고 빠른 길일 수 있다. 표현되지 못한 감정, 채워지지 않은 애착, 오래 쌓인 불안과 긴장 앞에서 뇌는 자신을 가장 신속하게 안정시켜 주는 자극을 선택한다. 그렇게 굳어진 내면의 구조를 오래된 설계도라고 부른다. 다른 선택을 하고 있다고 믿으면서도 세상을 해석하는 방식이 그대로라면, 삶은 결국 익숙한 방향으로 되돌아간다. 문제는 개인에게만 머무르지 않는다. 가족 안에서 오래 고정된 역할이 서로의 고통을 유지시키는 구조를 만들기도 한다.


회복이 감정의 소멸을 뜻하지 않는다는 대목이 오래 남는다. 불안과 분노와 수치심은 여전히 올라온다. 달라지는 것은 감정이 곧바로 행동이 되기 전에 생겨나는 작은 간격이다. 그리고 그 간격을 만들어주는 힘 가운데 하나가 사람과의 연결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스마트한 기능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본래의 전화 기능으로 돌아가, 숏츠를 켜기 전에 누군가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말해보는 일. 그 말을 넉넉하게 받아주는 사람이 한 명만 있어도 늘 걷던 길 옆에 작은 샛길 하나가 생긴다. 그 길을 반복해서 걷다 보면 언젠가 그것이 새로운 길이 된다.


결국 달라져야 하는 것은 감정 자체가 아니라 감정과 행동 사이의 거리다. 불안과 분노, 수치심이 올라와도 곧바로 익숙한 행동으로 달려가지 않을 작은 간격을 만드는 것이다. 그 간격을 넓혀주는 힘 가운데 하나가 사람과의 연결이라는 설명이 오래 남는다. 힘든 날 숏폼을 켜기 전에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있었던 일을 말해보는 것, 그 작은 경험이 익숙한 고속도로 옆에 새로운 샛길을 만든다. “왜 우리는 멈추지 못할까”는 반복되는 행동을 탓하기보다 그 행동을 만들어낸 삶의 구조를 이해하고 다시 설계할 가능성을 바라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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