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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읽기 시작했다
이태용 지음 / 틈새의시간 / 2026년 5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자기이해와 내면 성찰을 다룬 에세이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이 기록이 한 사람의 조현병 경험과 독서, 그리고 다시 삶을 붙들어 가는 과정에 더 가까이 놓여 있음을 알게 된다. 저자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시작된 이상 징후, 진단을 둘러싼 가족과의 간극, 치료와 부작용의 시간까지 차분히 적어 내려가며 보이지 않는 고통이 한 사람의 일상을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준다.
조현병은 자주 왜곡된 이미지로 보여진다. 그래서 질병보다 먼저 공포와 편견을 떠올리곤 한다. 저자는 자신을 병명으로 설명하기보다, 병과 함께 살아가는 인간의 하루를 보여준다. 약물치료를 이어가고, 관계 안에서 흔들리고, 다시 책을 읽고, 사진을 찍고, 예술과 봉사의 자리로 걸어가는 모습은 정신질환을 가진 삶도 하나의 현실적인 삶이라는 사실을 환기한다.
저자가 자신의 고통을 독서로 다시 해석한다. 문학작품 속 인물과 자신의 시간을 겹쳐 읽으며 그는 병을 극복 서사의 재료로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고통을 지우려 하기보다 그 안에서 자신을 이해하려는 태도를 선택한다. 이 과정에서 자기경영이라는 말도 다르게 다가온다. 효율적으로 자신을 관리하는 기술이 아니라, 무너진 마음의 현을 다시 조율하고 오늘을 살아낼 수 있도록 자신을 천천히 읽어낸다.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를 개인의 문제에서 사회적 시선의 문제로 넓힌다. 낙인은 사람을 숨게 만들지만, 이해는 다시 관계의 자리로 불러낸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조현병이라는 단어보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한 사람의 얼굴이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우리 역시 각자의 불안과 결핍을 안고 살아간다는 사실을 조용히 인정하게 된다. 자신을 읽는 일은 결국 타인을 조금 더 정확하게 바라보는 일과도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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